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악처인지 현처인지 모를 (아무도 몰라~며느리도 몰라~) 내 친구를 부인으로 둔 평범한 가장이다.
새빠지게 돈을 벌어와 그 돈을 종잣돈으로 불리고 불려 (내 친구의 특기다…난 전혀 재주가 없다) 제법 커졌다.
소위 부산서 전셋방 하나로 서울 올라와 버젓이 자기집을 갖고 (강남에) 거기다 몇 개의 상가를 갖고 있기는
쉽지않다. 다 부인의 뼈빠지는 절약정신으로 버텨온 결과다.
참고로 나는 제법 잘나가는 남자를 만나고 그녀보다 돈있는 집에 시집갔어도 상가는 커녕 통장도 다 마이너스다.
미스터 손은 현재 모가지가 댕강댕강하는 나이이고, 몇 년전부터 퇴사할 것에 대비해 엄청시리 이것저것 구상 중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5 센티 정도의 목이 그나마 붙어있고 발령이 -서울 강남에서 좌천되어(?)- 부산의 복잡한 동네로 났지만 어쨌든 이름난 투자사의 지점장이다. 주말부부인 셈이다.
그 남자의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는 걸음걸이 때문이다.
그는 마치 태껸하는 동작처럼 걷는다. 부드럽게 살랑살랑 허그적허그적 붕붕떠서 걷는다.
발다닥에 봉긋하게 봉제인형처럼 튀어나오게 스폰지를, 또는 솜을 넣은 것도 아닐텐데 스카이 퐁퐁처럼 걷기도 한다.
근육질과는 거리가 먼 팔은 좌우 30 센티 정도를 휘휘 같은 방향으로 내두르며 걷는다.
구름위를 걷는 신선이 저렇게 걷지 싶다.
머리는 전형적인 가르마머리에 커뵈는 금속테 안경을 끼고 소년같은 얼굴에는 지워지지않는 미소를 머금은 채.
엄청 천사표 착돌이다.
아버지가 너무 별나고 무서워서 엄부시하에 쩔쩔매고 살았단다.
그 부친 돌아가시고 이제 좀 편해지려나 했더니 시상에…평생동지인 부인의 엄처시하를 거듭사니 팔자다.
걸음걸이 때문인지 잘 자빠져서 가끔 팔이 부러졌다는 둥~ 다리가 접질렸다는 둥~소식이 들린다.
그가 50대에 접어 들더니 기계에 자주 고장을 일으키는데 그 기계에서 나오는 말이 가히 파안대소하게 한다.
"나..슬로우머신에서 뛰고 올께"
"아직도 누구는 기계맹이더라"
"누구는 컴퓨터치라니까.."
"저기 드라이기로 청소 좀 하지그래?"
"에고 깜방이야~"(깜짝 놀랐을 때 하는 말)
"모르고 깜짝했네"(뭘 잊었을 때…)
"클로즈 여행 한 번 가고 싶다"
롯데캐슬을 롯데캐숄이라질 않나…자이리톨껌을 자리이탈껌이라고도 한다.
점점 뇌의 언어 기억회로가 고장을 일으키는 모양이다.
40대가 넘으면 다 겪는 현상이지만 그가 말하면 유독 웃음이 터져 나온다.
우리는 그의 어록을 만들어야 한다고 깔깔거린다.
점점 그런 하찮은 일들이 우습고 얘깃거리가 되는 나이다.
그는 자기엄마를 닮았다.
그의 모친도 늘 드럼 세탁기를 더러운 세탁기라고 하고
샤브샤브먹으러 가잔 말을 더블더블 먹자고 한다니….
그러보면 모전자전일지도 모른다.
나도 자주 이름이나 기억들이 깜빡깜빡한다.
낮에 중요한 자리에서 한참동안 기억나지 않던 단어나 이름들이 자려고 자리에 누우면
명료하게 떠올라 잠을 설치기도 한다.
영화배우 이름을 줄줄외던 내가 그레고리 팩이라는 이름 하나 기억안 나 입 안에서
맴돌다 말 못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이 건 치매랑은 또다른 기억력 감퇴인가?
하도 어려운 이름들이 하루자고 나면 또 생기고 수많이 범람하는 단어들의 천국에 산다.
이 많은 단어를 다 기억한다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
이상한 건 클래식 제목은 잘 잊혀지지 않는다.
김진아
2006년 10월 14일 at 3:02 오전
저의 친정아버지도..마찬가지세요,
아직도 기억력은..제가 볼땐 굉장하신데..
가끔.단어하나에 하루종일,
신경을 쓰시지요..
그래도.클래식 제목은….라디오 프로에서, 설명이
나오기전에..이미 아시고, 외손주들에게 설명을 하시죠..
이젠, 할아버지가 외손주들에게 줄수 있는, 해 줄수 있는
자신의 유일한 소일거리라고 하시네요..
리사님..오늘..햇볕이 무척이나 예뻐요..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기분 좋으신 날에..기분좋게 보약드신날은,
오…솔레미오를 소리높여 부르시고..
기분 이 언쨚으신 날은..카루소를 아주 낮은 음조로..
부르세요…..
스크래퍼
2006년 10월 14일 at 3:37 오전
자신만의 단어를 만들어 내는 것도 능력이겠지요..
덕분에 주윗분들도 즐겁고..
리싸님의 느낌이 글 솜씨를 타면..
모든 주인공들이 인간미 넘치는 분으로 다가옵니다..
맑은 아침
2006년 10월 14일 at 3:58 오전
Sorry가 왜 세상에서 가장 비겁한 말인가요?
예전에는 이런 말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요즘은 거의 듣기 힘들지요.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리발내미는 시대라서 인가 봅니다.
그런데 이것이 왜 비겁한 것과 연관이 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Lisa♡
2006년 10월 14일 at 4:10 오전
맑은 아침님.
사랑과 상관있는 걸겝니다.
러브스토리에도 나오잖아요.
사랑은 미안하지 않은 것이라고요.
아마 위의 그림은 그런 종류의 의미일겁니다.
ㅎㅎ
Lisa♡
2006년 10월 14일 at 4:12 오전
진아님.
집에서 간간이 청소를 합니다.
등에 약간의 기분좋은 땀이 흐르는군요.
넓은 (?) 마루랑 창틀이랑 애들이 남기고 간
책상 언저리등을 청소하고 나니 이 시간입니다.
아니…늦게 시작했지요.
신 총각김치에 깻잎 절임에 밥에 물말아서
점심 한끼 때웠답니다.
정말 밖에서 먹는 것보다 맛있어요.
매일 이렇게 집에만 틀어 박혀 있고 싶은데…
Lisa♡
2006년 10월 14일 at 4:13 오전
스크래퍼님—그 거 ‘칭찬이지요?
히히히////난 칭찬만 해주면 좀 미안턴데..
그래도 좋아요.
인간미넘치는 사람들만 쓰니까 그런 것 아닐까요?
그런 사람좋아하니까…
결국 남는 건 인간성이더라구요.
잘난 척 잘하는 나도 그런 걸보면
누구나 다 그렇다고 봐야지요.
東西南北
2006년 10월 14일 at 5:17 오전
리사님 안뇽~~~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in the world하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사랑에는 미안하지 않는것이라는 말은 사랑의 결과가 좋을때에 한정되는것 같습니다.
미안하지 않는 사랑하다가 깨지면 지길넘이나 女ㄴ 되지요.
Hansa
2006년 10월 14일 at 5:57 오전
글 재밌습니다. 리사님
그레고리 펙 이름듣고서..
저는 게리 쿠퍼를 한참 기억 속에서 찾았답니다. 하하
Lisa♡
2006년 10월 14일 at 8:38 오전
동서님.
오랜만입니다.
사랑하다 헤어지는데 뭣땀시
죽일 놈이나 녀 ㄴ 이 되는거지요?
나는 절대 아닌데…
Lisa♡
2006년 10월 14일 at 8:39 오전
어마…한사님.
잘 지내시지요?
궁금했어요.
게리쿠퍼 너무 멋지죠?
시오노 나나미가 젤 좋아한다는 배우이지요.
ㅎㅎ
김선우
2006년 10월 14일 at 9:38 오전
남 행동거지가지고 그렇게 흉? 보는거 아님다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두요
머 칭찬하는것같은 뉘앙스이긴 하지만 말이쥐요
이번만은 봐준다 줸장.. 자랑하는거 같아서리 으헤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가 아닐지라도
그 나이에 들면 나타나는 현상임다.
난 어떨땐 내 핸펀 번호도 헷깔린다니깐요? ^^;;
근데..
클래식 이름은 잘 잊혀지질 않는다굽쑈?
그거 참 요상허네 ㅋㅋ
자.. 진단결과를 알려드립니다.
잘 들으셈
‘
‘
지극히 정상입니다 손’ 님/ 에헴~
콕이여요 리사 님/
고마워요!!
아리랑
2006년 10월 14일 at 10:24 오전
미스터손 참재미있슴다^^
요즘 아파트 이름이 어려운건
시어머니 못찾게 어렵게 짓는다고,,
그랜드캐년 갔다오며,, 자랑한다는기
나 그년이캐년에 갔다오며
디즈니랜드는 뭐라카드라^^
근디요,, 나이들어갈수록 이렇게 돼가드군요,,
한심해요
decimare
2006년 10월 14일 at 11:03 오전
드디어….
기어코….
대견히….
마침내….
리자님의 본명을 알아 내었습니다.
공개합니다.
Lisa♡ = 李紫心
본효
2006년 10월 14일 at 11:44 오전
With Coffee…
즐겨 들었던 브라운 아이들 노래 인걸요… ^^*
손 아저씨… 무조건 화이팅이야요
실은 나도 처음에
피카다리 극장을 글쎄… 피따가리 극장이라고 불렀답니다 ^^**
김완수
2006년 10월 14일 at 11:46 오전
여러가지 기억하고 살것 없어요.
내가 좋아 하는 것,
그리고 필요한 것만 기억할래도 너무 많지 않습니까?
Simple life !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아자~ !
Lisa♡
2006년 10월 14일 at 12:08 오후
내 선우님.
이럴 줄 알았쥐~
들어올 줄 알았쥐~
그리고 또 콕~할 줄 알았쥐~
자랑 같지요?
걷는 것 동영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Lisa♡
2006년 10월 14일 at 12:16 오후
아리랑님.
후후후…
귀엽게 구는 50대 아줌마아니랄까봐…..ㅋㅋ
디즈니랜드는 들어 본 기억이 안나네요.
그랜드캐년은 좀 더 다른 심한 말로 하던데…
Lisa♡
2006년 10월 14일 at 12:17 오후
데끼마레님.
으호호호…으하하하 .. 이케 웃어야 정상이지요.
리자심…맞아요.
상주야하는데…
이때껏 암도 못맞춘 걸 그대가!!
ㅋㅋㅋ
Lisa♡
2006년 10월 14일 at 12:18 오후
본효님.
왜 비공으로..
피따가리"""넘 웃겨요.
삐따카리""’
나도 그런 경우가 많은데
그것조차 생각이 안나네요..ㅎㅎ
Lisa♡
2006년 10월 14일 at 12:19 오후
김완수님.
건강은 어떠세요?
궤양말입니다.
병은 소문을 내라지요….아마.
심플라이프!
정말 좋은 단어입니다.
전 주로 이행하는 편입니다.
구경
2006년 10월 14일 at 1:18 오후
리사님
수많은 단어들의 잔치로 범람하는 세상
복잡한것 다 잊어도
아직
클래식 제목이 안 잊혀지는건
아주 우수한 품질(?)을 보장하는겁니다.
걱정 하나도 마세요 ㅎㅎㅎ
Beacon
2006년 10월 14일 at 1:41 오후
스카이 퐁퐁?,,, ㅎㅎㅎ
부산갈매기
2006년 10월 14일 at 1:48 오후
왜 난, 사람들의 성이 손이면 발이 생각나는지?
하여튼 미스터 발..아니 손…대단합니다.
엄처시하의 고통(?)을 감내하다니…히히
아직 난 정상인가? 하고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Lisa♡
2006년 10월 14일 at 1:51 오후
구경님.
품질보장 한다구요?
ks마크로요?
힛히~~~조타.
Lisa♡
2006년 10월 14일 at 1:51 오후
스카이퐁퐁..하늘색으루다가~
타본 적있지요?
붕붕떠서 걸어요.
Lisa♡
2006년 10월 14일 at 1:52 오후
엄처맞습니다.
대단한 부인입니다.
뭐든 미주알고주알
죄다 상의해야합니다.
냄비뚜껑 한 번 태웠다고
난리부루스가 난 적 있지요~
약 일주일간 말 안했을겁니다.
힛히…보면 나 죽인다고 올라~~
맑은 아침
2006년 10월 14일 at 2:09 오후
알겠습니다.
리사님이 사용하는 용어들은 일단 ‘사랑’과 관련하여 생각해 보아야겠군요.
러브스토리에서 그런 대사가 나오지요. "Love meeans no sorry."
그런데, 미스터 손은 왜 냄비뚜껑을 태웠는지?
즉 마눌님이 계신데 왜 자신이 뭘 해먹어야 했는지?
그리고 사랑은 ‘쏘리’가 필요없다는데 난리부루스를 당하면서 사는지?
까짓 뚜껑하나 새로 사면되지 그렇게 엄처시하에 사는 이유가 뭔지?
그럼, 미세스 손이 그렇게 위세를 부릴 수있는 이유가 뭔지?
혹시, 밀리언 베이비?
야, 무지 무지 알고 싶다당, 하하하.
曉靜
2006년 10월 15일 at 1:04 오전
고백을 하자면 사실은 나도 엄처시하형 남편입니다.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하지만 그것이 무진장 편할 때도 있더이다.
나처럼 무작정 봇짐싸서 길을 떠날적엔 그것이 길들이는(?) 방법도
되지만 사실 골치아픈 일은 내보다 알아서 척척 해결하는
전사형 뱃살이라. 하하~~!
낮에 평범한 단어들이 기억않나 나를 괴롭히더니
잠자리에 들면 말똥말똥 하며 뇌리를 헤집으며 약을 올리기도 하지요^^*
저도 ‘리챠드 기어’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신경질 내던 기억이있고요,
로버트 드니로, 엔스니 홉킨스가 와그리 떠오르지 않은지
기억력과 치메는 별다를거 맞지요?
Lisa♡
2006년 10월 15일 at 1:13 오전
맑은 아침님.
바로 님 아래글의 효정님의 말씀처럼
전사형 아내로 보기에는 얌전이형으로 선생님 스타일인데
알고보면 나같은 건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깡단의 소유자인
부인한테 벌벌 안기면 맞아 죽어요…후후.
뭐든 돈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으니 어쩌겠어요~~져야쥐..
그리고 부인의 잡인을 훑어 보면 여자들의 기가 어찌나 센지
남자들이 모두 깨갱~하고 살더라구요.
굉장합니다…그리고 냄비뚜껑요? 모르고 내려 놓으라고 했는데
깜방하는 바람에 걍 놔둬서 탔다고 새로 산건데 돈이 2만원짜린데
하면서 일주일간 말도 안했을겁니다.
참고로 Mr. 손은 살랑살랑 법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모범생에
미소띤 얼굴의 착돌이의 전형이랍니다.후후…
Lisa♡
2006년 10월 15일 at 1:17 오전
효정님.
제가 보니까 대부분의 남자들은 대개 엄처시하를 편하게
생각하더라구요–뭐“꼭 져서 엄처시하를 하는 건 아니고
깽깽거리는게 귀찮기도 하고 대응하지니 유치하기도 하니
그런게지요~~그리고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생활력면에서
강한 스타일이 많아서 그게 편합니다.
우리집같은 경우는 통장처리 내맘대로 하게하다 이모양 이꼬라지가
되었지만서도….ㅋㅋ
나같은 부인보다는 엄처부인이 100번 GO! 입니다.
나긑은 물렁탱이 만나면 나중에 쪽박차기 쉽상입니다.
적극 엄처추천합니다.
기억력과 치매는 조금의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단순한 기억장애와 엉뚱한 뚱딴지스런 행동이나 말이
치매의 시초가 아닐까 싶어요.
Beacon
2006년 10월 15일 at 5:33 오전
콩콩,, 아녔던가요?,,ㅎ~~
쉬리
2006년 10월 15일 at 9:53 오전
제 아들은 "장롱"을 "농장", "선풍기"를 "풍선기"라고 부릅니다.
Lisa♡
2006년 10월 15일 at 10:48 오전
비컨님.
콩콩입니까?
진짜 콩콩이네요~~후훗~
못말려…누가?
내가.
Lisa♡
2006년 10월 15일 at 10:51 오전
쉬리님.
제 아들도 자주 그러지요.
될수있으면…을 될수대로~라고하고
천방지축…을 천축방정이라고 합니다.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최용복
2006년 10월 16일 at 7:02 오전
무엇이든지 자꾸 써야 녹슬지 않죠.
리사님! 디즈니 랜드를 디질년 가자고 하고,
그랜드 캐년을 그년 개년 이라고 말하는 나이드신분들도 있죠.
Lisa♡
2006년 10월 16일 at 9:42 오전
용복님.
당첨입니다.
그러더라구요.
자꾸 써야 녹슬지 않지요.
자꾸 써먹읍시다.
뇌를~~끼르페 디엠!
화창
2006년 10월 19일 at 9:06 오전
Lisa♡ = 李紫心 님!
건망증의 대가가 여기 있습니다!
Mr. 손과 내가 비슷한 꽈?인것 같네요!
안경쓴 것만 빼놓고~~~~
그래서 메모를 열심히 합니다!
Lisa♡
2006년 10월 19일 at 9:56 오전
화창님.
노력하시는군요.
메모를 열심히 한다니까
노력하는 댓가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저는 더 큰 문제가 많거든요.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