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착 첫 날부터 심상치 않게 먹고픈 허기가 발동했다.
새벽 3시에 서울서 출발해서 정확하게 오전 8시에 해운대에 도착했다.
메리어트 호텔 건너편의 금수복국을 늘 먹어 오던터라 피곤함을 이끌고
그 집을 찾았다. 웬 걸?
명절 전 날이라 휴무란다.
우짜꼬..하다가 긴급으로 큰언니에게 SOS했더니 다른 집을 가르켜 주었다.
해운대에서 달맞이 고개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할매복국이란다.
아침부터 일터에서 바로 온 듯해 뵈는 아저씨 세 분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허름한 방..바로 그 일행옆으로 우리 다섯식구가 자리잡았다.
조금 후에 갑자기 어디선가 그 중 한 분께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 것이다.
"뭐라꼬? 야..마..그 거 치아뿌라, 칵 지기뿔라. 자꾸 그래쌀래?
그래 우짤낀데..지랄하네. 뭐라 캐쌌노. 됐따 됐따 아이가.."
하면서 엄청나게 큰 소리로 약 2~3분 동안 대화를 하는 거였다.
내 아들이 갑자기 웃음을 못참고 킥킥거리기 시작했다.
웃음이 전파되었는지 우리 식구들은 조용히 웃느라 어깨가 아팠다.
남은 생각도 하지않고 혼자 떠드는 그 아저씨가 진짜 웃겼다.
싫은 생각은 없었지만 경상도 사람들 조금 시끄럽긴 하다.
그 집 국물은 진국이었다.딸은 못먹겠다고 반 이상 남겼다.
저녁엔 평소에 늘 먹기를 꿈꿔오던 칠암의 아나고 회를 먹으러 갔다.
실처럼 파실파실하게 회를 친(?) 붕장어를 먹기위해 1시간 이상을 헤매이며
찾아간 칠암서 반 관이나 시켰는데 나는 구경만 했다.
나의 아들이 반의 반관을 혼자서 다 먹었다. 반 관에 6 만원이었다.
소주는 시원소주라했는데 시원했다.
둘째 날엔 자갈치 시장을 갔다.
명절이라 거의 문을 닫고 몇 집만 열었다.
1인분 만원을 하는 꼼장어는 고기는 몇 점 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 맛있었다.
남편이 고래고기를 먹고 싶다길래 주변에서 시켰더니 엄청 비쌌다.
2 만원어치를 애기 주먹만큼 주었다. 근데 맛있었다.
해삼, 멍게, 개불이란 것도 시켜 먹었더니 계산시에 좀 불편했다.
셋 째날엔 저녁에 광안리로 갔다.
언양 불고기라는 허름해뵈는 집엘 갔다.
불고기가 1인분에 2 만원이었다.
아들 놈이 어찌나 먹어대는지 8 인분이나 먹었다.
뒤이어 나오는 김치찌개는 거의 김치가 녹아서
물렁했다. 소고기를 넣어서 한 찌개였다.
이렇게 먹고 왔는데도 남편은 일광에 가서 짚불 장어를 못 먹었다며
섭섭해 했다. 또 청사포 조개구이도 못먹었고 재첩국을 못먹은 게
너무 아쉽단다.
삼성동에서 대치동 가는 길에 부산집인지 하는 곳에재첩국 먹으러 가야겠다.
예전엔 부산이 좋은 줄 별로 몰랐다.
이 번에 가보니 해운대 근방이 너무 좋았다.
특히 동백섬 근처가 좋았다.
살은 칼로리 관계로 2~3키로는 쪘을 거다.
서울로 오는 길에도 새벽에 출발해서 5시간만에
도착했다.
우리 식구는 주로 먹는 것에 엄청 충실하다.
지기자
2006년 1월 31일 at 1:04 오후
재미있게 사시는 가족이군요. 찾아다니며 먹는다는 거, 그것도 열정 없으면 못해요.
Lisa♡
2006년 1월 31일 at 1:09 오후
후훗..워낙 식도락가 스타일이다 보니 그만!
참고로 저의 낭군님은 배가 불룩하답니다.
시니피앙
2006년 2월 1일 at 3:40 오전
사진이 또 안보이네요.
사진을 어떻게 업로드하시나요?
가끔 올리고 컴퓨터에서 파일을 옮기거나 삭제해도 같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달맞이고개의 할매복집…기억해둬야겠습니다.
Lisa♡
2006년 2월 1일 at 6:30 오전
후후….제가 아직 초보라서 사진올리는 거 정확하게 못하구요.
배운 적도 없답니다. 간 큰 여자이지요.
이 사진은 별 거 아니니 밤에 꼼장어 사진 다시 올려야겠네요.
Lisa♡
2006년 2월 1일 at 9:54 오전
정말 감사합니다.
잘 할 수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자꾸 연습해서 잘 해 볼께요.
시니피앙
2006년 2월 1일 at 12:20 오후
다시 확인해 보니, 파일명이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혹시 사진을 사이월드에서 카피해 오시나요?
첨부파일을 사용할 줄 아시니까 사진올리기를 가르쳐드리지요.
[ 새 글쓰기 ] 하면
창이 뜨고, 글쓰기 박스 아래의 첨부파일을 사용하시죠?
사진넣기는 첨부파일이 아니라, [쓰기형식] 바로 밑에 보면
[이미지]라는 아이콘이 있습니다.
이것을 누르면, 첨부파일 같이 파일올리는 창이 뜹니다.
그곳에서 파일을 찾아서 올리면 됩니다.
Lisa♡
2006년 2월 1일 at 2:15 오후
급한대로 어떤 건 싸이월드에서 카피해 오죠.
근데 이미지-로 했는데 사진들이 커서 안들어 가요.
작은 용량으로 할 줄 몰라서 배워 볼께요.
이것저것 다 해볼께요. 오늘은 알집으로 압축하는 것도 혼자 해봤는데
아직 용량 줄이는 건 여기서는 안되네요.
다른 곳에선 줄여 지던데—하여간 감사합니다.
제가 곧 이것을 끝내놓겠습니다.
ariel
2006년 2월 1일 at 3:07 오후
제 아이도 엄청 먹어요.
어려서는 살이 좀 쩌서 걱정했는데
중학교 가니깐 거짓말처럼 다 빠지고
키로 가더라고요. 휴우~~안심..^^
리사님 재미있게 여행하고 오셔서 좋으네요.
저는 그냥 많이 먹고, 설거지 많이 하고 그랬어요.
그래도 명절이라 좋았어요..^^
Lisa♡
2006년 2월 2일 at 7:08 오전
아리엘님 아드님 키가 얼만디유~
우리 둘째도 엄청 안먹더니 이제는
옴마나 진짜 마니 먹어요.
키도 컸구요?
butcher
2006년 2월 2일 at 8:58 오전
제가 사는 동네로 오셨네요…
칠암 가시는 길에 우리 동네를 지나신 듯 합니다…
부산서 맛난 먹거리들만 드셨군요…
부산 사는 저도 자주 못 먹지요..
Lisa♡
2006년 2월 2일 at 9:44 오전
butcher님, 기장근처에 사시는 군요?
반갑습니다. 그 동네에서 초밤에 엄청 헤매었어요.
진즉 알았음 좀 물어 봤을터인데—ㅠㅠ
거 당
2006년 2월 4일 at 10:53 오전
미식가 가족 이시군요.
부산에서 금수복국이 유명한걸 아시면
많은 정보를 갖고 계신다는 생각이 됩니다.
다음에 부산에 올 기회가 있으시면 기장
짚불 곰장어를 권해 드리며 광안리 해수욕장 위쪽으로 회 센타에
가셔서 싱싱한 회를 골라 드실수 있으니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히말라야
2006년 2월 5일 at 11:13 오전
우리 인생의 즐거움의 반은 먹는것에 있지요….
elan
2006년 3월 28일 at 7:45 오전
컥…대치동 재첩국집이 나오다니…조심조심 다녀야 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