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김태완지음

과거의최종시험에서는반드시책문을지어서합격해야하는데왕앞에서치르는최종시험인전시(殿試)에서치르는시험이바로책문이라한다.옛날의과거시험을간단히소개하면다음과같다.

과거시험:문과,무과,잡과

문과:소과(예비시험),대과

소과:생원과(사서오경을시험),진사과(시와부등의문장력을시험)로나뉘며급제시초급관리가되거나성균관에들어가학문을더연마할수있는자격취득.

대과:대과는소과를거친생원이나진사,또는성균관유생들이치르는본격적인시험.

1.식년시(식년시):간지로자(子)가들어가는해부터3년마다정식으로치르는시험.

2.증광시(증광시):나라에특별한경사가있을때치르는시험.

3.알성시(알성시):임금이공자와선현들을모신문묘(문묘)를참배하고나서성균관에서실시하는별시.

이중식년시나별시에서는반드시책문을지어서합격해야한다.과정을보면요즘도그렇지만조선시대에도과거를통해관직에나가는것이쉽지않았을것같다.

책문은무엇보다도정치현안의문제를묻고대답하는글이다.

이책은책문과그에대한대책,그리고마지막으로저자의설명등이여러편반복된다.맨마지막에서는한가지의책문(1447년,세종29년문과중시)에세명(성삼문,신숙주,이석형)의대책이있으며책문의요점은‘법의폐단을고치는방법은무엇인가’이다여기에답한세사람의요점은‘성삼문:역사적사례에서배워야한다,신숙주:언로를열어직언을들으셔야한다,이석형:깃털처럼보잘것없는의견도들어야한다’이다.

며칠전회의에서나온얘기중에‘책임자는관련자들의모든의견을들어보고,참고될만한것을판단하여취한후실행에옮겨야한다’라는얘기를들은적이있는데매우유사하다.

책문의내용은정치적인내용들,즉나라를다스리는데필요한일들을물어보고,거기에답하는데대책들을읽어보면현재시점에서도그대로적용될수있는내용들을많이포함하고있다.물론대책들이당시의사회적인,그리고유교의전통적인방식을감안해서생각해야하고,구체적인실행방법까지자세히언급한것은아니나기본적인개념은현재나과거나마찬가지라는생각이든다.

이중1565년,명종20년알성문과의책문중에서내용일부를보면

“지금은인사를선발하는책임을맡은이조에서청탁하는사람만봐주는바람에,뇌물을바쳐출세할수있는지름길을넓혀놓았다.국가재정의통계와지출을주관하는호조에서는세금을거두어들이는일만급선무로여겨,가혹하게세금을독촉하고거두어들이고있다.그때문에백성들은이리저리흩어지고구렁텅이로떨어지고있다.게다가사치하고오만한풍조가날로늘어나서,예법은이미공허한문구가되어버렸다.물고기를낚듯백성의재물을착취하고훑어가는폐해가날로심해져,군사의명부에는텅빈이름만남아있다.권세있는사람들에게억눌려감옥에간사람들은모두억울하고원통해도하소연할길조차없는사람들이다.민간에서는상업적이익에만몰두하여교묘한물건을만들어이익을내는데만힘쓰고있다”고적혀있다.

옛날책에도요즘젊은이들버릇없어못쓰겠다는글이있다는얘기를들은적이있는데옛날이나현재나사람사는방식이크게달라지지않아보인다.옛선비들의대책을모두옮길수는없지만정말시대상황을잘인식하고있는선비들이있었구나하는생각이들었으나조선후기로갈수록나라가망가져가는것을보면이런훌륭한대책이시험으로만끝난것이아닌가싶다.

각책문의마지막에있는저자의설명이그책문과대책을이해하는데도움이되었으나,일부에서너무개인적인생각을풀어놓은것은조금거슬린다.그러나과거의훌륭한책문과대책을이해하기쉽게소개한것에대해서는높은점수를주고싶다.

[2005년4월29일정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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