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올해의책]그래도따뜻했네,문학이있어서
지난주말북섹션에올해의책이발표되었다.‘정유정’작가의‘28’만읽어본책이고나머지9권은읽어보지못한책이다.‘정글만리’는읽어보려고예약을하였는데언제내차례가될지모르고,오래전부터검색을하고있는데‘역사평설병자호란’은아직들어오지않았다.같은시기에발간된병자호란이후를그린‘화냥년’이란역사소설은읽었는데정작‘역사평설병자호란’은아직구입전이다.나머지는제목을처음접하는책들이다.읽어보지않은책들을도서관에서검색해보았더니‘정글만리’와몇권은대출중이지만비소설류대부분은서가에꽂혀있다.그중두권을대출받았다.읽을책이옆에많은것도즐거운일중하나이다.
아래는조선일보에서소개한[2013올해의책]내용이다.
뱀띠해에문학이꿈틀거렸다.정유정이쓴’28’,조정래의’정글만리’,무라카미하루키의’색채가없는다자키쓰쿠루와그가순례를떠난해’등소설3편과황현산산문집’밤이선생이다’가올해의책10권에뽑혔다.순위권에들지못했지만’살인자의기억법”이오덕일기세트”창문넘어도망친100세노인’도복수추천됐다.
토픽이미지조선일보Books팀이선정한올해의책에는24개출판사대표와편집장,출판전문가2명,온·오프라인서점관계자4명등30명이참여했다.이들이올해독서흐름을이끌었던책을5권씩추천했고득표순으로10권을골랐다.논픽션분야에서는재레드다이아몬드의’어제까지의세계’로표가쏠렸다.
[문학1위]’빨간눈’이묻는다,괴물은누구인가
28|정유정장편|은행나무|1만4500원
28일간펼쳐지는재앙의드라마.그재앙의한복판에서나는,당신은,인간은누구인가를차갑게묻는다.서사의과잉이라는비판이있을만큼정유정의이야기는화려하다.‘빨간눈’괴질로봉쇄된서울외곽도시화양.사람과개가서로에게전염시키는인수(人獸)공통전염병이‘빨간눈’괴질이다.홍역(98%)수준의전염력과에볼라(50~90%)수준의치사율을가진치명적괴질은,발병초기환자의눈자위를핏빛으로변하게한다.일단빨간눈으로변하면사실상삶의마지막이다.
접속사를쓰지않는고집과단문의연속.그속도감을쫓다보면작가가그안에서전력투구하는질문을만난다.당신의목숨은타인(혹은동물)의목숨보다더소중한가.다른생명의희생으로얻은삶이라면그죄책감과부채감은어떻게극복할것인가.우리가부정하고싶었던우리안의괴물을정유정은냉정하게무대위로세운다.따라서괴질을퍼뜨린세력을일망타진하고치료제를찾아내는장르소설의통쾌함만을고대했던독자라면다른책을선택하는편이좋을것.대중문학의이야기와본격문학의질문을지닌소설의불꽃놀이다.18만부.국내소설중1권짜리단행본으로는가장많이판매됐다.
[논픽션1위]원시사회가답한다,전통이미래다
어제까지의세계|재레드다이아몬드|강주헌옮김|김영사|2만9000원
미국몬태나시골에서농부끼리주먹다짐을하면경찰을부르지도,소송을걸지도않는다.적당히합의한다.뉴욕에선상상못할일이다.‘총,균,쇠’에서인류문명이대륙별·민족별로불평등해진까닭을밝혔던재레드다이아몬드가이번엔전통사회에서배울점을조근조근일러준다.
남태평양뉴기니를통해전통사회를살핀책.600만년이라는인간진화역사에서어제까지우리조상이어떤모습이었는지보여주는창(窓)이다.그들은우리와는다른방식으로아이를양육하고노인을향한대우,위험을대하는태도도사뭇다르다.다좋은것만은아니다.뉴기니에서는익명성이없고낯선사람을만나는것도두려운일이다.
더나은삶으로가는길을과거에서찾아낸다.‘오래된미래’의재발견이다.“현대인이혈관질환·암·당뇨같은질병으로죽는것은몸이여전히과거의라이프스타일(굶주림에강하고배부름에취약)에적응돼있다는증거”라는지적도통렬하다.“원시사회가과연인간적이었는지실증적으로점검한책이다.독자로서보약한제달여먹은기분”이라는평.지식인들이특히좋아하는책으로2만6000부넘게팔렸다.
핵보다살벌한경제전쟁
정글만리|조정래|해냄|전3권|각권1만3500원
‘태백산맥’‘아리랑’같은대하소설을써온작가가중국을무대로펼쳐보이는경제소설.G2로발돋움한중국의역동적변화속에한국·중국·일본·미국·프랑스등다섯나라비즈니스맨들이벌이는경제전쟁을그려냈다.신입사원때중국으로발령받아운좋게실적을쌓은종합상사부장전대광의책략,그의조카인송재형을중심으로‘관시(關係)’가모든걸지배하는땅에서성공을좇는이들의욕망을중국식자본주의로펼쳐낸다.이야기중심은‘돈’이지만난개발로망가지는도시,값싸게쓰고버려지는농민공등화려한경제개발뒤어두운그림자에도관심을기울이고있다.인터넷에연재됐지만세권합쳐판매량100만부를돌파했다.
만화로읽는조선500년
박시백의조선왕조실록|박시백|휴머니스트|21만7000원(전20권)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인조선왕조실록을만화로엮었다.2003년첫권‘개국’으로시작,올해7월마지막20권‘망국’으로완간된대하역사만화시리즈.박시백화백은조선왕조실록2077권을노트121권으로요약해4000장,2만5000컷에담아냈다.
한컷씩한줄로세우면7㎞에이르는분량이다.풍문이나야사가아니라정사(正史)에기록된사실을바탕으로하면서읽는재미까지더했다.완간이후판매량이수직상승,110만부가팔렸다.역사만화의대중화를이끌었다는평가도받는다.40~50대중심이던역사책독자연령층을30~40대로낮췄고,남성위주에서여성·청소년까지독자층을넓혔다.
불평등은필요악?틀렸다
불평등의대가|조지프스티글리츠지음|이순희옮김|열린책들|2만5000원
올해정치권과재계에서필독서로꼽힌책이다.미국에서무엇이부(富)의불균형을불렀는지분석하지만우리현실과도무관하지않다.노벨경제학상수상자스티글리츠는“경제가가진잠재력을폭발시키려면인플레이션은겁내지말고고용부터늘리라”고강조한다.
불평등은성장의필요악이라거나그문제에손대면경제가위축된다는주장이틀렸다는것이다.어떤경제정책이든부작용이있지만단점보다큰장점을얘기하겠다는대담성,실명을거론할만큼사실에근거한서술이돋보인다.딱딱한경제서로는드물게2만부돌파를앞두고있다.“정부관료와국회의원이읽고국민에게독후감을내야할책”이라는평이다.
文學은공장이다
밤이선생이다|황현산|난다|1만3000원
황현산(68)고려대불문과명예교수의생애첫산문집.올한해문인들이트위터나페이스북등SNS공간에서가장열심히,가장많이실어나른책이다.명료하고,아름답다.싸이나봉준호면됐지문학이나예술이무슨소용이냐고묻는사람들에게그는차분한목소리로답한다.가요나영화는시를소비할뿐생산하지않는다고.그시와소설을생산하는공장이문학이라고.공장이중단되면나중에는결국똑같은동어반복만하게되고듣게된다고.문학과대중문화의관계처럼문인들이먼저읽고일반독자들이호기심을보이며따라읽은희귀한사례가됐다.문학평론가의산문집으로는극히예외적으로9쇄를찍으며1만부가량팔렸다.
지극히하루키的인소설
색채가없는다자키쓰쿠루와그가…|무라카미하루키|양억관옮김|민음사|1만4800원
이책은청춘의‘방황’에대한이야기다.대표작‘노르웨이의숲’에서처럼하루키는목표를상실하고헤매는청춘의이야기에방점을쾅찍는다.주인공다자키쓰쿠루는대학교2학년여름방학때절친이었던고교친구네명으로부터영문모를절교를당한다.서른여섯이된그에게그‘절교의아픔’은아물지않은상처.어느날그는해묵은상처를치유하기위해옛친구들을만나며자신이공동체에서‘배척’당한이유를탐문한다.리스트의‘순례의해’를배경음악으로깔고,과거를향해핀란드로떠나는주인공의여정을하루키특유의세련된감성으로스타일리시하게그린소설.40만부팔렸다.
‘읽는맛’알려주는역사서
역사평설병자호란1·2|한명기|푸른역사|각권1만5900원
올해는유독조선사를다룬책들이쏟아졌다.그중에서‘읽는맛’은단연이책이라는평.병자호란의전말을역사평설형식으로드라마틱하게그렸다.책의강점은디테일.1625년인조를책봉하기위해온명나라사신들의행패에속수무책당하는조선의처지를민낯으로보여준다.명과후금,일본의정세변화를함께얽어정묘·병자호란을동아시아의틀에서읽어내는시야의확대도돋보인다.“역사서인데도소설책읽듯술술넘어간다”“과거이자역사로서병자호란을다루면서그것을오늘의우리가직면한과제들을푸는데필요한반면교사로승화시킨저자의통찰력이빛난다”는추천사를받았다.
近代를불러온한권의책
1417년,근대의탄생|스티븐그린브랫|이혜원옮김|까치|2만원
‘책사냥꾼’이었던15세기인문주의자포조브라촐리니의이야기.그는독일남부한수도원서재에서옛필사본‘사물의본성에관하여’를발견한다.우주가신의도움없이도움직이고,쾌락과미덕은대립적인것이아니라서로뒤엉켜있다는,당시로서는가장‘불온한’사상이숨어있는장시(長詩)였다.
돈이영혼을구제할수있나
돈의철학|게오르그짐멜|김덕영옮김|길|5만5000원
뮤지컬‘맘마미아!’에서도나가부르는노래‘머니,머니,머니’에는밥벌이에지친일상과돈에대한환상이겹쳐져있다.사람이만든돈이사람을쥐락펴락한다.독일사회학자짐멜이1900년쓴‘돈의철학’은화폐경제를비판하면서도그것을통한문화적가능성을모색한다.돈이개인의생각,사회적관계등문화를어떻게변화시키는가에대한연구다.1092쪽에달하는‘벽돌책’이다.물질문화와정신문화의상호작용,돈으로인간영혼을구제할수있는가에대한질문은여전히현재진행형이다.“물질의상징인돈을비판하면서도그것을소유하는데서영혼의회복가능성을찾은문제작”이라는평.번역도높은점수를받았다.
[2013올해의책,선정해주신분들]
강맑실사계절대표,강무성열린책들주간,강성민글항아리대표,강심호살림기획국장,고영은뜨인돌대표,김기중더숲대표,김수진푸른숲부사장,김학원휴머니스트대표,박시형쌤앤파커스대표,박신규창비문학출판부장,박윤우부키대표,박정남교보문고전략구매팀과장,박종만까치글방대표,박하영알라딘도서1팀장,박희진한길사편집부장,백원근한국출판연구소책임연구원,양원석RHK대표,오영나문학동네부장,이갑수궁리대표,이근혜문학과지성사편집장,이진숙해냄편집장,장은수민음사대표,정은숙마음산책대표,조미현현암사대표,주명석21세기북스이사,주연선은행나무대표,최세라예스24도서팀장,최연순김영사이사,표정훈출판평론가,홍성원인터파크MD(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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