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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북한산 둘레길(사색의 길) 맛보기… - Media Gaze…
북한산 둘레길(사색의 길) 맛보기…

토요일 밤 대략 두시쯤에 잠 들었을까?
그런데도 오늘 새벽 다섯시 반쯤 저절로 눈이 떠진다.
3시간 30분 밖에 못잤다는 얘기다.분명 이 나이에 무리를 일으킬 만한 부족한 수면 시간이다.
다음주 황금같은 휴일이 기다리고 있으니 한결 여유롭고 느슨한 마음 때문이겠지.

아침 일찍 44킬로 북한산 둘레길 중 내가 선택한 제 1코스(사색의길, 평창마을길, 솔샘길)를 걸어보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어젯 저녁 ‘worse half’, 아니 ‘better half’와함께 걷기로약속도 한 상태다.
새벽 일어나자마자 흔들어 깨웠더니만, 밤 사이에 맘이 바뀌었는지 반응이 영 신통찮다.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나도 포기하고 늦잠이나 자야할 지 잠시 고민과 갈등.

안되겠다 싶어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았다.

보도블럭과 도로가 축축히 젖어 있는 것으로 보아 간밤에 비가 한차례 뿌린 폼새다.
비는 그쳤다고 하지만 아직도하늘은아직도 잔뜩 찌푸린 상태다. 이거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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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접속하여 오늘의 날씨를 확인해 본다.

서울지역 오전에 비내릴 확율30%.오후부터는 확실히 비가 내린단다.
30%의비올 확율을 무시하고 강행하기로 했다.
주섬주섬 가벼운 옷을 챙겨입고, 호주머니에 버스카드 챙겨 넣고, 스틱 한자루 챙기고 집을 나섰다.
등산이 아니고 둘레길 순례라서 배낭마저 거추장 스럽다. 우산도 필요없고 신발도 운동화 차림이다.
혹여 30%의 비의 ‘덫’에 걸린다면오늘은 그냥 꼬박 맞아볼 작정이다.
비와 내가 하나가 되는 거지.

둘레길 들머리로 어디를 잡아야 할지 고민하며 폰을 열어 지도를 들여다본다.
집에서 가장 가장 가깝고 익숙한 접근로라면 역시 정릉의 버스 종점.
정릉주차장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면 평창동 쪽 ‘명상의 길’로 들어서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

수유리, 우이동 방향의’솔샘길’ 구간이다.
이쯤에서프로스트의 ‘가지않는 길’의 싯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숲속에 길이 두갈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나는 그 두길을 다 가볼수 없는나그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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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 평창동의 사색의 길(명상의 길) 쪽이마음을 붙잡는다.

둘레길 초입에 들어서자 청설모와 다람쥐가 둘레길 주변의 나뭇가지에서 저글링을 하며 나를 반긴다.

초입부터오르막 길로 시작되어 헉헉 되지만 느낌은 아주좋다. 역시 최고, 오길 잘했다.
하늘은 잔뜩 찌뿌려 금방이라도 비가 뿌릴 것처럼 보이나, 그럭저럭 잘 참아내고 있다.

금방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역시 산행은 처음 10분이 제일 힘들다.
오늘은 어디까지 가볼까? 10킬로를 걸으면 전체의 4분의 1을 정복하는 것이고,
5킬로를 걸으면 둘레길의 9분의 1을 정복하는 것이다. 지난번에우이령길 6.4킬로 구간은 이미 끝냈다.

북한산 둘레길은 숲속으로 난 평범한 오솔길이다.

좁은 오솔길 주변으로 숲이 우거져 피톤치드의 농도가 꽤 높게 나올 법하다.

햇볕드는 날에도 모자 없이도 숲길 속으로 걷기가 가능할만큼 녹음도 좋다.
둘레길 곳곳에서 작은 계곡들과 자주 마주친다.

비가 많아서인지 계곡과 만날때마다 물소리의 느낌이 아주 시원하다.

태풍 곤파스로곳곳에고목들이 뿌리채 뽑힌 채 발랑 나자빠진 모습도 자주 보인다.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의 층들도 일반 등산객과는 약간 다르다.

주로 어르신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고, 부부끼리의 동행, 그리고 나처럼 둘레길을 처음 답사하러 나온

신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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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마을길의 아스팔트 길에 들어서자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알이 제법 굵다.
주변으로 몽실몽실한 돌맹이로 담장을 쌓아올린 대저택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그 사이로 인적이 드문아스팔트 대로를 한참이나 걸어가야 했다.

좋은 집들 구경 하면서 가다보면 아스팔트 길조차도 지루함은 없다.

이저택에 사시는 분들은 이쪽으로 북한산 둘레길을 낸다고 했을때 반대좀 많이 하지 않았을까.

그 조용했던 길에사람들이 드나들고부산하게 들낙날락 할텐데그분들이 좋아할 리 없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진다.이미 모자와 옷은 폭삭 젖었다. 뭐 이렇게 비에 몸을 맡기고 걷는

기분을 느껴봤던게 그 언제였던가?나쁘지 않다. 아니 시원하다.

평창마을길 큰길에서 다시 가파른 숲속으로 올라 좁은 숲길을 한참씩이나 걸었다.
비가 내리는 날임에도 그 좁은 숲길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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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구기터널 앞 이북5도청 앞에서끝내기로했다. 출발점에서대략7-8킬로쯤 될 것 같다.
북한산을 위로만 오르다가허리를 따라 둘레길을처음으로 걷는 느낌은 매우 좋다는 것이다.

앞으로 ‘북한산 둘레길’이 히트칠 것이 분명하다.

이 둘레길 개통으로 북한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무지하게 늘어날 것만 같다.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 벅찼던 사람들에게 희망의 복음이 될 거 같다.

오늘 둘레길 1구간(명상의 길, 평창마을길)을 시작으로, 올해안에구간으로 나눠서 둘레길 44킬로

한바퀴를 섭렵해보려고 한다.

‘북한산 둘레화’란브랜드 상품이나 하나개발해 볼까?

북한산 둘레길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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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1. 미뉴엣♡。

    2010년 9월 20일 at 5:39 오전

    우와..북한산 둘레길
    홍보대사 오현기님..^^
    북한산 명소가 될듯
    김밥노리는그녀석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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