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 나나미의 국가와 역사
BY t2star ON 7. 22, 2015
시오노나나미지음
오화정편역
일본작가시오노나나미의저서여러권을읽었지만그중제일은<로마인이야기>이다.이작가의책들중가장먼저읽은책이<로마인이야기>여서인지그후에읽은책들은그리기억에남는것이별로없다.우리나라에서많이발간되는있는역사관련책들과마찬가지로<로마인이야기>도역사그자체보다는역사를저자나름대로해석한책이지만방대한내용을흥미롭게기술한점은대단하다고생각한다.<로마인이야기>가‘소설이다,아니다’를떠나서이책이아니었으면로마시대를돌아볼기회가있었을까싶기도하다.
그렇게나름좋은인식을가지고있던차에작년에한일관계와관련된작가의의견이보도된적이있다.
한국에도독자가많은일본작가시오노나나미(塩野七生·77·사진)가일본군의위안부강제동원을부정하는글을월간지‘문예춘추(文藝春秋)’에기고했다.시오노는1964년이탈리아로가독학으로르네상스와로마사를연구해‘로마인이야기”내친구마키아벨리‘등많은역사서를냈다.한국에도번역출판돼베스트셀러가됐다.
그는위안부피해자의증언에대해"인간은부끄럽거나나쁜일을했다고느끼는경우에강제적으로어쩔수없이했다고주장하는경향이있다"면서"스스로반복해서말하다보면스스로믿게된다"고주장했다.이어"(위안부피해자에게)반복해서질문해도그이상의사실을말하지않고울고절규하고바보취급하지말라고화를내고끝날가능성이크다"고도했다.
그는위안부문제를집중보도한아사히(朝日)신문에대해"아사히는(이런보도가)일본에얼마나폐해를초래했는가를고려하지않았다"면서"(위안부문제가)일본에사는일본인이생각하는이상으로큰문제가돼아시아는물론유럽과미국인들도관심을갖게됐으며이런변화는수술(手術)이불가피하다"고했다.
그는아사히가최근위안부를강제연행했다고주장한요시다세이지(吉田淸治·사망)관련인터뷰를뒷받침할증거가없다며해당기사를취소한것과관련,"아사히의고백이(위안부문제와관련한)외국특히미국의분위기를바꿀기회가될수있느냐여부는일본인의대응에달려있다"고했다.또"아사히신문관계자와위안부강제동원을인정하고사과한고노담화발표와관련된자민당정치인들을국회청문회에출석시켜TV로생중계해야한다"고도했다.
하지만아사히는여성인권을유린한위안부문제의본질에는변함이없으며일본군이인도네시아에서네덜란드여성을강제연행하는등증거가많다고밝혔다.
시오노는네덜란드여성동원사건과관련,"이이야기가확산되면일본에치명적일수있다"면서"정부가재조사해야한다"고했다.그는"누가위안부(慰安婦)라는명칭을붙였는지알수없으나참상냥한이름을붙였다"면서"위안이라는단어는고통을위로한다는의미이며,종군위안부라는단어를다른언어에서찾아봤지만없었고,그래서영어로번역하면섹스슬레이브(sexslave·성노예)가된다"고도했다.
–조선일보,2014.9.13.,도쿄–차학봉특파원
이글을읽고로마제국에대한나름명쾌한판단력을보여주었던작가의역사인식이왜이정도인가내심궁금했는데이책을읽으면서어느정도이해가되었다.글잘쓰는사람이라고모든방면에균형잡힌시각을가지고있지않다는것을새삼느낄수있었다.
이책은거창한제목과달리<로마인이야기>및그외중세관련여러책을쓰면서알게된지식과저자의정치나역사에대한인식을버무린여러단상들을모아쓴책이다.처음부터끝까지일본인(작가에게는동포들)들을대상으로쓴책이다.일본이잘되기위해서는정치인들이어떻게해야한다는충고성글들이많지만정치에전문적이라기보다는정치에관심이많은,게다가<로마인이야기>집필과정에서알게된로마제국의장점이섞여써내려간글들이많이보인다.그러다보니제2차세계대전에대한작가의시각은패망때문에지금그나마눈치를보고있지,그렇지않았으면일본이대제국을이루었을것이라는논조를내비친다.전세계를대상으로독자를가지고있으나사고방식은국수주의적이다.
한나라의국민이자신의나라를아끼고사랑하는마음을뭐라할수없지만일방적인약육강식의옹호는이런책에다쓸일이아니라선술집에서취기에올라할말이지싶다.그런내용을맨정신에읽고있으니피해당사자인입장에서는마음이불편하다.작가는너무오랜기간로마제국에몰입하여책은마무리되었어도아직그시대에서나오지못하고있다.
<책내용중에서>
일본의세계사교과서는왜재미가없을까?3천년이넘는역사를책한권에욱여넣었으니오죽하겠는가.이는유구한역사를한데뭉쳐홀랑집어먹겠다는심보와도같다.역사의매순간등장하는단어와숫자들을있는대로장식해서꾹꾹눌러만든역사지라시스시나다름없기때문이다.그렇게만든세계사교과서를불과일년만에배워야하니시대별사건별로진지하게음미할시간적여유가없다.차라리지라시스시만도못한역사교육이다.44쪽중에서
“로마의힘은국민의안전을보장하는인프라구축과노블레스오블리주에서나왔습니다.지금도로마에가면공회당같은공공시설유적은많지만개인의성같은건없습니다.현대로마인은유럽의거대한성을보고감탄은할지언정부러워하지는않습니다.
한개인을위해저렇게큰성을짓는대신다른걸지었다는겁니다.이런공공건물들은대개로마의리더들이평생모은재산으로지어국민에게기부한것입니다.”<신동아>(2007.5)저자인터뷰중54쪽중에서
“역사에대한해석은아무래도국가별로제각각일수밖에없습니다.그러나사실에대해서는국가의처지가달라도공유할수있습니다.좋은예가클린트이스트우드감독이지난해개봉한이오지마전투를다룬두영화입니다.적국으로서각기이전투에참여한미국과일본의군인들이야기를두편의영화로엮어냈습니다.유럽역사학계에서는이에대해‘콜럼버스의달걀’이라고합니다.쉬운일이지만아무도생각지못했다는뜻이지요.
위안부문제도마찬가지입니다.먼저역사적사실을정확히알아보는게먼저입니다.역사문제에관해서는지난60년간한국과중국은일본이변명만한다고반발하고,일본은질려서반발하고있습니다.이제젊은이들은‘대체지난60년간무얼했기에아직도그문제를갖고왈가왈부하나냐?’고반발하지요.이런경우다시기본으로돌아가는게상책이라고봅니다.”<신동아>(2007.5)저자인터뷰중에서58-59쪽중에서
“한국은요리를봐도그렇고,모든점에서‘낭비(쓸데없는노력)’가없는것이문제아니냐는생각도들었습니다.가령일본요리를보면쓸데없는데공들인것이많습니다.뭐하러이런데이렇게재료와노력을들이나하는생각을하며먹지요.하지만실은새로운것,창조적인것은이런쓸데없는노력에서태어나는경우가많습니다.일본기업들도마찬가지입니다.당장은돈이되지않는일에도10년앞을생각하며투자하고노력을기울입니다.거리서훗날효자노릇을하는것들이생겨나지요,그런데한국은그런‘잉여적요소’가잘안보입니다.
예를들어보면,나는이번대회(2007년도쿄에서열린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1,2위를한일본선수들보다3위를한김연아가한수위라고봅니다.우아하기때문이죠.여자피겨스케이팅에서우아함은매우중요한요소입니다.이것은노력만으로얻을수있는부분도아니지요.다만김연아가쓰러지면어떻게될까요?일본은1등은아니어도비슷한수준에있는선수가5명쯤있어서한사람이망가지면다른사람이도전합니다.한국엔누가있습니까?무언가에서한번승리하는것은쉽지만그걸지키기는어렵습니다.시스템을마련해야지요.영화건경제건모두해당되는얘기입니다.<신동아>(2007.5)저자인터뷰중59-60쪽중에서
도서관에서책을빌려읽는데이의를달생각은없다.도서관,그중에서도공립도서관은원래책종류가필사본밖에없어서책값이굉장히비쌌던고대에탄생했다.인쇄기술을발명한덕에일반인들도손쉽게구입할정도로책값이저렴해진르네상스시대에는문명은진보했으나공립도서관의수는줄어들었다.물론많은서적을읽고싶어하는사람들에게도서관은아주편리한장소이다.작가입장에서도더많은독자가자신의책을읽어주는건기쁜일이다.
하지만읽히기만해서야작가는만족하지못한다.‘항산이없으면항심이없다無恒産無恒心.’라는맹자의말도있지않던가.일정한소득이없으면일정한마음도없다는뜻이다.매문업자에게항산恒産은사치를부리기위해서가아니라제대로된작품을쓰기위해서는불가결한요소이다.생각할시간을충분히확보하기위해서도물론이다.
독자와의만남에오는분들에게내작품을꾸준히사준데대해감사인사를하려는것만은아니다.책을산다는건그책의저자를지원하는셈이기도하다는말을전하고싶다.
책에서지식을얻고감동받는행위는근사한일이지만이는수동적인독서이다.책을사서읽는다는행위에는좀더적극적인의미가내포되어있음을알아주기바란다.
어떤기관에서지원을받는다거나혼자고군분투하는작가보다‘독자의도움’을받는작가쪽이훨씬멋지지않은가.90-91쪽중에서
“남자들은여자핸드백을여자특유의잡동사니를넣고다니는주머니정도로여길지모른다.그러나그것은완전히오해다.여자가생각하는핸드백이란여자의마음그리고육체의일부이기때문이다.핸드백은나의인생에대한정열의증거이므로선택에열을올리는것이당연하다.”
저자는가방에대한생각을<남자들에게>라는수필집에서극명하게보여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