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의 P호텔의 바다 쪽으로 처리해 놓은 돌 분수대이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뭘 좋다고 바다를 향하던지…그래도 바다는 본래
비가 와야 제격이라고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이 그랬다.
그날따라 그 호텔이 왁자했다/ 아니 늘 그런지도 모른다. 나야 그 곳에 안 살고 자주 가지 않으니..
이상하게도 통넓은 바지에 땀을 제법 흘리게 보이는 등빨 좋은 오빠님들이 엄청스레
많이 왔다갔다 하면서 뭔가에 몹시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어떤 차가 한 대 미끄러져 들어와 현관에 서니 우르르~~달려간다.
"오야붕~"
우리 아들넘이 "엄마 저 사람들이 머하는 사람들이야?"
"야..시끄러워…쳐다보지마"
우리딸이 거든다.
"엄마 저 아저씨들 덩치드리 엄청 크네…x폭이야?"
"야아~~~ㅅ…조용히 하라니깐~~~"
그 날 결혼식이 있었나보다.
이 세상의 형님들은 다 온 것 같았다.
연예인의 낯익은 얼굴들도 보이고 유명 아나운서의 검은 턱시도 차림도 보인다.
대단한 사람인가 보다…(리사생각)
많은 여성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층으로 히히닥거리며 제법 심각한 얼굴로 올라간다.
오빠가 사진도 찍으래…나 머래나 하면서.
차림새가 날씬하고 배꼽티 입은 여성도 보이지만 한껏 성장한 그녀들이 대부분이다.
결혼은 좋은 것일까? 라는 의문에 난 모르겠지만 다시 태어나도 할 것 같다.
좋은 사람 생기면 그가 누구든 일단 같이 살고파서 결혼은 할 것 같으니..나도 참..
그 돌 분수대 옆으로 일본식인지 한국정원이지 모를 정원이 쳐져 있다.
바닷가에서 젖은 모래를 발에 묻히고 돌아 온 장난꾸러기 내 분신 두어명이 그 신성한 분수대를
둘러 싼 물에 은근히 발을 넣어 모래를 행궈낸다.
실은 내가 그러라고 시켰다.
나만 그런 게 아닌 모양인지 여기저기 모래가 쌓여 있다.
용서하세요~~
보통 분수대에는 동전도 많더만 이 분수대엔 동전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네.
언제나 동전이 쌓여 있는 분수대나 물속을 보면 동전을 다 걷어 가고픈 이상한 심리가 생기곤 한다.
나의 근성도 참 못 말린디. 짱구처럼…
나도 언젠가 정원이 있는 집이 생기면 정원을 저렇게 만들어야지.
그래서 분수대도 만들고 오는 손님마다 동전을 던지라고 행운이 온다고 말햐야지.
비오는 해운대는 그래도 사람이 계속 오갔다.
나도 그 속에 오간다.
조용히 걸어 보기도 한다/ 발에 모래 인 묻히려고 새 걸음을 하면서.
많은 추억과 사랑이 넘치고 지나갔을 그 자리에서 왜? 나는 기억조차 없는지..
뛰어난 감성의 소유자인 내가 뭔 추억 하나 끄집어 낼 것이 없는지.
실은 나는 어제의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다.
메멘토란 영화의 주인공 정도는 아니지만 금방계산한 금액도 잘 모른다.
이쯤되면 비서라도 한 명 두어야 하지 않을까?
바다를 본다는 건 언제나 낡은 기억이라도 저장고에서 꺼내고픈 그 무엇이다.
젖어 있는 백사장과 대기 그리고 젖어 있는 푸른 하늘과 바다이다.
청아한 습기가 몰려 오나요?
해송과 바다는 언제나 어울린다.
그 속에 남여도 뛰어노는 어린아이도 언제나 어울린다.
비가 쏟아진다.
그 빗속에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습관처럼 시선은 바다를 향할 뿐….
파이
2006년 7월 12일 at 11:34 오후
고만 고만한 기억이 너무 많아서 어느 것을 끄집어 내야 할지
모르시는거겠죠~ ㅎㅎㅎ
부산갈매기
2006년 7월 12일 at 11:50 오후
비오는 해운대를 다녀가셨군요.
저는 바다를 좋아하지만 여름바다에는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단, 비오는 날은 제외하고…
그만치 비오는 바다는 운치가 있지요.
부산에서의 시간들이 좋은 시간이 되었을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만….
cactus
2006년 7월 13일 at 12:39 오전
학교 다닐 땐
비오면 무조건 친구랑 바다로 갔죠
비오는 바다만큼 멋진 풍광이 있을까요?
조선비치 커피숖에서 보이는 해운대의 둥근 해안선이 정말 멋있고
그 집 커피는 제게 처음으로 커피를 또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맛난 커피랍니다.
아직도 그 자리와 그 커피가 존재 하고 있을까
어느 새 부산보다 서울이 익숙해진 제 모습이 오늘은 살짝 낯선 게 슬플라 합니다.
길
2006년 7월 13일 at 12:55 오전
바다를 본다는 건 언제나 낡은 기억이라도 저장고에서 꺼내고픈 그 무엇이다..
과연 그렇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슬픈 기억들만 주섬주섬 등장해서 탈이긴 하지만요.^^
잘 읽었습니다.
리플러
2006년 7월 13일 at 2:32 오전
백사장과 수평선 사진이 시원합니다.
아침에 있으라는 이슬비가…가라는 가랑비가 조금 내리더니
이제 후덥지근합니다….
비서를 두고도….
비서 둔 것 조차..잊으시면 어쩌시려구요….
중요한 일이라고 메모헤놓고…
메모지 어디 뒀는지 몰라 헤맨적이 한 두번 아닌지라….
아이페이스
2006년 7월 13일 at 4:15 오전
해운대 곧 바캉스로 사람들 몰려 다니겠네요^^
xue
2006년 7월 13일 at 5:14 오전
바다와 인연이 깊은지
여기서도 아침마다 푸른바다가 쫙 펼쳐지는
곳에 삽니다.자랑이 돼버린것같아 죄송..ㅎㅎ
세상은 아름다운것이 너무많다고 미소짓는 아침입니다.^^
파라다이스호텔앞 해변에서 토들러모임이라해서
자주 아이데리고 해변에서 모래장난하고놀던기억도…
거기서 만난 아가중 하나가 영국으로 미국으로 돌다
15년만에 홍콩 같은학교에서 만나기도 ㅎㅎ
거 당
2006년 7월 13일 at 5:21 오전
비오는 해운대 백사장에 가셨군요.
수평선 너머 뽀얀 운무도 멋있습니다.
애들과 함께 한적한 시간 보내시군요.
즐겁고 멋있는 추억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김현수
2006년 7월 13일 at 5:21 오전
–손잡고 해변을 단둘이 거닐며
파도소리 들으며 사랑을 약속했던
그러나 부서진 파도처럼
쓸쓸한 추억만 남기고 가 버린
바다의 여인아~!
해운대에서 바다의 여인이 되셨나요?
Lisa♡
2006년 7월 13일 at 3:33 오후
파이님.
그러고 보니 고만고만한 기억들로 가득 차있는 거 같네요.
ㅎㅎ—사실 나는 추억이라기보다 썸씽이 무쟈게 많긴 했걸랑요.
제가 워낙….잘 웃다 보니~~
해운대에서 밤커피를 아줌마한테 사서 마시던 기억이 방금 났다~
Lisa♡
2006년 7월 13일 at 3:34 오후
갈매기님.
초장동으로 갔어야 하는디..
갈매기님.
비오는 바닷가의 운치라..크으~
진짜 비오는 바다 좋아요.
또..중요한 건 제가 비를 억빠이로
좋아한다카는 거 그겁니다.
Lisa♡
2006년 7월 13일 at 3:36 오후
선인장님.
해운대의 커피숍 중에 단연 으뜸은 조선비치 학실합니다.
길게 바다를 도는 해안선이 한 눈에 바로 꽂히고 바로 옆의
듬성듬성 위태롭게 박힌 바위들이 있는 동백섬 자락까지해서
조선비치가 Top….입니다, 마꼬요.
커피 아직 죽입니다. 최곱니다. 기억까지 최고이군요~~ㅎㅎ
Lisa♡
2006년 7월 13일 at 3:39 오후
길님.
본래 기억을 할 때는 장소에 따라 슬픈 기억과 즐거운 기억이
교차되는 것이지요/ 바다는 슬픈 기억? 역(station)도 마찬가지.
하지만 운동장이나 골목길이나 버스 같은 경우는 재미난 기억으로..
슬픈 기억도 기억이라서 늙으면 추억으로 씹으며 살아야하니
없는 것 보다는 있는 편이 백 번 GO!입니다.
Lisa♡
2006년 7월 13일 at 3:40 오후
리플러님.
비서를 두고도 잊으면 안 되지요.
만약 비서가 있다면 나의 스탈은
잘난 척 하기 위해서 언제나 남이 보면
큰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써먹으려고
발버둥을 칠 겁니다. 유치하다보니….ㅋㅋ
Lisa♡
2006년 7월 13일 at 3:41 오후
i-face님.
곧이 아니라 벌써 개장을 해서요.
조금 오른 쪽으로는 파라솔에 사람이
바글바글거리고 바다에도 수영하는
사람들..많았어요.
써핑을 시도하는 웃긴 젊은 이들도
여럿 보이고요~~
Lisa♡
2006년 7월 13일 at 3:43 오후
슈에님.
바다가 보이는 곳에 사는 거 자랑입니다.
하지만 자랑 해야만 하는 경우입니다.
그래야 듣는 순간 우리가 바다를 잠깐이나마
떠올려 보지요.
홍콩의 밤바다랑 비오는 홍콩의 마천루들..
그림처럼, 엽서처럼 떠오릅니다.
한 번 가야만 하는 고야?
해운대 백사장에서의 추억이라…
Lisa♡
2006년 7월 13일 at 3:44 오후
거당님.
부산의 산싸니휘~
바다의 싸나휘는 아닌지요?
해운대는 부산의 명물 맞지요?
점점 해운대가 태종대보다
좋아지려 합니다.
Lisa♡
2006년 7월 13일 at 3:46 오후
현수님.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나 사람…이 읍써서
조메 별로 였다는 거 아닙니까?
바닷가의 여인이라 칭하기엔 딸린 아그들이..
넘 많아서리~~~
나으 아그들이 3명에 조카의 7살 아그까지해서
합이 넷이나 되는데 뭔 분위기를 잡기나 하려구요?
ㅎㅎㅎ
내 팔자야~~
Yates
2006년 7월 13일 at 4:08 오후
p호텔이라 함은….파라다이수? ㅎㅎ
오랜만에 해운대의 풍경을 봅니다…
고맙심니더~~
이은우
2006년 7월 13일 at 10:51 오후
저 백사장
나도 걸었지요…
처음엔 팔짱 끼고 하하하,,호호호,,,웃으면서…
두번째는 혼자서 쓸쓸히..힉힉..(ㅜㅜ)
세번째는 또 다른 사람과 팔짱끼고 홧홧홧,,,홋홋홋,,, 웃으면서…
Lisa♡
2006년 7월 14일 at 1:11 오전
Yates님.
파라다이수…빙고~
ㅋㅋㅋ—바닷가 사진 더 넣을 걸.
아틀란타를 위해서..
쩝~~~그래도 고마워하시니 부끄!
Lisa♡
2006년 7월 14일 at 1:12 오전
은우님.
팔짱이란 말이 퍽 정감어리네요.
저도 원래 팔짱을 끼어야 바로 걷거든요.
혼자서는 비틀거려싸서…
네 번째는 우찌 됐노요?
butcher
2006년 7월 14일 at 2:48 오전
그래서 비오는 바다가 좋다니깐요..
눈의 즐거움이 아닌 귀의 즐거움을 느낄수 있어서
靑山
2006년 7월 14일 at 3:07 오전
공대시절 금성사 실습내려갔다
해운대비치서 하룻밤 좋았습니다.
리사님은 벌써 여름휴가였나본데
저는 8월5일부터 하와이섬들 중
가장 큰 빅아일랜드 하와아이섬(아직도 화산이 분출되는)으로
가족여행가려합니다.
쳴로
2006년 7월 14일 at 3:28 오전
하이고,
파라다이스 정원.
내가 복을 차고 살지.. ㅠ.ㅠ
(아름다운 분도 몬 만나고..
아이다, 사실은 너무 차이 날까바 겁나서..)
靑山
2006년 7월 14일 at 3:35 오전
그런데 북한대표가 남측이 대가 치를 것이다라고 하고 올라갔다면서요.
또 노동, 스커드미사일은 남한을 겨누고 있다네요.
원조를 구하는 측으로서는 너무 파격적 행태라서 원…
물처럼
2006년 7월 14일 at 1:50 오후
하이고오~
몽상가 리사 핱님.
은제
우리 조직 아그덜이
해운대에 설치고 다니던 건 보셨대요?
이그~
행동거지를
그러케 조심허라구 일렀건만…ㅉ
Lisa♡
2006년 7월 14일 at 1:58 오후
butcher님.
귀의 즐거움 조치요.
그래서 저는 쫘악 쏟아지는 빗소리를
즐긴답니다.
하얗게 줄을 긋듯이 내리는 비도 좋구요.
Lisa♡
2006년 7월 14일 at 1:59 오후
청산님.
빅아일랜드에 친구 살아요.
코니 아일랜드에도 살구요.
한 번 오라고 난리인데 왜 이리
안 가지는건지…이상하게
하와이를 못 가봣단 거 아닙니까…
진짜 8월에 하와이나 한 번 갔다 올까…
Lisa♡
2006년 7월 14일 at 2:01 오후
첼로님.
뭔 그런 섭한 말씀을…쩝!!
제가 어딜봐서 그런 거에 신경이나 쓰려고요?
저는 화장기 하나도 없는 얼굴로 밋밋하게
머리 질끈 묶고 갔단 거 아닙니까.
저…오늘 제법 기른 (어깨까지) 머리를
짧은 단발로 싹둑 잘랐답니다.
너무 더운 것이 못 견디겠더라구요.
Lisa♡
2006년 7월 14일 at 2:03 오후
청산님…나도 깜빡…주제와는 다른 우리의 야그를..
북한은 10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나라라는 일본의 뉴스를
보았는데 (10년전에) 지금 저의 생각은 50년이 지나도 그대로 일 것 같은
나라라고 봅니다. 진짜 유치한 나라는 어찌해야 하나요?
유치한 인간은 안 보면 그만이거나 웃기나 하지..미사일 쏘고 그러는데
웃을 수도 없도 참…우리는 한민족으로 할 말을 잃었습니다요~~띠용~~
Lisa♡
2006년 7월 14일 at 2:05 오후
물처럼님.
어쩐지 물이 좀 아그들 물이더라니..
아그들이 행동은 개안턴디요~
담배도 밖에서 피고 말입니다.
그러고 잘 생긴 오빠들도 좀 있더라구요.
근데 물처럼님이 관계된다면 제가 어험~~
큰소리라도 치면서 기죽지 않았을텐데—
색연필
2006년 7월 14일 at 3:58 오후
리사님…ㅎㅎㅎ
혹시 그 형님들 사이에
팔둑 굵은 치자향님…혹은 본효님…안보이던가요^^
아그들이 무례하게 굴면 연락주세요…ㅋ
갈매기 보내겠습니다…ㅋ
* 연란 *
2006년 7월 14일 at 5:12 오후
내도 방학 때 얼라들 데리고 갈까 생각 중인디…
리사님이 미리 댕겨와서 사진도 올리고 했으니
내는 머니도 아낄 겸
걍 관둬~~~ㅎㅎ
기여운 리사님요~~
행복한 주말 보내이소~
한들가든
2006년 7월 14일 at 9:19 오후
리사님 !
언제 해운댈 가볼꼬~
예전 송정 갈려고 해운대서 100번 뻐스 기다리며
아이스케끼 사들고 줄줄 빨 때가 좋았는데,,,,,,~후훗~
멋짐니다~~^^*
Lisa♡
2006년 7월 14일 at 11:15 오후
색연필님.
여자행님들은 안 보이던데요.
갈매기님은 안 보내심이 옳은 줄 압니다.
잘못하면 털 다 뽑혀서 몰골이 싸나워지면
어찌 볼라캅니꺼….
Lisa♡
2006년 7월 14일 at 11:17 오후
연란님.
방학 때는 미어 터지니 안 가니만 못 할지도 몰라요.
저의 경험에 의하면 때로는 집이 최선일 수 도 있더라구요.
그래도 섭하니까 어디 한적한 곳으로 골라봐요.
밀양의 얼음골도 좋을 듯 싶고 더운 해남땅으로도
개안치 싶고 보길도도 있으니께___
Lisa♡
2006년 7월 14일 at 11:18 오후
한들가든님.
해운대랑 아주 멀리 사시나요?
혹시 외국?
이름이 한들가드이라 볼 적마다
왠지 삼원가든, 삼풍가든, 웨딩홀 부페…이런 이름이
살짜쿵 떠오릅니다요.
하지만 한들가든은 때론 한들거려지기도 하네요.
100번은 아직 송정 다니던 걸요.
Beacon
2006년 7월 15일 at 10:32 오후
여름휴가를 주로 울진으로 갔었는데,,
올 여름엔 나도 해운대로 가볼까 하고 있네요.. 울진은 쪼매 멀어서리.. 좋긴 한데.
Lisa♡
2006년 7월 15일 at 10:42 오후
나는 용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