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2012-13)

어제부터내린비가그치지를않는다.봄비라고하기에는너무많이내려장마철한가운데들어앉은기분이다.조금잠잠한틈을타집을나섰으나도봉산역을그냥나서기어렵게비가내려처음부터우비를꺼내입었다.우중산행을좋아하지는않는다.특히젖은등산화를신고걷는것은생각만해도기분이좋지않다.하지만지난주설악산에다녀온다고거른지라도봉산의진달래가어느정도피었는지궁금해그냥집에있기가어려워우중임에도나섰다.

산에다니기시작하고도한동안은비가오는경우산에안다니는것으로생각하였다.우산쓰고산에오르는모습은생각해보지않았다.그러나다니다가보면중간에비가오는경우가있는데꽤많은사람들이우산을쓴채로산에오르는모습을보고약간의충격을받은경험이있었다.아마산에다니지않는많은사람들은우비입고,우산을든내모습을보면전에내가생각하였듯이어지간히산에안달이난사람으로보일수있겠다는생각이들었다.

우산쓰고나선등산객들이있기는하지만여느휴일에비해서는한적한편이다.내리는비가시야를가릴정도는아니어서다행이다.그렇지만목에걸은디카는여느날보다훨씬부담스럽다.입구에있는계곡에서는불어난물로인해볼만한모습을만들어놓았다.조그만낙차만있어도이름을붙여주고싶은폭포의모습을하고있고돌아치는물살은금방이라도바위를깎아낼것만같이보인다.나무들은

이주전에비해새순이돋아나시선을끈다.단풍나무잎들도특유의별모양을보인다.볼때마다겨우내마른나뭇가지에서어떻게저런새순을뿜어내는지경이로운모습이다.

지금도봉산에는진달래가한창이다.비에젖은진달래들은얇은꽃잎에비해빗방울들이부담스러운듯대부분고개를숙인모습들이다.햇살을받은진달래도멋있지만물에흠뻑젖은진달래도또다른매력을보여준다.그리많은진달래들이한창이지만정작시선을끄는것은극소수이다.시선이맞아야하고,흐리고비가내리지만남은빛을잘받아야하기때문이다.8부능선에올라서면서꽃망울로남아있는것이보인다.다음주에도높은곳에서는생기있는진달래를볼수있을것이다.그렇지만오늘우중에도산에오기를잘했다는생각이든다.

우비를입고,아니면우산을들고,아니면우비에우산을들고산에오르는등산객들사이에서오늘따라유난히부담스러운커다란디카를들고비를닦아가며초점을맞춘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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