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네 할아버지가 이상했다.
나만 보면 "택시기사 못 봤어요? 점심 같이 해야하는데.."
밤이건 낮이건 점심을 해야한단다.
아들이 어디로 모셔가면 "댁은 뉘시오?" 라고 하면서도 곧잘 따라간다.
며느리가 이불이랑 갈아 드리면 "나 새장가 가니?" 하고 묻는다.
젊어서 착한 일도 많이 했다는데 치매는 사람 가리지 않나보다.
그 할아버지 동생분이 사온 찹살떡 꾸역꾸역 드시다가 목에 걸려 돌아가셨다.
국희의 할머니는 아들을 남편이라 생각한다.
아들이 돌아오는 시간에 화장하고 옷갈아 입고는 부끄럼까지 탄다.
엄마를 즐겁게 해주려고 아들은 아버지 흉내를 낸다.
할머니의 이름이 ‘정계홍’이다.
아들은 아버지처럼 부른다. 마치 연인처럼 "정계호이!" 그러면
고개를 옆으로 꼬면서 할머니는 대답한다. "네"
마른 손이라도 잡아 주면 좋아서 얼굴이 빨개진다.
노인들에게 손은 애정과 관심의 언어이다.
밍크 사달라고 막 조른다.
할 수없이 가짜 밍크를 사주었다. 좋아라고 벽에 걸어 두고 또 보고 또 본다.
악어빽을 사달란다.
또 가짜 악어빽을 사주었다. 옷걸이처럼 벽에 붙여 두고 하염없이 쳐다본다.
경호네 할미는 밤에는 식탁에 묶어 두고 잔다.
식탁이 아침에는 창가에 가서 걸려 있다. 어찌나 창 밖으로 뛰어 내리려고 하는지..
하는 수없이 밤에는 식구대로 몸에 끈을 묶고 잔다.
할미의 힘을 한 명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힘 쎈 당신이다.
그러다 보니 밤이면 밤마다 올빼미 가족이 되어 갈수록 초췌해진다.
불쌍해서 보기가 영 민망하다.
중환자실로 간 엄마가 의식을 되찾고 말을 한다.
아이고 막강 똑순이 참으로 갸륵도 하였다.
근데 가끔 이상하고 요상한 말을 한다.
"냉장고가 시끄러워 당최 잠을 못 자겠구나"
"시계 옆으로 불이 났는데 어찌 됐니?"
"니가 자꾸 왔다갔다 하니까 헷갈린다야"
"비가 오면 절대 안 되는데.."
엄마가 농사짓나? 무슨 비 걱정인지.
너무나 웃긴다.
귀엽도록.
하지만 간간이 섞어하는 알 수없는 말들이
무섭기도 하다.
막강 똑순이도 나이 앞에서는 무릎을 꿇나보다.
엄마도 강아지처럼 손을 자꾸 내민다.
xue
2006년 6월 8일 at 12:02 오전
치매라는것이 그렇게 무섭군요..
저의 엄마는 새로이사간 아파트현관입구비밀번호 *…..#…*
그리고 엄마집 또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어셔야하는데 그것 외우게 하는냐고
오래 걸렸다나봐요..ㅋㅋ
그래서 집번호 바꿀때가 됐는데도 못 바꾼다나봐요.
그런 건망증은 애교네요..ㅎㅎ
본효
2006년 6월 8일 at 12:44 오전
리사님을 저는 그냥 꼭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그냥요!!~~
.
.
.
치자향님 엄마도 생각이 나네요..
.
.
경호네 할머니..
sni629
2006년 6월 8일 at 12:55 오전
천국 과 지옥 생각을 해 봅니다..
참,,힘든 일인데,,
용기 잃지 마소서..^^
butcher
2006년 6월 8일 at 1:13 오전
치매……… 참 무섭고 불치의 병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치료 방법이 나오겠지요…
"저승의 여러날 보다 이승의 하루가 좋다"라는 말이 있지요…
어머님의 건강 회복을 다시 한번 빕니다..
리플러
2006년 6월 8일 at 1:13 오전
집안에 뭔가 일이 생기면
갑자기 주위에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똑순이께서 옆에 계시니
얼른 완쾌하실 것입니다….
ariel
2006년 6월 8일 at 1:14 오전
ㅜ.ㅜ
Beacon
2006년 6월 8일 at 1:59 오전
엄마는 엄마고,,
느껴집니다.. Lisa님의 헤수룩한 슬픔이..
색연필
2006년 6월 8일 at 2:54 오전
치매…정상적인 사람도 가끔 헛소리 하잖아요…
이제 연세가 드시고, 몸이 쇄약하시니,
평소에 표현치는 않았지만,
잠재의식 속에 눌러 놓았던 것들을
때와 장소, 상황의 분별 없이…
그냥 할 뿐….
그것을 치매라고 한다면
아이들이
때와 장소, 상황파악 못하고
울어대는 것 쯤으로 이해하긴 어려울까요…
그렇게 이해하긴
무리겠지요…
음…
나을 수 없고…고칠수 없다는 게…
안타깝네요^^
리사님…그래도 살아계시는 날동안 많은 추억 만드시구요^^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은 그냥 재껴 놓으시구요…음….
하여간 리사님 많이 드시고, 스트레칭도 하시고….
오공
2006년 6월 8일 at 2:54 오전
노인들은 큰 병 이후 잠깐의 치매가 왔다 지나가기도 해요..의사선생님께서 말씀 해 주셨지 않았을까?
저희 시어머님의 치매로 저의 3년은 다큐와 시트콤 사이를 왔다리 갔다리 했답니다
최용복
2006년 6월 8일 at 6:34 오전
겪어보아서 아는데 참 마음아픈 일들을 맞이할때가 있는데요…
리사님! 사람의 따라 정도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너무 염려치 마세요…
봉쥬르
2006년 6월 8일 at 7:42 오전
때때로 정신이 들었다 치매가 왔다가 그렇더군요
노인들 쓰러지면 대개 치매를 같이 수반..
리사님 잘 이겨내십시요!
東西南北
2006년 6월 8일 at 8:50 오전
저도 본효님과 같은 생각인데….뺨맞을 까봐….
본효님 제것도 한번해서 리사님을 꼬옥 두번 안아 주십시요.
어려울 때일수록 명품인간 리사가 더욱 돋보일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리사님 품에서 어머님은 행복하실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Lisa♡
2006년 6월 8일 at 10:10 오전
슈에님.
엄마는 수준이 약 40대 수준입니다.
저도 매일 뭔가를 잊어 버리고 또 사고
매일 정신아 허공을 오락가락한답니다.
압구정 현대에서 약속을 하고는 무역센터에
가서 기다리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저의 엄마는 일시적인 쇼크로 그러는지도
모르겠네요.
Lisa♡
2006년 6월 8일 at 10:11 오전
본효님.
순자
2006년 6월 8일 at 10:12 오전
걱정이 있다면
정말 곱게 살다가 곱게 가는것..
아마
모든 노인분들의 소원일터..
근데
리사님 주위엔
왠 치매앓는분들이 많아요?
시리즈를 엮어도 될듯..
슬픈이야긴데 참 귀엽게 써내려가네요..
Lisa♡
2006년 6월 8일 at 10:12 오전
sni629님.
인생에서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저 자신의 미래가 자꾸 그려 집니다.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려니 합니다.
Lisa♡
2006년 6월 8일 at 10:14 오전
butcher님.
오늘은 드디어 친정(북한서 보고 못 본)
식구들이 보인답니다.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는 얼굴이 생각나지
않을거라 상상하니 엄마가 불쌍해집니다.
엄마의 엄마는 3살에 돌아 가셨거든요.
계모 아래서 학대 받으면서 자랐대요.
그래서인지 정이 별로 없는 분이세요.
Lisa♡
2006년 6월 8일 at 10:15 오전
리플러님.
무슨 일이든 다 그렇지요.
그 간 관심없던 것들도 막상’닥치고 보면
다 나의 일이니 관심이 생기고 지난 이야기도
문득 생각이 나고 그럽니다.
Lisa♡
2006년 6월 8일 at 10:16 오전
ariel님.
ㅠ.ㅠ
Lisa♡
2006년 6월 8일 at 10:17 오전
Beacon님.
슬프네요.
불쌍하게 살다가는 그녀의 인생이 말입니다.
며느리한테도 대접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러고 가는 모습이 참 가슴이 아리죠.
Lisa♡
2006년 6월 8일 at 10:19 오전
색연필님.
아직 병원에서는 치매라고는 안 그러네요.
완전히 아기같아요.
아기 공룡 둘리의 늙어진 모습을 상상하면 될 듯.
슬프다가도 막 웃어요.
말이 너무 순수하고 웃기니까요.
아이같아지는 과정인가봐요.
나이가 주는 무게는 아무도 거들수도 없고
혼자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라 뭐라
하기엔 인간이 나약하네요.
아무도 나이를 이길 순 없다..뭐!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Lisa♡
2006년 6월 8일 at 10:20 오전
오공님. 냉철한 판단력의 예쁜 오공님.
맞아요~ 의사들은 그렇게 말하네요.
그럴 수 있다고…
엄청 귀여워요.
씨트콤이 따로 없어요.
Lisa♡
2006년 6월 8일 at 10:22 오전
용복님.
그럴께요.
별로 크게 걱정하거나 슬퍼하지는 않아요.
나이가 있고 체념 비슷한 걸 하고 있거든요.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무슨 생을 더 바라겠어요.
단지 자식들의 욕심일 뿐이지…
Lisa♡
2006년 6월 8일 at 10:22 오전
봉쥬르님.
그런 거 같애요.
참 이상하지요?
왜 노인들은 그래야만 하는걸까요?
Lisa♡
2006년 6월 8일 at 10:23 오전
귀여운 동서님.
걍~꼬옥 안아줘도 뺨 안 때립니다.
제가 본래 구분을 잘 하거든요.
명품인간 리사는 혹시 짝퉁 아닐런지요~
Lisa♡
2006년 6월 8일 at 10:25 오전
순자님.
글쎄..그런가요?
치매 앓는 노인 또 있는데..
그렇게 많은 거 아닌가요?
엄청 많던데—내 주위만 그런가?
그리고 치매는 아니라도 돌아가실 때 되면
이상하게 헛소리를 많이 하더라구요.
시어머니는 젊어서 가셨는데(60대) 가시기
얼마 전부터 헛소리를 많이 하고는 자기도 놀라더라구요.
수홍박찬석
2006년 6월 8일 at 2:08 오후
가슴 아프면서도 찡합니다.
Lisa♡
2006년 6월 8일 at 2:22 오후
수홍님.
왜 이런 과정들이 우리들의 주변에
아니..앞으로 우리에게도 일어날지도 모르는일일까요?
깨끗하게 살고 싶은데…..
부산갈매기
2006년 6월 8일 at 2:32 오후
흐미 꼴찌…요것도 치매현상…
저는 행복한 사람. 부모님 모두다.조용히….
그래서 요즘 봉사 다닙니다.리사님 오실래유~~~
청솔
2006년 6월 8일 at 2:46 오후
치매는 참 당사자도 딱하지만 수발하는 가족들도 고통이 심합니다.
그런 분들은 국가차원에서 돌봐드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그런 복지에다 신경 좀 많이 썼으면 좋겠네요.
Lisa♡
2006년 6월 8일 at 11:30 오후
부산 갈매기님.
부럽습니다.
갑자기 일이 생기니 대처를
지혜롭게 하질 못한 것 같기도 하고
많은 부담이 남아있긴 합니다.
Lisa♡
2006년 6월 8일 at 11:31 오후
청솔님.
저의 엄마는 치매라는 진단은 아직 나지 않았지만
치매 노인 모시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치매처럼 말하고 있긴 합니다.
일시적이 될지 그 건 조금 지나봐야 알거든요.
뉴욕에서 자주 뵙게 되는군요.
박산
2006년 6월 9일 at 2:02 오전
보고 겪는게 힘든 일을
참기름에 콩나물 무치듯이
아주 매끄럽게 써 주시니
읽는 맘이 조금은 수월합니다
결국 치매도 다 살아가는데 한 부분이라는 생각입니다.
東西南北
2006년 6월 9일 at 3:18 오전
일절유심조 – 모든것은 내마음에 있다.
제 눈에 보이는 리사님은 겨드랑이에 날개달린 명품중의 왕명품 인간입니다.
리사님, 본효님께 이제그만 동서를 용서해 주라고 말씀 좀 해주세요.
moon뭉치
2006년 6월 9일 at 9:36 오전
…………..
Lisa♡
2006년 6월 9일 at 11:23 오전
박산님.
반갑습니다.
참기름에 콩나물 무치듯이요?ㅋㅋ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치매도 결국 한 부분이라는 말씀.
맞는 말씀입니다.
어찌보면 참 귀엽더라구요~~
Lisa♡
2006년 6월 9일 at 11:24 오전
<일절유심조> 라는 말..명언으로 새기겠습니다.
앞으로 살아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본효님에겐 무신 잘못을~~쯧..대 본효님에게
그런 밉살맞은 짓을 하다니…뭐예요?
Lisa♡
2006년 6월 9일 at 11:25 오전
뭉치님.
머라 할 말이 읍다구요?
저도요…
비가 여러차례 내리곤 합니다.
내일은 종일 비가 온다고 하네요.
저는 비를 좋아합니다.
김선우
2006년 6월 9일 at 11:58 오전
어르신의 건강.. 이상무!!
리사 님의 심신 건강두 쾌청 ^^
감사해요 리사 님!!
색연필
2006년 6월 9일 at 1:24 오후
리사님…
괜찮으신지요…
마음이 쏠리고…위로가 되지 못해
죄송하네요…
그래도…늘 …
아잣….하세요~^^
몸이 힘든날…힘 실어드리고 갑니다~^^
아잣!!!!
Lisa♡
2006년 6월 9일 at 2:11 오후
선우님.
감사합니다.
내일은 쾌청인데
날씨는 비!
Lisa♡
2006년 6월 9일 at 2:12 오후
뇬필님.
저……….괜찮아요.
하도 웃고 그래서인지
언제나 즐겁고 매사를
거의 순종적으로 받아들이지요.
그래서 낙천적인 인간형이라는
말을 듣는 중이지요.ㅎㅎ
본효
2006년 6월 9일 at 2:36 오후
선우님은 뭐가 맨날 감사한지 후후후후 흐흐흐흐
리사님 우리 선우님
결혼 보내는
아줌마 모임 하나 발족단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얼른 장가를 보내야지.
Lisa♡
2006년 6월 9일 at 2:39 오후
본효님.
제안에 적극 동의함.
부산갈매기
2006년 6월 9일 at 3:42 오후
허걱..누가 시집 가나요?
저도 일단은 찬성..
왜 찬성이냐구여?
에궁 아짐을 시집보낸다니 무조건…하하하하하
Lisa♡
2006년 6월 9일 at 4:20 오후
갈매기님.
잘 읽어 보아야죠.
장가라는 단어가 분명코
나오는데….
본효
2006년 6월 9일 at 4:36 오후
후후후
흐흐흐
그러게 교감쌤이 왜 저러실까 ????????????
부산갈매기
2006년 6월 10일 at 4:50 오후
허걱….
장가를 보내려면 시집가는 사람도 있어야할 것 아닌가요…흐미 참나….
장가는 혼자만 가나? @@@@@@@@@@@@@@@@@@@@@@@@@
elan
2006년 6월 12일 at 1:28 오전
切온통 체, 끊을 절
㉠온통 ㉡모두 ⓐ끊다 (절) ⓑ베다 (절) ⓒ정성스럽다 (절) ⓓ적절하다 (절) ⓔ중요하다 (절) ⓕ절박하다 (…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가 제대로된 독음입니다. 일절유심조로 읽으시면 원효대사께서 화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