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2)

시오노나나미

송태욱옮김

십자군이야기(1)를읽고정리한것이2011년10월8일.거의9개월만에(2)를읽었다.그동안(2)권과(3)권이출간된것을모르고있다가인터넷뉴스에하계휴가철에CEO가읽어야할책목록에포함된것을보았다.CEO는아니지만기다렸던책인지라도서관홈피에서찾아보니대부분대출중이고한곳에서만서가에꽂혀있다.하지만이곳은교내의다른도서관과달리교양도서는2주간만대출이가능하단다.시간이바쁘다.

2권은예루살렘해방후부터이슬람의살라딘에의해예루살렘이다시이슬람의손으로돌아간시기까지를다룬책이다.예루살렘해방후많은이들이돌아가버리고많지않은병력으로십자군국가를지키는과정을그려내고있다.십자군국가도병력이많지않았지만이슬람쪽도갈라진국력을모으는데시간이걸려자의반타의반으로십자군국가가유지되다가이슬람진영을통일한살라딘에의해결국예루살렘은이슬람으로넘어가게된다.

2005년5월5일.지금은군에가있는둘째가중학교1학년때본‘킹덤오브헤븐’이2권과비슷한시기를다룬영화이다.영화에보면왕이나병에걸려은가면을쓰고나오는데실제보두앵4세가나병으로신체의변화가온뒤로은가면을쓰고있었다고한다.영화에서는보두앵4세의누이와연인사이가되는장군이마지막에살라딘과담판을짓고대부분의예루살렘사람들을구해내는내용이지만,실제로는누이는엄한짓을하고,누이와상관없는예루살렘왕국내의영주인발리앙이벨린이예루살렘의마지막을지킨장군이라고한다.

발리앙이벨린은살라딘과매우특이한인연을갖고있다.당시예루살렘으로가는모든길은이슬람이장악하고있었는데이벨린은예루살렘에있는처자식을구하고싶으니통행허가증을발급해달라는내용의편지를살라딘에게보낸다.살라딘은개인적인친분은없지만무장으로서그에대해잘알고있는지라대범하게이를허용한다.이벨린이살라딘의군대가포위하고있는예루살렘으로가보니그곳에는공포에떠는주민들이있었다.이를본이벨린은처자식을구하려던마음을접고그곳에남아예루살렘방어에나서기로한다.그러나살라딘과약속을한터라그는살라딘에게다시편지를써서,약속을깨는것을허락해달라고요청하고,살라딘을이마저도승인을한다.이로인해살라딘은쉽게함락할수있었던것을괜히공을들이게된다.결국이벨린은살라딘과담판을지어대부분의예루살렘주민을구하게된다.이벨린도그렇지만이를신사답게지켜준살라딘이더욱돋보이는대목이다.

책의내용중에서

그들이남긴글을보면‘병원기사단’기사들의속마음에조금이나마다가갈수있다.다음에소개하는것은‘크락데슈발리에’내부에있는회랑을지탱하는아취위에새겨져있는문구다원문은라틴어로새겨져있다.—중략—의미는다음과같다.

“네가유복한출신이라면그것은그것대로좋다.네가지력을갖고태어났다면그것은그것대로좋다.또한네가미모를갖고태어났다면그것도좋다.

하지만그중하나라도원인이되어네가오만하고건방져진다면문제는달라진다.왜냐하면오만과,오만의표현인건방짐은너한사람만이아니라네가관계하는모든사람을해치고더럽히며비속화하기때문이다.”

낙서조차‘학식’있는사람의것으로여겨지던중세유럽사회에서당시의국제어이기도한라틴어로이와같이기록한남자들이‘병원기사단’의기사들이었다.“죽여라!죽여라!”라고외치는‘템플기사단’과는확실히달랐다.172쪽중에서

지도만보아도알수있듯이,지중해동쪽연안에딱붙어있는십자군국가는북쪽,남쪽삼면이이슬람세계로둘러싸인상태였다.그런상황에서도2백년을존속했다.

그첫번째이유가제1차에서제8차까지총여덟차례에걸쳐실행된유럽의십자군원정이라는것은누구나말할수있다.하지만이새로운십자군들은원정을와서1,2년정도군사행동을한후유럽으로돌아가버렸다.그들이돌아가고나서다음십자군이원정을올때까지는때에따라40년의세월이걸리기도했다.그사이중근동에사는그리스도교도들은무슨이유로살아남을수있었을까.어떻게살아남았던것일까.

지금까지이야기해온것은,이의문의답이라고생각한두가지요소다.

첫번째는‘템플기사단’과‘병원기사단’의존재다.그들은적은병력이었지만모두정예병으로구성되었고,성지를지키기위해지원한남자들이었으며,무엇보다성지에뼈를묻기로서약한상설전력이었던것이다.중근동십자군국가의가장큰고민이었던만성적인병력부족은곧1,2년만에돌아가버리는병사가아니라계속해서성지에상주하는병력의부족을뜻했으므로.

아울러중근동의십자군국가가존속할수있었던두번째요소는지금까지말한성채의활용이다.이역시만성적인병력부족을보충하기위해생각해낸전략중하나였는데,이슬람측에는성채를활용하는전통이없었으므로상당한효과를거둘수있었다.

그래서십자군이라고하면제1차에서제8차까지의원정외에도‘종교기사단’과‘성채’를떠올릴수있는것이다.하지만나와같이경제력과해군력을중요하게본연구자는거의없다.그것은아마경제력과해군력이있었다할지라도,이를통해중근동의십자군국가의존속에공헌한이탈리아남자들은성지를방어하겠다고십자가에서약한사람들이아니었기때문일것이다.202-203쪽중에서

나는서구인이저술한십자군의역사는어떤모순을내포하고있다고생각한다.그리고이모순은그리스도교십자군원정의진정한원인을십자가에서약한신앙심에서만찾고자한탓에생긴것이아닐까싶다.

서구의많은연구자들은아직도,십자군에참가해건투한전사들중성도예루살렘을‘해방’한후신에게서약한바를이루었다며귀국해버린사람들을영토욕이없는사람들이라며상찬한다.한편신에게서약한바를이룬후에도중근동에남에영토획득과유지에집착한십자군제후들은세속적인욕망에사로잡혔다며비난한다.

그러나십자가에서약한바를이룬것에만족하며귀국한‘십자군전사’가단연많았다는사실은,‘신에대한서약이이루어진후의성지’에만성적인병력부족을초래했다.그결과에데사백작령을빼앗기고안티오키아공작령의방어를비잔틴제국황제에게맡기지않을수없었고,결국예루살렘조차빼앗기게된것이다.205-206쪽중에서

우사마라는이슬람의태수가프랑크인에대해쓴책중에의술에관한부분이다.

십자군의지배하에들어간무나티라의영주가나의백부에게부하기사를치료해줄의사를보내달라고부탁했을때의이야기다.백부는그리스도교도를치료하는데는같은그리스도교도의사가낫겠다고생각해타비트라는투르그인그리스도교도의사를보냈다.그런데이의사는열흘도지나지않아되돌아왔다.우리는물었다.

“치료가꽤빨리끝난모양이구려.”

의사는말했다.

“도착하고나서곧바로기사와여자가수용되어있는병실로갔습니다.기사는다리에화농이있었고,여자는단순한영양부족으로보였습니다.처치를했더니금세증상이좋아졌습니다.그리고여자에게는열이내리게한후무엇을먹어야하는지적어주고,영양만제대로섭취하면된다고말해주었습니다.”

그런데그곳에들어온프랑크인의사가갑자기큰소리로외쳤습니다.이의사는의술을모른다,고요.그리고그기사에게말했습니다.

“둘중하나를택해라.한쪽발이라도살리든가,아니면두발로죽든가.”

깜짝놀란기사는무심코한쪽발이라도살리고싶다고대답했습니다.그러자그의사는도끼를가져오게하더니화농이생긴다리를마치통나무자르듯이도끼로내리쳤습니다.한번으로끝나지않아다시한번내리쳐서다리뼈의골수가사방팔방으로튈정도였는데,기사를보니이미숨이끊어져있었습니다.228쪽중에서

예루살렘의왕보두앵4세는죽기전까지11년간의치세기간내내병때문에왕궁에틀어박혀있었던것은아니다.—중략—전장에서는항상말을타고최전선에섰고,적이공격해와도한발짝도물러서지않았다.병이악화되었을때는안장에자기몸을묶어서라도지휘를했다.말이쓰러지면사람도운명을함께하게되니위험하다며만류하는측근의충고도보두앵4세의마음을바꾸지못했다.

젊은문둥이왕의이런기백에항상출격에동행하던장병들이감동받은것은당연했다.또한직접적으로왕의지휘를받지않는‘템플기사단’과‘병원기사단’의기사들도자신들보다훨씬어린왕의말에순수하고진지한태도로귀를기울였다.왕의병이이사람들에게불안을안겨준일은없었다.모두가보두앵의병을알고있었다.하지만감염이두려워왕에게다가가기를꺼리는자는아무도없었다.—중략—

나병이차츰외모까지무너뜨리기시작하자보두앵4세는사람들앞에나설때은가면을쓰게되었다.은가면은고대로마시대의기사가축제의식때쓴것으로알려져있다.그것을흉내낸것인지는몰라도,문둥이왕은은가면을쓰고말위의안장에몸을묶고라도끊임없이전장에나갔다.268-272쪽중에서

‘십자군이야기(2)’를읽으면서‘로마인이야기’보다이야기를풀어나가는것이약간느슨하다는느낌이들었다.작가의많은책들을읽어보았기때문에더욱그런느낌이드는지도모른다.그러나저자의출생년도가1937년,우리나이로76세인것을감안하면책을쓰기는커녕읽기도벅찬나이이지싶다.느슨한느낌이들어도저자의책을읽어야겠다는생각에는변함이없다.모두대출중인‘십자군이야기(3)’을예약걸어놓아야겠다.

책의내용중성채에대한이야기가나오는데그중대표적인성채로‘크락데슈발리에’에대한이야기가여러번나온다.대표적인이중성벽의성채로지금도잘보존되어있다고해서검색해보니지금보아도난공불락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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