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올해의 책 10권

오늘주말신문도서란에올해의책이소개되었다.소개된10권모두처음보는책들이다.

한편으로는다행스럽고,한편으로는아쉽기도하다.다행스러운이유는앞으로읽을책이많다는것이요,아쉬운것은그동안올해의책으로선정된책한권정도읽지못했을까하는점이다.

그렇지만그리많이아쉬운것은아니다.앞으로읽고싶은책읽으면되니까.

아래에신문에게재된내용전문을소개한다.

[2012올해의책10권]내삶,왜이렇게힘들까요?팍팍한인생토닥였던책

팔리는책과그렇지않은책의양극화가극심했던한해였다.조선일보Books팀은’2012년올해의책10권’을선정했다.선정된작품은논픽션8편과픽션2편.‘2012올해의책’선정에는23개출판사대표와편집장,출판전문가3명,온·오프라인서점관계자4명등30명과조선일보문화부문학,학술,출판담당기자7명이참여했다.이들로부터올해독서계흐름을이끌었던책을5권씩추천받았고득표순으로10권을골랐다.긍정주의성공신화에던지는경고장에’피로’라는절묘한이름표를붙인’피로사회’와일반인들이느끼는소심함에대한통념을깬’콰이어트’가가장많은표를얻었다.’힐링’열풍을반영하듯현대인의아픔을분석하고어루만지며용기를북돋우는책이다수포함됐다.

긍정의과잉시대…’자기착취’를향한직언

피로사회

한병철지음|김태환옮김|문학과지성사|128쪽|1만원

열풍이다.재독철학자한병철독일카를스루에조형예술대학교수가현대인의’긍정주의성공신화’에던진이경고장에올한해수많은독자들이열광했다.철학서로는이례적으로4만2000부가팔렸다.출판인들은"올해인문서출판의사건""가벼운대중인문서가판치는시장에서정통인문서로폭넓은층의호응을받은책"이라며엄지손가락을들어올렸다.책은"시대마다그시대에고유한질병이있다"라는문장으로문을연다.우울증은긍정성과잉에시달리는이시대의질병.한교수는현대사회를’성과사회”자기착취시대’라고규정한다."곳곳에서’넌할수있어’라고외치는과도한긍정성때문에죽을때까지일하면서도스스로착취한다는인식을못하는것이다."’존재하려면할수있어야한다’는명제에사로잡혀우울증환자와낙오자가쏟아진다.누가시키지않아도스스로자기삶을소진하게만드는성과사회의폐해다.무한경쟁에내몰린현대사회를’피로’라는키워드로절묘하게분석한책.얼마전엔국내출판인180명을대상으로한조사에서’18대대통령당선자에게주고싶은책’1위로꼽혔다.

소심해도괜찮아…내향적사람들에대한옹호

콰이어트

수전케인지음|김우열옮김|알에이치코리아|480쪽|1만4000원

‘소리없이강한’책이었다.올해국내독자와해외독자가함께지지를표한드문사례이기도하다.1월말미국에서처음출간되고국내에는6월말번역됐지만동반상승세를탔다.14일현재교보문고집계종합48위,온라인서점예스24집계86위.아마존닷컴종합부문에서도74위로,314일째100위권을유지하고있다.화려한외향성의시대에가위눌린내향성을다양한역사적사례와과학적근거를통해옹호하고위로하고격려한다.읽다보면’소심함=사회부적응’이라는통념에눌려왔던마음한구석이가뿐해진다.’사람들의3분의1내지절반가량이내향적’이라는본문의인용구를생각하면’사실은내얘기’라며책을펴들었을독자들이적지않았을것이다.책벌레에다수줍음많던소심쟁이에서하버드로스쿨을우등졸업하고기업변호사로성공한저자의체험담이라호소력이있다.비폭력운동의지도자간디,미국민권운동의대모인로자파크스등의역사적일화에서부터,무대울렁증은수십만년진화과정에서포식자의눈빛을의식해야했던잔재라는진화생물학의흥미로운학설까지내용들도다양해읽는재미를더한다.

이땅의직딩이여,完生하는그날까지…

미생

윤태호지음|위즈덤하우스|4권까지출간|각권1만1000원

샐러리맨의치열한일상을바둑에빗대풀어낸만화’미생’은요즘’직딩(직장인)필독만화’다.’이끼’의작가윤태호가인터넷에1년째연재중인웹툰.미생(未生)은’아직살지못한자’라는바둑용어다.프로기사입문에실패해완생(完生)을이루지못한’고졸백수’주인공이대기업계열사에입사해겪는각종에피소드를담았다.잘되면제덕,못되면부하탓하는부장,항상충혈된눈을부릅뜬채일에매달리는워커홀릭과장….바둑의상황에빗댄캐릭터들에열광하는30~40대직장인들의호응에힘입어만화로는유일하게’올해의책’에선정됐다."’대한민국에서샐러리맨이생을얻는다는건어떤의미인가’라는묵직한질문을던지는만화"(이지영예스24도서팀장),"오피스라이프의결을기막히게짚은데다화이트칼라판타지를입힌매혹적인인생만화"(박정남교보문고MD팀과장)라는평이다.

일상어로위로하는미남스님에세상은열광

멈추면,비로소보이는것들

혜민지음|쌤앤파커스|292쪽|1만4000원

지난1월27일발행돼32주간베스트셀러1위(출판인회의집계)자리를지켰다.판매량은총145만부로,1쇄3000부가하루만에소진됐다.한달만에10만부가나갔고,8월엔인문교양서최단기간100만부돌파기록을세웠다.올해’혜민’과’멈추면…’은하나의’패션’처럼소비됐다.젊고미남인저자혜민스님은미국최고명문대석·박사학위를지닌현직미대학교수이고,팔로어32만명을거느린트위터스타.스님본인은"얼떨떨하다.통상’산속수행승’이미지와달라새롭게받아들여진듯하다"고말한다.출판계에선"세속의언어로일상의고통에주목한책""시대적갈증에대한진통제"등다양한분석이나왔다.친구나오빠같은느낌을주는목소리·말투가책에서받는느낌과꼭닮아서,그의강연에도구름청중이몰렸다.’멈추면…’열풍은우리사회가얼마나’치유’에목말라있었는지를보여준상징적현상이기도했다.

자기찾기는그만…나를잊어야행복해진다네

살아야하는이유

강상중지음|송태욱옮김|사계절|201쪽|1만1500원

강상중도쿄대교수는4년전펴낸’고민하는힘’보다심각해졌다.지진,방사능,금융파탄,실업….한해3만여명이고독사(孤獨死)하는일본은자긍심넘치던과거의그나라가아니다.이책은행복이무엇이고인생엔어떤의미가있는지캐묻는다.일본국민작가나쓰메소세키,사회학자막스베버,심리학자윌리엄제임스에게서답을찾는다.종교에서분리되면서자유로운개인이탄생했고,자의식의과잉이고뇌를낳았으며,해결책은’자기찾기’가아니라’자기잊기’라는것이다.강상중은"불안의냄새를풍기며광고와상품으로’자기를찾으라’고부추기는게바로자본주의"라고짚는다.박신규창비문학출판부장은"저자특유의통찰이깊은공감을이끌어낸다"고평했다."좋은미래를추구하기보다좋은과거를축적해가는마음으로살자"고청하는책이다.

현실정치에지친이들위한’선거의해기획본’

안철수의생각

안철수지음|제정임엮음|김영사|276쪽1만3000원

안철수전대선후보가’링’에오르기전인지난7월전격적으로펴내화제가된대담집.5개월동안70만부(1분에11권꼴)이상팔리며’안철수현상’을증명했다.정치참여에대한고민부터인간안철수에대한궁금증,사회적쟁점에대한견해등이담겨있다.이책이출간된뒤제목에’안철수’를박고나온책이30여종에달했다.’특정책에대한책’이쏟아진셈인데,칭송도있었지만돌팔매도있었다.’유일한희망’인동시에’위선과기만’으로도읽혔고,"썩은동아줄은아닌지의심스럽다"며거리를두는반응도많았다.백원근한국출판연구소책임연구원은이책을"정치피로감에지친독자들의열광에힘입어역대최대풍속으로팔려나간’선거의해’기획본"이라고규정했다."현실정치에대한열망과한계,정치출판과출판정치의간극을동시에보여줬다"고도했다.

김정운,13명의사내들’물건’을평가하다

남자의물건

김정운지음|21세기북스335쪽|1만5000원

‘재미’를추구하는문화심리학자김정운씨가대한민국남자들에게도발한다."당신도정치얘기말고다른얘기를좀해봐!"각계남성명사13명이각자의물건,즉애장품을내놓고김정운과인터뷰를했다.학자이어령,대학교수신영복,축구선수차범근,배우안성기,가수겸방송인조영남,화가이왈종,소설가박범신이좋아하는것들에대한사소한이야기가풍성하다.물건에대한이야기가곧그들의삶이다.언어를다스리는장군인이어령에게’3m짜리책상’은사열대와같고,아내와세아들모두와함께했던독일에서의아침식사를든든한추억으로간직한차범근에게’계란받침대’는행복의증거물이다.소설가박범신이왜’목각수납통’을앞에두고목수가되고싶다고얘기하는지,조영남이왜’네모나고각진안경’만고집하는지들려준다.저자특유의통쾌한입담과예리한통찰이빛나는책.

근현대유럽문화를싹~훑었다…박람강기의표본

유럽문화사(전5권)

도널드서순지음|오숙은등옮김|뿌리와이파리|각권2만8000원

1800년부터200년동안유럽인들이생산·유통·소비해온문화형식을총망라한책이다.저자는고급과저급으로문화를서열화하는대신"누가문화적가치의위계와정전(正典)을정하는가"라는구성주의적질문을던진다.예술가신화를만든마케팅,나치의’라디오집착’,예측불허였던톨스토이문학의소비등이흥미롭게펼쳐진다.유럽역사학계에서홉스봄의후학으로소문난저자서순은마르크스주의적문화사의한경지를보여준다.고영은뜨인돌대표는"앞으로이책을넘어서는유럽문화사는나오기어렵다"면서"소장하면흐뭇하고완독하면뿌듯한박람강기(博覽强記)의표본"이라고말했다."1800년의귀족이2000년의평범한상점점원보다문화적으로더궁핍했다는혜안은단순한진보주의자의관점이기보다는인류학적사유의풍요로운편린을드러낸다"(임지현한양대교수)는평도있다.

문학상3관왕이만든어떤유머와넋두리의세계

어떤작위의세계

정영문장편소설|문학과지성사|294쪽|1만1000원

2012년한국문학의명실상부한주인공.한해에동인문학상,한무숙문학상,대산문학상을내리받았다.같은작품으로3관왕은한국문학에서전례없는일.당연히동료작가들의애정어린질투와시샘이작가정영문(47)에게집중됐는데,대중의관심이라는차원에서보면,꼭질투와시샘을받을일도아니었다.’문학상그랜드슬램’후광에도불구하고총판매부수가1만부가량으로그쳤기때문이다.‘어떤작위의세계’의만연체를빌리자면,이작품은재미가있는것은아니지만그렇다고꼭재미가없다고할수는없는것이어서,생각을비우고차근차근읽어내려가다보면,피식피식웃다가,어느순간포복절도하는자신을발견할지도모르는특이한매력의작품.그런점에서재미있는소설만소설이라고믿는사람들에대한문학적복수이기도하다.전통적인기승전결의이야기구조를의도적으로버리고,17개의작은이야기를통해삶의덧없음을간결하고유머러스한넋두리로풀어내기때문이다.

욕망을욕망한다고왜말을못해!

욕망해도괜찮아

김두식지음|창비|312쪽|1만3500원

권력·학벌·돈·섹스등등한번도대놓고말하지못한은밀한욕망을이야기하는책이다.검사출신법학전문가인저자는먼저자신의’욕망’부터고백한다.’글로유명해지고싶다’는뿌리깊은욕망,그럼에도’유명해지고싶은욕망을들켜서는안된다’는또다른욕망….누구에게나있지만선뜻인정하지못하는욕망들에대해고해성사에가까운본인의이야기로시작하는대범함이돋보인다.책은신정아사건,상하이영사스캔들같은사건에서우리사회의집단폭력양상을꼬집고플레이보이·모텔·학벌·중산층문화까지다양한욕망을훑는다."솔직히인정하고드러내야건강해진다"는게요지."인문사회적인문제의식을일상적인에세이형식의인생론으로풀어내는인문서출판의한트렌드를이끈책""소설가와는다른이야기꾼이자성찰하는지식인의면모를동시에보여준저자의필력도돋보인다"는평을받았다.

[선정위원명단]

강무성열린책들주간,강심호살림기획국장,고영은뜨인돌대표,기라미인터파크MD,김기중더숲대표,김성구샘터대표,김수진푸른숲부사장,김현숙궁리출판편집주간,박시형쌤앤파커스대표,박신규창비문학출판부장,박윤우부키대표,박종만까치글방대표,박하영알라딘팀장,박희진한길사편집부장,백원근한국출판연구소책임연구원,양원석알에이치코리아대표,이지영예스24도서팀장,이진숙해냄편집장,박정남교보문고MD팀과장,주명석21세기북스본부장,장은수민음사대표,정은숙마음산책대표,조건형사계절인문팀장,조미현현암사대표,주연선은행나무대표,차재호더난편집장,최연순김영사편집주간,표정훈출판평론가,허병두’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교사들’대표,홍정선문학과지성사대표(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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