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도의 예수
BY t2star ON 4. 10, 2010
정찬지음
작년늦가을부터전철을이용하거나기다리는시간에는전자책을이용해책을읽는다.처음에는프로그램의오류가심해결국에는기기를한번교체했는데그래도문제가있어A/S기사가한시간넘게프로그램을새로설치하고서야해결이되었다.전자책에저장된책이라고는전자책을구입하면무료로다운받을수있는5권뿐이다.그중3권을읽었지만글로정리하기는이책이처음이다.다운받을수있는책이20여권되었던것으로기억하는데대부분선듯손이가지않는책들이었다.제목만가지고알수없는점도있었다.그중에서도마지막에억지로고른책이[빌라도의예수]이다.어떻게기억하게되었는지모르지만‘빌라도’라는이름이기억이있기는하다.그래도‘예수’가아니었으면바로‘빌라도’가누군지떠오르지않았을것같다.혹시외국저자의번역판인가싶어저자를보니국내소설이다.소설가의이름도초면이어서이래저래내키지않는선택이었다.
국내소설가가쓴역사소설이나현대소설같이우리나라이야기가아닌,그것도이천년전외국의이야기를소설로썼다는사실이잠시많은생각을갖게한다.소설이란배경에대한깊은이해가담겨있지않으면어설픈연극의무대장치처럼겉돌것같은느낌이든다.이같은오해와편견속에책을읽게되었는데읽으면서는오랜만에재미있는책을읽는다는생각이들었다.그렇지만책을읽은지벌써2주가다되어가는데이제야간단하게나마정리하게되었다.
제목에서처럼책의내용이모두종교적인내용을담고있어이야기하기가쉽지않은점과종이로된책과달리사용법이아직도익숙하지않아기억에남는부분을책갈피하고찾는것이아직서툰점이있다.
지금의이스라엘과팔레스타인땅에서고대부터전해내려오는사상과유대교에대한이야기.그후예수의출현과총독으로서예수를사형에처하도록명령을내릴수밖에없었던이야기가담겨있다.책의형식이소설이라거론된내용들을어느정도사실로받아들여야하는지도정리하는데망설여진점이다.하지만책을읽으면서저자가당시의종교관에대해많은조사를하여사실적인부분을담았다는느낌을받게한다.책내용중에보면빌라도가총독임명후관할지역에대한이해를위해여러사람들과이야기를나누는대목들이있는데이런부분은소설이라는느낌보다는당시상황에대한사실설명이라는생각이든다.
유대교와기독교의기본적인종교관에대한내용은단편적이나마기존에알고있던것과다를바없다.특히부활에대한이야기는독창적인개념이라기보다당시의종교적인흐름이었다는기술을하고있다.당시의종교집단은지금과달리정치,경제모두를관장하는집단이었으며오랜시간이지나면서불균형으로인해불만을가진그룹이점차커지던차에예수가등장하게된다.때로는과격하게,때로는물러서면서당시종교에불만을가진집단을이끄는지도자가되고결국사형이라는처벌을받게된다.빌라도는예수를대단한정치감각을가진선동가로이해를한다.예수는자신의존재에대한영속성과부활이라는개념을위해살아있을수없고,빌라도는총독으로서의의무를위해처형을내릴수밖에없는관계가된다.사실소설속에서빌라도와예수의관계는직접적이지않다.총독이기는하지만유대지역의특수성을고려해유대의자치를상당부분인정하고있었기때문에실질적으로예수에대한처형을요구한것은유대교지도자들이고빌라도는이들의요구를수용할수밖에없는입장으로그려진다.직접이건간접이건간에대중을선동하여기존의질서를깨뜨리는행위는지금이나과거나통치하는입장에서는용납할수없는일일것이다.그렇게예수는처형되었고,빌라도는유사이래가장잘알려진예수를처형토록명령한총독으로이름을남기게되었다.
책의내용중에서
유대인역사학자요세푸스는빌라도에대해의지가강하고엄격하며권위주의적성격이면서도한편으로는합리적이고실제적이며,자신의역할을어느지점에서거두어들여야하는지를잘아는인물로기록하고있다.
로마인에게종교란진리이자허위이내.하지만유대인에게종교란진리그자체이네.한올의허위도용납하지않는완전한진리말일세.로마인은인간을위해신이존재한다고믿네.신이인간생활에간섭하지않는까닭은여기에있네.법률이간섭하지.하지만유대인은신을위해인간이존재한다고믿고있다네.인간은진리를위한수단의존재일뿐이란말일세.따라서유대의신은인간의생활을간섭해.그들에겐신의목소리가곧법률이네.무섭도록징그러운믿음이아닌가.더욱놀라운사실은그토록완전한신의모습을눈으로볼수없다는것이야.-중략-
빌라오가유대총독으로부임에앞서유대총독을지낸루푸스를방문하여이야기를나눈중에서
“신과인간사이에는심연이가로놓여있소.따라서심연을건너지않으면신을만날수없소,하지만인간의힘만으로는건널수없는곳이심연이오.신이자신의아들인로고스를내려보낸까닭은여기에있소.로고스는인간을신으로인도하는길이자안내인이오.무거운육신을끌고서는로고스를따를수없소.로고스를따라가려면육신에서벗어나야하오.영혼의비상이필요한것이오.”
“영혼이육신으로부터벗어나야한다는것입니까?”
“그렇소.비상을갈망하는영혼에게육신은무덤일뿐이오.거룩한존재를만나기위해서는육신의무덤에서나와야하오.”
“영혼이육신을벗어난다는것은죽는다는뜻이아닙니까?”
“육체적자아를지닌자는영적으로죽은자이오.영혼이부활하려면육체의죽음이필요하오.”
빌라도가부임전에유대철학자필론과부활에대한대화를나눈것이다.
종교와상관없이한번읽어볼만한재미있는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