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새시대를열어간사람들
2권:어둠의시대
이덕일지음
오래전부터책을한권읽고있는데영진도가나가지않는다.시간이많지않기도하지만몇장전내용이남아있지않고겉돌고있다.읽는것을그만두고다른책을읽을까생각중이던차에이책두권을선물로받았다.정기적으로소책자를발간하는일에개인적인연고를맺고있었던모임을2년반만에그만두었는데담당과장이기념으로책을주었다.그책에내가읽은책의독후감을여러차례실어책에대한관심을알고서책선물을준비한것이다.
개인적으로책선물은부담이된다.책선물이흔한일은아니나책선물을받으면나중에읽었는지물어볼까봐걱정이된다.물어보지않더라도다음에만나면읽고나서그느낌이라도이야기해야하는이란것이아닌가하는생각도든다.그러나책은읽는데상당한시간을써야하기때문에단지선물받았다고읽지는않는다.내책장에있는몇권의책은아직겉장도넘겨보지않은채로꽂혀있다.
[정약용과그의형제들]이라는두권의책은내가좋아하는작가의책이다.지난번읽었던[사도세자의고백]과맥을같이하는차원에서쓴책이라는것을이책을통해알게되었다.[정약용과그의형제들]은작가의조선후기인물사3부작의완결편인셈이라는데이런내용을모른채올해[사도세자의고백]을읽었으니소뒷걸음질에쥐잡은셈이되었다.1부는[송시열과그들의나라]라하는데제목만보아서는갑갑할것같은느낌이다.
사도세자가죽은해에태어난정약용은사도세자의아들정조와각별한인연을맺게된다.노론의틈바구니에서왕으로서매사에조심스러웠던정조는남인들을등용시켜균형을이루고장차남인들로하여금정권의주요직을채워자신의뜻을펼치려고노력하였으나당시에퍼지기시작한천주교로인해번번이발목을잡히고결국은뜻을이루지못한채세상을떠나게된다.정권에서배제된남인들은천주교를종교로받아들이는경우가많았고,제사지내는문제등조상을받드는경우에유학과배치되는경직된규정등은나라에서배척하게만드는요인이된다.노론은유난히많은교인들을가진남인들을억압하는방편으로천주교를배척하고이용한다.
그동안정약용에대해서는고등학교역사책에서배웠던단편적인내용들,목민심서,실학,수원화성등단편적인내용만기억을가지고있었는데이책을읽으면서정약용이란학자에대해많은것을알게되었다.정조의각별한관심과애정속에많은일을하였지만결정적인순간마다정조와멀어져야만했고정조사후에는18년간유배생활을하게된다.정조가중요한보직을맡기려할때마다노론의반대에부딪히고자신을포함해형제,친인척들과천주교와의관계는평생걸림돌이된다.정조사후에노론에서는정약용을죽이려고노력하였으나주위인물들만대부분목숨을잃고정약용은장기간의유배생활을하게된다.정약용은천운으로인해유배로끝나게되고천수를누린셈이나책의내용으로보아정약용의입장에서는정조의죽음이후정치적으로는죽은것이나마찬가지가되었다.정조의지원하에백성의어려움을이해하고백성의편에서서공정한방법을제시했지만매사에당파가우선하는분위기속에서본인이갖고있던능력을제대로발휘해보지못한셈이다.정조와정조의뜻을잘알고모신정약용이팀웍을이뤄국정을이끌었다면조선말기는다른모습을보였을것이고우리의근대도다른모습을보였을것같아아쉬운마음이든다.역사와관련된책을읽을때가끔느끼는점이지만역사에가정이없다는말이또다시다가온다.
정조와관련된내용을보면재위기간내내노론의기존세력을극복하려고노력했다고하는데재위24년이부족했다는점은이해하기어렵다.그만큼기존세력이단단히뿌리를내렸고,조선의왕이모든것을마음대로할수있는입장은아니라고하더라도정조의입장에서마지막까지어의도믿지못하는상황이된점에대해서는선뜻이해가되지않는다.
1권95쪽중에서
조상제사문제는조선천주교인들의최대관심사였다.제사만허용된다면큰마찰없이천주교를발전시켜나갈수있었던것이다.—중략—베이징주교였던구베아주교가윤유일에게준답변한마디는훗날조선신자들에게수많은비극을불러오는단초가되었다.
“제사는우상을숭배하는것이고하느님을믿는것과위배되는것이다.”
2권99쪽중에서
정조에대한그리움때문에더이상편지를쓸수가없었다.정약용은정조와나누었던대화가떠올랐다.때로둘은격식을잊고말장난을하기도했다.
정조가먼저“말이마치(馬齒:말의이빨)하나둘이리”라고농을걸었다.대구를하라는것이었다.정약용은즉각“닭의깃이게우(鷄羽:닭의깃)열다섯이오”라고응수했다.정조는숨돌릴틈을주지않고“보리뿌리맥근(麥根:보리뿌리)맥근”이라고다시문제를던졌고정약용은“오동열매동실(桐實:오동열매)동실”이라고응수했다.정조가다시“아침까치조작(朝鵲:아침까치)조작”이라고던지자정약용은“낮송아지오독(午犢:낮송아지)오독”이라고받았다.이런대거리가끝나면서로마주보고웃는수밖에없었다.
한번은이런일도있었다.정조와정약용은3개자가1개자로합성한한자쓰기내기를하게되었다.晶(밝을정),姦(간사할간),森(나무빽빽할삼),磊(돌무더기뢰),?(물아득할묘)등을쓰는내기였다.
“전하께서한자만은신에게미치지못할것이옵니다.”
“자전에있는모든자를다암기하는데한자가미치지못할것이란말이왠말이냐?”
“그래도한자만은미치지못할것이옵니다.”
둘이각자쓴것을교환했더니과연정조가한자부족했다.三(석삼)자를빼놓은것이었다.군신은서로무릎을치면서웃었다.
책의내용을보면정조와정약용은군신이전에스승과제자,부모와자식과같은관계로보인다.
2권145쪽중에서
유배중자식에게보내는편지중에서
—중략—
참으로술이란입술을적시는데있다.소처럼마시는사람들은입술과혀를적시기도전에직접목구멍으로넣는데그래서야무슨맛이있겠느냐?술을마시는정취는살짝취하는데있는것이지얼굴이붉은귀신처럼되고토악질을하고잠에골아떨어져버린다면무슨정취가있겠느냐.—중략—
이책은제목처럼[정약용과그의형제들]에대한이야기이지만당시의왕이었던정조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조선후기의이해에도움이되는책이지만전체적인흐름이저자의시각에맞추어져있다는것도고려해야할점이다.
조선후기에관심이있다면[송시열과그들의나라][사도세자의고백][정약용과그의형제들]의순서로읽는것이흐름을이해하는데도움이될것이다.
<2008년10월5일정리>
Share the post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