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피를 캐며

취업을하고기분이좋았던날들..

농협에서거름을몇포사다가밭에나누어놓고

잠시컴앞에앉았는데

시몬스가냉동고의오리한마리를

해동시킨후

찹쌀과몇가지약채(도라지,인삼,대추,감초)를들고마당으로갖고나간다.

(2013년텃밭에서캔도라지)

마눌님의

영감이뻐함이

절실한늙으막이라고분고분

벙거지하나아무거나머리에올리고

때묻은면장갑끼고따라나가

말없이가마솥에불부치는시몬스의옆에서기웃기웃대었지.

"여보

백숙에넣게,

오가피좀조금만잘라와요"

히~~^^마침내일을시켜준다.

가벼운마음으로전지가위하나찾아들고

위턱밭으로올라가키만한오가피잔가지를

쌍퉁쌍퉁잘라다물에씻어시몬스에게주었고

마침내오리가목욕하는가마솥에

양파껍질과함께다이빙을시킨다.

잘라낸오가피등걸을캐내고

그자리에텃밭한뼘을늘리고싶은마음굴뚝같았으나

시몬스의만류로포기하고깍은잔듸와마른풀을걷어다

화덕앞에모아주며시간을보냈다.

잘삶어진오리약백숙으로

맑은물한잔곁들일점심을기다리는데

위밭에올라가상태를보고온

시몬스왈,

"저오가피등걸힘들더라도캐내버리자,

캐내고밥먹자"한다

내자신이바라던일이었고또,어느분의명령이시던가?

마눌님의일언지하에

영감탱이노당이화답했다.

"이것봅아내면이뻐해줄거야?ㅎㅎㅎ."

"응~예뻐해줄께^^"

경사진곳이라몸지탱하기도불편한곳에서

20여분기운을있는대로다써서

마침내내키만한쇠지래와삽한자루로

오가피등걸을캐냈다(땀을흠벅흘려속옷은다젖었지만)

(2013년봄자두나무벌목모습)

뽑아낸오가피등걸과뿌리를세척하며

이좋은약재를누굴줄꼬?

이웃몇분을생각해본다.

땀에젖은몸을시원히닦고

향긋한냄새나는새옷으로갈아입은후

받은밥상이기름지건만

헌데,

수저를든양손이덜덜덜후들린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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