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O팀, 아니 아프리카를 이해합시다 !

최근에 우리가 들을 수 있었던 아프리카의 얘기는 원양어선의 납치사건이 발생한 소말리아,  대우건설직원이 납치되었다 풀려난 나이제리아, 최근에 미국과 적대관계를 청산한 카다피가 이끌었던 리비아 등 모두 부정적인 것 이었습니다.  그 외 아프리카와 관련된 우리들의 기억으로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에디오피아 등과  영화 속의 나라 Out of Africa의 케냐, 카사블랑카의모로코와 아프리카의 어딘지 모르는 밀림의 왕자 타잔 등이 있을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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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의 왕자 사자, 요즘은 점차 찾기 어려워 진다고 한다. 1996년 Kenya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에서 촬영>

 

이렇게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거리 이상으로 우리 나라와 멀게만 느껴졌던 아프리카를 가깝게 연결해 주는 것은 월드컵 이었습니다.  지난2002년 월드컵 개막전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세네갈도 이번 월드컵에 대비한 평가전을 치룬 앙골라, 가나를 비롯하여 본선에서 일전을 벌인 토고 등 평소에는 잘 들어 보지 못 한 아프리카의 나라들 입니다.

그러던 것이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아프리카 선수들이 우리들 눈 앞에서 뛰는 것을 지켜 보게 되었고 스코틀랜드에서 독일에서 우리나라 선수들과 직접 경기를하는 모습을 보게되면서 우리 나라와 아프리카는 승패에 관계없이 가까워지게 된 것 입니다.  바로 이런 것이 국제스포츠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스포츠를 통한 교류에서 현실적으로 우리들의 관심은 승패에만 쏠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 입니다.  상암경기장에서 펼쳐진 앙골라와의 경기나, 스코틀랜드에서가졌던 가나와의 경기는 모두 2006년 월드컵본선에서 토고와의 승리를 위한 발판이었을 뿐 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막상 독일월드컵에서 우리나라의 첫 상대인 토고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돈이 우선인 프로선수들도 명예를 위해 뛰어드는 월드컵경기에 돈 문제로 잡음을 일으킨 것 입니다.  물론 프로선수들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월드컵에서의 활약상이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기에 명예만 가지고 월드컵에 참여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으며 어쩌면 당연한 일 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토고(Togo)에서 온 선수들은 자국 축구협회와의 보상금문제를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는 월드컵 본무대에서 극단적인 방법으로 노출시켜 세계인들의 냉소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돈이나 개인적인 이해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명예를 짊어지고 뛰는 월드컵무대에서 추태를 보인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이나 다른 선진국가에서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비난하기 이전에 저는 그들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저도 아프리카는 잘 모릅니다.  제가 여행한 아프리카는 이집트, 모로코 등의 북아프리카와 케냐, 탄자니아의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의 세네갈 그리고 남아프리카의 남아공화국과 짐바브웨정도가 전부 입니다.  그것도 여행기간이 기껏 일주일이나 열흘에 불과한 여정으로 그들을 진정 이해하기에는 짧은 기간 입니다.

그러나 여러차례 아프리카여행을 준비하면서 그들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구촌을 여행하면서 가장 신뢰하고 있는 배낭여행의 가이드북인 LONELY PLANET을 보면 각나라마다 인구와 종교, 인종 등의 분포를 알려주는 통계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인종은 Korean뿐이며, 일본은 Japanese, Korean으로 표기 되고 있습니다.  일본의Korean은 재일동포를 의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Han Chinese즉 漢族93%, 그외 55개의 소수 민족으로 나타납니다.  아마 지구상에서 한 나라 단일 민족을 표방할 수 있는 나라는 동북아시아의 세 나라 정도일 것 같습니다.

유럽의 경우만 해도 오랜 역사를 통해서 권력 유지차원에서 왕족들 간의 국제결혼도 성행하였고, 잦은 교류를 통한 국제결혼도 많은편이며 특히 제국시대의 식민정책의 영향으로 그들이 식민통치를 하였던 지역에서 많은 이민이나 혼혈이 생겨서 German, Anglosaxon, French하며 주요 인종을 따지지만 다인종사회를 이룬지 오래 됩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인종분포를 보면 다른 대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척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대륙의 경우 나라별, 민족별 단위의 다인종사회 이지만 아프리카는 그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부족 단위의 다부족사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Kenya만해도 키쿠유족, 마사이족등을 비롯해서 무려 70여개의 부족으로 구성되고 이웃나라인 Tanzania는 마사이족을 비롯해서 역시 무려 100여 개의 부족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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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용맹스런부족으로손꼽히는Masai족전사들-Kenya마사이부족마을에서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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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북쪽 동네살면 Kenya 국민이 되었고, 남쪽에살면 Tanzania 국민이 되었다. >

 

 

서아프리카의 Senegal과 Gambia의 예를 들면 세네갈의 최대 부족인 Wolof족(44%)이 Gambia에는 16%나 분포하면서 Senegal의 Wolof족은 식민통치를 하였던 프랑스의 영향으로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Gambia의 Wolof족은 영어를 사용하는데 이들은 같은 부족이었는데 영국과 프랑스가 땅 따먹기로 갈라 놓는 바람에 그들의 후손은 부족 고유의 언어는 있지만 유럽제국의 결정에 따른 분할로 언어 마저 달리 사용하게 된 것 입니다.  즉 Senegal의 Wolof족과 Gambia의Wolof족이 만나면 그들 나라의 공용어인 불어나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 부족의 Wolof어로 대화를 하게 된다면 이들한테 핏줄이라는 민족개념은 Senegal이나 Gambia가 아닌 Wolof 일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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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의Wolof족청년과함께-세네갈의한국식당에서촬영>불어권인 세네갈을 여행하던 중 이웃나라 갬비아에서 세네갈로 유학 온 Wolof족 청년을 만나서 통역으로 고용했다.  Wolof족은 세네갈의 최대부족으로 세네갈에 사는 Wolof족은 불어를 사용하고 갬비아는 영어가 공용어라 그청년은 영어를 사용하여 세네갈을 여행하면서 영어-Wolof로 통역을 해 주었다. 아프리카사람들은 단순한 면이 있다. 일주일 동안 세네갈 여행을 마치고 국제단파방송을 들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라디오를 선물로 주려고 했으나, 마지막 날 그는 라디오를 빌려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일주일 동안의 수고비로 그 이상을 지불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 Wolof 청년은 라디오($60)만 탐이 났던가 보다.

 

 

이렇게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수 많은 부족단위의 작은 사회를 뭉쳐서 국가체제를 갖춘지 오래 되지 않기에 그들한테 조국이라는 것 보다는 자신의 가족과 부족이 더 우선 인지도 모르는 것 입니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와 일전을 벌였던 Ghana와 Togo의 예도 들어 보겠습니다.  Ghana의 경우 주요 부족으로는 Akan족(44%), Mole-Dagbani족(15%), Ewe족(13%) 등이 있으며 공용어는 영어이지만 모두 고유 언어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웃 나라인 Togolaise(Togo)의 최대 부족은 Ghana국민의 13%를 차지하는Ewe족이며 Togo의 공용어는 식민통치를하였던 프랑스의 영향으로 불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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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Lesedi 민속촌의 줄루족마을에서>

 

 

이렇게 많은 아프리카의 나라들은 자기들 끼리의 이해 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여 나라를 만든 것이 아니라 식민통치를 하였던 유럽 열강들의 전쟁과 협약에 따른 땅따먹기의 결과에 따라 같은 부족이라도 국적을 달리하고 언어를 달리하게 된 것 입니다.

이런 아프리카 사람들한테 국가나 민족이란 것은 우리들과 같을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우리가 54년 전 월드컵 무대에 첫 선을 보이면서 약소 민족의 설움을 겪으면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낸 힘의 원천은 자신보다는 반 만년 역사를 지닌 민족을 앞세운 대한 남아의 애국심이었음을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 입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일부선수들은 자신이 속한 국가라는 정체가 자신들의 가정이나 부족보다 소속감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아프리카의 토고라는 나라를 대표한다는 명예보다는 자기 가족의, 자기가 속한 마을, 부족의 눈 앞에 닥친 생존권 문제가 더 급한 문제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월드컵의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 내어 유럽의 프로 리그에 발탁되면, 아니 국내K리그에만 발탁되어도 수당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그들한테는 팔자 좋은 사람들의 계산법에 불과 할 따름 입니다.

특히 이번에 불거진 돈 문제가 다른 외부의 문제가 아닌 자기 나라의 대통령의 동생인 토고 축구협회회장과의 불화로 터진 것이기에, 국가라는 명예보다는 자기 가족과 부족의 앞날을 더 걱정해서가 아닌지 동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물론 이들의 태도가 그 이유가 어떻건 간에 정당한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는 올림픽보다 더 큰 지구촌 최대의 축제의 의미를 그들은 망각하고있 습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오늘에 상당부분의 책임을 지고 있는 유럽인들은 그들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그들을 비난하고 흉보기 이전에 약소민족이 아닌 지구촌의 약소 부족의 설움을 안겨준 유럽인들은 그들에 대한 비난에 앞서 자신들의 과거에 대한 반성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번 토고와 치룬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아름다운 장면에 대한 뒷 얘기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기중 다리에 경련을 일으킨 이을용 선수의 다리를 토고의Tchangai선수가 주물러 주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울면서 축구화의 끈을 만지고 있는 토고 선수를 뒤에서 어루만지며 위로해 주는 이영표 선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우는 모습에서 우리는 54년 전 우리 선배님들의 모습을 되새겨 볼수있었습니다만 지금 반 백년 전의 흑백화면을 보며 그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듯이 토고 국민들도 앞으로 토고선수들의 눈물의 의미를 이해할 수가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토고 선수단의 수당문제가 해결되어 스위스전에 나간다고합니다. 비록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했던 토고 선수들이지만 마음 한 구석으로 그들의 심정을 일부는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토고와 스위스전에서 저는 토고를 위하여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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