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를 다녀와서..

부산갈매기_043[1].jpg

부산 도착 첫 날부터 심상치 않게 먹고픈 허기가 발동했다.

새벽 3시에 서울서 출발해서 정확하게 오전 8시에 해운대에 도착했다.

메리어트 호텔 건너편의 금수복국을 늘 먹어 오던터라 피곤함을 이끌고

그 집을 찾았다. 웬 걸?

명절 전 날이라 휴무란다.

우짜꼬..하다가 긴급으로 큰언니에게 SOS했더니 다른 집을 가르켜 주었다.

해운대에서 달맞이 고개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할매복국이란다.

아침부터 일터에서 바로 온 듯해 뵈는 아저씨 세 분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허름한 방..바로 그 일행옆으로 우리 다섯식구가 자리잡았다.

조금 후에 갑자기 어디선가 그 중 한 분께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 것이다.

"뭐라꼬? 야..마..그 거 치아뿌라, 칵 지기뿔라. 자꾸 그래쌀래?

그래 우짤낀데..지랄하네. 뭐라 캐쌌노. 됐따 됐따 아이가.."

하면서 엄청나게 큰 소리로 약 2~3분 동안 대화를 하는 거였다.

내 아들이 갑자기 웃음을 못참고 킥킥거리기 시작했다.

웃음이 전파되었는지 우리 식구들은 조용히 웃느라 어깨가 아팠다.

남은 생각도 하지않고 혼자 떠드는 그 아저씨가 진짜 웃겼다.

싫은 생각은 없었지만 경상도 사람들 조금 시끄럽긴 하다.

그 집 국물은 진국이었다.딸은 못먹겠다고 반 이상 남겼다.

저녁엔 평소에 늘 먹기를 꿈꿔오던 칠암의 아나고 회를 먹으러 갔다.

실처럼 파실파실하게 회를 친(?) 붕장어를 먹기위해 1시간 이상을 헤매이며

찾아간 칠암서 반 관이나 시켰는데 나는 구경만 했다.

나의 아들이 반의 반관을 혼자서 다 먹었다. 반 관에 6 만원이었다.

소주는 시원소주라했는데 시원했다.

둘째 날엔 자갈치 시장을 갔다.

명절이라 거의 문을 닫고 몇 집만 열었다.

1인분 만원을 하는 꼼장어는 고기는 몇 점 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 맛있었다.

남편이 고래고기를 먹고 싶다길래 주변에서 시켰더니 엄청 비쌌다.

2 만원어치를 애기 주먹만큼 주었다. 근데 맛있었다.

해삼, 멍게, 개불이란 것도 시켜 먹었더니 계산시에 좀 불편했다.

셋 째날엔 저녁에 광안리로 갔다.

언양 불고기라는 허름해뵈는 집엘 갔다.

불고기가 1인분에 2 만원이었다.

아들 놈이 어찌나 먹어대는지 8 인분이나 먹었다.

뒤이어 나오는 김치찌개는 거의 김치가 녹아서

물렁했다. 소고기를 넣어서 한 찌개였다.

이렇게 먹고 왔는데도 남편은 일광에 가서 짚불 장어를 못 먹었다며

섭섭해 했다. 또 청사포 조개구이도 못먹었고 재첩국을 못먹은 게

너무 아쉽단다.

삼성동에서 대치동 가는 길에 부산집인지 하는 곳에재첩국 먹으러 가야겠다.

예전엔 부산이 좋은 줄 별로 몰랐다.

이 번에 가보니 해운대 근방이 너무 좋았다.

특히 동백섬 근처가 좋았다.

살은 칼로리 관계로 2~3키로는 쪘을 거다.

서울로 오는 길에도 새벽에 출발해서 5시간만에

도착했다.

우리 식구는 주로 먹는 것에 엄청 충실하다.

14 Comments

  1. 지기자

    2006년 1월 31일 at 1:04 오후

    재미있게 사시는 가족이군요. 찾아다니며 먹는다는 거, 그것도 열정 없으면 못해요.   

  2. Lisa♡

    2006년 1월 31일 at 1:09 오후

    후훗..워낙 식도락가 스타일이다 보니 그만!
    참고로 저의 낭군님은 배가 불룩하답니다.   

  3. 시니피앙

    2006년 2월 1일 at 3:40 오전

    사진이 또 안보이네요.
    사진을 어떻게 업로드하시나요?
    가끔 올리고 컴퓨터에서 파일을 옮기거나 삭제해도 같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달맞이고개의 할매복집…기억해둬야겠습니다.

       

  4. Lisa♡

    2006년 2월 1일 at 6:30 오전

    후후….제가 아직 초보라서 사진올리는 거 정확하게 못하구요.
    배운 적도 없답니다. 간 큰 여자이지요.
    이 사진은 별 거 아니니 밤에 꼼장어 사진 다시 올려야겠네요.   

  5. Lisa♡

    2006년 2월 1일 at 9:54 오전

    정말 감사합니다.
    잘 할 수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자꾸 연습해서 잘 해 볼께요.   

  6. 시니피앙

    2006년 2월 1일 at 12:20 오후

    다시 확인해 보니, 파일명이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혹시 사진을 사이월드에서 카피해 오시나요?
    첨부파일을 사용할 줄 아시니까 사진올리기를 가르쳐드리지요.
    [ 새 글쓰기 ] 하면
    창이 뜨고, 글쓰기 박스 아래의 첨부파일을 사용하시죠?
    사진넣기는 첨부파일이 아니라, [쓰기형식] 바로 밑에 보면
    [이미지]라는 아이콘이 있습니다.
    이것을 누르면, 첨부파일 같이 파일올리는 창이 뜹니다.
    그곳에서 파일을 찾아서 올리면 됩니다.
       

  7. Lisa♡

    2006년 2월 1일 at 2:15 오후

    급한대로 어떤 건 싸이월드에서 카피해 오죠.
    근데 이미지-로 했는데 사진들이 커서 안들어 가요.
    작은 용량으로 할 줄 몰라서 배워 볼께요.
    이것저것 다 해볼께요. 오늘은 알집으로 압축하는 것도 혼자 해봤는데
    아직 용량 줄이는 건 여기서는 안되네요.
    다른 곳에선 줄여 지던데—하여간 감사합니다.
    제가 곧 이것을 끝내놓겠습니다.   

  8. ariel

    2006년 2월 1일 at 3:07 오후

    제 아이도 엄청 먹어요.
    어려서는 살이 좀 쩌서 걱정했는데
    중학교 가니깐 거짓말처럼 다 빠지고
    키로 가더라고요. 휴우~~안심..^^

    리사님 재미있게 여행하고 오셔서 좋으네요.
    저는 그냥 많이 먹고, 설거지 많이 하고 그랬어요.
    그래도 명절이라 좋았어요..^^
       

  9. Lisa♡

    2006년 2월 2일 at 7:08 오전

    아리엘님 아드님 키가 얼만디유~
    우리 둘째도 엄청 안먹더니 이제는
    옴마나 진짜 마니 먹어요.
    키도 컸구요?   

  10. butcher

    2006년 2월 2일 at 8:58 오전

    제가 사는 동네로 오셨네요…
    칠암 가시는 길에 우리 동네를 지나신 듯 합니다…

    부산서 맛난 먹거리들만 드셨군요…
    부산 사는 저도 자주 못 먹지요..   

  11. Lisa♡

    2006년 2월 2일 at 9:44 오전

    butcher님, 기장근처에 사시는 군요?
    반갑습니다. 그 동네에서 초밤에 엄청 헤매었어요.
    진즉 알았음 좀 물어 봤을터인데—ㅠㅠ   

  12. 거 당

    2006년 2월 4일 at 10:53 오전

    미식가 가족 이시군요.
    부산에서 금수복국이 유명한걸 아시면
    많은 정보를 갖고 계신다는 생각이 됩니다.

    다음에 부산에 올 기회가 있으시면 기장
    짚불 곰장어를 권해 드리며 광안리 해수욕장 위쪽으로 회 센타에
    가셔서 싱싱한 회를 골라 드실수 있으니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13. 히말라야

    2006년 2월 5일 at 11:13 오전

    우리 인생의 즐거움의 반은 먹는것에 있지요….   

  14. elan

    2006년 3월 28일 at 7:45 오전

    컥…대치동 재첩국집이 나오다니…조심조심 다녀야 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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