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사냥꾼(THE BODY HUNTERS)

몸사냥꾼(THEBODYHUNTERS)

-거대제약회사의추악한얼굴-

미국과유럽의제약회사가벌이는인체실험은나치와일제의실험보다윤리적인가

소니아샤지음

정해영옮김

작은호텔2-3층의공간에서일주일을보내다오늘에야집에돌아왔다.엘리베이터,계단,방의창문에보이는봉인테이프,주위에항상보이는보안요원들,청소해주는직원들도같은통제를받아내내식사를같이하였다.움직임이적어서인지먹을때마다소화가잘안되어먹어본지가언제인지기억도나지않는소화제를먹으며지냈다.휴대전화와인터넷,MP3,USB없는일주일은새로운경험이다.10여년전에는당연한일이상당히어색한느낌이드는것은그사이너무도많이변한환경탓일것이다.아래글은들어가기전부터읽던책을그곳에서다읽고나서노트북(외부와는연결이없는)으로작업하여프린트한것을다시타이핑한것이다.같은것을두번쳐넣는기분은그리썩좋지않으나그래도시간이나는김에정리해놓는것이좋겠다싶어적었던글이다.

지난해11월말인터넷을통해신청해놓았던이책을대출해가라는문자메세지를받았는데내가갈시간이없어큰아이에게내카드를주면서대신이책을받아다달라고부탁을했다.

“도서관에가서이카드보여주고‘몸사냥꾼’이란책을내대신받아다줄래?”

“몸사냥꾼?그거이상한책아니야?친구하고같이가야하는데괜찮아?”

“이상한책아니야.제약회사의임상실험에관한거니까친구하고같이가도괜찮아.설마너에게이상한책을빌려오라고하겠니?”나도몸사냥꾼이란표현이마음에들지는않았는데큰아이는야한느낌을받은모양이다.내가설명했는데도의심쩍은표정이남아있다.위의제목에서보듯이책의겉장의그림도그렇고제목외에도많은글들이붙어있다.이런책들은내용이부실한것아닐까하는의심을하곤하는데내용은그렇지않은편이다.

신문을통해알게된‘몸사냥꾼’.제목도제목이지만과거부터요즘에이르기까지행해진신약의임상실험에대한내용이라고소개한글도시선을끄는내용이었다.임상실험은지금도이루어지고있으며병원과가까운곳에살아서인지아파트게시판에도가끔임상실험대상자를구한다는메모를보곤한다.아마병원출입을한많은사람들도이런내용을본적이있을것이다.

신약을개발하면동물실험을거친후실제환자를대상으로한임상실험을시행하게되는데요즘은주로저개발국가를중심으로임상실험이이루어지고있다.환자는많은반면에여러가지요인으로치료를제대로받지못하니임상실험을계획하는연구자들로서는이상적인환경이라할수있을것이다.문제가되는것은대상자들이실험의부작용등에대한정확한설명을받지못하고실험에참가하게되는것이다.설명을충분히해준다해도참가하는사람들은주로경제적인문제로인해선택의여지가없다는것도불행스러운점이다.이런내용을알면서도해당국가들은방관하거나오히려돕고있는실정들이안타까운점이다.환자들에게아무런조치도취하지못하는정부로서는임상실험을유치하여시행하면조그만이득이라도생기기때문이다.여기에속하는나라들은대부분개발도상국가들이고아시아국가들로는인도,태국,중국등도등장한다.임상실험이아니더라도어차피치료받을길이없는사람들에게혜택을준다는제약회사들의강변을기조로이루어지는임상실험들이많은부도덕성을내포하고있음을예를들어설명하고있다.

부도덕한임상실험에대한이야기는제3세계에만국한된이야기는아니다.미국내에서도터스키기매독연구[미국남부에위치한도시터스키기의흑인주민들을상대로1930년대부터40여년간정부산하공중위생국이매독생체실험을하고은폐한사건]는매독에걸린흑인환자에게병에걸린것을알리지않은상태로일체의치료를받지못하도록하면서병의경과를지켜보는연구를하였다.후에페니실린이등장하였지만환자들은이약또한치료받지못하도록하여피험자들로하여금자신도모르게스물두명의여성과열일곱명의자녀,그리고두명의손자들을감염시키게하였다.

이책에소개된것중학생때배웠던기억나는약이한가지있는데[탈리도마이드]이다.1950년대후반에임산부들에게입덧억제제로판매되던약으로태아들에게손과발이몸통에붙어나오는등의기형을초래하는부작용이알려져회수되는소동을겪고이사고로미국에서는식품의약품법개정안이통과되어신약이출시를허용받으려면그전에안전성을증명해야할뿐만아니라,효능도입증해야하게되었다.그러나이러한조치는인체실험의규모와수를대폭확대하고,무작위대조실험을임상실험의기초로정착시키는계기가되었는데이로서윤리시비는더증가하게된다.수십년전입덧억제제로서는태아에게심각한부작용을초래했던이약이여러해전부터는일부암에서효과가있는것으로알려져치료제로서사용되고있다.

아프리카에서는주로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에감염된환자들이임상실험의대상이된다.임상실험에서주로문제가되는것은대조실험이다.신약을투여하는군과거짓약을투여하는군으로나누게되는데신약이인정받을만한효과를보이지않는다면모르지만보이는경우거짓약을투여받는군은그야말로본인의의사와는상관없이실험의혜택을보지못하고심하면죽게되는것이다.그러나임상실험이피험자들에게부담이아니라신약에접근할수있는다행스러운기회라는생각이임상연구업계전반에깔려있는견해이다.임상실험에대한위험과혜택사이에격차가클때그대가를치르는이들은인체실험을위한사냥감이되고있는가난한나라사람들이다.가난한사람들에대한연구윤리의이중적인잣대가문제인데신약의임상실험은근본적으로쉽지않은문제를안고있는셈이다.

미국에서동맥경화,심장질환,고혈압등에의한사망률은점차감소하고있지만제약회사들은계속적인성장을위해부유하고건강한고객들이비교적양호한상태에도불구하고약을달고살도록조장하고있다.제약업계에는‘병을치료하는약도좋지만매일복용해야하는약은더좋다’라는오래된격언이있다고한다.

저자의소개를보면저널리즘,페미니스트철학,신경과학을전공하였다고하며현재는기업체의권력과개발도상국에대한글을쓰는작가로활동한다고한다.이책의마지막에는참고문헌만도수십쪽소개되어있는데책내용을보면상당히많은자료를검토한것으로보인다.

책은309쪽으로이중[註]를빼고나면250쪽으로길지않으나비슷한내용이계속되기도하여약간은지루한감이없지않다.그러나의약분야연구를하거나이분야에관심있는이들은읽어볼만한책이다.

<2007년1월10일정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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