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느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에서 –

…제가 좋아하는 詩 입니다. 한 번 쯤
생각해 볼 이야기들이지요.

12 Comments

  1. Beacon

    2006년 2월 23일 at 3:41 오후

    생각도 생각이지만,,,가슴아픈 시,,같네여…^^
    좋은 꿈 꾸세요~~   

  2. Lisa♡

    2006년 2월 24일 at 2:55 오전

    Beacon님, 그렇죠.
    가슴도 뻐근하지요?
    살다보면 남들은 다 즐거워도
    마음 아플 때 있잖아요.
    그렁거랑은 좀 틀리지만…   

  3. 理解

    2006년 2월 24일 at 4:05 오전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제가 좋아하는 시, 입니다만,
    사람이, 사물이, 세상이 늘 묻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기란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인지.

       

  4. Lisa♡

    2006년 2월 24일 at 5:25 오전

    …아이구 안도현님의 시를 도종환님으로 착각했네.
    내 친구도 이 시를 어찌나 좋아하던지.
    바쁜 와중에 한 번씩 들러주심에 캄사캄사합니다.
    계속 들러 주시길~~
    근데 가끔 묻고 살아야 하는 것도 있지 않나요?   

  5. 거 당

    2006년 2월 24일 at 9:46 오전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을 가끔 봅니다.

    그러한 사람이 내 주위에 있는지
    그리고 나는 상대방에게 그러한 사람이 되는지 …
    좋은 글 읽으며 나 자신을 뒤돌아 봅니다.   

  6. 순자

    2006년 2월 24일 at 11:10 오전

    그런사람이 있습니다..

    84년부터
    쭈욱 이웃으로….
    둘…
    동기간보다 더 가까운 이웃…
    가끔은
    내가 태어나서
    너희를 만난건 행운이다…합니다

    갑자기
    그들이 생각나서요^^   

  7. Lisa♡

    2006년 2월 24일 at 12:35 오후

    순자님!! 세상에 한 명도 아니고 그들이라뇨.
    부럽습니다. 진짜~ 그런 분 흔치 않거든요.
    이런 글 읽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 성공 한겁니다.   

  8. Lisa♡

    2006년 2월 24일 at 12:37 오후

    거당님께서는 이미 그런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맑은 영혼의 소유자로 우리들에게 주옥과 같은
    글을 늘상 보여주고 심어 주시잖아요.
    그러니 다른데서 찾을 필여없이 본인께서 이미
    그런 그대가 되어잇답니다.
    더 좋은 글로 우리 가슴을 맑게 해주세요.   

  9. 백의민족

    2006년 2월 24일 at 12:45 오후

    그대 그런사람 가졌는가 ?
    네 ! 라고 대답할 사람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존경했던 분이 함석헌 선생님이었죠
    함선생님이 발행했던 씨알의 소리를 탐독하기도 했었습니다.
    퀘이커교도인 그분의 청빈함 그리고 민주화에 대한 열망…
    젊은 시절에는 저도 유신헌법을 반대했던 사람이라 비폭력 민중운동을 주창하면서
    민주화 운동 선봉에 섰던 함선생님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물론 지금와서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헌법에 대한 반대입장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공과를 구분하자면 정치적과에 비해 경제적 공이 훨씬 더 크게 보여집니다.

    리사님! 그런사람 가졌습니까 ?   

  10. Lisa♡

    2006년 2월 24일 at 12:54 오후

    저요~?????
    한 사람있긴한데…
    그런데 제가 바로 그런 사람이기도 한 부분이
    쪼끔 있긴해요. ㅎ헤헤헿ㅎㅎㅎㅎㅎ…   

  11. 치자香

    2006년 2월 25일 at 4:49 오전

    샬롬..

    사진으로 언듯 비쳐진 모습은
    그리 연배가 높은 것 같지 않은데.
    함석헌 님의 글을 올린 것을 보고 내심 놀랬습니다.

    우리 대학시절
    저분이 토해내는 열번에 가슴이 수없이 뜨거워졌고,
    저분과 함께 웃고 울고 분노에 젖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생한
    뿌리깊은 나무에 올린
    ‘못난 석현이는 웁니다’라는 제목으로
    남강 이승훈님에게 올린 글입니다.

    좋은 글 한참 읽고
    그시절로 돌아가보고 갑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12. Lisa♡

    2006년 2월 25일 at 11:30 오전

    제가 이글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나눠준 게 어언 5년전이니
    어찌보면 속은 늙었나봐요.
    생각나지 않는데 어디선가 이 글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그 뒤로 이 시를 퍽 좋아하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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