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가는 길/프람호에서 16

돼지고기삼겹살요리

옥타비우스해안을구경하고돌아오니점심시간이훨씬넘어있었습니다.

식당에는노르웨이부풰특식이라고적혀있었습니다.

다른건별로차이를모르겠는데

돼지고기삼겹살삶은것같은요리가나왔습니다.

크루즈CEO를꿈꾼다는젊은신군이주방에서고추장을얻어왔습니다.

이배는12명뿐인한국사람을위해쌀도마련해놓고

고추장도순창고추장을준비해두고있었습니다.

보쌈김치는없었지만우리식으로기름뺀삶은돼지고기수육과

양상치가아쉬운대용품이되어주었습니다.

부지런한도우미이현주도J여사도

한식탁에서모처럼신나게음식을먹었습니다.

4층에서사진감상

프람호가좋은점이많이있었습니다.
첫째는프로그램에의해서필요한정보를얼마든지배울수있고
둘째,강의실이쉴때는우리가그강의실을이용할수도있다는점입니다.
셋째,유럽인을위해서만아니고아시아권의사람들에대한배려가남달랐습니다.

식당에는고추장이마련되어있고,

안남미가아닌쌀로밥을지어주려고우리일행을주방으로초빙까지하여
밥짓는강의를듣기도했습니다.
깻잎,김,라면,멸치를먹을때는반드시접시를갖다주며
된장국을부탁할땐군소리없이웃으며끓여주었습니다.

그동안우리가찍은사진을큰화면으로감상하고싶어서

강의실하나를빌렸습니다.
그러나사진감상은실패였습니다.
프로젝트와사진칩의호안이잘안되는지

모든사진이흑백으로나왔습니다.

젊은신군이찍은사진은그나마좀나은데

남편이<라이커알나인>으로찍은사진은엉망으로나왔고,

그나마순서대로나오지않아남편은기분이퍽나쁜모양입니다.
제대로된도구로보면괜찮을것을….

아마도프람호의프로젝트가구식인모양입니다.

프람호구경

승객들에게프람호선장실을공개했습니다.

모든시스템은자동으로되어있었습니다.

쾌적한환경에서새로지은쇄빙선을타고항해하는선장의기분은

아문센이나스콧처럼설레일것같습니다.

이것저것설명하고간혹엉뚱한질문,

동물들을부딪치고갈때의기분은어떠냐는둥

화기애애한분위기였습니다.

남극통과증

프람호의선장이발행한남극통과증을받았습니다.
이제남극을다녀온사람이남극에대한중요성과
남극을지키기위한메신저가되어야할것이라고

배에서매일주는신문에는승객들에게당부의말을했습니다.

당연히그래야지요.
그런데과연그렇게될지는의문입니다.
모두가자국의이익을위해서라면남극협약따위를지키고있을런지요.
떠도는소문에의하면우리나라만너무나순진해서

협약을지키느라애쓰고있고.

다른나라에서는벌써행여나다가올미래의분쟁상태를대비하여

젊은부부가그곳에호적을만들기위해모종의장치를취하기도하고,

영국에서는포트로크로이에여름석달만이라도기지에서

우체국을운영하기도하는등점유를위한노력을하는것이눈에보였습니다.

그러나어쨋거나,아직은순수그대로의자연이남은마지막
우리의미래인남극,
그남극을통과했다는통과증이각자에게주어졌습니다.
졸업장하나를받으려고몇년동안을타국에서고생했다며
작은아들이별쓸모도없는졸업장을보고눈물짓더니,
별쓸모도없는남극통과증이얼마나눈물겹던지요.
스콧일행이그준엄한순간,

마지막식량을나누며의무처럼그들의경험을써내려갔던것처럼,

멀미나는중에서도
묵상을하고,글을쓰고나중의추억을위해사진을찍어두는일..

그남극에대한호기심을자극하는일도

남극을훼손시키는일이아닐지모르겠습니다.
왕왕문화에대한인지도를높이기위해쓴기행문들이

그곳을오염시키는데앞장서는일들을많이보아왔기때문입니다.

통과증

당신의이름이아놀드아문센의발자국을따라와
남극을탐험했다는것을증명합니다.

이것은MS프람호를타고,

아문센이이루어놓은진실된탐험정신으로
이루어진것입니다.

MS프람호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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