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콘서트순례는 아트센터인천의 기획공연 ‘퇴근길 콘서트’에 다녀왔다. 청년 직장인들을 위한 힐링 콘서트라고 한다. 백수 주제에 다소 민망하지만 ‘퇴근길 콘서트’가 열리는 아트센터인천으로 콘서트순례 출근을 했다.
내가 ‘퇴근길 콘서트’를 찾은 이유는 서울시향의 부지휘자인 재미교포인 David Yi가 지휘하기 때문이다. 서울시향(SPO)에 Wilson Ng과 David Yi 두 명의 부지휘자가 있는데 W.Ng은 그래도 몇 번 포디움에 선 것을 보았는데 D.Yi는 온라인공연에서만 몇 번 볼 정도였다.
사실 W.Ng은 홍콩에서 활약한 유능한 지휘자고 지휘자콩쿨에서 상위 입상하는 등 좋은 지휘자 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가 지휘한 작년 쇼팽콩쿨우승자 Brauce Liu와 쇼팽협연, 베토벤합창교향곡에서 다소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물론 Liu가 쇼팽콩쿨을 끝내고 무리한 스케줄로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연주한 탓인지 몰라도 쇼팽콩쿨에서 보여준 Liu의 연주와 너무 달랐다.
어제 공연의 부제는 씬스틸러. 드라마를 통하여 널리 알려진 음악을 드라마 별로 선곡하였으니 음악애호가 아니라도 드라마를 좋아하는 청중들이 무척 감동했을 만한 공연이었을 것 같다.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선정될 만큼 모두 고전~낭만파 음악으로 난해한 곡이 없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곡들 이다.
오히려 협연한 트럼펫 성재창, 피아노 박진우, 소프라노 양귀비 등의 쟁쟁한 솔리스트들 입장에선 인천 무대까지 내려와 15분 남짓한 연주만 하고 커튼콜도 받을 시간도 없었으니 무척 서운한 공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제 공연의 컨셉이 젊은 청년직장인들을 위한 힐링콘서트. 경로우대, 학생우대는 흔히 있지만 이 공연에 직장인 우대도 50%다. 다만 ‘퇴근길 콘서트’라는 부제에 얽매여 직장을 구하지 못해 퇴근할 곳이 없는 청년들을 외면한 것 같아 아쉽다. 취직 못한 것도 소외감 느끼는데 연주회 마저 취직 못했다고 ‘돈 버는 친구들’ 보다 두 배의 티켓값을 지불하게 만드다니 . . .
그래도 이 공연이 힐링콘서트를 내세운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다. 이번 공연 자체를 평할 필요도 없고 그럴 능력도 의사도 없지만, 부분적으로 협연자와 오케스트라가 어긋난 것 까지 있지만 오랜 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공연의 마지막 곡이 끝나고 무대인사를 하는데 . . . . . . 아 ! David Yi는 서울시향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서울시향이 앙코르에 유난히 짠 악단이란 것을 아는데, 서울시향의 전통인지 음악감독 오스모벤스케의 개인 취향인지는 모르지만 최근 3년 동안 서울시향 연주회에서 앙코르 공연이 있었던 것은 세 차례 정도. 성시연, 정명훈 등 객원지휘자의 연주 때와 작년 W.Ng지휘로 베토벤합창교향곡 연주 때 마지막 피날레 부분을 앙코르 연주한 정도가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