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3)
12월2일수요일

어제저녁예보에는오늘비가온다는예보가있었지만흐리기만하고비는오지않는다.날씨는여전하다.춥지않아다행이다.

오전에는강의를듣고오후에는기계전시장에들러장비에대한설명을들었다.돌아보던중오픈마그넷타입의자기공명영상기기에안내하는아가씨4명이들어가서포즈를취하는모습이보여사진한장을얻었다.

장비는몇년사이에많은업그레이드가이루어져새로운소프트웨어가다양하게장착되어있다.과거에생각했던것들중에서현실로이루어진것들이많다.80년대전공의시절에판독을위해필름정리실직원이필름을판독실로가져오면필름을뷰박스(반투명의아크릴판뒤에형광등이많이있어필름을밝게비쳐볼수있는장비)에걸고,판독후에다시봉투에넣고,겉봉투에진단명을적어놓으면정리하는사람이가져다가각병실또는외래의칸에넣어두면,찾아가는시스템이다.정리하면다음과같다.

영상의학과촬영실에서촬영후약3분정도걸리는습식현상기에필름을넣어현상을거쳐필름이나온다.기존에촬영한적이있는환자면필름봉투를보관창고에서찾아넣어주고,처음온환자이면봉투를만들어필름정리실로보낸다.필름정리실에서는판독이필요한필름을판독실로넣어주면영상의학과의사가판독을한다.판독후다시필름정리실을통해외래나병동으로가는순이다.

그러나지금은촬영후병원의메인서버에자료를올리면판독실에서단말기를통해바로불러와판독하고외래나병동에서는메인서버에올리는순간실시간으로볼수있다.이런시스템은생각만했었지현실로이루어질것이라고는생각하지못했는데IT의발달로이와유사한일들이모두시행되고있으며영상장비의발전은상상이상이다.

오늘마지막세션은참가자들이두팀으로나누어퀴즈를푸는시간이다.강의실에들어서니탁구경기에서볼수있는점수넘기는판이보이고서로마주보고4명씩앉을수있게자리가준비되어있다.

참가자들을설명하는데참가자의이름과성을각각떼어내어유명인사들의이름과성을조합하는식으로(JanakiRamanathan이라는참가자를야구선수RaviRamanathan과벨리댄서Janaki의자손으로설명하는식)설명을하여참석한사람들을즐겁게해주었다.Red팀의별명은Cardinals,Blue팀은Cubs이다.

먼저Toss-up퀴즈를내고,Toss-up퀴즈는동물의발톱수맞추는식으로의학적인것이아닌퀴즈문제이며이를맞추면follow-up(영상의학문제)를맞출수있는자격을얻는방식이다.Toss-up문제는팀원들과상의하면안되고먼저벨을눌러답을하되틀리면상대방에게기회가주어지며,follow-up문제는상의가가능하다.문제를준비한사람의정성이대단하다.

날이더흐려지더니밤에는비가조금날린다.실질적으로남은목요일하루도춥지않게지내기를바라면서.

12월3일목요일

셔틀버스를타기위해호텔로비로내려오니오늘귀국하는팀이짐을가지고모여있는것이보인다.대개오늘부터토요일까지귀국한다.학회는금요일까지하지만금요일발표있는이들외에는대개오늘과내일항공편으로귀국하는것이다.가는이들을보니나도오늘출발하는일정을잡을걸하는생각이든다.이렇게멀리와서하루라도더보고가는것이좋아금요일출발편으로일정을잡았지만며칠외지생활에피곤하고,집에돌아가고싶은생각이앞선다.

아침강의를듣는데아직졸린다.시차적응이완전히되지않은탓도있지만어두컴컴한강의실에앉아있으면자연스레졸린탓도있다.

오전강의후점심에학회장안에있는식당에서식사를하는데피자한조각,샐러드,그리고콜라를마시는데개인당11불50센트가들었다.크림치즈없는베이글과콜라한병을사도7불가까이든다.밖에는작기는하지만눈발이날리고날씨도쌀쌀해져시카고에와서가장추운날씨을보인다.그래도전보다는훨씬양호한편이다.학회장은어제와다르게사람들이많이줄어들고파장을앞둔시장과비슷한모습을보인다.

점심식사후에는그동안못보았던컴퓨터전시를보았다.저녁식사를위해호텔을나와약속장소로가는데춥기는하지만중무장을하고나서니걷는것이괜찮다.40여분걸어도착하여식사후호텔로돌아오는길에맥주캔을사서호텔에서이번학회에같이참석한이들과한잔하였다.캔6개에6달러25센트.맥주를캔으로사본적이오래되어가격을잘모르는데가격표를보고는한캔에그가격일줄알아계산원에게20불을건네니의아하게쳐다본다.생각보다훨씬싸다.시카고에서의마지막밤.짐을대충싸놓고는잠자리에들었다.

12월4일금요일

눈을떠보니6시50분.오늘따라다른날보다늦게일어나부랴부랴짐을챙겨내려가니많은사람들이벌써차에올라있다.약속시간8시보다20분전인데도미리내려온사람들이다.1호차부터출발하여공항가는길에있는한식당에들러해장국한그릇을먹으니속이풀린다.공항에도착하여체크인하고보세구역으로들어가는데심사가심하다.코트와신발을올려놓고,노크북을따로빼놓아야한다.들어오니공항에퍼런대한항공비행기에보인다.30여분기다리니보딩안내방송이나온다.

사랑과슬픔의볼레로

시카고에서귀국하는비행기안에서영화를보던중손이잘가지않는장르(BeyondSpecial)중에‘사랑과슬픔의볼레로’라는영화제목이눈에들어온다.이영화를처음본것이얼마전인지는분명히기억이나지않는다.십년,아니면이십년이넘었는지도모른다.영화관에서본것도아니고,TV에서보았다.그동안영화관에서그리고TV나그외영화를본편수야셀수도없겠지만몇편제목이기억이남는영화중하나이다.

음악과무용에문외한이지만영화의전편에흐르는‘볼레로’는들을때마다새롭다.계속반복되는음률이특히매력적이다.

유럽과미국의예술가들,모두네가족에대한이야기이다.이들은유럽과미국등각지에서지내다가이차세계대전을맞아서로는모르지만유럽에모인다.이들또는이들의배후자들은전쟁중죽거나살아남아종전후헤어지면서각자의자리를찾아가게된다.하지만전쟁으로인해생긴상처는쉽게아물지않는다.전쟁후이들의생활은순탄치않다.사고와이혼,그리고자식들과의갈등이이어져대부분이들의생활은삐그덕거린다.

그러던중유니세프와적십자사의주관으로파리에서공연을하게된이들또는이들의2세그리고3세들은서로의부모들이유럽의전쟁터에서모인인연을모른채마지막명장면을만든다.

이들의인연을설명하자면너무복잡하여영화를보던중간에는연관이어떻게되는지혼동도생기지만영화의마지막부분에서는대부분이해가된다.기회가되면한번볼것을권하고싶은영화이다.

러닝타임184분.마지막에주인공중의한명인세르게이가빨간원형의무대에서’볼레로’에맞추어춤을추는장면을사진으로찍었는데엉망으로보인다.

오면서하루를잡아먹어도착한시간은토요일오후3시40분.약13시간비행후인천공항에도착했다.밖의기온이0도라는안내방송이나온다.갑자기피곤이몰려온다.갈때밤을지새운셈이고,다시오면서밤을꼬박지새운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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