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평등주의,그마음의습관
송호근지음
의료원도서실한쪽벽에붙어있는포스터.그포스터는청년의사회에서책을읽는의사,의사들의책을소개하고있는데그중에한권의책제목이눈에들어온다.언젠가신문에서보고서는한번읽어야지생각하였으나메모를해놓지않아잊었던책이다.
‘한국의평등주의,그마음의습관’.삼성경제연구소에서시리즈로발간한책중의하나로SERI연구에세이제047권이며포킷북크기의166쪽으로다른책에비해서는매우적은분량이다.이책을읽은것은지난일요일이었는데저녁늦은시간이기도하였지만쉽게정리가되지않아이제야소개한다.
이책에는그동안느낀우리나라사람들의평등의식에대한이해를돕는여러사례및그에대한고찰등을담고있다.길지않은내용이지만인문사회분야의책에서느끼는어려운점은역시느끼게된다.
저자는책의뒷부분에서개인적으로평등주의는노력의에너지이며성공경쟁에서남과견주는관습이반드시나쁜것은아니며사회적차원에서평등주의는공정성에대한사회적관심과경각심을불러일으킨다는점을언급하고또한평등주의는흔히말하는인심또는인정과관련이깊어못살고가난한사람들에대한배려가많은장점을이야기하고있다.이러한장점을살려나가자는취지로이해하면될것같다.그러나1980년이후로보면장점을살려나가기보다는단점만두드러져가는것같은느낌이든다.
평등주의를한마디로바꾸어말한다면‘나도하면될수있다’가아닐까싶다.이말을부정적의미로표현해보면‘네가한것은별것아니다’라는의미도될것같은데이런이유로남의노력이나성공을인정하지않으며자신의성공을드러내놓는것을꺼리는사회가되지않았나싶다.
평등주의에대한여러가지이야기나느낌의표현은사실많은논쟁을불러일으킬수있다고생각한다.책의분량이나형식이모두를설명해주지는못하지만일부를이해하는데는도움이될것으로생각한다.마지막으로이책내용중에나오는‘교양없는중산층’이란단어는저자가처음사용한것인지는모르겠지만우리의평등지상주의에의한결과를잘표현한단어로씁쓸한여운을남기는말이다.
‘교양없는중산층’.
책내용중에서
‘성공한너와평범한나’,‘잘된너와못된나’사이에존재하는격차를좁히려는심성,나도너처럼될수있다는동일화열망이궁극적으로는나의발전을낳는다.1960년대에서1990년대까지산업화시대에한국사람의평균노동시간이세계에서가장길었던것도강한성취감과평등주의적심성이있었기에가능했다.세계에서유례없는한국의고속성장은단기간에선진국과의거리를좁힐수있다는성취열망없이는불가능했을것이다.23쪽중에서
한국사회의평등지향적심성은‘인정거부(rejectionofrecognition)’내지’존경의철회(withdrawalofrespect)’를낳는다.성공한사람은사회적비난의눈초리를의식해야한다.27쪽중에서
한국에서상층과하층의생활양식의차이가없다.단지값비싼고급음식과평범한음식의차이,고급가구와허드레가구의차이,비싸고세련된인테리어와그렇지않음의차이가있을뿐이다.아파트평수와실내장식의차이,아늑함과그렇지않음의차이가있다.35쪽중에서
한국의평등주의는이런점에서특수하다.기회의평등과결과의평등을모두문제시하기때문이다.생래적자질의불평등분포에따라기회의불평등이매우극심하다는현실인식,평등분배를위한정부의정책이빈약해서기회의불평등이거의방치되어있다는비판의식,그리고정권과결탁한재벌대기업,관료,사회엘리트가기회를독점하고있다는의식이‘기회의균등’을쟁점화한다.결과의불평등에대한불만은더욱세차다.기회의균등이주어지지않았다면정부의강력한개입을통해결과의평등분배를꾀해야한다는논리이다.—중략—이런견해는사안에따라서는‘결과의평등’쪽에과도한비중을두는사회주의적사조와연결되기도한다.79쪽중에서
모든것이파괴된상황(6.25전쟁에의한)에서재산은신분탈출의수단이자자유를획득하는창구가되었다.—중략—그것도자신과가족의성공을위해도덕과공동체적이익을고려한경험이없는천박한경쟁을말이다.말하자면,한국전쟁은아무것도없는상태의평등한공간을만들어낸것이다.재산을향한무한질주의욕구는이렇게한국전쟁이만들어낸제조건의평등으로부터출발한다.그러나그것은타인의권리를인정하고타인의능력과노력을인정하는자율적도덕으로무장한자유주의,시장과재산권을보장하는단단한제도와행동양식으로뒷받침된자유주의와는거리가먼것이었다.그결과는‘교양없는중산층’의탄생이다.109쪽중에서
<2006년7월15일정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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