유림4 백화제방
BY t2star ON 11. 15, 2009
유림4(백화제방百花齊放–선함에이르는길)
최인호지음
유림1-3권을언제읽었는지찾아보니2006년1월이었다.3년하고도10개월이지났다.당시1부3권을읽으면서나머지2부3권이출간될것이라는사실은알고있었지만그후출간되었는지모르고있다가최근에야그해7월에발간되었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올해하반기에야알게되어도서관에서유림4권을빌려집에갖다놓은지는꽤되었는데이제야읽게되었다.당시여러권의책을같이빌렸는데일부는읽었지만일부는별로내키지않아미뤄놓았는데이책도우선순위에서밀려있었다.
4권에서는주로맹자에대한이야기이다.저자는맹자에대해다음과같이기술하고있다.
“만약공자사후백여년이흘러간뒤에태어난맹자가없었더라면공자의유가사상은맥이끊겨졌을지도모른다.서양철학에있어소크라테스보다50년늦은플라톤이존재하지않았더라면서양철학은단절되었을것이다.마찬가지로맹자는공자에게있어플라톤과같은아성(亞聖)이었다.”15쪽중에서
맹자는스스로도자신을공자의정통적인후계자로자임하고있었다고한다.대부분의사람들이맹자에대해들어보았다고생각되지만생존했던시기가대략기원전372년경이었다고한다.공자가죽은지107년후이다.유교가우리의의식과생활에아직도많이남아있어서인지이두성인들이그리오래되었다는생각이들지않는다.
책에는유교의근본정신에대한많은도전과이에대한맹자의대응이담겨있다.유가의문인이었던옥려자는한사람과토론을벌이다가어려움에처한다.
‘예에맞게먹으면굶어서죽고,예에맞게먹지않으면먹을수있다하더라도반드시예에맞게먹겠는가’라는질문에말문이막혀맹자에게도움을청하였는데맹자는‘먹는것의중요함을어찌예와비교할것이냐,즉비교할것을비교하라는답을내놓는다.’성인의말씀에대해논할지식을가지고있지않으나그리명쾌하다는느낌은들지않는다.책에는이런내용들이많이담겨있다.일부는이해가되지만일부는각각생각의차이이지맹자가말씀하신것은정답이요,그시기의다른학자들의논리는틀린것이라는생각은들지않는다.물론일부는개인적으로나사회적으로부적절한부분이없는것은아니나책의주제가유림이니만큼맹자는진리요,나머지는사이비라는느낌으로기술되어있는것은아쉽게생각되는부분이다.
맹자의기본정신인인과의에대해다음과같은내용이있다.
인(仁)은‘사람의마음’이고의(義)는‘사람의길’이다.그길을놓아두고말미암지아니하면그마음을놓아버리고찾을줄모르니아아,슬프다.사람은닭과개가나간것이있으면찾을줄을알지만마음을놓아버린것이있으면찾을줄을모른다.학문의길이란다른것이없다.그놓아버린마음을찾는것일뿐이다.49쪽중에서
맹자는말의병폐를네가지로나누고있다.즉,비뚤어진말의피사(詖辭)와지나친말의음사(淫辭)와사악한말의사사(邪辭)와회피하는말의둔사(遁辭)로나누고있는것이다.
말이비뚤어지게나오는것은이기적인욕심으로가려져있기때문이며,말이지나치게격해지는것은자신의세속적인명예나욕망이손상을입을때마음의평정을유지하지못하기때문이며,말이사악해지는것은자기의이익을위해서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기때문이며,말이회피되는것은책임을면하기위한것이나진실을속이려는거짓말의속임수이기때문이다.인간의입에서나오는말은모두마음에서나오는것이므로대부분이말의해독에서벗어나지못하고있다.123쪽중에서
맹자가살았던전국시대때에는유가의사상보다묵적의사상,즉‘묵가’가천하를휩쓸고있었다고한다.맹자는묵가를무찔러야할적의개념으로생각한듯하다.묵가를깨야유가가살아난다는인식을했다고한다.묵자는공자사후,맹자생전에살았던인물로재미있는것은청나라말의계몽사상가이자문학가였던대학자양계초는묵자를‘작은예수’라고하고사회적으로나경제사상면에서는‘큰마르크스’라고부르고있다는점이다.예수보다앞선시기에예수와매우같은사상을부르짖었다는사실이흥미롭다.묵자는유가를공부하기도했으나후에유가의비생산성을공격했던인물이다.
묵자의사상을전하는[묵자]라는책중에서[비유(非儒)]편에유가의비생산성을다음과같이공격하고있다.
또한그들은예의와음악을번거롭게꾸미어사람들을어지럽히고,오랫동안상을입고거짓슬퍼함으로써부모님을속인다.운명을믿어가난에빠져있으면서도고상하고잘난체하고,근본을어기고할일은버리고서태만하게편안히지내며,먹고마시기를탐하면서일을하는것을게으르다.그래서굶주림과헐벗음에빠지거나얼어죽거나굶어죽을위험에놓여있으면서도이를벗어나는수가없다.이것은마치거지와도같으니,두더지처럼음식을저장하며숫양처럼먹을것을찾고,발견되면멧돼지처럼튀어나온다.군자들이이것을비웃으면성을내면서말한다.
“형편없는자들아,너희들이어찌훌륭한선비를알겠는가.”
여름에는보리나벼를동냥하다가모든곡식이다거둬들여지면큰초상집만을쫓아다니는데,자식과식구들도모두거느리고가서음식을실컷먹는다.몇집초상만치르고나면충분히살아갈수있게된다.남의집을근거로하여살찌고,남의들을의지하여부를쌓는다.부잣집에초상이나면곧크게기뻐하면서말하기를‘이것이야말로입고먹는꼬투리이다’라고한다.146쪽중에서
옛양반들은먹을것이없으면서도이를쑤셨다던가,아무리먹을것이없어도상것들하는것이라면서일을하지않았다는것등의일을비난하는글인데이런내용이기원전부터있었다는것이신기하다.
유림을읽으면서우리나라에널리퍼져있는종교들이전에유교라는사상이바탕에깔려있다는생각이든다.즉우리는여러종교,그리고종교이전에종교와유사한사상인유교의환경에싸여있다.유교는조선시대를관통한사상이면서양반제도와도밀접한관계가있는데양반제도가사라진지금도유교의일부는우리의것으로당연시하고있다.이에대해깊이이야기해본적도없고배운적도없으며이에대해시대가변함에따라새로운법칙같은것이발표되었다는것도들어본적이없다.지난번조선말에관해읽은책중에는중국에있던천주교신부(아마아시아권에대한책임을부여받은)가조선의제사에대해용인하지않음으로써신자들의탄압의빌미를제공했다는내용을본적이있다.교회를다니면제사를지내지않아도되고,그렇지않으면제사를지내야하는것에대해그이유를들어본적이없다.
이제까지학교에서유교사상에대해교육을받은기억이없는것이이상하다는생각이든다.
유림1-3권:2006년1월http://homenote.uasis.com/blog.main.screen에소개한내용이다.
유림1(왕도王道–하늘에이르는길)
최인호지음
지난해말“나는걷는다”를읽으면서다음읽을책으로“유림”을빌려다놓았다.최인호의최신작으로작년에신문을통해광고를본기억이나서3권모두를예약해놓았다가대출받을수있었다.“유림”은제1권에서는조선조의선비이며정치가인조광조에대해,제2권에서는공자에대해,그리고제3권에서는퇴계이황에대한이야기를적고있다.3권모두공자를정점으로한유교에대한이야기이다.
최인호의소설중‘상도’나‘해신’‘길없는길’등을읽어나름대로의스타일을조금은아는터라첫부분에서조광조의귀양지를찾아가는기술에대해의아하게느끼지는않았다.그러나위의책들과는달리소설이라는느낌은별로들지않는다.이러한형태를어떻게분류할수있는지문학에지식에없는나로서는답답하고어떻게보면평전과유사한느낌이들기도하지만책의겉장에굳이최인호장편소설이라고되어있으니그저그런가보다하고넘어가기로한다.
‘조광조’.전에역사책이나드라마에서들어본기억은있으나이책을읽기시작전까지는잘알지못하는역사속의한인물이고이책(1권)이‘조광조’에대한이야기인줄도모르고읽기시작하였다.중종시절사림파를대표하는신하로서공자의논리를신봉하며이를실현하기위해노력하다가반대파인훈구파에의해밀려나사약을받게된다.중종에의해발탁되어높은벼슬에올랐다가결국은중종에의해내쳐지게되는데이를중종의변덕에의한것으로만보기에는조광조의스타일에도문제가있지않은가하는생각이든다.중종이처음에는조광조의개혁과신념에이끌려고위관직에등용하나자신만의신념과도덕성을강조하는조광조에대해중종은싫증을느끼게된것으로되어있다.
작가최인호는이글을쓰면서저자의다른책들과는달리군데군데자신의정치관(?)같은의견을적극적으로적어놓고있다.한예를들면
“오늘날에도우리는정치의개혁과사회의정화를체제의전복과제도개선으로이해하고있다.이는절대로불가한것이다.체제의전복은또다른반체제의권력독점을의미하며,제도의개혁은또다른부패한제도를낳는다.체제는또다른체제를낳으며,제도는또다른제도를낳을뿐이다.진정한개혁은스스로의개혁에있는것이다.개혁하고자하는사람들은무엇보다도자신을개혁하려고하지않으면안된다.자신이군자가될때비로소소인(小人)들은사라지고하늘과사람이하나되며,임금과백성이하나인이상국가로나아갈수있는것이다.조광조의정치철학은바로이러한도덕주의에서출발한것이다.”29쪽.
마지막에조광조의정치철학이라고이야기하고있지만읽어보면조광조의정치철학인지,작가의정치철학인지구별이되지않는다.소설이라고적어놓은책에서그저기술에그쳤다고하기에는논조가강해저자가정치적으로무슨일이있었나하는생각과함께부담감을느끼게된다.이문단에서보면조광조를옹호하는것처럼보이지만자세히읽어보면조광조의정치철학하고는반대되는기술을한것이라는생각도든다.조광조의도덕주의를강조하고있지만자신의생각과다른훈구파와대립각을세우는것으로만되어있는데학문적이아니고정치라는현실에뛰어든입장에서이러한상황전개가과연옳다고만할수있을까?학자가자신의의견에반대되는의견에대해서는자신의주장을끝까지세우는것이야당연하다고생각하지만정치인이자신만이도덕적이기때문에반대파는제거되어야한다고생각하고행동하는것이과연옳은가?저자는조광조의도덕성에대한설명중하나로한명의소실도두지않은것을이야기하고있는데과연15-6세기조선시대에벼슬을하고있는양반이소실을두지않은것이도덕성을따질일인지,그렇다면모든조선왕들과대부분의양반들은도덕성을잃고있는것인지……
조광조는결국사림파라는패거리(?)를형성하게되고,반대파를포용하려는의도는없이제거해야하는대상으로만생각하였기때문에본인의의도를제대로못펼치고반대파에밀려젊은나이에사약을받게된것이아닌가한다.이책에서는처음부터끝까지조광조는개인적인사심이없었음을강조하고,사후에긴세월이흐른뒤이기는하나영의정으로추대되기도하는데과연정치적으로공자를추앙하고그정신을이어받아정치에서이를실천에옮기는일을추진한것이무조건좋았다고해야되는지는의문이든다.
“그런데정암.자네는이미권세에물들었네.자네뿐아니라이곳에있는모든사람들은이미권모술수에도통하여있네.그러므로진실로볼기를때를사람은마보꾼이아니라승리감에도취되어있는그대들인세.숙청되어야할사람들은정국공신들이아니라그대들의마음속에들어있는권세욕일세.한잔더주시게나.”208쪽중에서
위글은훈구파를주구성원인정국공신(연산군폐위관련)의대부분을삭훈한다는소식을듣고승리감에취해조광조를포함한사림파가한잔하는데조광조의친구인최수성이한말도되어있다.여기서마보꾼에대한이야기가나온이유는조광조가대궐에들어가는길에앞서가는호조판서의가마(조광조가직급은위이나나이로는19세연하)가피해주지않는다고판서의마보꾼을잡아다가볼기를친일을두고한말이다.이로부터6일후조광조와사림파는역적으로몰려유배길에오르게되고한달정도지나조광조는사약을받게된다.
책을읽기전조광조라는역사적인인물에대해잘모르고있었고,이책한권으로또잘안다고할수는없지만책을덮으면서조광조는학자로있었으면더좋지않았나하는생각이들었다.정치인으로서조광조는과연옳은것인가?
유림2(주유열국周遊列國–사람에이르는길)
최인호지음
유림2에서는공자에대한이야기를다루었다.긴세월동안공자가제자들과여러나라를다니지만왜다니고있는지분명한의도를알수는없다.여러나라에서공자를중용하여써주기를바라는것같지만현실세계와는약간동떨어진공자로서는의도한바를얻지못한다.일부에서는공자가당시열국의왕들로부터중용되지않아후세에이르기까지이름을남긴것이아닌가하는시각에대해서도언급하고있는데나는여기에마음이끌린다.공자에대한별다른지식이없던내가이책한권을읽고나니어떻게공자가우리나라의역사에큰의미를가지게되었는지궁금하다.
이책안에는우리가알고있던많은고사성어를담고있어그의미및유래를알수있으며옛현인들의태도등을엿볼수있는자료를제공한다.또한많은지혜로운이야기들을담고있다.그러나일부선문답같은것은과거나현재나읽을때마다마음이갑갑해진다.내기억으로는작가의소설중‘길없는길’에서도수많은선문답이나왔던것으로기억된다.내용으로보아서는별것아닌것같은데그말에따라득도한것으로인정받거나아니면득도를못한것으로되는등등……
소인이그런선문답을이해하면어떻고,이해못하면어떻겠는가?매일출근하고일하고,퇴근하는현실을살고있는사람으로서는너무먼이야기로만들린다.
책의전체적인흐름으로보아작가는공자를미화하는방향으로기술한것으로보이지만공자에대한별지식이없는상태에서읽고난후의느낌은오히려부정적인생각이앞선다.공자보다는공자도존경했던제나라의재상인안영이오히려더현실적이고실용적인현인이아닌가싶다.갑갑한것은잘참지못하는성격이이책을통해본갑갑한공자에대해서좋은시각을가질수없게만든것같다.
책속에나오는유명한말들을몇가지소개한다.
‘나무는고요히있고자하여도바람이멈추지않고,자식은부모님을부양하려하나부모님이기다려주지않습니다.(樹欲靜而風不止子欲養而親不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