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쯤달려갔을까? 헌병중대라고나무간판이보이는곳,정문에입초선잘생긴헌병의경례를받으며계속들어가 찝차가멎은곳은육군범죄수사대라는간판이걸려있었다. 이곳이이제부터내가근무할곳이다. 첩보정리요원이며챠트사이며내무반장인전임자가전역특명을받았기당장챠트사가결원이라 입원환자인나를인사명령도나기전에급히모셔(?)왔다고한다.
지도계사무실로들어간나에게싸인펜한자루와A4백지한장을주며수사관들이수집해온첩보를
정리하여매일16;00까지군단장에게보고하는일이며
그리고다른업무는수사상황실장으로서각종범죄통계현황을현황판으로기록유지하고유사시
지휘관급인사들이방문했을때브리핑을할준비를하고있어야한다.
그자리에서지도계장(이부대특성상계급을안부르고대장,부장,과장,계장,수사관,실장으로부른다)이
A4(당시는16절모조지였다)몇장과검정싸인펜과오전에수사관들과파견대장들이보내온첩보를
上報,通報,參考,破棄등으로구분하여수십건의첩보를챠트글씨체로정서하여군단장에게보고
하는작업이내가하게될일인것이다.
(지도계멤버들)
그런데…
예상치못한큰일이생겼다.
전임자는옛날등사기프린트용가리방철필글씨체이고나는상장의모필붓글씨체를쓰는것이다.
지도계장이과장과사장에게내가쓴글몇장을결재판에넣어갖어가보여준바고개를좌우로
흔들었다한다.한마디로맘에안든다는것….
그러나시간이없다며내가정서한십여장의첩보상보를사장이들고군단사령부로올라갔고
얼마동안전임자와과장,계장은나를보며안됐다는표정을짖고있었다….
흠~안되면원대복귀다^^*
그날6시30경대장이들어오며말하기를군단장이내가정서한첩보를보더니
"그래~!"하고무릅을치며글쓴나에대하여여러가지를물었고
글씨체가맘에쏙든다고앞으로내가쓴글만들고오라고했단다.
그러면서얼굴에가득한웃음을띄우며나를무조건박병장이라고부른다.
"오늘부터박병장은CID소속이다,다른곳가겠다는등딴생각말고여기서근무해라알았지?
그리고야!수사과장하고지도계장~
박병장불편한것없게최대한지원해주고상황실맡기시게~"
(방범상황실앞에서)
그렇게해서육군일병박문규는보병사단에서환자로후송온3개월만에자력으로
귀한집자제들만이선택되어가는줄알았던특과부대육군범죄수사대.
그런부대의일원으로배치받아근무하게되었다.
정확한소속은육군제0군단사령부제0범죄수사대수사지도계요원이된것이다.
보병사단에서숱한졸병생활을해보았기여기서는그경험을살려전입졸병임을명심하고그야말로
동분서주군화바닥이불이붙을정도로행정반과내무반을뛰어다니며청소,정돈을철저히하였다.
게을러터진부잣집도령들만모여서로잘났다고요리빠지고저리빠지고뺀질뺀질살살꽁무니빼며
저만편하고자하였으며그래서일석점호가없는부대였고고참이침상과통로를청소하는처지였다.
때문에내무반의환경은침상밑이건통로건관물대건모두먼지와오물이가득하고심지어는
내무반에서화장실냄새가진동하고있었다.
이놈들은도데체군대생활을하는건지사회생활을하는건지조차분간이안되는상황이었다.
내가이부대를바로잡겠다고두팔을걷어부쳤다.
06시기상하여침상정리하고물걸래질하고바케츠에물떠다가통로에뿌리고쓸어내고
일과중에도틈틈이내무반에들어와창문을열고환기시키고
3호찝차몰고예하부대나가연탄난로와연통얻고그리고51공탄을확보한후
내무반에다난로를설치하고난로와주변엔흙을개서틈(연탄깨스새는곳)을막아
황토베치카를완벽하게시설하여놓았다.
그리고파견대장들에게협조를구하여대형양은주전자,양은바케츠등필요한것들을
구비하는등몇일만에썰렁하던내무반을행정반보다더훈훈하게만들어놓았다.
한10여일정도걸렸을까?
이젠밤이면밖으로만나가돌아다니다아침에출근하듯행정반에모여들었던도령님들이
저녁시간엔내무반에들어와생활을하기시작하는인원이늘기시작했다.
심지어는대장과과장의운전기사까지도퇴근시키고들어와서같이밤을보내게되었다.
이곳은아직10월인데도아침과저녁엔잠을못잘정도로추웠다.
51공탄을때기시작한어느날하루일과가끝나고훈훈한내무반에고참몇명과아래깃수아이들이
모여앉아서박병장님하고나를부르더니잠간만행정반에가있다오라고한다.
분위기가내무반장을선출할모양이다,눈치채고얼마동안지도계사무실에앉아있었다.
그리고잠시후한아이가들어와
"박병장님이내무반장으로선출되셨습니다"
한다.하하하하*^^*
내위에고참이5명이나되었건만우리부대원전원이그동안내가해온일들을평가하고모두가
따듯하고편안한내무반분위기를연출한나를내무반장으로선출한것이다.
은숙양과는101후송병원에서갑작스런퇴원하게되어아무말도못하고헤어지며모든
연락이연락이끊기고말았다.
그녀에게연락할방법이없어애간장태우기를얼마동안계속하며
그녀를만나고싶은생각에병원근처여기저기를상상하며머리속에서뗄수가없었다.
어떤땐일도손에잘안잡혔고짜증만나기도했다.
범수대로옮기고약2주정도지난어느날업무차어렵게부탁해2.5톤GMC에동승하고
춘천시내로나가는중병원근처를지날때였다.
혼자서병원길을힘없이걷고있는하얀원피스차림의말총머리아가씨가내눈에들어와
얼떨결에그녀라고생각하며반가워했으나기쁜마음에정신없이그곳을지나치고말았다.
……………………….
이바보야먼저달리는차를세웠어야했는데..
그리고그녀를불러야하는데..
그녀도무언가이상한낌새를챘는지달려가며손을흔드는나를처다보는듯했으나
체념한듯잠시후고개를돌리는모습이보인다…
달리는트럭의차뒤에서꾸물거리며자꾸멀어져안보일때까지그냥그렇게바라만보다가
같이타고있는동승자들에게이상하게보일까봐
자세한말도못하고속을끓이며한말은
"아는사람같았는데아닌가봅니다"(에이C~8이놈의차는왜이렇게빨리달리는거야?)
며칠후
시간을내어101병원근처동네를샅샅히검문하다싶이하며그녀가살거나있을만한곳을
몇일을뒤져보았으나허사였다.
그래서발길을돌려병원으로찾아갔다.
(101병원면회실을찾아갔다)
101병원의이비인후과입원한친구에게도부탁을하고는면회실로찾아갔다
면회실근무자에게부탁도할겸최후수단이라고생각하고메모지에이렇게적어
메모판의고무줄에끼워놓았다
"은숙씨군인이라는특성때문에갑자기옮기면서연락을못했어요
면회실근무자에게내연락처를알려주고부탁해놓았으니근무자에게
나에게연락해달라고해요,정말보고싶습니다"
이렇게애절한내마음을써내려간메모지를예쁘게접고보이는부분에는
"모래밭에쓴주소의주인"
그녀의프라이버시를생각하고그녀만이얼른알기쉽게그렇게적었다…..
그리고그해10월하순경101병원의입원환자에게서연락이왔다.
"왜안놀러오느냐고"
이런,되~~엔~~장~~…..
좋다가말았다.
(오른쪽가죽점퍼가필자임)
그주일요일막걸리한병과오징어한마리를들고병원을찾아가공터잔듸밭에서
이런저런이야기를나누며시간보낸후부대로돌아왔다.
잠도안온다,
천정엔온통그녀의까만출렁이는말총머리얼굴만이그려지고그외에는세상이
온통깜깜했다.이것이상사병인가?
아니야,상사병은고교졸업후아주빡쎄게한번앓았었는데….
며칠후….
비가계속내리던11월어느날,
병원으로부터또전화가왔다,누군가내가붙혀놓은메모지를갖어갔다고하며장난인지
아니면그녀가갖어갔는지모르겠으니알아서하라고…그이야기를듣는순간
희망과기대가한것부풀어아무것도할수가없었다.
아~왜이렇게가슴이막막하고답답할까?
아~전지전능하신사랑의신이시여
제발한번만이라도그녀를만나게해주십시요,
그리하기만한다면나는그녀의행복을위해서어떠한일이라도벌이라도감수하겠습니다….
일과가끝난후혹시나?하며병원의면회실로달려갔다.
그리고메모꽂이판으로다가가서섰다…
그런데…
있다,정말로연락이되었다.
새로이접혀끼워있는메모지한장이있다.순간삘이파박~!하고온다.
그메모지엔이렇게적혀있었다.
"FROME.S"
메모지를펴는내손이조금쯤떠는것같았다.
^^*나는어머니뱃속에서부터"지성이면감천한다"라는말을듣고살아왔다.
그말이사실이였다.
그래서오늘부터그말이진실임을인정하기로했다.
그메모지를꺼내펴본순간그녀의애절한안부인사와연락처가적혀있었다.
"오빠그러실줄알았어요은숙이는오빠를믿고있었어요,
전화주세요춘천0000번이에요^^*"
아~~이감격,
아~~이환희~~얏~호~!이세상은참살맛나는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