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혼飛(나홀로 비행)를 좋아해 ?

문재인 대통령의 혼밥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대통령이 다양한 계층의 여론을 수렴해야하는데 홀로 식사하는 빈도가 높다는 것은 문대통령이 애초 약속한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혼밥, 혼술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유행이다. 젊은이들이 혼기를 넘겨 혼자 사는 사람도 많고 식사는 물론 술집도 혼자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요즘은 항공편도 비즈니스클래스와 퍼스트클래스 등 상위 객실에는 혼자 여행하는 ‘나 홀로 승객’을 위한 좌석으로 점차 바뀌고 있는 추세다. 아마 일반석은 가족동반의 여행도 많지만 항공요금이 일반석에 비해 3배~10 비싼 비즈니스클래스와 퍼스트클래스는 공무로 출장가는 대기업임원들이나 고위 공무원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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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지아항공 A330 신형 비즈니스클래스 좌석. (업그레이드 경매에 당첨되어 탑승)

 

First Class . . . . . . 좌석 (Seat)이 아닌 객실 (Suite) 개념

우선 요즘 항공사들의 퍼스트클래스 좌석의 컨셉은 좌석이 아닌 객실 개념이다.  승객들의 시선이 서로 마주 치지 않게 배열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완전히 좌석 옆에 성인의 어깨 높이 정도의 파티션 벽에 슬라이딩 도어까지 만든 ‘나 홀로 객실’ 이다.  이쯤 되면 통로를 오가는 사람이 일부러 객실 벽에 다가가서 고개를 내밀며 엿보지 않는 이상 타인의 시선이 완벽히 차단 되어 좌석에서 혼자 내의만 입고 있거나 야동을 보아도 될 것 같다. 실제 많은 항공사들이 일등석 승객한테는 편하게 입을 잠옷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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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A380  일등석 좌석 First Suite, (2014년 6월 인천-나리타 항공편에서 촬영) 

 

이런 퍼스트클래스 좌석배열은 1-2-1으로 창가 쪽에는 2인용 좌석이 없다. 가운데 2인용 좌석도 좌석 사이에 폭이 한 뼘이 넘는 칸막이가 있어 옆에 앉은 승객들이 서로 손을 잡을 수는 있지만 어깨를 기대거나 하는 스킨쉽은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다. 대한항공의 B747-8I 기종은 퍼스트클래스 좌석으로 슬라이딩 도어를 갖춘 1인 전용 좌석인 Kosmo Suite 2.0만 설치되어 있다. 물론 싱가폴항공의 A380 퍼스트클래스는 침대 매트리스를 좌석 칸막이 위로 펼칠 수 있어 더블침대로 변환이 가능한 경우도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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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B747-8I의 최신형 퍼스트클래스(Kosmo Suite 2.0)는 1인용 좌석 뿐이다. (2017년 3월 촬영)

 

비즈니스클래스에도 ‘나 홀로 승객’을 위한 좌석 

한편 부유층 승객들과 고위 공무원이나 대기업의 임원이 사용하는 비즈니스클래스에도 Solo 승객을 위한 배려가 늘어나고 있다.  요즘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의 트랜드는 퍼스트클래스 처럼 승객의 프라이버시를 너무 강조하여 좌석 자체가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여행할 때 팔걸리를 공유하며 손을 잡거나 어깨를 기대는 등의 다정한 포즈를 잡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좌석 사이에 파티션으로 가리거나 좌석 배열이 옆 승객과 신체적인 접촉이 불가능 하게 서로 어긋나는 배열을 하기 때문 이다.

실제 주변의 친구들도 혼자 여행할 때는 기꺼이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지만 부부동반이나 가족을 동반할 경우 일반석을 선택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비즈니스클래스 요금이 흔히 개인여행 때 주로 예약하는 일반석 할인요금에 비해 최저 3배 부터 6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혼자라면 비싼 요금을 지불할 용의는 있어도 대륙간 장거리 여행때 가족을 동반하여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한다면 1000만원이 넘는 거금이 들어가서 망설여지는 것 같다.

 

Harringbone 방식의 비즈니스클래스 좌석배열

비즈니스클래스에는 승객들의 복도 출입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새로운 좌석 배열이 등장한지 오래다. 그중 하나는 좌석들을 생선가시 모양으로 배열하였다고 해서 Harringbone 방식으로 불리는 것으로 우리 국적항공사들은 채택하고 있지 않지만 중화항공, 베트남항공과 델타항공, 아메리카항공 등 많은 항공사들이 이런 배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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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ay Pacific B747-400기의 비즈니스클래스 초기의 Harringbone 방식의 좌석

초기에 나온 Harringbone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은 폭이 너무 좁고 좌석 사이의 칸막이가 너무 높아  승객이 누우면 마치 관속에 누운것 같아 coffin class라는 혹평을 받았지만 요즘은 공간이 많이 넓어져 많은 항공사들이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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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항공 B787 Dreamliner기의 Harringbone 형식의 비즈니스클래스 좌석. 좌석이 생선 가시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

 

Harringbone 좌석배열도 1-2-1 이지만 가운데 붙은 두 좌석도 나란히 있지 않고 가슴 높이의 사이드테이블이 가로 막혀 가위를 벌린 모양으로 옆 승객과 다정히 대화를 나누기에 적당치 않은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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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항공 B777 비즈니스클래스 Harringbone 방식의 2인 좌석, 서로 상당히 떨어져 있다. 

 

Staggered 방식의 비즈니스클래스 좌석배열 

비즈니스클래스의 또 하나의 방식은 좌석 옆에 팔꿈치 보다 약간 높은 사이드 테이블을 만들고 그 아래 공간은 뒷 좌석의 승객이 발을 뻗을 수 있도록 엇갈리게 배열한 Staggered 방식 이다. 이 좌석은 뒷 좌석 승객이 발을 뻗는 사이드 테이블을 앞 뒤 좌석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번갈아 어긋나게 배열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도 좌석배열은 1-2-1이 기본 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장거리 기종에 채택한 Smartium Class가 이 방식에 속한다.

Smartium 방식의 경우 창가 쪽 좌석은 한 줄 이지만 가운데 좌석은 2좌석인데 항공사 마다 배열하는 방식이 다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가운데 두 좌석을 한 열은 좌석을 나란히 안쪽에 배치하고 사이드테이블을 바깥쪽에 배치하고 그 앞 뒤 열은 두 좌석의 사이드테이블이 붙어 있고 좌석이 밖에 배치했다. 그나마 이런 방식은 두 승객이 일행이라면 좌석이 붙은 열을 선택하면 나란히 앉을 수 있다. 반면 베트남항공의 A350에 배열한 Staggered 방식은 가운데 모든 좌석이 앞 뒤로 사이드테이블의 위치를 오른쪽과 왼쪽 번갈아 배열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의 경우는 가운데 두 좌석이 붙은 경우라도 좌석 가운데 사이드테이블이 놓여 있어 다정하게 앉아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부부나 연인이 함께 비즈니스클래스로 여행할 경우 . . . . . . 좌석방식에 따라 항공사를 선택해야 

이쯤 되면 부부나 연인이 함께 비즈니스클래스로 여행할 경우 항공사의 좌석배열에 따라 항공편을 선택해야 할 경우가 생길 것 같다. 아시아나항공이나 대한항공의 경우 비즈니스클래스는 어떤 배열을 한 기종이건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좌석은 있다. 그러나 중화항공의 B777 기종의 Harringbone 좌석배열이나 베트남항공의의 경우 모든 좌석이 ‘나 홀로 좌석’ 이기 때문에 비행 중에 떨어져서 갈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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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ggered 좌석배열의 두 가지 방식. (왼쪽) 아시아나항공 (오른쪽) 베트남항공

아시아나항공의 Staggered 방식은 일행이 있을 때는 좋지만 혼자 여행하는 승객은 오히려 두 좌석이 나란이 붙은 좌석은 피해야 할 것 같다.  좌석의 분위기가 두 승객을 일부로 구석으로 몰아 넣은 것 같아 특히 서로 모르는 남녀 승객이라면 무척 어색할 것 같다.

 

단 한 커플 만을 위한 초호화 좌석 . . . . . . Etihad 항공의 The Residence

UAE의 에티하드항공은 A380기종에 돈 많은 중동의 갑부를 상대로 부부가 여행할 경우 2인이 사용할 수 있는 Residence Class도 운영하고 있다. 초대형여객기에 단 하나 뿐인 이 객실은 리빙룸, 더블침대 외에 전용 샤워실 등 three room suite로 되어 있는데 아부다비-뉴욕 등 장거리 노선의 요금은 혼자 사용할 때는 3500만원, 두 명이 함께 사용할 경우는 고급승용차 한 대 값인 5400만원 정도다.

 

Economy Class . . . . . . 일반석도 옆좌석 비우기

‘나 홀로 승객’은 일반석에도 찾아 볼 수 있다.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클래스의 ‘나 홀로 좌석’은 승객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일반석의 ‘나 홀로 승객’은 적은 비용으로 조금이라도 편히 여행하고 싶은 소박한 욕구에서 나온다는 것이 다르다.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만석이 아닐 경우 옆좌석을 적은 비용으로 비워 두는 것인데 좌석이 배정 되지 않는 유아를 동반하거나 신혼부부, 편안한 좌석을 원하는 커플 등이 나란히 연결된 세 좌석을 둘이 이용할 수 있어 주로 이용한다. T’way 항공의 경우 옆 좌석을 구매한 경우 다른 승객이 앉지 못하도록 좌석 등받이에 예약된 좌석이라는 스티커를 붙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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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옆 두 좌석을 모두 구매할 수도 있다. 이는 주로 야간비행때 혼자 누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남아 노선의 경우 두 좌석을 모두 비우려면 편도 10만원 이란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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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항공사도 옆 좌석을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optiontown.com 에서는 계약된 항공사들의 옆 좌석을 비우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일반항공사도 몇 개가 있다.  우리나라에 취항하는 항공사 중에서는 베트남항공이 포함되어 있어 나도 동남아시아 여행 때 야간항공편을 이용할 때 자주 이용하는데 저비용항공사의 서비스요금 보다 오히려 훨씬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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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항공, 빈좌석이 있을 경우 옆좌석을 적은 비용(약 USD.25 정도)으로 구매할 수 있다.

 

< 추신 :

본인이 비즈니스클래스에 앉은 것은 돈 많은 부유층도 아니고 대기업임원, 고위공무원도 아니지만 일반석항공권으로 항공사에서 실시하는 업그레이드경매에 최소 응찰가격으로 당첨되어 이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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