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호세이니지음

왕은철옮김

올들어서는주로2007년도서로선정된책들을읽고있다.최근에도서관에서그중한권을빌려다놓고주말이되기를기다리던중이었다.주초에판독실에서인턴선생이쉬는짬짬이책을읽고있어보니이책이다.책에대해이것저것관심을보였더니며칠뒤다읽고나서는읽어보라고책을가져다준다.고맙기도하지만책을사서읽는인턴선생에게빌려보기에약간은민망한생각도든다.몇년전부터읽은책다사보았으면돈도돈이지만집에꽂을자리도없다는위안을하면서맛있는점심을사주었다.책값다든셈이다.

연말에신문을보면서이책의배경이아프가니스탄이라고하여읽어보나마나고민한적이있었다.지역이그리산뜻하지않고내용도궁상맞을것같은느낌이들었기때문이다.그러나정작읽으려하니도서관홈페이지에서한참동안예약이잡히지않아잠시잊고있었던책이다.

위에서말한바와같이이책의배경은아프가니스탄이며주인공은나와같은1959년생인마리암이다.아프가니스탄의서쪽에위치한헤라트에서태어난그녀는어머니인나나로부터‘하라미(사생아를비하하여일컫는말)’라는이야기를듣고자란다.헤라트에서여러사업체를가진집안에서가정부로일하다가주인인잘릴의아이를갖게된다.이미잘릴에게는3명의아내와9명의자녀들이있는상태였으며잘릴은나나와마리암을정식부인과아이로맞을생각은없으나헤라트변두리에직접그의아들들과함께작은오두막을지어머물게하면서일주일에한번씩방문하곤한다.그는방문하면마리암과같이시간을보내곤하였다.마리암이15살되던해어머니인나나가가지말라는아빠를만나러헤라트로가지만제대로만나지못하고오두막으로되돌아오게되고그사이나나는딸도잃었다는생각에스스로목숨을끊고만다.나나가죽은후헤라트에서잠시잘릴의집에서지내게되지만잘릴의부인들에의해마리암은곧카불에사는홀아비에게시집을가게된다.30년의나이차를가진남편라시드는구둣가게를하는사람인데결혼하지마자헤라트에서650Km떨어진카불로와생활을하게된다.그는아내를잃고난후에하나있는아들마저수년전잃은후마리암이아들을낳아주기를간절히바라는사람이었다.몇번의유산이거듭되고,라시드의폭력이거듭되면서둘사이는아무의미없이한집에살게된다.

한편마리암의집과조금떨어진곳에학교선생의부인파리바가막내를출산하였는데이름이라일라였다.라일라는두살이많은타리크와오누이같이지내는데아프가니스탄은1978년소련의침공을맞게된다.그사이라일라의두오빠들은지하드에참가하게되고전사소식을듣는다.소련이물러가지만아프가니스탄은내전상태에빠지게되고사람들의삶은언제어떻게될지모르는상황이계속된다.타리크의가족은파키스탄으로떠나게되면서우발적으로라일라와타리크는몸을섞게된다.타리크가라일라에게같이가자고하지만아들들을잃고실의에빠져있는라일라의어머니는그럴생각이없어둘은헤어지게된다.주위상황이점차어려워지자타리크가떠나고얼마되지않아라일라의가족도아프가니스탄을떠나려하지만갑자기날아든폭탄에가족모두를잃고라일라도정신을잃어버리게된다.다친라일라를라시드집에데려와마리암이간호를해주는데라시드는라일라에대해다른마음을품게된다.그동안같은동네에살면서라일라와타리크가서로좋아하는사이였다는것을알고있던라시드는사람을고용하여라일라를찾아와서는타리크가사고로죽었다는말을전하게한다.단한번의관계로임신한것을알게된라일라는아이를지키기위하여할수없이라시드의청혼을받아들이게되고라시드,마리암과라일라는한집에서살게된다.라일라는타리크의딸아지자를낳게된다.한가족으로서마리암과라일라는서로가깝게지내게되며마리암은아지자를친딸과같이돌보게된다.라시드의마리암과라일라에대한폭력과무시가심해지면서둘은도망을준비하고행동에나서나버스탑승직전도움을청했던남자로부터배반당해집으로돌아오게되고둘은또다시라시드의폭력과감금에시달리게된다.아프가니스탄은이제탈레반이정권을잡게되고모든여자들은집에만머물러야하며밖으로외출시에도친척남자의동행없이는불가능하게된다.라일라는라시드의아들을출산하게되나병원에마취약이없어마취없이제왕절개수술을받아라시드를닮은잘마이를낳는다.2000년화재로라시드는가게를잃고형편이안좋아지면서먹을것조차얻기가힘들어지자아지자를고아원에맡기게되고,죽은줄알았던타리크가라일라를찾아온다.타리크와재회를가진것을알게된라시드는무시무시한폭력을휘두르고라일라의목을졸라죽이려고하자마리암은삽으로라시드를죽이게된다.마리암은라일라에게아이들을데리고타리크에게가게하고자신은라시드의살인범으로붙잡혀죽게된다.한편타리크와만나결혼하고지내던라일라는자신이고국으로돌아와살아야한다는생각을하게되고,귀국하면서마리암의흔적을찾아헤라트를방문하여마리암의아버지인잘릴이마리암에게사랑으로쓴마지막편지를읽게된다.카불에정착한가족은타리크가NGO에서일하며정상을찾아간게된다.

책을읽으면서마리암은나와같은시대를살던여자였지만중간중간훨씬예전에살던인물이아닌가하는생각이들었다.조선시대에그랬을것같은제약속에남편의폭력과무시를견디면서생활을하는마리암과그보다는조금나은생을찾은라일라는현재아프가니스탄여성의삶을대변하는인물들이아닌가싶다.수십년계속되는내전과테러속에가족과주위의아는많은사람들을잃고,인권을유린당하는생활이계속되는것을숙명으로받아들여야하는그들이안타까울뿐이다.563쪽의장편이지만읽다보면지금아프가니스탄의하늘아래이런삶이반복되고있다는것에갑갑함을느끼게된다.또한우리나라젊은이수십명이2007년봉사차갔다가죽기도하고인질로잡혀고생한곳이아프가니스탄이었구나하고새삼스럽게떠오른다.

이책의제목은‘카불’이라는시에나오는‘지붕위에서희미하게반짝이는달들을셀수도없었고/벽뒤에숨은천개의찬란한태양들을셀수도없다네’에서따온것이라고하는데저자는아프가니스탄출신의미국인으로내과의사이다.

사실인지모르지만책속에서탈레반이발표한성명서중여자에관한내용들이다.

375쪽중에서

여자들은항상집에있어야합니다.여자들이이유없이거리를나다니는것은옳지않습니다.밖으로나갈경우에는마흐람(남자친척)이대동해야합니다.거리에서혼자다니다가걸리면곤장에처해진후귀가시킬것입니다.

여자들은어떠한상황에서도얼굴을보여선안됩니다.밖으로나갈때는부르카를입어야합니다.그렇지않으면심하게맞게될것입니다.

화장품은금지합니다.

장신구는금지합니다.

멋있는옷을입어서는안됩니다.

상대방이말을걸지않으면말해서는안됩니다.

남자들과눈을마주치면안됩니다.

공공장소에서웃어서는안됩니다.그러다가적발되면곤장에처해질것입니다.

손톱을치장해서는안됩니다.그러다가적발되면손가락하나를자를것입니다.

계집아이들은학교에다닐수없습니다.학교는즉시폐쇄될것입니다.

여자들은밖에서일을하면안됩니다.

간통을하다가적발되면돌로쳐죽일것입니다.

이를명심하고복종하십시오.

이에비하면남자들에대한내용은그리심하지않은편이다.

전에이슬람에대한책을몇권읽은적이있고,어제도인터넷에서이슬람에관한책설명을보던중이슬람이라는종교자체는평화적이라는이야기를본적이있다.이와함께우리나라사람들이일반적으로중동에대해,이슬람에대해편향된시각을갖고있다는이야기도본적이있다.하지만탈레반이제시한위의내용들을보면단순히세계화나국제화가안되었다고해야하는지아니면시대에동떨어진집단이라고생각해야하는지혼란이온다.종교자체를존중한다고해서위와같은정책을유지하려는나라가있다면그결정을존중해야하는가?

책속에서도그렇지만주인공의남편라시드는이런지시에당연히여자들은따라야한다는생각을갖는것으로묘사되고있는데이런면은외국과교류가없는,아프가니스탄을벗어나본적이없는그곳이슬람남자들의일반적인시각이아닐까하는생각이든다.요즘은농담이지만우리도가끔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말을하듯이.

<2008년1월27일정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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