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지음
며칠전,지인으로부터책한권을선물로받았다.혜민스님의‘멈추면,비로소보이는것들’.책읽는것은좋아하는편이지만책선물은망설여진다.읽을계획을가지고있던책이라면모를까그렇지않다면읽어야되나그냥책장에꽂아놓아야되나한참을고민하게한다.
이런고민을자주할만큼책선물을자주받는것은아니다.여태모두합해봐야대여섯권이나될까?그중몇권은읽었지만읽지않고책장에꽂혀있는것도있다.이책을받고서도사실읽어볼까망설였다.2012년‘올해의책’으로선정된사실을알고있지만그당시정리하면서도읽을계획이없었기때문이다.그러던중친구가“나는삼십대가된어느봄날,”로시작되는글을밴드에올려놓았다.그친구는잘못적었는지,아니면친구들나이를생각해서고쳤는지,“나는오십대가된어느봄날,”로되어있었다.그글을읽어보면서이것만이라도읽어보자는생각으로책의첫장을넘겼다.
요즘은별로눈에띄지않지만전에는여기저기소위‘명언’들이넘쳤다.휴게소화장실에도.가는곳마다누군지도모르는외국인들이말했다는‘명언’들.그렇지만감동이없었다.누군가의경험과깊은고민끝에만들어진짧은‘명언’을그저읽는다고그의미를같이느낄수가있을까?‘명언’이책한권으로되어있다는것이부담스럽다.이책안의수많은‘명언’들도읽는사람들마다제각각다를것이라는생각을해본다.
이책을읽고나니갑자기40세불혹(不惑),50세지천명(知天命)이라는문구가생각난다.40대를넘기도록불혹의이치를알지못하고,50대중반이되어도지천명의이치를알지못하고있다.
책내용중에서
지혜로운지도자는자기팀구성원을
모두자신의의견과일치하는사람으로만
채우지않는다고합니다.
나의의견에반대하는사람도있어야
자신이보지못하는부분을볼수있게되기때문입니다.
지혜가없는지도자일수록
모든일을자신이다나서서간섭하고조정하려합니다.
결국아랫사람들은시키는일만하게됩니다.
일을시켰으면,일을맡은사람이책임지고
열심히일할수있도록믿고기다려주는것도
지도자의중요한능력입니다.
116쪽중에서
제가승려가된이유는,
이렇게한생을
끝없이분투만하다죽음을맞이하기싫어서였습니다.
무조건성공만을위해서끝없이경쟁만하다가
나중에죽음을맞게되면
얼마나허탈할까하는깨달음때문이었습니다.
다른사람들에의해만들어진성공의잣대에올라가
다른사람들에게비칠나의모습을염려하면서
그들의기준점과기대치를만족시키기위해
왜그래야하는지도모르고평생을헐떡거리며살다가
죽음을맞이하고싶지않았기때문이었습니다.
121쪽중에서
인생,너무어렵게살지말자
나는삼십대가된어느봄날,
내마음을바라보다문득세가지를깨달았습니다.
이세가지를깨닫는순간,
나는내가어떻게살아야행복해지는가를알게되었습니다.
첫째는,내가상상하는것만큼세상사람들은나에대해
그렇게관심이없다는사실입니다.
일주일전에만났던친구가입었던옷,나는잘기억이나지않습니다.
얼굴화장이나머리모양도마찬가지입니다.
내가내친구에대해잘기억하지못하는데,
그친구가나에대해잘기억하고있을까요?
보통사람은제각기자기생각만하기에도바쁩니다.
남걱정이나비판도사실알고보면잠시하는것입니다.
하루24시간가운데아주잠깐남걱정이나비판하다가
다시자기생각으로돌아옵니다.
그렇다면,내삶의많은시간을
남의눈에비친내모습을걱정하면서살필요가있을까요?
둘째는,이세상모든사람이나를좋아해줄필요가없다는
깨달음입니다.
내가이세상모든사람을좋아하지않는데,
어떻게이세상모든사람들이나를좋아해줄수있을까요?
그런데우리는누군가가나를싫어한다는사실에
얼마나가슴아파하며살고있나요?
내가모두를좋아하지않듯,모두가나를좋아해줄필요는없습니다.
그건지나친욕심입니다.누군가가나를싫어한다면
자연의이치가그런가보다하고그냥넘어가면됩니다.
셋째는,남을위한다면서하는거의모든행위들은
사실나를위해하는것이었다는깨달음입니다.
내가족이잘되기를바라는기도도아주솔직한마음으로들여다보면
가족이있어서따뜻한나를위한것이고,
부모님이돌아가셔서우는것도결국
내가보고싶을때마음대로볼수없는
외롭게된내처지가슬퍼서우는것입니다.
자식이잘되길바라면서욕심껏잘해주는것도결국
내가원하는방식대로자식이잘되길바라는것입니다.
부처가아닌이상자기중심의관점에서벗어나기란쉽지않습니다.
그러니제발,내가정말로하고싶은것,
다른사람에게크게피해를주는일이아니라면
남눈치그만보고,내가정말로하고싶은것하고사십시오.
생각만너무하지말고그냥해버리십시오.
왜냐하면내가먼저행복해야세상도행복한것이고
그래야또내가세상을행복하게만들수있기때문입니다.
우리,인생,너무어렵게살지맙시다.
127-129쪽중에서
운전을잘못하는사람은
운전중에브레이크페달을자주밟습니다.
대화를잘못하는사람은
대화중에상대방의이야기를끝까지듣지않고
자신의이야기로브레이크를자주겁니다.
138쪽중에서
인생은짜장면과도같습니다.
텔레비전에서짜장면먹는모습을보면
참맛있어보이는데
막상시켜서먹어보면맛이그저그래요.
지금내삶보다다른사람의삶을부러워해도
막상그삶을살아보면그안에도
나와별반다르지않은고뇌가있습니다.
그러니어떤사람을보고부러운마음이생기면
‘남이먹는짜장면이다!’라고생각하세요.
148쪽중에서
사랑이란있는그대로를사랑해주는것입니다.
사랑하는이가이랬으면좋겠는데하고바라는건
사랑이아닌내욕심의투영입니다.
내인생을,사랑하는사람을통해살려고하지마십시오.
그사람의인생을살도록놓아주는것이진정한사랑입니다.
165쪽중에서
마음을다쳤을때보복심을일으키면
내고통만보입니다.
그대신스스로를진정시키고
내면의자비빛을일깨워상대를이해하려노력하면
나에게고통을준상대도결국은고통받고있다는사실을
볼수있게됩니다.
화가난다,그런데그화를다스리지못한다,
즉화가내말을듣지않는다‧‧‧.
그렇다면어떻게그화가내것이라할수있나요?
내것이라고하면내마음대로조종할수있어야하지않나요?
화라는손님이들어왔다나가는것을가만히지켜보십시오.
208쪽중에서
내열정이이렇게강한데사람들이알아주지않아서,내열정이이렇게강한데다른사람들은나만큼열심히하지않는것처럼보여서,내열정이이렇게강한데일이잘풀리지않는것처럼느껴져서,우리는쉽게상처받고좌절한다.하지만반드시내열정의본질을확인해야한다.내열정이일을그르치고있지는않은지를말이다.
끓어오르는내열정을다스릴줄알때야비로소타인과조화롭고평화롭게일을할수있고,아이러니하게도그때야비로소내열정을내주변에있는다른사람들에게까지전이시킬수있는것이다.
240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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