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2010-26)

아침일찍일어나밖을보니비가계속내린다.비가오는데나서기는싫어잠시시간을보내다가밖을보니북서쪽하늘이밝아온다.지금쯤움직이면산에가는시간에비가그칠것같아나섰는데그사이비가그쳐손에들었던우산은배낭에넣었다.모처럼긴재킷을꺼내어입었다.9시가가까운시간이라그런지역에는등산객들이많이보인다.반은긴팔,반은반소매차림이다.

도봉산역에서보이는도봉산은정상부근이구름에가려있어보이지않는다.어느때보다계곡의물소리는크게들린다.녹야선원방향입구에있는물봉선들도한창이다.일부는여태보아온것들과달리식충식물과유사한모습을보인다.해가갈수록개체수가많아지는것같다.

등산로에는지난태풍의거센바람때문인지크고작은가지들이깔려있다.산전체를가지치기한것같은느낌이든다.일부구간은풍경자체가바뀐느낌을준다.지난번유난히바람이거셌던태풍‘곤파스’의영향이지싶다.버섯들은계속되는비속에여기저기관찰된다.대부분보았던것들이라지나치지만일부는새로운모습으로다가온다.

중턱넘어서부터는불어오는바람이시원한정도가아니라선선해옷깃을여미게한다.올라가는데앞에갑자기청설모가밤톨한개를물고오더니내앞에서나뭇잎사이에숨겨놓고는사라진다.깊이도아니고단지나뭇잎으로덮어놓은것이다.어떻게찾는지가궁금해진다.등산로에떨어진단풍은색이제대로들었다.이른단풍인지,아니면떨어져더색이들었는지모르겠지만늦여름,초가을의정취를느끼게한다.

포대능선바로밑에는바위에비스듬히자라던커다란나무가누워있다.서있는채로죽는경우도있지만이나무처럼바위위에터를잡고있다가그대로누워버리는경우도드물지않다.Y-계곡을지나는데비가내리기시작한다.우비를꺼내입으니갑갑하고더워져땀이줄줄흐른다.계곡을지나정상능선을지나는데이쪽에도뿌리째누운나무가보인다.바위와뿌리자란형태를보면이런열악한환경에서크게자란것이오히려이상할정도이다.

신선대가바라보이는곳에서둘러앉아우산을들고음식을먹느라한창이다.식사시간이되어서인지이곳뿐만아니라신선대와마당바위중간의휴식터에서는식당을방불케한다.우산과비옷을펼쳐위를가리고둘러앉았는데끓인음식도아닌데근처에는음식냄새가식당가를지나는듯하다.그중에는담배를피우는등산객들도보인다.어느자리나술을같이하니얼굴들이불그스레하다.산에서자리피고둘러앉아음식먹는일이산에가는목적처럼되어버린상황을바꾸기란앞으로도쉽지않을것이다.

비는계속되고하산길에는우산들이줄을잇는다.등산로가우산으로메워진모습을보면서새삼스럽게우리의극성스러움을느낀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