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고요정원일기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
지난5[올리뷰도서제424]으로소개된문학속에핀꽃들에응모하여당첨된후소감문을실었는데그것이베스트리뷰어로선정되면서두권의책을더받았다.두권모두수목원에관한내용이다.한권은우리나라의아침고요수목원을만든원장님이쓰신것이고[아침고요정원일기],다른한권은우리나라사람으로서캐나다로이민을가세계적으로유명한부차트가든의정원사로일하는분이쓰신것이다[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일터].

연구실책장에꽂아놓고있다가전철로이동하는일이있을때마다가지고다니면서읽어보았다.책이크지않고,내용도편하게읽을수있는책들이라긴시간걸리지않고읽을수있었다.

두권모두수목원에관한것이지만내용은다른점이많다.[아침고요정원일기]는직접수목원을일군원장의관점이고,[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일터]는이민을가정원사로인하는직원의관점이다.직접직업을가진것은아니지만오래전미국에서1년살았던기억이떠오른다.당시에도연수가아닌직업을가지고살아간다면쉽지않았을것이라는생각을한적이있었다.저자는편하게기술하고있지만이민을가직업을얻어일하는것이결코쉽지않았으리라고생각한다.

아침고요정원일기

이영자지음

저자는아침고요수목원장이다.겉장안쪽에저자의소개란에아침고요수목원을만들게된계기가다음과같이적혀있다.

남편이미국에서교환교수로재직하던당시방문한캐나다빅토리아섬의부차트가든(ButchartGardens)의풍광과그곳선큰가든(SunkenGarden)의아름다움에반해왜한국에는이런정원이없을까?동양적특색을가진정원을만든다면어떨까?라는강한열망을갖고아침고요수목원을남편과함께만들어갔다.그렇게척박한땅에서시작한아침고요수목원이보유식물총5천여종의,한국인이사람하는수목원이되기까지는피땀어린노력이있었다.”

나는가보지못했지만부차트가든을방문한우리나라사람이많을것으로생각하는데저자와저자의남편은둘러보는데그치지않고수목원을만들어냈다는사실이대단한일이다.오래전이기는하지만봄과겨울에두번방문한적이있다.겨울철야간개장시에방문하였을때는너무추워제대로둘러보지못하고나온기억이있다.수목원을몇군데가보았지만가본중에는탁트인전망이라든가,자연적인미는제일이아닌가싶다.다만다소외진곳에있어접근성이떨어지는것이흠이라면흠이다.

관람객의입장에서는수목원의멋있는풍광과아름다운꽃등아름다운추억을가지고나오면되지만책을보면저자는사시사철수목원가꾸고,새로운모습을관람객들에게보여주기위해고민하고,자연재해에마음을졸이며지내는모습을담고있다.물론사시사철아름다운수목원을둘러볼수있는부러운점도있지만결코쉬워보이지않는다.

책을통해계절마다철지난것들을뽑아내고,새로운꽃들을갈아심고한다는것을새삼알게되었다.당연한일로보이지만수목원을방문하였을때는당연히아름다운꽃들이피어있으리라고생각해서인지그많은노고가담긴결과물이라는생각을잊곤한다.

책중에서

해마다봄이오는길목에서마주치는꽃샘추위건만올해는유난히심술을부려꽃들을애태우게한다.예전에는봄이되면으레꽃이피겠거니무심히생각했는데나이들수록,자연과가까이살수록꽃이피는게얼마나대단하고기적같은일인지점점깨달아간다.사실꽃은봄이올때날이따뜻해지면저절로갑자기피는것이아니다.

지난해여름부터가을까지꽃눈을만들고부지런히영양분을꽃눈에저장하여겨우내가지끝에꽁꽁싸매고있다가봄이되기를기다려꽃을피우는것이다.날이좀풀리면뿌리에서물을부지런히빨아올려꽃눈을통통하게살찌우며긴시간을준비하며기다려온꽃이다.세상에피는그셀수없는수억만송이의꽃들이이렇게공들이고애써서세상에꽃망울을터뜨리는데우리는꽃의개화를너무나당연한듯무심히보아넘긴다.

하긴세상에저절로되는것이어디있으랴.남의눈엔저절로된것처럼보이는숱한인생의꽃피움에도남모를수고와눈물과좌절이숨어있을것이다.무심히지나쳐버린수많은꽃송이처럼내가소홀히여기고,알아주지못한,나를스쳐간삶과존재들이그동안얼마나많았을까?단지지나쳐버렸을정도가아니라그인생의꽃피움을방해하는꽃샘바람이되지는않았을지조심스럽다.되돌아보면내인생에서도애써꽃을피우려던내게눈물과좌절을안겨준꽃샘바람과도같은이들이있었다.지금은그들을이해하고용서했지만,오랜시간그때흘렸던눈물의쓴맛이기억나곤했다.115-117쪽중에서

정원에서초록색은늘배경이되어왔다.크고작은녹색의나무와그리고잔디로서,그래서다른색깔의나무와꽃들을더화사하게돋보이도록하는역할을도맡아왔다.그초록이없으면제아무리아름다운꽃이라도그진가가제대로드러나지않는다.

초봄연둣빛부터초가을깊은초록까지정원의튀지않은배경이되어주는초록색이정말고맙게느껴진다.그리고꽃이없어서별로주목받지못하는이잔디광장을정성스레풀매고깎는담당직원에게도고마운마음이든다.158쪽중에서

우리나라야생화가그러하듯이,우리네삶도내세울이름하나변변치않고,그렇다고남의이목을끌만한화려한이력이있지도않은,그저수수하고소박한일상이반복되는인생이다.

그래도멈추어서서그삶들을자세히들여다보면하나같이눈물겨운사연이있고,어려운조건속에서치열한투쟁을통해피워올린꽃이보인다.작지만돋보기를쓰고보면정교한아름다움에경탄할만하다.

꽃사진을찍는대부분의사람이처음사진을찍기시작할때는크고화려한꽃에이끌려필름값과인화비를많이투자하지만차츰차츰,그러다종국에는야생화의매력에빠져야생화사진을수도없이찍는걸본다.이제는나도크고화려한꽃보다는작지만들여다보면볼수록은근한아름다움이있는우리야생화에더눈길이간다.수수하고소박한아름다움이더마음에와닿는나이가된탓일까?

마음의눈에도돋보기를쓰고야생화같은나와저들의삶을들여다보며,아름답고장하다고쓰다듬어주며살아가고싶다.작지만사랑스러운금꿩의다리와같은사람들을진정으로알아주며사랑하면서말이다.167-168쪽중에서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일터

WorkinginEdenonEarth

박상현지음

겉장안쪽에있는저자의소개난중일부이다.

저자는자연속에서시원한바람을맞는일을간절히바란결과,100년이넘는전통을자랑하는부차트가든최초의한국인정원사가되었다.그렇게5년간겪은정원사로서의성장기와꽃과나무를기르며깨달은삶의단면들을이국땅에서반추해낸지난날의기억과사람들에대한이야기와함께전하고있다.또한관람객이아닌정원사의시선으로담아낸부차트가든의모습은어떤가이드북에서도볼수없는생생한풍경과그안에숨은이야기를펼쳐보인다.

저자가이민을가게된이유는책에자세히나오지는않는다.단지이곳생활에염증을느껴간것이아닌가싶다.정원을거닐면서즐기는것이라면모르지만일터로서의부차트가든은아무리아름다운곳이라고하더라도쉽지않은일일것이다.게다가이방인으로서뿌리를내려야하는것도쉽지않을것이다.

내용중에는문화적인차이로부딪치는내용들이포함되어있다.특히기억에남는것은술문화이다.우리는기분이좋거나나쁘면몸을못가눌정도로마시는경향이있고,그러한일이다음날그저해프닝으로치부되지만그곳에서는그런경우가흔치않아기분을내다보면이상한사람이될수도있는데저자도그런경험을적고있다.아마술마시는우리나라사람은외국에살면서한번쯤겪는일이아닐까싶다.

내용은주로같이일하는사람들,아르바이트로정원일을돌보아주는사람들과의관계들을적고있다.어디가나사람들과의관계가제일문제인셈이다.세상에서가장아름답다는부차트가든에서일하지만사람과의관계는세계공통이다.

두권의책모두잔잔한편이라부담없이읽을수있는책이다.책겉장도아름답지만책내용중에는각수목원의많은꽃과나무들의사진을소개하고있다.‘부차트가든의나무와꽃들은생소하지만아침고요정원일기의나무와꽃은익숙하다.정원에관심이있다면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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