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여행기-5> 티벳의 대자연 ……

여행객들이티벳을찾는이유중하나는험한지형으로인해외부와단절된채은둔의땅으로불렸던티벳의대자연을찾아보는것이다.이곳을찾는여행객대부분은전문산악인이아니라도산악트래킹을즐기는사람들이며흔히우리들이생각하는외국여행하면으레따라붙는호화사치관광여행하러오는사람들은거의없는편이다.

나부터가산악트래킹을즐길체형이아니라그런지티벳에서가끔길에서마주치는한국의젊은배낭족들은"아저씨는티벳에무슨일로오셨어요?"라고묻는다.마치무슨사업차온사람처럼대한다.그러다어깨에맨카메라가방을보고는“아!사진작가세요?”한다.

이곳은평지라해도해발3600m이며라싸를벗어나주변의다른마을로가자면보통해발4500m가넘는산길을넘어가야하므로보통체력의사람들이다니기에는힘든지역이기때문이다.

사실티벳은그리쉽게,아무나갈수있는곳은아니다.하지만"아무나"의의미는호흡기질환,심장질환등을앓고있는환자정도다.이들도치명적인증상이나타날빈도는그리크지는않지만호흡기질환과순환계질환은증세가악화되면치명적이므로주의를해야하는것이다.대부분티벳여행중병원신세를지거나숙소에서누워고산병때문에고생을한사람들은짧은기간에충분한휴식없이무리한일정을잡았기때문이다.나역시틈만나면배낭을매고지구촌순방에나서지만0.1톤이좀못미치는체구에동네뒷산오르기도꺼려하며아파트가정전이되면11층까지서너번쉬면서헉헉거리며오르는정도의체질인데내가고산병으로고생한것도전날중국에서비행기가결항되는날밤늦게까지룸메이트였던젊은중공군인오랑캐와차가운밤공기를쏘여가며무리를해서감기기운이있었는데도불구하고티벳에서의첫날티벳여행의첫번째철칙인"충분한휴식"을무시하고첫날부터거리를배회하였기때문이었다.


티벳에서고산병증세로이틀동안휴식을취하는바람에일정은대폭축소할수밖에없었다.우선장거리여행인시가체와간체일정을포기하고티벳사원순례는비교적평지에있어서그리체력소모가많지않은세라사원을들러보기로하고티벳의대자연은남쵸호수방문으로때우기로하였다.

티벳에서의나흘째,오늘도이른아침부터비가내리고있었지만오늘은남쵸호수를찾아가기로랜드크루져를예약했기때문에일찍일어났다.함께가기로한도미토리의한국청년들은아직도일어나지않은모양이다.예약된자동차가이미도착하여기다리고있어서혼자출발할까생각했지만그렇게되면저청년들은비싼돈을주고차량을빌려야할것같아서깨워데리고나섰다.다들눈이잠이덜깬채로자켓만걸치고차에오르기에세수는해야할것아니냐고하니자기들은이젠티벳식으로생활한다며늦었으니그냥가자고한다.

촉촉이젖은길에마주오는자동차헤트라이트의빛이반사되는어두운라싸시내를벗어나청장공로로들어서니서서히산허리에짙게드리운먹구름이걷히면서드디어티벳의맑은하늘을볼수있게되었다.이곳에서는평지라고해도해발3600m여서웬만한산들은그리높아보이지도않고구름도손에잡힐듯이보였다.점차고도를높이며산길로접어드니이곳은비가아닌눈이와서길이매우미끄럽다.왜티벳에는4륜구동자동차만시내외곽으로나서는지를알게되었다.

저멀리산밑으로사람행렬이보여망원경으로보니학교수업을마치고돌아가는학생들이었다.아무리주변을둘러보아도주변에는인가가보이지않는데도수십명의아이들이어디론지가고있는것이다.모두들목에빨간스카프를걸친것을보니이곳이중국지배의사회주의체제라는것을느끼게한다.

차가미끄러운산길을지나는데이번에는야크무리들이길을가로막는다.야크는고산지대에서만사는동물로서육식을금하는불교의일반적인교리도별다른단백질공급원이없는티벳에서만은예외인지라야크는티베탄들의주식이기도하다.외투라기보다는마치이불을뒤집어쓴것같은두툼한옷차림으로야크떼를뒤쫓아가는짙은선글래스를쓴목동도느릿느릿거니는야크떼못지않게여유가있어보인다.

잠시야크떼의모습을카메라에담기위해차에서내려이리저리움직이며앵글을잡으니곧숨이차오르는것을느끼게된다.촬영하면서잠시숨을멈춰야하는비디오촬영은도저히숨이차서할수가없을정도다.나만그런줄알았는데함께간젊은이들도숨이가쁜지숨소리가거칠어진다.언덕위커브길에돌덩어리를쌓아놓고주변에색색의천들이지저분하게널려진타르쵸(티베탄사람들이길거리도처에걸어놓은깃발)가보이는데그곳을넘으면남쵸호수라고한다.

조금더올라고갯길정상에이르러지도를찾아보니이곳이팅글라산맥을넘어가는콩라언덕인데그높이가무려해발5240m에이른다니두통이더심해지는것같다.바로영화<티벳에서의7년>에서하인리히하러가영국군의포로로잡혀탈출하여티벳으로넘어갔던그길이팅글라산맥이라고한다.아무리자동차를타고이곳까지왔다고하지만내자신이대견하다는환상에도잠시젖어본다.

콩라언덕에서바라본남쵸호수는오염되지않은맑고투명한호수를기대하였지만설원으로둔갑되어우리앞에나타났다.사월중순이면우리나라에서는완연한봄인데호수는꽁꽁얼어붙은채그대로다.호수수면4718m,폭이30km,길이가70km…호수라기보다는마치한겨울북극권의바닷가에온것같다.

티벳고원하늘아래의호수라는뜻의남쵸호수는티벳에서신성한호수로티베탄들의성지이기도하다.태초에지각운동으로바닷물이담겨진염호로알려졌지만지금은주변탕글라산맥에서매년여름어름과눈이녹아흘러들어서염분농도는점점낮아지고있다고한다.

호숫가의거대한암벽바위에는코라(순례길)를도는티베탄들이뿌리고간까닥(하얀천)이마치쓰레기장에버려진종이조각처럼지저분하게보인다.곳곳에보이는타르쵸도순백의풍광에흠을내고있다.

숨을들이킬때마다콧속이얼어붙는차가운날씨에,바람에몸을쉽게가누지못하며숨쉬기도힘든우리들을비웃듯이누더기를걸친티베탄꼬마가다가온다.코를흘리고닦기도전에말라붙은가꾸지않은얼굴이우리의수준으로보면거리의걸인에비유되는모양새이지만티벳의하늘처럼티없이맑은그의눈과천진난만한모습에애들을모델로사진촬영을하고주저없이땟국물이밴얼굴에뽀뽀를해주었다.

오염되지않은거대한호수가뒤에펼친산맥을배경으로보는이의가슴을탁틔게하는절경을뽐내지만이곳이무슨성지라고티베탄들은오체투지를하며코라를돈단말인가…하지만이는우리의생각일뿐이다.그들한테성지가되는기준을우리들이판단할수는없는것이다.그들의영적인세계를우리가들여다보고이해할수는없는것이다.갑자기까닥과타르쵸를쓰레기에비유한것이그들의남루한옷차림을걸인에비유한것이부끄러워졌다.그들은주어진환경에서자신들의기준에서힘든세상살이를신앙심에의지하며우리의잣대가통용되지않는또다른세상을살고있는것이다.

티벳에서의마지막일정을라싸시내외곽에있는세라사원에들렀다.티벳에서는한가정에한두명정도는불가로출가할정도로승려인구가많다고하는데이런문제로인구증가는커녕인구가점점감소되었다고도한다.티벳의사원들은단순한불교사원이라기보다는라마승들을양성하는대학의구실도하는것같다.사원과수도원은엄밀히그의미가구분될수있겠지만티벳의웬만한사원은영어로는Monastery로불려지는것을보면라마승들의교육에얼마나많은공을들이는지알수있다.세라사원은약600년역사를지닌수도원으로본당외에3개의불경학원,그리고32개의승려숙소인캉첸이있으며전성기에는무려5000명이넘는승려들이거주하였다고한다.

이곳에서는아직얼굴에장난기가채가시지않은어린스님들부터나이를추정할수없는다양한연령층을볼수있지만대체로보면우리나라사찰에서보아온근엄하고깔끔한자태의스님들과는사뭇다르다.또한번그들이외모만을가지고잘못된잣대로평가하기쉬운유혹에들뻔하였다.빨간가사를두른학승들은옆구리에두꺼운책들을끼고서너명씩무리를지어여기저기서얘기를나누는데우리나라대학가의모습그대로이다.세라사원에서빼놓지않아야할곳은세라제불경학원의옆에있는토론의정원이다.이곳에서수도하고있는학승들이정원에모여서얼핏춤추는것같기도하며손뼉을치며독특한몸짓으로토론을벌이는것을볼수있다.


한라산도모자라그위에설악산을얹어놓은것과같은평균해발4000미터의고원에서,뚜렷한자원도없이인간이쉽게적응할만한기후도못되는티벳고원에서그나마나라의주권도빼앗긴티베탄들의삶의원천은그들의신앙심에서나찾아볼수있을것같다.

http://www.drkimsworld.com
<김동주원장의여행이야기에서-Dr.Kim’sTravelSketch>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