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다 말고 팔아버리다

나쓰메 소세키. 1867년생.

1905년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일본말로 와타시와 네꼬데스..가 아니고..

와가하이 와 네코데 아루: 吾輩は猫である

영어 제목은 아주 심플. 왕초보 수준의 영어다: I am a cat.

영국 유학을 했으나 영어를 전공한다는 것을 부끄러워했다한다. 하이쿠의 명인인 시키와 깊은 교우가 있고, 소세키도 많은 하이쿠를 남겼다.

대한제국의 명이 극도로 쇠해갈 즈음 일본에서는 이런 작품이 나왔다. 20-30년 후에 우리나라에서는 현대 문학이 등장하여 여러 작가의 단편 중편이 출판되었다만, 일본과는 비교가 안된다. 문학적으로 혹은 문화예술적으로 우리는 일본에 30년은 뒤쳐져 있다는 반증이다.

영문학을 공부한 필자는 그의 지식을 이 책에 옮겼다. 여기에 등장하는 서구의 철학자나 문호의 작품을 1905년 일제 강점기의 어느 한국인(조선인)이 이해할 수 있었으리오. 214년이 지난 지금, 고등교육을 받은 나도 거의 알 지 못하는 이름들이 등장한다.

일본의 당시의 풍습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아서,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이 책의 眞味를 맛보기 어렵다. 스토리 자체는 그닥 재미있다고 말 못하겠다. 저자가 그의 잡다한 지식을 동원하여 좀 계몽적이라거나 훈계적인 내용이 자주 있고, 고양이 (높은 지성의 동물로 등장. 즉, 이는 저자의 지적 수준이다)가 인간을 흉 보는 내용이 많다. 시니컬한 조크라고나 할까.

어쨌거나 이 책은 장편이고 매우 두껍다. 무슨 기승전결이 있는 소설도 아니다. 소세키나 근대 일본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교재가 되겠지만, 일반인들이 완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반의 반 정도 읽고 포기했다. 책값은 비싸지 않지만, 깨끗하게 보고 중고로 팔았는데, 중고로 나온 깨끗한 책이 많아서 책값이 똥값이다. 3,500원에 내놓았는데, 어제 누가 사겠다하여 오늘 택배로 보냈는데 택배비가 3,600원 나오더라고. 물론 착불이다.

나는고양이로소이다

2 Comments

  1. 초아

    2019년 2월 26일 at 9:21 오후

    저도 어려운 책은 싫어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건강하셔요.^^

  2. 데레사

    2019년 2월 27일 at 1:17 오전

    일본인들은 워낙 고양이를 좋아하니까 고양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죠.

    저도 재미없으면 중간에 읽다 말아버립니다.
    무슨 공부하는 책도 아니고 소설같은건 역시 재미있어야 읽죠.
    잘 하셨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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