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 웨이에서 한 컷! 여행지에서 만나 같이 ‘미스 사이공을 본 후….
88년도인가 그 때부터 여행 자율화가 되었다. 돈 만 모으면 봄 햇볕에 바람난 똥강아지 모양 짐을 싸고는 했다. 근 15년 정도를 많을 땐 일 년에 4-5번 정도를 적을 땐 1-2번 가량의 해외여행을 했으니 팔짜가 늘어졌었다.
베짱이의 일화를 보는 듯 한 때 방탕했던 탓에 지금은 통장이라고는 없는 중년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일말의 후회가 없으니 나의 이 대범한(?) 배짱도 알아 주어야 한다.
여행을 하면 거의 사진을 안찍는다. 첨엔 미친듯이 찍어 댔는데 갈수록 앨범을 보관하기가 곤란지경이었다. 지금처럼 컴퓨터에 저장할 수도 없으니 첨의여행 사진은 거의 없다. 카메라에 담기보다 하나라도 가슴에 박아두자..뭐 이런 취지였다고나 할까.
88년도에 유럽을 파리를 시작으로 런던과 로마와 몇 군데의 중요 도시를 거쳐 오는 그야말로 오리지날 깃발부대에 동행했다. 싸고 여러군데를 한꺼번에 보는 잇점과 가이드가 다 알아서 해주니 거저먹기였다.
그 당시는 주로 노인분들이 주류를 이루는 효도 여행 비슷한 거였는데 대걔가 자식자랑과 건강 이야기 빼면 대화부족이었다. 우리의 일행도 거의 그런 상황이었는데 내 친구가 부득부득 따라 간다는 엄마와 주책바가지의 여왕인 언니를 대동하고 내 스케쥴에 끼는 통에 나의 악몽은 시작되었다.
비행기 안 화장실서 담배를 피워 난리를 친 그 언니는 끝까지 (지금도 열받는다) 말썽을 일으키는 장본인이었다. 일행에 좀 젊은 축에 속하는 이가 4명이었는데 나와 내 친구랑 멋쟁이 가이드 오빠랑 우리의 호프, 피터 팬 미스터 한이었다.
그는 이 지루하고 뒤틀릴려는 나의 유럽길에 그야말로 청량음료였다. 2% 부족함을 몽땅 메우고도 남는 별이었다. 부인이 직장생활을 하는터라 같이 못 오고 나도 또한 그럴지니 어쩜 신세도 똑같은지..히히.(음흉한 웃음) 건축가인데 유럽서 찍을 것이 좀 있었던지 건물만 보면 돌들을 그리 찍고 있었다.
그런데 주책 바가지 그 언니가 어디서나 나의 별 옆에 떡하니 붙어서는 이상한 콧소리로 야릇한 표정까지 겸비하고는 아양방귀를 떠는 게 아닌가? 에펠탑이고 뭐고 완전히 떨떠름한 표정의 그별을 지키느라 여행내내 초비상으로 안간힘을 내리 썼다.
또 한 사람 멋쟁이 가이드 옵빠는 입만 벌리면 눈물을 흘릴만치 웃겼는데 그 코믹함이 지금 상영하는 ‘음란서생’과 맞 먹었다. 지금도 그 유머가 그 입담이 그립다. 뚱뚱한 편인데도 옷빨 하나는 끝을 내는 통에 아침이면 무얼 입나 쳐다 보느라 내 눈길을 오해도 좀 했지싶다.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위험하게 쳐다보며 내심 부러워 하면서 우리의 대화에 끼이고 싶어 했다. 그래도 우리 네 명은 굳세게 뭉쳐만 갔다. 타인 절대입장 불가!!!!
밤이면 서로 각자 다른 방에 자니까 마음에 드는 사람 방으로 오라고 윙크를 하고 헤어질 때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다가 밉상, 주책바가지,문제아인 언니로 부터 자초지종을 다 말해야하는 귀찮은 일까지 생기곤 했다.
식사가 영 안 땡겨서 내리 며칠을 굶기도 할랴치면 사랑스런 나의 별은 어느 새 달려나가선 맥도날드 감자튀김을 사들고 나타나선 자리 아래로 살짝 주는 것이었다. 가끔 죠니 워커 뚜껑에 위스키도 한 잔씩 아무도 몰래 주기도 했다.
사랑받는 이에게서만 풍기는 확실한 광명이 내 이마에서 빛나고 있었음은 말 할 것도 없다. 도버를 건널 때 배에서 카지노를 향한 네 사람..우연히 당겼는데 내 기계가 소리를 내며 뭔가 터진 모양..사람들이 몰려 왔다. 별로 큰 돈은 아니었는데 뭔가 행운의 징조같았다. 그 돈으로 몽땅 비싼 술을 샀다. 덕분에 올 때까지 음주 여행을 했다.
비행기를 타는 순간 나는 한국을 잊었다. 한국의 모든 이들과 내 존재도 동네이름도 다 까먹었다. 전화도 한 번 안했다.
그 후로 여행만 하게 되면 언제나 반복되는 편리한 현상이었다.
세련된 시부모님과 더 세련된 사고방식의 남편이 한 편으로는 고마웠지만 깡그리 잊고는 나의 자유와 젊음을 즐겼다.
○ minuette.○
2006년 3월 7일 at 3:53 오후
Lisa♡ 님은 여행을 많이하셨나보죠..? 부럽습니다.. 여행을 많이하신 경험에서 낙천적이고 쾌활한 심성을 소유하신듯합니다.. 그러시죠..? 그리고 조기 위 사진설명을 좀 해 주시죠.. 어느분이 리사님인지 잘 모르겠는데요..ㅎㅎ 좋은시간 되시기 바랍니다..A bien tot..
Beacon
2006년 3월 7일 at 4:18 오후
봄볕에 바람난 똥강아지처럼 – 기가 막히네요,,,^^
통장이라고는 없더라도,,,가슴은 풍만??? 해 지셨겠죠?,,,ㅋㅋ
부럽습니다,,,
오늘도 벌써 또~!! 한시가 넘어버렸네요,,
예쁜 꿈 꾸십쇼~~!!!
청솔
2006년 3월 7일 at 7:29 오후
리사님도 미스사이공을 보셨군요.
당시 저도 한국에서 손님이 오는 바람에 덩달아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라센
2006년 3월 7일 at 7:35 오후
안녕하세요.
저의 빈방을 방문해 주신 첫손님이시라 감사의 인사를 드릴겸 들렸어요.
요즘도 여행 많이 하시나요?
88년이면 저도 파리에있었는 데 혹시 그 때 파리에펠탑 아래에서 본 분은 아닐까?
뉴욕을 사랑하신다니, 앞으로 좋은 이야기 기대해 봅니다…
오드리
2006년 3월 7일 at 8:24 오후
부러워서 침이 질질……….ㅎㅎ
순자
2006년 3월 7일 at 8:43 오후
이름대로 리사님
대단하시네요..
어휴
부끄…
외국한번도 못감….
직업땜에 못간다 하다가
이럭저럭..
이제 가려고
여권도 만들었다우…
거 당
2006년 3월 7일 at 11:32 오후
여행은 가슴 설래이는 즐거운 시간이죠.
젊었을때 많이 다녔다니 부러울 따름 입니다.
여행중엔 꼭 한 두명이 엉뚱한 짓을 하여 일행을 당황하게 합니다.
지나보면 이것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죠.
건강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Lisa♡
2006년 3월 8일 at 12:18 오전
아 비엥또 미뉴엣님 …가운데가 리사입니다. 약간 얼굴이 찌그러져 나왔는데
실물은 매끈합니다. 양 가에는 여행지에서 합세한 동생뻘 되는 여성들로 미혼이고
직장생활중 틈나서 왔다더군요. 근데 지금쯤은 다들 결혼했으리라 사료됩니다.
여행을 많이 하다보니 대체적으로 긍정적입니다.헤헤…
Lisa♡
2006년 3월 8일 at 12:20 오전
Beacon님 내가 자고 있는 시간에 들어 오셨네요..히히..
가슴이 많이 풍만해진 건 사실입니다. 부러워할 건 없어요.
빚내고 시간내면 되니까요…저 그래서 빚을 면치 못하고
맨날 마이너스 통장으로 사는 인생입니다. 그려도 우쭐^^*
Lisa♡
2006년 3월 8일 at 12:22 오전
청솔님 뉴욕이라든가 외국에 있다보면 손님덕네 가본 곳 또 가도 또 가도 해서 제 친구는 나이아가라를 20번도 더 갔다고 하더군요. 저는 뉴욕가면 꼭 뮤지컬은 보고와요. 그래서 어지간한 건 다 섭렵했지요. 저의 예쁜 시누이가 뉴욕에 8년간 살아서 신세지면서 가서 개기고 온갖 것 다 보여 달라고 떼써서 억지로 다 보임을 당했지요.
Lisa♡
2006년 3월 8일 at 12:23 오전
라센님..저 맞습니다. 저 맞고요..그 때 뚫어 지게 쳐다보신 그 분 맞죠?
자주 놀러 갈랍니다. 그 이국의 방으로~
Lisa♡
2006년 3월 8일 at 12:25 오전
오드리님..그 좋은 이따리아에 계시면서 모가(?) 부러버러요?
제가 바보처럼 베니스를 못가서 올해는 기필코, 기어코,(같은 말?)
끝끝내, 반드시 갈 겁니다. 근데 쩐이 좀 부족하네요…헤헤…
Lisa♡
2006년 3월 8일 at 12:27 오전
순자님 하루라도 다리에 힘있을 때 갔다와야 합니다.
늙으면 좀 가차운데로 가시고 젊음이 남아 있을 때
머얼리 후딱 퍼떡 다녀와야 합니다.
어쩔 땐 너무 좋아서 그 자연에 빠져서 오고 싶지 않지만..
Lisa♡
2006년 3월 8일 at 12:29 오전
거당님..아휴..숨차라.
그 언니는 좀 징그러웠어요. 늘 시간 어기고 큰 소리내고 짜증의 원천.
게다가 내가 점지한 남성한테 어찌나 침을 바르는지…원..ㅋㅋ
진짜 여행은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그 속에서 유쾌한 일행이 되는 거
기본 에티켓이거덩요.
butcher
2006년 3월 8일 at 1:29 오전
뱅기를 타고 나간다는 것은 늘 썰레는 일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곳을 가더라도, 입국 도장 받고 나와서 보는 풍경은
낮설지만 묘한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여행이란,,,,, 평생의 자산이란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투자해도 지나치지 않는…..
Lisa♡
2006년 3월 8일 at 2:19 오전
butcher님..요즘은 뱅기 타기 넘넘 시러요.
답답하고 지겹고..비지니스석 탈 형편은 안되고..
우짜까예~ 그래서 작년도 한 번도 못나갔지요.
올해는 애들과 앙코르왓과 나 홀로 베니스를 다녀
올까 하는 바램입니다.
청산靑山
2006년 3월 8일 at 4:47 오전
저는 나의 자랑스런 조국(고국, 고향)을 가보는 것이 소원이 됐습니다
1980년 12월 20일 전두환씨가 계엄사령관인가 합수부 본부장이었던가
서슬이 퍼럿케 날을 잔뜩 세우고 세상을 졸아들게 하고…
모든 것들을 얼어붙게 해주던 겨울공화국시절 미국으로 이주를 했었지요.
그후로 딱 한번 가보고 다시 가보질 못하고 해를 넘기고 있습니다.
이제는 영어로 8시간 하와이주둔 미 육군사령부에서 풀타임 기술 공무원으로 직장생활하고 퇴근하여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한글뉴스를 읽고
한국노래를 듣고 딸과 함께 자기전까지 한국TV를 보는 것이 일과 중
일과입니다.
아 가고싶어라.
Lisa♡
2006년 3월 8일 at 5:06 오전
청산님..언제 한 번 꼭 오셔서 우리강산 죄다 둘러 보셔야 할텐데요.
우리나라도 정말 좋은데 많아요. 저는 우리나라도 미국서 친구가 올 때마다
다녀서 많이 가봤답니다. 진짜 좋은데가 많아요.
오고 싶어서 으떡하냐?
한국에는 식구들은 없나요?
butcher
2006년 3월 8일 at 7:18 오전
마일리지 뽀인토 많으시면….
좌석 드업 하시면????
저보단 잘 아시겟지요??
근데 그걸 등업이라고 하는게 맞나요?
인터넷을 많이 보다 보니…
brightmoon
2006년 3월 8일 at 9:34 오전
…깡그리 잊고는 나의 자유와 젊음을 즐겼다 – 레이즈!
콜?
Lisa♡
2006년 3월 8일 at 12:23 오후
butcher님 마일리지 아껴서 저 그 걸로 또 공짜 여행갑니다.
여행시에 돈 아끼는 거 저…텄습니다. 무전여행은 아니지만 .
그리고 그리 호화스럽게 가면 저 뾰두라지 납니다.
근데 남미행은 좀 신경 써야겠지요? 워낙 비햏거리가 길어서–
Lisa♡
2006년 3월 8일 at 1:00 오후
brightmoon님.
그렇게 잊고 살아도 되는 거 맞죠?
며칠동안은 잊고 사는 거 괜찮지요?
저 한 번씩 잊고 살고파요.
레이즈! 콜이 뭔 뜻이래요?
당최 촌스러버서~
ariel
2006년 3월 8일 at 1:49 오후
집 나간지 14시간만에 돌아와 앞이 안 보여요..ㅋ
일 복이 너무 많아요..
내일 와서 읽고 지금은 굿 나잇..^^
Lisa♡
2006년 3월 8일 at 2:07 오후
일 복 많은 복댕이 인어공주아줌씨~~
일없는 남자가 보면 섭할랴~~
우야던동 잘 쉬고 잘 자야해요.
미인은 잠꾸러기!!^^
푸른비
2006년 3월 8일 at 4:16 오후
리사님.
그까이거 돈들은 통장 없어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빈손으로 갈텐데요…
몇년전 시청에 국장급으로 계시던 분이 살던집을 팔아서 가족과 함께
세계일주 여행을 떠났지요. 전도가 유망한 엘리트 젊은분 이셨는데여…
두 아이(중학생,고등학생)에게 값진 인생 경험을 시켜 주겠다고요.^^
어차피 인생도 旅程의 일부인데요. 계속 여행을 즐기시구려.
나의 여권은 장농 서랍에서 아주 긴 잠에 빠져있습니다요!^^!
Lisa♡
2006년 3월 8일 at 11:36 오후
푸른비님의 앗살한 격려와 진리의 명답’빈손’의 충고에
힘입어 게속 빈 통장으로 살게 될 듯…
그래요~가자, 세게로..글로발을 향하여~~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