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속에 핀 꽃들

김민철지음

블로그홈페이지를보다가한편에블로거김민철기자의[문학속에핀꽃들]이란안내를보았다.책좋아하고꽃좋아하는사람의시선이고정될수밖에없는책제목이다.내용을보니소설속에언급된야생화의관점에서소설에접근한책이다.읽어볼만한책이겠다싶어메모를해놓았다.나중에도서관에서대출받아읽을생각을하고있던차에조선닷컴블로그와샘터출판사가함께하는[올리뷰도서제424]으로이책이소개되어응모를하였다.

도서응모는두번째이다.작년에첫번째응모한책은[슬픈공자].선정되지않아도서관에서대출받아읽고이블로그에소감을올리면서선정되지않은것이다행스럽다는생각을하였다.책에따라글로남기고싶은것이많은것도있지만한자적기가부담스러운책도있기때문이다.

그런경험도시간이지나서인지가물가물해져이책을읽고싶은생각에마음이앞서덥석응모를하였다.그리고책은내앞에놓이게되었다.올들어서는꽃사진에마음이쏠려책을몇권읽지못한것도한몫을하였다.

책의프롤로그의제목은“33개의소설과100개의꽃”.그렇지만책의차례를보면모두모두4부로구성되어있고책은32개여서이상하다싶었는데,에필로그에서본문에포함하지못한책한권을소개하고있다.32개의소설을4부로1부꽃,향기에취하다,2부꽃,마음에묻다,3부꽃,세상에맞서다,4부꽃,삶을만나다등으로나누어져있다.기본적으로한개의소설당주제꽃은하나이나그와유사한꽃을그림과함께추가로설명해100개의꽃이되었다.

책을읽고난후참재미있는아이디어라는생각을하였다.문학에대한관심과더불어야생화에대한애정이합해져야만탄생할수있는책이다.책내용을보면겉도는이야기가아니라책과야생화가어우러져하나가된느낌이다.특히첫번에소개한김유정<동백꽃>에서언급된노란동백꽃이동백꽃이아니라강원도에서생강나무를그리불렀다는것은새로운사실이다.우리나라사람중에동백꽃을모르는사람이별로없으리라생각하지만이책을읽으면서이상하다고생각하고그내용을알아본사람은흔치않을것같다.저자의애정이드러나는부분이다.책을읽다보면문학에대한이해,그리고야생화에대한관심이오래축적된것임을알수있다.이런저자의아이디어는축적된경험에서나온것이다.

책을읽다보면아쉬움점도없지않다.저자의의도,책의제목과는달리꽃과문학과의연계성이저자가강조하는것보다는많지않다는생각이들었다.

프롤로그에다음과같은저자의글이있다.

이책을쓰기위해소설을야생화관점에서바라본글을찾아보았지만전혀없었다.예를들어[혼불]이라는거대한작품을여뀌라는잡초의관점에서바라본것은처음이라자부심도갖는다.”8쪽중에서

이글은두가지관점에서볼수있다.한가지는그러한관점이블루오션으로저자가다른누구보다도앞서개척한것이고,다른관점에서보면아직형체를보이지않는것을블루오션이라고생각한것이아닌가싶다.이책은두가지관점에서보면아직은후자에가깝다는생각이들었다.책내용중에서꽃이차지하는의미가크지않다보니부분적으로는의미가있지만책의전체를파악하는데는그리중요한역할을하지못해,저자의의도대로책을이해하기는어려워진다.

33권의책중에서읽어본책은김유정<동백꽃>,조세희<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김유정<봄봄>,황순원<소나기>,신경숙<엄마를부탁해>,최명희<혼불>,김훈<칼의노래>,정유정<7년의밤>,박경리<토지>,조정래<태백산맥>등이다.이중그래도가장최근에읽는것이<7년의밤>이고나머지는언제인지잘기억이나지않는다.꽃이거론된것이기억이나지않지만이책에서는그꽃이거론된부분을담고있어기억을되살리는데도움이된다.그래도가장최근에읽은<7년의밤>에서언급된가시박은어렴풋이기억이나지만나머지는기억조차나지않는다.그런점에서책과야생화모두관심이있는사람이아니면몰두하기쉽지않겠다는생각을해본다.

에필로그에서는33번째인정이현작가의<삼풍백화점>을소개하고있다.책내용중에서언급된것은개나리,진달래,그리고향나무”.모두스쳐지나가는내용이라본문에포함하지못하였다고적고있다.그외에도포함하지못해아쉬운작품들을열거하고있지만맞은꽃이없어포함하지못하였다는것으로보아야생화보다책을우선하였다고볼수있다.

아쉬운점에도불구하고,나에게는여러가지유익한점이많았다.야생화에관심은있지만공부를하지않아이름모르는꽃들이많았는데책에서는사진과함께별도로야생화에대한설명을담고있어야생화에대한이해에많은도움이되었다.또한책을읽으면서저자가언급하는내용들이모두의미가있는것이라는점을새삼알게되었다.

이책은문학과야생화”,둘다관심이있는사람이라면금상첨화요,둘중하나만관심이있더라도흥미를느낄수있는책이다.

두가지모두관심이없었다면?그래도재미있게읽을수있을것이라고생각한다.

책내용의주제꽃중가지고있는사진몇장을소개한다.

1부꽃,향기에취하다

1)김유정<동백꽃>노란꽃망울을터트리는봄의전령사,생강나무

거지반집께다내려와서나는호들기소리를듣고발이딱멈추었다.산기슭에늘려있는굵은바윗돌틈에노란동백꽃이소보록하니깔렸다.그틈에끼어앉아서점순이가청승맞게스리호들기를불고있는것이다.그보다더놀란것은그앞에서또푸드득,푸드득,하고들리는닭의횃소리다.필연코요년이나의약을올리느라고또닭을집어내다가내가내려올길목에다쌈을시켜놓고……

그리고뭣에떠다밀렸는지나의어깨를짚은채그대로픽쓰러진다.그바람에나의몸뚱이도겹쳐서쓰러지며한창피어퍼드러진노란동백꽃속으로폭파묻혀버렸다.

알싸한그리고향긋한그냄새에나는땅이꺼지는듯이온정신이그만아찔하였다.16쪽중에서

2)조세희<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줄끊어진기타그리고팬지

3)이금이<너도하늘말나리야>하늘을향한성장통,하늘말나리

4)황선미<마당을나온암탉>흩날리는꽃잎의자유,아카시아

눈부신바깥,마당끝에있는아카시아나무에새하얀꽃이피었다.꽃향기가바람을타고양계장까지들어와잎싹의가슴속으로스며들었다.잎싹은저도모르게벌떡일어나철망틈으로고개를내밀었다.그러자털이숭숭빠진맨목덜미가빨갛게드러났다.

잎사귀가또꽃을낳았구나!’

잎싹은아카시아나무잎사귀가부러웠다.눈을가늘게떠야겨우보이던연두색잎사귀가어느새다자라서향기로운꽃을피워냈다.

잎싹은양계장에갇히던첫날부터아카시아나무를보았다.처음에는아카시아나무에꽃밖에는아무것도없는줄알았다.그러나며칠안가서꽃은눈송이처럼날리며졌고초록색잎사귀만남았다.39쪽중에서

5)정채봉<오세암>스님을기다리던동자승의넋,동자꽃

6)박범신<은교>싱그러운소녀의향기,쇠별꽃

7)김유정<봄봄>해학이넘치는가족갈등,꽃며느리밥풀사위질빵

8)권여선<처녀치마>기적처럼피어오른연둣빛실타래,처녀치마꽃

2부꽃,마음에묻다

1)황순원<소나기>노란양산처럼생긴꽃,마타리

2)황석영<아우를위하여>어린시절추억의달콤한맛,까마중

3)윤대녕<3월의전설>꽃에취한비구니와유부녀의일탈,산수유

그참에눈을뜨고한지문을여니소리는감쪽같이사라지고개울건너편에환하게피어있는매화한그루가확눈에튀어들어왔다.(중략)몸을씻고불일폭포에다녀올작정으로쌍계사로들어가니마당옆에가득피어있는동백이먼저눈에들어왔다.또매화,산수유가팔영루까만기와지붕끝을아슬아슬하게비껴가며희고노랗게치솟아있었다.

구례읍에서다시털털거리는완행버스를타고온천지대로들어서자아득한산수유의마을이었다.온천입구에서부터도로양쪽으로노란꽃구름들이새털처럼잔잔히흩어져있었다.(중략)거기서부터는집집마다가산수유요골목과밭들과산자락모두가산수유여서현기증을보듯눈앞이어지러웠다.102-103쪽중에서

4)이미륵<압록강은흐른다>돌아가지못할고향을그리워하는열매,꽈리

5)이문구<관촌수필>안타까운고향의기억,소리쟁이와왕소나무

6)공지영<봉순이언니>내년봄에다시피어날,나팔꽃

7)신경숙<엄마를부탁해>엄마에게보내는최고의찬사,장미

8)이승우<식물들의사생활>소나무를껴안은관능적인때죽나무

3부꽃,세상에맞서다

1)김정한<모래톱이야기>힘겨운삶과의대비,갈대

2)윤흥길<기억속의들꽃>이세상에없는기억속의들꽃,쥐바라숭꽃

3)강석경<숲속의방>1980년대청춘의방황,‘사루비아

4)최명희<혼불>기구한여성의부러진날개,여뀌

5)김훈<칼의노래>전쟁앞에선인간의허무,쑥부쟁이

6)박완서<아주오래된농담>화려한팜므파탈의꽃,능소화

그무렵그(영빈)는곧잘능소화를타고이층집베란다로기어오르는꿈을꾸었다.꿈속의창문은검고깊은심연이었다.꿈속에서도그는심연에도달하지못했다.흐드러진능소화가무수한분홍빛혀가되어그의몸도처에사정없이끈끈한도장을찍으면그는그만전신이뿌리채흔들리는야릇한쾌감으로줄기를놓치고밑으로추락하면서깨어났다.213-214쪽중에서

7)김주영<홍어>순응거부하는파릇파릇한기운,씀바귀

홍어포가걸려있었던부엌문설주에는반아름이나될까말까한씀바귀한묶음이대롱대롱매달려있었다.밭두렁의눈속을헤집고캐내었을씀바귀들은파릇파릇한기운을아직도그대로간직하고있었다.어머니의시선은문설주에걸린채흩어질줄몰랐다.바느질로밤새우기를일삼았던어머니는간혹씀바귀뿌리를씹곤하였다.그뿌리에서배어나는하얀색의즙에는잠을쫓아주는묘약이들어있기때문이다.221쪽중에서

8)이문열<선택>백일동안붉게피는꽃,배롱나무

9)정유정<7년의밤>파괴된곳의불길함,가시박

10)조정래<허수아비춤>풍성한보랏빛꽃송이,수국

4부꽃,삶을만나다

1)문순태<철쭉제>상처치유하는화해의손길,철쭉

펑퍼짐한산허리에융단을깔아놓은듯붉은철쭉꽃밭이펼쳐져있었다.일행은화엄사에서그곳까지오는동안가장넓고아름다운철쭉꽃밭을본것이다.반야봉을넘어서불어오는살

랑살랑한바람에꽃밭은하나의큰묶음으로일렁였다.마치짙은크레용을벅벅칠해놓은것같은꽃밭은점점넓어져온통지리산을가득덮어버릴듯싶었다.그붉은빛깔에반야봉꼭대기에걸린하늘은더욱파래보였고,상큼한꽃향기가허파속깊숙이까지찔러왔다.257쪽중에서

2)박경리<토지>가시돋은꽃중의신선해당화

양현은별당으로뛰어들었다.서희는투명하고하얀모시치마저고리를입고푸른해당화옆에서서하늘을올려다보고있었다.

어머니!”

양현은입술을떨었다.몸도떨렸다.말이쉬이나오지않는것이다.

어머니!,이일본이항복을했다합니다!”

뭐라했느냐?”

일본이,일본이말예요,항복을,천황이방송을했다합니다.”

서희는해당화가지를휘어잡았다.그리고땅바닥에주저앉았다.

정말이냐…….”

속삭이듯물었다.그순간서희는자신을휘감은쇠사슬이요란한소리를내며땅에떨어지는것을느꼈다.다음순간모녀는부둥켜안았다.265쪽중에서

3)조정래<태백산맥>태백산맥에펼쳐진여인들의꽃

4)김영하<검은꽃>멕시코이주민들의혹독한삶,에네켄

5)김훈<내젊은날의숲>한번보면잊을수없는꽃,얼레지

6)공선옥<영란>사랑과치유의유달산측백나무숲

연휴덕분에책읽을시간을얻었다.몸이근질근질했지만산행도미루고밀린책을읽었다.산도좋지만책도좋다.

그동안산에다니면서얻은책속의꽃사진을보탰다.

이포스팅은조선닷컴블로그올리뷰에서제공한샘터도서이벤트를통해경품당첨에따른사용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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