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택시’로 보는 공유경제

IT기술의 발전은 세상이 흘러가는 속도를 점차 가속시킨다. 그 변화의 속도에 맞춰 이 사회를 구성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과거 수렵과 채집에서 시작해 중세봉건시대를 거쳐 근대화와 산업화로 쉼 없이 달려온 원동력은 바로 ‘소유’였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더욱 효율적인 부의 축적이 가능할까. 인간 기저에 존재하는 소유욕은 전체 사회제도로 하여금 재화의 생산방식을 고민하게 몰아붙였고, 이데올로기의 반목을 발생시켰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은 자신만을 위한 소유욕을 다른 방향으로 선회시키고 있다. 제러미 러프킨은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는 물질을 소유하는 시대를 넘어 이면의 가치를 추구하는 다양성의 시대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보다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심리에 맞춰 소유라는 개념이 ‘공유’라는 이상적인 가치로 변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유는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빠르게 증식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그 어디에서든 정보를 교환하며 다양한 가치를 누린다. 물질적인 소유보다 경험하고 나누는 분배의 가치가 더욱 절절하게 다가오는 이 시점, 지금 우리 사회는 접속의 시대다.

 

우버란?

현대사회에서의 공유경제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전 속도에 발맞춰 활성화가 이루어진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사례에는 ‘우버’가 있는데, 우버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교통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버는 스마트폰 기반 교통서비스를 서비스하는 미국의 교통회사이다. 우버는 승객과 운전기사를 스마트폰 버튼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상징하듯 우버는 택시를 소유하지 않는 택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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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모바일앱을 통해 승객과 운전기사를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만 수행한다. 따라서 일반인이 우버앱을 통해 자신의 차량으로 고객이 원하는 도착지까지 운행한다. 대신 모든 결제는 우버 앱을 통해서만 진행된다. 택시 요금으로 결제된 금액은 우버가 20% 내외 범위에서 수수료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운전기사에게 배분한다. 그 덕에 고소득을 올리는 운전기사도 탄생하고 있다.

우버블랙과 우버X, 우버는 현재 두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버블랙은 고급 콜택시 서비스로 일반 택시에 비해 가격이 2배 가량 높다. 현재 서울에서는 우버블랙만 서비스되고 있다.

 

우버의 해외진출현황

현재 우버는 전 세계 72개 국가 400여개 도시에서, 28개 EU 가입국가 중 22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별로 관련 법·제도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등록제를 통해서 우버를 합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시카고 등에서는 자가용 차량공유를 정부의 등록제나 면허제 없이 이용하고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등록제로 차랑공유를 허용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위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우버를 여행업자로 등록하고 전세승용차와 택시 차량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차량공유 서비스 제공을 위해 플랫폼 사업자(우버)와 운전자 모두 면허를 소지하게끔 강제하고 있고, 플랫폼 사업자만 면허를 소지해도 되는 나라도 있다.

미국에서 우버를 이용하는 모습. 출처=우버(uber) 미국 현지 체험기
미국에서 우버를 이용하는 모습 / 사진= 미국 우버(uber) 체험기
주요 국가(도시)의 우버 도입 세부적 현황과 정부의 대응 / 출처 = 이데일리, "우버 서비스 도입 위해 법 개정해야", 16년 6월 24일자.
주요 국가(도시)의 우버 도입 세부적 현황과 정부의 대응 / 출처 = 이데일리, “우버 서비스 도입 위해 법 개정해야”, 16년 6월 24일자.

나아가 우버는 카자흐스탄 택시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아스타나, 7월에는 알마티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전망이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 택시시장은 세계에서 꼽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고, 수입산 자동차 부품의 수입으로 인한 운영 유지비가 2배 가량 증가한 사실이 있다. 또한 CIS 지역 내 경제 위기를 감안할 때 택시 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만 전망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등의 여지는 존재한다. 카자흐스탄에서 우버 택시의 편리성이 알려지기 시작해 현지 방문객 및 관광객들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유니버시아드, 엑스포와 같은 국제행사 개최를 앞두고 있어 우버택시 이용량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우버의 국내시장 진출 현황

우버는 2013년7월 한국에 진출했는데, 관련법 위 반 혐의로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4조제1항에 의하면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빌린 사람 은 그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남에 게 다시 빌려주면 안 되고, 누구든지 이를 주선해 서도 아니 된다는 근거 때문이다. 또한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은 위치기반서비스사업을 하려면 상호, 주 된 사무소의 소재지, 사업의 종류, 사업용 주요 설 비 등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버테크놀로지 대표와 우버코리아테크놀로지, 국내 렌터카업체 대표는 2014년 12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그리고 2015년 6월 렌터카업체 대표와 회사법인에 각각 벌금 200만 원이 선고됐다. 또한 2015년 7월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위반 혐의로 우버테크놀로지 대표와 우버코리아테크놀로지를 불구속기소했다. 우버코리아는 지난 2015년 3월 일반 운전자와 승용차를 이용한 서비스인 우버엑스(uberX) 제공을 중단했다. 현재 우버코리아는 우버택시(uberTAXI)와 우버블랙(uberBLACK)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우버의 한국진출 찬성 입장

“당장 법에 안 맞는다고 혁신 서비스 배격 안돼”

우버 측은 “현재 우버엑스는 무료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다”며 불법을 가정해 새로운 실험까지 막는 건 옳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알렌 펜 아시아지역 총괄 대표는 우버엑스의 서울 시범운영을 발표하면서 “우버엑스는 세계 많은 도시에서 공유경제의 전형으로 널리 알려졌다. 자가용 차량 소유율이 높고 일상적인 교통 혼잡이 심각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또 하나의 편리한 교통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훈 우버코리아 사장은 “당장 법에 맞지 않는다고 기술을 내치면 안 된다”며 “세계 어느 정부도 먼저 나서 기술에 맞게 제도를 손보는 곳은 없다”며 “기업이 만든 기술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긍정적으로 검토해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서비스 진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며 “선의의 경쟁으로 서비스가 발전하고 고객 만족도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미국에서 우버는 이용자가 선택한 서비스라는 점 때문에 기존 택시 업체들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우버처럼 또 다른 혁신적인 서비스를 가진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고 여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데 무조건 막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우버에 찬성하는 측은 “우버에 반대하는 것은 공유경제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이며 우버는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새로운 공유경제 형태”라고 주장한다.

우버의 한국 진출 반대 입장

(1) 적합성

일반영업용 택시는 지자체의 요건에 맞는 택시 운전 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사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일정한 요건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버는 운전면허증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등록만하면 운행을 할 수가 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적법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 또한 택시영업을 하기 위해선 운송영업면허를 취득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버는 택시면허가 없는 자가용 운전자를 이용하여 승객을 운송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불법이다. 불법운수업에 해당되는 것이다. 실제로 운수사업법 제81조에 따르면 운수사업법상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해 돈을 받고 운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우버의 한국 진출은 정부가 면허를 발급하고 정해진 조건과 자격을 갖춰야 영업이 가능한 기존의 국내 택시운송사업 체계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2) 범죄안정성

우버사업의 핵심은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우버의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이 택시범죄에 대한 안정성 이슈가 제기된다. 실제로 우버가 진출한 여러 국가에서 우버택시 범죄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더욱 강한 기준을 마련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우버의 진출은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과 경쟁을 통한 발전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자칫 소비자를 더욱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충격빠진 우버, 기사가 근무 중 총기난사 / 출처 = mk닷컴, 2016년 2월 22일.
충격빠진 우버, 기사가 근무 중 총기난사 / 출처 = mk닷컴, 2016년 2월 22일.

(3) 택시의 특수성

택시는 승객과 운전자가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 있는다는 특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택시기사에게는 더욱 엄격한 준법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 우버택시가 안전한 시스템으로 운영이 된다고 해도 택시를 운전하는 주체는 결국 개인이다. 범죄 또한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인 검증 절차가 필요한데, 우버 택시는 누구나 택시기사가 될 수 있다는 마케팅 포인트가 동시에 약점이 된다.  즉 우버 측에서 개인 운전자의 도덕성, 준법성, 범죄성향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도, 스페인, 태국 등에서는 본 이유를 들어 우버를 금지시켰고 미국의 몇 개 도시에서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분명한 것은 실제로 제도와 법규의 도움을 받고 있는 기존의 택시업계가 우버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작은 아이디어 하나와 IT기술의 결합으로 시작된 우버 택시. 우버는 공유경제모델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사례이다. 서비스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보다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인 것은 없기에 마케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커져가는 의문. “과연 안전할까?”

공유경제시장은 미래가 기대되는 산업이고, 지금보다 그 파이가 더욱 커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서비스는 안전이 보장되어야만 그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범용성과 특수성이 동시에 고려되어야만 공유경제모델은 성공할 수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세계 어디서든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인트라가 있어도 각국의 실정에 맞게 설계되어야만 비로소 공유경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유경제는 단순히 물질을 나눈다는 것에 방점을 찍지 않는다. 공유경제의 참뜻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삶을 더욱 효율적이고 의미있게 영위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접속의 장이다. 서비스의 혁신만이 능사가 아니다. 기술의 진전에 걸맞는 제도의 뒤따름이 있어야만 공유경제의 울타리 안에서 방종과 무질서가 자라나지 않는다.

기술에 비해 제도는 언제나 한 발자국 이상 늦다.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범죄발생율은 높아지지만 제도는 신중해야만 한다. 도덕과 관습보다 테두리는 작지만 가두고 강제하는 힘은 그 둘의 이상이기 때문에 공유경제모델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위험에 사로잡혀 향후 더 큰 가치로 자라날 시장모델을 지나치게 움켜쥐어서도 안될 일이며 성장가능성에만 매몰돼 개인을 보호한다는 사회의 기본 시스템에 소홀해서도 안 된다.

공유경제모델을 아우를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기 전까지 사회구성원은 어떻게 해야할까. 바로 현명한 소비다. 올바른 가치판단을 하며 서비스의 편리함과 혁신을 즐기면 될 일이다. 위험을 감수해서까지 비용과 시간을 아낄 필요는 없다. 소비자 본인이 무엇이 가장 가치있는지 생각하고 망설임 없이 공유경제에 접속하면 된다. 기술의 발전은 복잡함의 연속이어도 그 혜택을 누리는 사용자는 그 어느 때보다 간편하게 클릭하면 하면 되는 시점, 지금 이 시대는 접속의 시대다.

조선일보를 읽는 전경련 EIC의 선택, 초익스

글 =  임성택(경기대), 김은정(연세대), 서민(성신여대), 유현욱(가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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