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2011-20)버섯열전(I)

금요일밤늦도록한잔한탓에평소산에가는시간보다한시간늦게집을나섰다.장마철중에토요일하루비가잠잠할것이라는예보가마음을설레게한다.주말중하루도봉산을보지않으면일주일이불편한생각이든다.집념이라고할만하다.전에마라톤을할때도그랬는데지금은아이템이바뀌었을뿐비슷한상황이되었다.

평소보다시간이늦었지만토요일이라그런지산입구는한적하다.장마철인탓에산입구부터계곡물흐르는소리가크게들린다.조그만낙차가있는곳마다물살이흩어지는모습이볼만하다.도봉산은깊은산이아니어서많은비가와야이런모습을볼수있다.이름은없지만꽤폭포다운모습을보이는곳도여러곳있어발길을멈추게한다.

집을나서면서오늘은산에서버섯을볼수있을것이라는생각이들었는데입구부터버섯이눈에들어온다.아직본격적인철이아니어서인지1cm도안되는버섯들만구석에숨어있다.뷰파인더가꺽이는디카가아닌지라바닥에바짝엎드린버섯들은나를낮추게한다.가끔이모습을본등산객들은궁금한지사진찍는곳을바라다보지만워낙작은것들이라눈에띄지않을것같다.

비가오는것은아니지만짙은안개탓에바위들은젖어있고가끔미끄러지는등산객의비명소리도들린다.남도남이지만여간신경이쓰이지않는다.이럴때는한눈파는것은금물이다.한발자국마다눈으로확인하면서가는것이중요하다.덥고습한날씨는연신물을찾게만든다.어제저녁숙취도한몫하는셈이다.얼린것두개포함해500ml짜리세개를준비한탓에배낭이무겁게느껴지지만두개였으면모자랄뻔했다.물구경하느라용어천계곡으로오르다계곡이얕아지는곳에서마당바위방향으로오르는데벌써내려오는등산객들도여럿보인다.대개는나이가지긋하신등산객들이다.중간중간등산로옆을둘러보다가버섯이눈에띄면디카에담는데아직은다양하지않은편이다.작년처럼망태버섯군집을볼수있을까싶어열심히둘러보고내려오는길에는그곳을거쳐내려왔지만보이지않는다.

내려오는길에한편에거미줄이눈에띈다.산에다니면서수도없이거미줄을보았지만이렇게완벽한모습은처음이다.파일을열어보니실제보다더뚜렷하게잘보인다.거의다내려왔을무렵화려한색이눈길을끈다.자세히보니나비의날개하나이다.몸체가없지만운명이어떠리라는것은분명해보인다.

작년에본것과다를바없지만앞으로한동안버섯은도봉산의매력을더해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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