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군대 보내면서

냉장고한편에붙여놓은3살때둘째사진.

한파와함께모처럼함박눈이내린지난화요일.둘째가입대를하였다.일년만에처음하루휴가를내어아내와같이보충대까지배웅을하였다.왜이리날씨는춥게느껴지는지괜히날씨가지고탓을해본다.

마지막헤어지면서건강히잘지내고오라고하고싶었지만제대로말을하지못하고헤어졌다.자꾸눈물이나는통에둘째에게그모습을보이지않으려고애쓰다보니정작제대로인사말을하지못하고말았다.친구들아이들이군대간다고하면벌써그렇게되었나싶은생각뿐이었는데정작내아이가간다고하니마음이아리다.

아내는한달전부터불안한기색이역력하다.이것저것챙기려는생각에둘째에게말을건네지만돌아오는말은되었다는대답뿐이다.그것도잠깐뿐또같은대화가오간다.아내로서는20년동안애지중지키워온아이를한겨울에내놓으려니갑갑한심정일것이다.수시로눈에는눈물이그렁그렁거린다.입대후날씨는더추워져걱정도늘어만간다.추위만가셔도한결마음이편해지련만예보는계속한파소식만전해준다.

31년전인1981년.본과1학년마치고방위소집대상으로2월하순부터3주간훈련을받았다.배식이적은것은아닌데밥먹고돌아서면배가고팠던것과훈련중10분휴식시간에추운연병장에모여찬땅바닥에앉아쉬던기억이난다.같은중대였던한친구는밥을한번더먹겠다고식사후다른중대원들뒤에줄을섰다가식기청소로옷에물이튄것때문에들통이나추운날씨에식판을들고식당밖에서벌받던모습이오랜세월이지났음에도아직눈에선하다.말이식기청소지식당출구쪽에있는수돗물을최대로틀어놓고수압으로대충닦는것이라누구나다식사후에는옷이물에젖은채로식당문을나서게마련이다.

밤사이에눈이온날새벽6시에연병장에훈련병을도열시킨후좌로굴러,우로굴러를몇차례시킨후해산하였는데후에내려다보니연병장눈이말끔히치워진모습에눈치우는방법도여러가지라는생각을한적도있다.지금은모두아련한기억이지만그당시에는옷사이로들어오는찬바람에몸을떨었을것이다.조교들의“이것밖에못합니까?”라는질문아닌질문도들려오는듯하다.

금요일오후신병교육을받을사단과전속부대가확인되었다.보충대에서교육을받을사단으로이동을했을것이다.오늘오후에는입영시입었던옷과신발이담긴소포가배달되었다.그안에둘째의짤막한편지도들어있다.잘지내고있다는내용이다.아내는또눈물이줄줄흐른다.눈가에고인눈물을보이기싫어창너머먼산을바라다보았다.

벌써며칠이지났다.앞으로도하루하루지날것이다.그리고건강한모습으로한결의젓해진둘째를상상해본다.거실한편에놓인소포박스를보니둘째얼굴이눈에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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