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오른 중국의 항공업계도 놀라운 발전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그저 싸구려 항공사로 여겼지만 지금은 중국의 3대 항공사인 에어차이나(CA,중국국제항공), 중국동방항공(MU), 중국남방항공(CZ)은 승객수와 보유대수 기준 세계 10대 항공사에 오르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인 에어차이나가 규모에서 3위인 것은 Air China는 국제선에 주력하고 상대적으로 국내선은 남방항공이나 동방항공에 밀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남방항공은 국내선에 A380을 투입했을 정도다.
중국의 항공사들은 확실히 하드웨어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랐다. 중국 3대 항공사의 보유대수는 1500여대가 넘는데 평균기령이 6년대에 불과하다. 최근 수년간에 걸쳐 매년 100대 이상의 새로운 기체를 도입한 셈이다. MU만 해도 2014년에 도입한 기재가 무려 50대 가깝다.
중국의 3대 항공사 외에도 20여개가 넘는 지역항공사 및 저비용항공사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보유기종의 평균기령이 10년 미만으로 2년~6년 사이가 대부분이다. 1984년 설립되어 가장 오래 된 Xiamen 항공도 보유기 111대가 모두 중고가 아닌 처음부터 보잉에서 새 비행기를 도입한 것이며 최근 3년간 40대롤 도입하는 등 평균 기령이 5.5년에 불과하다. 10여년 된 중고기를 도입하여 운영하는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과 너무 차이가 난다.
중소항공사들도 중국 지방도시와 한국 및 일본 국제선에 진출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커서 국제선을 3대 항공사가 모두 나누어 카버하고 있는데 중국의 중소항공사들 중 상하이항공, 센첸항공, 산둥항공, 텐진항공, 춘추항공, 샤먼항공, 사천항공 등 7개 항공사들도 중국의 지방도시들과 우리나라 및 일본의 주요 도시에 직항편을 취항하고 있다. 지난 6월 나리타 공항에서 A320기만 보유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춘추항공의 B737기를 볼 수 있었다. 자세히 확인해 보니 이 기체는 춘추항공이 일본에 자회사로 세운 Spring Airlines Japan 소속이었다. 일본자본이 중국에 항공사를 설립한 것이 아니라 중국자본이 일본에 항공사를 설립한 것이다. 일본춘추항공은 B737-800기 새 기체를 세 대 보유하고 있다.
Airbus A320 중국 텐진에 조립공장
중국은 보유항공기의 양적팽창에 힘업어 에어버스의 A320 조립공장을 텐진에 유치하기도 했다. 2009년 부터 생산이 시작된 에어버스의 텐진공장에서 생산된 A320기는 중국의 수요를 채우면서 빠르게 보잉 일변도의 중국항공시장에서 거의 대등한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중국의 3대 국제공항 … 세계 Top 10에 올라
중국항공업계의 성장은 항공사에 그치지 않고 공항들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 중국 3대 항공사이의 허브공항인 베이징수두공항, 샹하이푸동공항, 광조우바이윤공항(?州白云??机?)은 승객수에서 인천공항을 앞서고 있으며 샹하이홍교공항(上海虹???机?), 청두공항(成都?流??机?), 센첸공항(深??安??机?) 등 6개 공항이 세계 50대 공항에 랭크되고 있을 정도다.
물론 이는 중국의 13억 인구가 바탕이 되어 국제선 승객은 아직 인천공항을 능가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상교통수단이 한계가 있는 중국의 땅덩어리를 감안하면 국내선수요를 바탕으로 성장은 물론 소득의 증가로 외국여행에 나서는 요우커족이 증가하고 있어 국제선의 빠른 성장도 예상되고 있다.
홍콩첵랍콕공항 … 급증하는 중국노선에 대비 North Satellite 만들어
중국항공사의 급성장으로 홍콩첵랍콕공항에는 새로운 터미날이 생겼을 정도다. 2007년 홍콩첵랍콕 공항은 급증하는 중국노선에 대비하여 2009년에 A320/B737급 전용으로 탑승구 10개를 갖춘 North Satellite를 세웠는데 워 주로 중국노선을 오가는 중국항공사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North Satellite는 메인터미날에서 승객들을 셔틀버스로 수송하는 것으로 보아 마스터플랜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은 아닌것 같다.
자기부상 샹하이공항열차 ……시속 431km/h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차
중국의 공항을 설명하면서 샹하이푸동공항의 자기부상열차(Magrev)인 트랜스래피트 Transrapid를 빼 놓을 수 없다. Transrapid는 푸동공항과 샹하이이 신시가지 중심인 푸동의 롱양역까지 31km를 단 7분 만에 달린다. 놀랍게도 순간최고시속이 무려 프로펠러기종의 속도와 맞먹는 431km/h 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차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2% 부족한 중국항공사들의 운영의 묘
그러나 양적팽창으로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중국항공업계는 운영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보이고 있다. 모든 상황이 정상적일 때는 잘 돌아가고 있지만 항공편이 지연 또는 결항되거나 탑승게이트가 변경될 때 등 돌발상황에 빠질때 승객들을 위한 대처능력은 뒤지는 것 같다.
2002년 중국국제항공 B767기 김해공항 추락사고
2002년 베이징을 출발하여 부산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에어차이나 B767기가 탑승객 166명을 태우고 김해공항 인근 산에 추락하여 129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에어차이나는 이 사건의 처리에 국제관례를 무시한 입장만 고집하고 유골처리에도 이견을 보여 10년을 끌어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업데이트 안 되는 운항전광판
몇 년전 푸동공항에서 방콕으로 여행할 때다. 탑승수속할 때 오후 9시 출발항공편이 1시간30분 지연된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공항 곳곳에 있는 운항안내게시판에는 변경된 시간이 표시되지 않고 있었다.
황당했던 것은 새로 예정된 시간에 맞추어 출발 30분 전 탑승게이트 앞으로 갔더니 게이트앞 안내판에는 탑승수속이 완료되었다는 complete 문구가 표시되어 있다. 지연된다고 해서 늦게 왔더니 항공편이 이미 떠났다는 얘기다. 잠시 후 상황을 살펴 보니 지연 시간이 더 늦어져서 게이트에 항공사직원들이 나타나지도 않았던 것이고 게이트 앞 전광판에는 원래 스케줄대로 상황을 안내한 것이었다.
Endorse에 인색한 중국항공사들 …
지난 주 샹하이를 경유하여 타이베이로 여행하는 길이었다. 오전 출발하는 항공편이 무려 8시간 지연되어 당일 타이베이에 도착할 수 없게 되었지만 항공사측은 다음 날 출발하던지 아니면 샹하이에서 1박하고 호텔을 제공해 주겠다는 제의다. 이런 경우 다른 항공사들은 비슷한 시간에 떠나는 다른 항공사의 샹하이편으로 양도(endorse)해서 샹하이에서 연결편에 탑승하도록 하던지 아니면 최종목적지인 타이베이로 가는 다른 항공사의 직항편을 알선해 주게 된다.
몇 년 전 에바항공으로 타이베이경유 방콕으로 여행하는데 태풍으로 타이베이발 인천행이 늦어져 타이베이에서 연결편 탑승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었다. 에바항공은 전화로 상황설명을 하면서 예정시간 보다 1시간 일찍 출발하는 인천발 방콕행 대한항공으로 변경해 주겠다며 공항에 일찍 올 것을 요청하는 서비스를 보여준적이 있었다. 홍콩경유 케세이퍼시픽 런던발 김포행의 경우도 홍콩에서 태풍으로 항공편들이 제 시간에 운항을 못하자 런던공항에서 대한항공 김포행 직항편을 제공받았던 적도 있었다. L.A.에서 나리타에서 환승하는 노스웨스트항공편도 L.A.에서 출발 직전 기체이상이 발견되자 나리타 연결편이 불가능해져 서울로 가는 승객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옮겨 주기도 했다. 이렇게 항공사들은 자체결함이나 악천후로 일정이 어긋나면 손해를 무릅쓰고 승객들을 다른 항공편으로 알선해 주는 경우가 많지만 유감스럽게도 중국항공사들은 두 번 그런 상황에 부딪쳤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항공사 직원은 다른 항공사로 endorse 되는 것은 시스템상 불가능하다는 대답 뿐이어서 원래 항공사의 다음 항공편을 이용하여 일정이 망치는 경우가 있었다.
지상직 직원들도 어차피 인천공항의 직원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경쟁하는 다른 항공사 직원에 못지 않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중국의 현지 직원들은 아직 스마트한 편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