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5시20분.아파트문을나서니매미울음소리가나를반긴다.장마가지나고한여름에들어선소리이다.구름이잔뜩끼어서인지생각보다날이어둡다.전철역으로가는길은여타일요일과유사하다.거리에있는주점에는얼굴붉은젊은이들이보인다.
전철역에는첫차를기다리는등산객들이벌써여러명보인다.매번첫차를이용하는등산객들.누구인지는모르지만한두번본얼굴들이아니다.건너편에도봉산가는첫차보다먼저들어온인천행전철안에는빈자리들이군데군데보이고무표정한승객들은보인다.이른새벽의풍경이다.무채색,흑백같은풍경.표정뿐만아니라승객들의의상도무채색에가깝다.
도봉산역에서바라본도봉산은짙은안개에가려보이지않는다.산입구에서보이던버섯들은말라아름다운자태를잃어버린것이많다.오늘은안개가짙어풍경을보기어려울것같아녹야선원방향대신에오랜만에마당바위방향으로들어섰다.이코스로올라가는것은정말오랜만이다.작년5월동문산행이후처음이다.도봉산다니던초기에는이코스를수없이다녔다.이코스는마당바위에오를때까지주위에볼만한것이없는것이단점이지만마당바위에있는소나무들은볼만하고그위로는괜찮은편이다.
오르는데한편에물봉선이보인다.꽃은달랑2개만펴있다.그중하나는볼품이없고하나는제대로다.물봉선을처음본것이도봉산인데처음에보았을때는긴장되었다.나중에비교적흔한것을알았지만서울에서는보기가쉽지않은편이다.
천축사를지나마당바위로오르는데갑자기한편이훤하다.꿈에그리던망태버섯들이군집을이룬것이다.그것도등산로한편에서.이곳에오르기전지난주산입구에서본망태버섯이생각이나인터넷으로검색을해보니망태버섯보러일부러다른곳으로출사가는경우도있다고한다.도봉산에서제대로핀망태버섯을보면좋겠다는생각을하면서도가능하지않을것이라고생각했는데그생각한지몇분지나지않아망태버섯들이눈앞에나타난것이다.등산객들도드물어한참을머물면서이리저리사진을찍다가미끄러져손등에붉은줄이생겼다.망태버섯을보는기쁨에비하면아무것도아니지만더조심해야겠다는생각이든다.
마당바위를거쳐위로오르는데내려오던등산객이아는체를하면서나에게버섯이있는곳을알려준다.올라오면서내가버섯찍고있는것을보신모양이다.버섯을찍고있으면여러등산객들이무엇을찍는지물어본다.버섯이눈에잘보이는경우도있지만그렇지않은경우도많아무엇을찍고있는지알기어려운경우도많다.
갑자기비오는소리가요란하게들리지만겹겹이위를덮고있어직접몸에닿지는않는다.그것도잠깐,이내비는그쳤지만안개는계속된다.내려오는길은오를때보다바위들이비에젖어더미끄럽다.한편으로는버섯이있는지,미끄러운바위피하려신경을쓰면서내려오다보니어느새기슭이다.기슭에는많은사람들로붐비고,어느새해가비추지만도봉산은아직뿌옇게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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