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는있으나아주재미있지는않고,읽고난후지금까지감동이남아있는것도아니다.옆의사람이“이책을읽어볼까요?”라고묻는다면반대하지않지만선뜻추천하기도망설여진다.“이내용은2010년3월1일에<1Q84>를정리하여블로그에적은것이다.
<여자없는남자들>이2014년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고,그이유로이책을읽었는데읽고나서의느낌은2010년적은위의내용에서한자도빼지않고그느낌그대로이다.재미있는일이다.시간이되면저자의책을한권더읽어보고싶은생각이든다.그책도느낌이같을지궁금해진다.
책소개에분명단편소설집이라는설명이있는데도자세히읽지않아단편집인줄모르고읽기시작하였다.이책은모두7편의단편으로되어있는데제목은다음과같다.<드라이브마이카>,<예스터데이>,<독립기관>,<세어라자드>,<기노>,<사랑하는잠자>,<여자없는남자들>.
<드라이브마이카>
연극배우인가후쿠는암으로죽은아내가생전에다른남자들과성관계를가진것을알고있다.가후쿠는왜그랬는지알고싶어그남자들과친분을맺고아내의다른면을알고자한다.
“그녀가자는상대는언제나영화에함께출연하는배우였다.그것도연하인경우가많았다.관계는영화촬영이진행되는몇달동안이어지다가대개는촬영이끝나면서자연스럽게소멸하는듯했다.똑같은상황이똑같은패턴으로네번반복되었다.왜그녀가다른남자들과자야하는지가후쿠는이해할수없었다.”26쪽중에서
“하지만상상보다더괴로운것은,아내가품고있는비밀을알고있으면서도자신이안다는걸아내가눈치재지못하도록아무렇지않게생활하는것이었다.가슴이갈기갈기찢겨속으로는보이지않는피를흘리면서도얼굴에는항상온화한미소를짓는것.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크고작은일상의일들을하고,별내용없는대화를나누고,침대에서아내를품에안는것,그것은살아있는몸뚱이를지닌평범한인간이할수있는일이아니었다.하지만가후쿠는프로배우였다자신의몸에서벗어나타인을연기하는것이그의생업이다.그리고그는있는힘을다해연기했다.관객이없는연기를”.28쪽중에서
<예스터데이>
도쿄출신인기타루는간사이사투리를간사이사람보다더잘구사한다.그는사투리를외국어배우듯이공부하고그것도모자라간사이지방으로실습도다녀온삼수생이다.입시학원와세다대비반에다니지만입시에별관심없는청년이다.그는오랫동안사귄여자친구를주인공에게소개하기도한다.
“내가아는한,비틀스의‘예스터데이’에일본어로(그것도간사이사투리로)가사를붙인인간은기타루한사람밖에없다.그는목욕할때면큰소리로그노래를불렀다.
어제는/내일의그저께고
그저께의내일이라네“63쪽중에서
“하지만스무살이던시절을돌아보면떠오르는것은내가외톨이고한없이고독했다는느낌뿐이다.나에게는몸과마음을따스하게해줄연인도없었고,흉금을터놓고대화할친구도없었다.하루하루뭘해야좋을지도알지못했고,마음속에그리는장래의비전도없었다.대부분의시간을내안에깊이틀어박혀있었다.일주일동안거의아무와도말을나누지않은때도있었다.그런생활이일년쯤이어졌다.긴일년이었다.그런시기가혹독한겨울이되어나라는인간의내면에귀중한나이테를남겼을지,그것까지는잘모르겠지만.”112-113쪽중에서
<독립기관>
도카이는쉰두살의성형외과의사이다.결혼한적이없는독신이다.그렇다고여자를멀리하는것은아니다.항상몇명의여자가주위에있지만대개유부녀거나,따로진짜연인이있는여자들을주로사귄다.마음을뺏길만한일을만들지않는다.그러나원숭이도나무에서떨어질때가있듯이,도카이는유부녀인한여자를진정으로사랑하게되고,원하게되지만그녀는남편하고도이혼하고,도카이의돈도챙겨다른남자에게도가버린다.이에마음의상처를입은도카이는‘상사병’으로굶어죽는다.
“내적인굴곡이나고뇌가너무도부족한탓에,그몫만큼놀랍도록기교적인인생을걷게되는부류의사람들이있다.그수는그리많지는않지만우연한기회에눈에띄곤한다.도카이의사도그중한사람이었다.
그같은사람들은굴곡진주위세계에(말하자면)올곧은자신을끼워맞춰살아가기위해많든적든저마다조정작업을요구받게되는데,대부분본인은자신이얼마나번거로운기교를부리며하루하루를살아가고있는지깨닫지못한다.자신이지극히자연스럽게,숨기는것도없고꾸미는것도없이있는그대로살아가고있다고믿어의심치않는다.그리고어느순간어디선가꽂혀들어온특별한햇빛을받아그들이자기삶의인공성을,혹은비자연성을퍼뜩깨달았을때,사태는때로는비통하고또한때로는희극적인국면을맞이한다.물론죽을때까지그런빛을목도하지않는,혹은목도하더라도딱히별다른느낌을받지않는축복받은(이라고밖에말할도리가없다)사람들도허다하게존재하지만.117-118쪽중에서
“어쨌든도카이씨의그런재수좋은생활은대략삼십년에걸쳐이어졌다.긴세월이다.그리고어느날,그는뜻하지않게깊은사랑에빠져버렸다.마치꾀많은여우가깜빡함정에빠지듯이.”131쪽중에서
<셰에라자드>
기타칸토라는소도시의‘하우스’에보내진하바라를돌봐주는연락책으로오는셰에라자드.셰에라자드는<천일야화>의왕비셰에라자드처럼하바라와성교할때마다흥미롭고신기한이야기를하나씩들려주어하바라가붙인별명이다.
“셰에라자드는하바라가그곳에온다음주부터당연한일이라는듯이그를침대로이끌었다.피임구도미리준비되어있었다.그런것도어쩌면그녀가지시받은‘지원활동’중하나인지도모른다.어쨌든그것은일련의흐름속에서매끄럽게,일말의주저나망설임없이상대방이제안한일이었고,그도그수순에굳이저항하지않았다.이끄는대로침대에올라상황도미처파악하지못한채셰에라자드의몸을안았다.”184쪽중에서
“여자를잃는다는것은말하자면그런것이다.현실에편입되어있으면서도현실을무효로만들어주는특수한시간,그것이여자들이제공해주는것이었다.그리고셰에라자드는그에게그것을넉넉히,그야말로무한정내주었다.그사실이,그리고그것을언젠가는반드시잃게되리라는사실이그무엇보다도그를슬프게했다.”214쪽중에서
<기노>
스포츠용품판매회사에근무하던기노는출장에서하루일찍돌아오는바람에자신의집에서아내가회사동료와침대에서불륜을저지르는광경을목격하고는집을나온다.아내와는이혼하기로하고,회사를그만둔후이모의집을빌려조그만바를연다.그곳에서의문의남자인‘가미타’를만나고그의제안으로바문을닫고머물던곳을떠나자신에대한마음을되돌아보게된다.
“초여름바람을받아버드나무가지가부드럽게흔들렸다.기노의내면깊은곳에있는작고어두운방한칸에서누군가의따스한손이그의손을향해다가와포개지려했다.기노는눈을꼭감은채그살갗의온기를생각하고부드럽고도도록한살집을생각했다.그것은그가오랫동안잊고있던것이었다.꽤오랫동안그에게서멀어져있던것이었다그래,나는상처받았다.그것도몹시깊이.기노는스스로에게그렇게말했다.그리고눈물을흘렸다.그어둡고조용한방안에서.
그동안에도비는끊임없이,싸늘하게세상을적셨다.“270-271쪽중에서
<사랑하는잠자>
눈을떴을때,침대위에서그레고르잠자(보험회사직원이었던그는어느날아침눈을떠보니한마리의갑충으로변해있다.처음에가족들의관심과보호를받다가결국가족들에의해죽음을맞이한다.[네이버지식백과])로변신한자신을발견한주인공.
“이곳에있던사람들은어디론가가버렸다.어떤이들인지는모르지만아마도그의가족에해당하는사람들이리라.그들은무언가이유가있어갑작스럽게이곳을떠났다.그리고두번다시돌아오지않을지도모른다.세계가무너져가고있다–그것이무슨뜻인지그레고르잠자는알지못한다.짐작도가지않는다.외국병사,검문소,탱크……모든것이수수께끼에싸여있다.”310쪽중에서
<여자없는남자들>
한밤중에걸려온전화를통해전에알았던여자의죽음에대한소식을듣게된다.그남편에게서.자살을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