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코르 왓 근처에서 연밥과 열대과일을 파는상인>
먼지란 놈이 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하자
‘아마 먼지를 빨아 들이는 기계를 발명하면 대박이 터지겠는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먼지는 골치였다.
자고나면 CD에, 책 위로, 창가로 뽀얗게 쌓이는 먼지.
닦고 나자 곧 어느새 내려 앉는 그 놈.
여기서 그 놈은 남성을 칭하는 개념이 아니다.ㅎㅎ
청소기를 존 걸로 사야겠군…
비싸고 진드기까지 빨아 들인다는 걸로 구입했다.
투명한 기기를 통해 우리집에서 나온 진드기에 수많은 먼지를
압착기로 빨아 낸 듯한 그 모습을 보니
그 청소기를 안 사고는 곧 내가 병에걸려 죽을지도 몰랐다.
진드기를 빨아 들이는 부분은 따로 분리되어
사용할 때마다 새로 뽑고 끼워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먼지와 진드기를 박멸하기 위해 기꺼이
비싼 그 청소기를 구입하고 말았다.
그 뒤에 여러 번 그 기계를 이용해 진드기
500만 마리쯤은 뽑아 내고
뽀송뽀송하게 여겨지는 침대와 이불과 베개를
사용하며 행복해 했다.
그러나 그 기계를 갈아 끼우고 하는 번거로움에 별로 크게
도움이 될 만큼 사용해지지가 않는 것이다.
언제 그 청소기를 봤나?
진드기는 이제 5000만마리가 서식하고
자기네들끼리 온갖 분비물을 먹으며 즐거워 할 것이다.
며칠만 손대지 않으면
하얗게 먼지가 앉는 책상과 구석구석.
먼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없애기 위한 고민도 해봤다.
자동차랑 거리가 먼 산 쪽에 집이 위치해
있어도 이리 먼지가 쌓이니
도로변은 어떨까 하는 오지랍도 생긴다.
그런데 애들이 떠나고
먼지도 줄었다.
신기하게도
그리 크게 먼지가 늘지 않는 것이다.
사람 몸에서 나오는 먼지가 대단한 것이다.
예전에 엄마가 밖에서 옷을 털고 들어
오라고 했던 그 많은 귀찮던 시간들.
이유를 알 것 같다.
세 명의 애들이
움직이며 거기서 나오는 먼지가
엄청났던 것이다.
나는 먼지가 적어진 것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곧 나머지 먼지를 박멸하고
쳐다 보지도 않던 진드기 청소기를
끄집어 내어 박멸작전에
돌입할까..한다.
먼지가 없는
뽀송뽀송한 세상에 살고 싶다.
그래서 장롱 깊숙히 있던
낡은 이불들을 꺼내어 햇볕에 말린다.
그러고는 기분이 우쭐해진다.
오늘 하루 엄청
보람있는 일을 한 기분에 휩싸인다.
나는 단순하다.
봉천댁
2006년 8월 12일 at 1:41 오전
나보담 단순할라구요.. ^^*
ariel
2006년 8월 12일 at 1:51 오전
우리 셋 수준 다 비슷하네요..ㅋㅋ
Lisa♡
2006년 8월 12일 at 2:09 오전
봉천댁도 단순?
나는 단무지과의 선두주자인데..
단순, 무식…ㅋㅋ
Lisa♡
2006년 8월 12일 at 2:10 오전
아리엘님.
당신은 단순한 스타일 아닌데…
암만 생각해도..아닌데..
영리하고 번득이고 빠른 스타일인데…
아닌가?
맞는데….
Beacon
2006년 8월 12일 at 4:15 오전
나도 단순하다..
난 그냥 먼지랑 진드기랑 같이 산다.
같이 살아도 아무 느낌도 없다..ㅎㅎ
ariel님에 대해선 저도 비슷한 느낌,, 번득이고,,
빠른? 은 잘 모르겠고,, ^^
아리랑
2006년 8월 12일 at 5:09 오전
리사님 ,,애들이 미국으로 떠났나요?
털어 먼지 안나는 놈 봤느냐구 하더니만,
먼지는 늘 우리 안에 있습니다.
먼지와의 전쟁,,주부의 늘 하는 일이 먼지와의 전쟁이지요.
저도 그 비싼 청소기 사놓고 힘이없어서 잘 털지를 못해
한달에 한번 청소기 회사직원이 온갖침구류를 털어줍니다.
목욕탕 주인과 세탁소 주인을 떼부자라고 하드니만
먼지땜에 부자되는 사람이 꽤나있지요.
그러나 저러나 아이들이 더난 집이 그리 휑 하지요…
저도 같은 심정입니다.
아이들이 잘 적응 하기를 가도 드리겠습니다.
Lisa♡
2006년 8월 12일 at 5:21 오전
비컨님.
후후–단순하게 살자는 요즘 현대인의 모토라고 해도 되겠지요.
그럼 본래 단순한 과인 사람들은 여러모로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인가요?
복잡하게 생각해봤자 나중에 결론은 단순하게 머물더라구요.
그러니 아예 첨부터..단순하게.
그런데 제 친구 중에 상당히 고민녀가 있는데 날더러 아주
생각이 없는 머저리로도 보더라구요..단순하다면서.
흔히들 남자들보고 단순하다고 하던데 울남편이나, 울오빠들을
보면 꼭 그렇치만도 않은 것 같거든요.
Lisa♡
2006년 8월 12일 at 5:24 오전
아리랑님.
먼지가 정말 왜이리 많은지…털어도 털어도 나는 거예요.
그래서 애들 이불과 옷들을 말끔하게 털고 지금부터 방
하나씩 서서히 먼지 털기 작업을 할까해요.
먼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도 수두룩 할테니까요.
치솔통 주변이라든가 구석의 몰딩부분, 벽..도 만만치
않거든요, 벽을 한 번 닦아보고 놀랬어요.
걸레가 새까맣게 묻어나는 먼지에 기절할 뻔 했어요.
애들은 떠나고 텅 빈집 같지만 그래도 청소하는
기쁨을 만끽하며 시간을 보내야지요~그리고 그 속에서
책보면서 커피향을 음미해야지요…^^
최용복
2006년 8월 12일 at 5:59 오전
단순한게 행복의 지름길 아닐까요…
리사님! 아파도 웃으시는것 같아요… 강한 여자… 어머니…
Lisa♡
2006년 8월 12일 at 6:17 오전
행복합니다.
용복님, 지름길로 갑시다.
웃음이 본래 많아요….
순자
2006년 8월 12일 at 8:38 오전
먼지와 공생하는듯 하지요
먼지..
엄마말씀이
사람몸에서 먼지가 나온다고 하시더니
빈방엔 어찌 먼지가 쌓이는지 몰라요
그냥
같이 살래요 ㅋㅋ
Lisa♡
2006년 8월 12일 at 8:46 오전
순자님.
맞아요..같이 공생하는 수 밖에..
인생 선배님께서 같이 산다는데
머—제가 별 수 있나요?
JeeJeon
2006년 8월 12일 at 9:34 오전
암 생각없이 살다가 리사님 ㄱ,ㄹㅇ,ㄹ 보니
저도 진드기랑 뒹굴고 산다우~ ㅎㅎ
마시던 커피잔에 또 마시구요..
색연필
2006년 8월 12일 at 10:07 오전
신기해요…리사님..
오늘 우리집 진드기…뭐 그런거 박멸하는
스모그 약 치고…온천 다녀와서 지금 뒷정리 하느라 정신 없답니다…ㅋ
사람사는 일…먼지와의 전쟁인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라구요…
구석구석 화장실…씽크대…그리고 오시이레라고하는 수납…
모두 꺼내 놓고 닦고, 털고…ㅋ
곧 한국갑니다^^
당분간 남편 혼자 살아야하는 집…
깨끗하게 정리해야 제 맘이 편한가 봅니다…
사람 없으면 먼지도 줄겠지만…
사람있어 먼지 생기니…
ㅎㅎㅎ 뭐라 할 말이 없네요^^
깨끗하고 뽀송뽀송한 침대…환상적이시겠습니다~
신혼의 즐거움이 모처럼 새록새록^^
Hansa
2006년 8월 12일 at 11:37 오전
햇볕에 말린 이불냄새
뽀송한 햇볕냄새.. 어렸을 적에는 말리는 이불 사이에 들어가보곤 했지요..
Lisa♡
2006년 8월 12일 at 11:45 오전
지전님.
항상 암 생각없이 살다가
어떤 기회가 오면 그런 것들에
싸여 있는 우리를 보고는 하지요.
지전님..잘 지내시는 거 맞죠?
Lisa♡
2006년 8월 12일 at 11:47 오전
색연필님.
서울 오시나요?
한 번 길 뚫어지니 자주 오시는군요~
이제 더위도 기승을 부리니 곧 끝날 모양입니다.
밖에서 개구리소리, 구뚜라미소리등..오케스트라
연주가 따로 없습니다.
이상하게 우리가 맞아 떨어졌군요..ㅋㅋ
박멸하자!!!!! 진드기!!!!!
오시레 청소 잘 해야 꿉꿉한 냄새가 덜 납니다.
Lisa♡
2006년 8월 12일 at 11:48 오전
Hansa님.
뽀송하게 말린 이불에서 나는 냄새와 감촉은 기양 잠이 슬슬 들게 하지요.
어릴 적에 그러고 보니 그런 이불 사이에 들어가면 빨래냄새가 풍기고는 했지요.
참 아름다운 추억들 사이에 우리가 있네요.
東西南北
2006년 8월 12일 at 11:57 오전
할말 없심다.
Lisa♡
2006년 8월 12일 at 1:13 오후
동서님.
반가워요~~
할말 없어도 좋심다.
초록정원
2006년 8월 12일 at 2:23 오후
엄마 보내드리고 아이들 보내고..
많이 허전하시겠어요..
든 자리는 표가 안나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쟎아요..
챙겨줄 아이들 없다고 청소만 열심히 하시고 먹는 건 소홀히 하시는 거 아니죠??
잘~ 지내셔야해요..
Lisa♡
2006년 8월 12일 at 2:26 오후
정원님.
제가 어찌나 먹는 걸 좋아하는지…
그것하나만은 걱정이 없습니다.
허전하네요~시간이 갈수록…
청소는 조금씩…힘들지 않게…
컴퓨터만 쳐다보고 있답니다.
애들이 들어 올까봐~
잘 지낼께요~~
수홍 박찬석
2006년 8월 12일 at 4:25 오후
먼지가 없는
뽀송뽀송한 세상에 살고 싶다.
………………………………………………..
Lisa♡
2006년 8월 13일 at 1:03 오전
수홍님.
여름에 멋진 사진 맣니 찍으셨나요?
특히 비오는 것과 관련되는~
곧 가을이 오겠지요..어제는 이제 더위가 가려나
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다시 덥네요.
아이페이스
2006년 8월 13일 at 7:30 오전
갑자기 티비 광고중에 "오늘 공기청청기도 안틀고 창문을 열어버린 사건이…" 송강호 왈! 닫을라고 했어! ~~… 생각 나네요!
Lisa♡
2006년 8월 13일 at 8:01 오전
아이페이스님.
저도 공기청정기 하나 살까봐요.
동네가 산주변이라 괜찮겠지
했는데 그 게 아닌 것 같아요..
본효
2006년 8월 13일 at 9:51 오전
그런데 애들이 떠나고
먼지도 줄었다.
신기하게도
그리 크게 먼지가 늘지 않는 것이다
쓸쓸 하고 쨘한
저녁시간입니다
언젠가 6년전 큰 딸아이 혼자 유학 보내고
꼭 시간쯤이면 늘 가슴 앓이를 했어요
저녁 해걸음에…
그런데 지금이 꼭 그 시간이 되었네요..
리사님은
어느 시간에 가슴 앓이를 할까? 궁금하네요 ^^*
Lisa♡
2006년 8월 13일 at 10:19 오전
본효님.
지금이 꼭 그 시간이군요.
저는 아직 가슴앓이 이런 거 진짜 없어요.
어디 잠깐 수련회간 것 같아요.
금방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오늘은 남편과 둘이 한반도를 보고
왔는데 애들 가기전에 보여 줄 걸
그랬나 싶더라구요.
저는 생각을 꼭 하라면 밤에 자기 전에요.
큰 애가 나랑 자는 걸 좋아했거든요.
땀을 삐질삐질 흘려도 그 녀석의 냄새가
좋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