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같은 그림인가, 혹은 그림 같은 사진인가?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
2월28일까지~~연장전시.
생활 깊숙히 파고 든 디지털 카메라를 무시하기엔 너무나 편리해진 요즘의 첨단 메카니즘.
하지만 영원히 가슴속에 존재하는 아날로그적인 회상들과 기억들. 그리고 역사의 편린들이 남아있으니
굳이 사진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디지털 시대를 되돌아보게 될 전시회로의 초대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으로 열린 전시회는 당초의 전시기간을 지나 연장에 들어갔다.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운동가이며 사진가이자 화가이기도 하며 조각가, 영화감독에 이르기까지
멀티 아티스트로 활약한 20세기 최고의 독창적인 예술가로 손꼽히는 만레이를 재조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세계 유명 사진작가 65명의 작품들과 8명의 주요작가들의 작품을 설명과 함께 따로 볼 수 있게 편집해 놓았다.
예술작품을 승인하는 사회적 제도라 볼 수 있는 전시회에서 컬러 사진은 오랫동안 영역밖에 있었다.
오직 흑백 사진만 초대되었다.
1976년경 뉴욕현대미술관 MoMA에서 열린 이글스톤의 전시회를 시작으로 컬러사진이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언제나 흑백만이 그 세계의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이 번 전시회에는 몇 점의 컬러사진만이 있을 뿐 거의
흑백사진에서만 보는 아름다운 인화의 가치가 강조되고 있다.
특히 1890년 미국 필라델피아 태생의 아방가르드한 만레이의 자연 형상을 예술적으로 변형시킨 사진작품들과
현대 다큐멘터리 사진의 개척자이자 사진의 기록적 가치를 사진역사의 전면에 부각시킨 인물인 프랑스 남부태생의
으제니 앗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초현실주의 작가들인 그들은 주변인물의 초상제작을 하며 부루조아적 이데올로기를 신랄하게 조롱하고
성적욕망의 강박관념을 유희적으로 시각화하기도 하였는데 그 중심에 브라사이가 있다.
브라사이의 밤의 파리라는(제일 위의 사진)작품들은 몽환적이기도 하면서 1930년대의 파리의 어둡고 소외된
외로운 사람들과 변두리의 버려진 욕망들을 잘 드러낸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브라사이는 헝가리의
영토였다가 뒤에 루마니아령으로 된 브랏소오 출신으로 본명인 굴라 헐라스를 고향이름으로 바꿀 정도로
고향을 사랑한다.
결정적 순간을 잘 포착하기로 유명한 찰나의 거장인 앙리 브레송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는데
얼마 전 열린 개인전보다는 작품의 질이나 숫자가 밀린다.
그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중요시 했으며 사진작가의 필수자질이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이해라며
인간에 대한 자각이 없다면 아무리 잘 찍은 사진이라해도 성공은 아니라고 했다.
현대 사진은 로버트 프랭크 이전과 이후라 말할 만큼 현대사진에서 접어 두고 말할 수 없는 사진영상의
개척자인 그는 스위스 쮜리히에서 태어났다.
1950년대부터 일기 시작한 영상기술을 일으킨 장본인인 그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빌 브란트(영국태생)의 강력한 힘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사진들과 프랑스 장티 출생의 로베르 드와느의
느린 셔터와 얕은 심도로 찍은 사진은 다양한 인화작업을 거쳐 작가만의 특징을 갖고 있다.
그는 설치미술을 사진에 도입시킨 작가이기도 하다.
어린 아이가 실수로 셔터를 누른 것처럼 보이는, 전혀 계산되지 않은 우연한 포착을 나타내는 케리위노 그란트는
뉴욕에서 태어났다.
브레송이나 라이프지 스타일의 사진과는 또 다른 세계의 사진이다.
마지막으로 나를 감동시킨 브라질의 세바스티앙 살가도는 "우리는 모두 하나이며 한 사람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라고 말할 만큼 사진의 특성을 넘어 지역과 계층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인본주의에
기초를 둔 휴머니즘 작가이다.
그의 사진을 보면 알게 모르게 감동이 밀려온다.
브라사이의 사진에서 느끼는 막연함이 실체를 드러낸다고나 할까.
사진에 문외한이라도 과거 속의 자연과 건축물, 유명한 카뮈나 자코메티 등의 모습도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디자인 미술관 속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입술에 묻은 크림을 살짝 맛보는 재미도 전시회 관람과 함꼐
이 겨울이 지닌 요소이기도 하다.
사진은 잘 못찍지만 사진전을 보는 건 좋아해서 전시회를 보러 갔다가
거기에 있는 설명을 위주로 내 느낌을 적어 봤다.
그림이나 여타 다른 작품전에는 쉽게 가게 되어도 사진은 전문가가 아니고선
가기가 쉽지않다.
유명한 만레이를 알기 위해서라도 한 번 가봄직하다.
만레이는 자연 그대로의 사진에 모델의 패션쇼처럼 나름대로 연출을 해서 찍는 걸로 유명하다.
아주 재밌고 야한 사진도 많다.
브라사이의 밤의 파리 연작들과 살가도의 사진이 뇌리에 자꾸 남았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사진 따옴>
흙둔지
2007년 1월 28일 at 8:30 오후
저도 워낙에 유명한 사진작가라 기를 쓰고 찾아갔었답니다.
렌즈를 이용하지 않은 사진 기법이라니… 그저 놀라울뿐…
그러나 저러나 욜심히 사시는 모습 보기 좋네요…^_^
이은우
2007년 1월 28일 at 11:41 오후
흑백은 흑백대로, 칼라는 칼라대로
보여주는 여운과 감흥이 색다를 것 같네요.
흑백사진은 우선 묘한 향수와 옛기억을 자극하지요.
자라면서 잊어버렸던 흘러간 세월을 다시 상영하는 듯한…아스라한 추억같은…
가난,추위,소박,인정,개구장이,천진난만,철없이 마냥 즐거웠던 그 무엇이
마냥 오버 랩되네요.
사진은 특정한 시간대를 잡아두는 역할도 하지만
찍을 당시에 느끼지 못했던 알 수 없는 색채, 기를 잡아 놓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감각이 잡아낼 수 없는 차원을 잡아낸다 할까요.
제가 사진과 그림을 보면서 가지는 공통적인 느낌은
찍는사람과 그리는 사람의 혼도 같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처음 접했을 때
가슴에 뭔가 몰캉하는 것이 움직여 지지 않으면 그냥 사진이고 그림일 뿐입니다.
아무렇게나 찍은 사진이나 그림같지만 작가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고도의 테크닉과 영적인 투과력, 혼이 접목하면
작품을 보는 사람도 은연 중에 그 감동이 느껴진다는 얘기겠지요.
10여 년 전 지방에 사는 조카가 서울 모 대학의 응용미술과에 응시하기 위해
올라 온 적이 있었습니다.
자기 딴에는 그림솜씨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카가 그린 그림을 보고 던진 한마디는
"황칠한 것 같네?"였습니다.
충격먹고 다음 날 내려 가버렸습니다.
미안하기도 했지만 어쩝니까? 내 눈에 분명 황칠이었는데…ㅜㅜ
4번 사진을 추천합니다.
잘 찍었다가 보다는 다리를 꼬는 폼이 튀어보여서..^^
Lisa♡
2007년 1월 29일 at 1:12 오전
흙둔지님..
어느 곳에서 할 때 갔었어요?
나는 한가람에서 할 때는 못가고
디자인 미술관으로 옮겼을 때 가봤거든요.
첨엔 방을 다 따로해서 더 보기에 근사했겠더라구요.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연장전시를 한다고 하지요?
저도 참 좋았구요.
흙둔지님도 마포에서 여기까지 오셨으니
성원이 대단합니다.
방가방가~~`ㅎㅎ
Lisa♡
2007년 1월 29일 at 1:18 오전
은우님.
황칠….ㄲㄲㄲ.
그래서 그 조카는 지금 무엇하나요?
사진이 주는 예전의 감흥이나 아련한 노스탤지어는
정말 매카니즘이 주는 최대의 극치이지요.
인간이 갈수록 발달에 발달을 거듭해서 이제는
살아있는 그대로의 동영상까지 즐기게 되었지만
흑백사진이 주는 묘미는 언제나 우리의 한 쪽
그리움을 붙잡아 둡니다.
저는 낡은 듯한 흑백사진이 아주 좋아요.
인간은 언제나 그러한 본성을 숨기지 못하나봐요.
내가 지구의 한 위치에서 대단한 존재가 못되었다는
그런 나약한 면과도 일치하는 기분이지요.
가슴을 움직이고 영혼의 떨림마저 느껴지는 작품이
사진이던 그림이던 보이고 내 앞에 있다면 오랫도록 행복할 겁니다.
한복의 조선시대 여인은 아마 사진사가 시키는대로 다리를 꼬았겠지요–
예술의 한복판에 살고 있으니 나름대로 행복합니다.
은우님.
신경쓰셔서 써주신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리플러
2007년 1월 29일 at 1:20 오전
오케이….
오늘 보러가야지……
고맙습니다…
Lisa♡
2007년 1월 29일 at 1:24 오전
리플러님.
바로 실행에 옮기는 아름다운 모습…ㅎㅎ
음..점심 때 가시면 건너편 백련옥에 가셔서
두부 비빔밥이나 비지를 한 끼 식사로 드시고
분수대 앞의 카페에서 커피한 잔 하시고
그 바로 위의 나무계단으로 산책로를 따라 산책도 하시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사진을 감상하시면 좋겠네요.
시간을 넉넉히 두고 보시는게 편안하고 돈을 버는 일일 겁니다.
후딱~~보시면 건질게 없습니다요.
Beacon
2007년 1월 29일 at 2:54 오전
나두 오늘 보러 가야지… ?,,,??
Lisa♡
2007년 1월 29일 at 2:58 오전
Beacon님.
모라꼬요?
뭘 보러 간다고요?
서울까지?
진쬐로?
그럼 기다리까요?
만레이 앞에서 빨간 장미를
입에 물고서리~~
가슴이 완전 파인 검정 드레스를 입고서?
ㅋㅋㅋ
보고 나서 감상문 제출하삼.
참….비컨님.
사진에 관심많잖아요?
난 사진도 모르면서…
그러고보니 요새 수홍님이 안보이시네..
Beacon
2007년 1월 29일 at 3:13 오전
아참.. 보러는 못가구 강가에 찍으러나 가야쥐…
수홍님 인제 사진 안찍으신대요.. 아들램땜에 문제가 좀 있어서 아들램과 약속했대요.
아빠는 사진을 포기하겠다 했더니 아들램은 친구를 포기하겠다.
찡한 이야기더군요.. 한 번 가서 보세요..
김진아
2007년 1월 29일 at 3:57 오전
사진전에 다녀오셨군요…^^
저도 찍을 줄은 모르지만,
보는 건 좋아해서요…
^^
큰녀석 캠프끝나고 데리러가는날,
예술의 전당에서,
반고흐,피카소전…기다리면서,
충분히 보고 왔어요…
덕분에 사진전은,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는데…
그림을 좋아하는 준혁이때문에 갔었는데..
되려,
막내가 더 열심히 보더군요..
여러모로,좋았어요..
사진전은,
리사님의 설명을,
아예 프린트해서..
가지고 다니며..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
가주거주
2007년 1월 29일 at 3:59 오전
전시회…
가서 휘~ 둘러보고 오는건 그리 어렵지 않게 했는데,
제대로 보려면, 또 공부를 해야되니…그게 어렵네요.
그래도 욕심은,
뭐라도 한번 쓱~ 보고서 ‘나만의 느낌을 가졌으면’…하는 것이지요.ㅎㅎ
공룡
2007년 1월 29일 at 4:02 오전
영화와 음악회 그리고 사진전까지^^^^^^
이 블로그 사교계의 마담으로서 지녀야할 품위와 품격을 두루두루^^^^^^
butcher
2007년 1월 29일 at 6:31 오전
다른 분야의 예술이지만…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도 추천하시는 영화이지요???
Lisa♡
2007년 1월 29일 at 10:17 오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당연 추천입니다.
당근!! 당근!!
다른 분야의 예술…ㅋㅋ
Lisa♡
2007년 1월 29일 at 10:18 오전
비컨님.
램 중에 아들램이 참 인간적입니다요.
우 아들램 너무 보고 싶어서 눈병이
날 지경입니다.
Lisa♡
2007년 1월 29일 at 10:20 오전
진아님.
부지런하고 야무딱진 엄마…진아님.
그 아이들 셋 데불고 거기꺼정?
그 정도는 얼마든지 극성을 부려도 좋아좋아.
난 어제 끝난 ‘장 드뷔페’전을 못봐서
아까워서 어짤까….싶어요.
근래에 보기드문 작품들인데.
르네 마그리뜨는 애들은 좀 이해가 어려울 것이고
반고흐전은 정말 잘 가셨군요.
애들이 줄줄이 서있던데..그 중에?
Lisa♡
2007년 1월 29일 at 10:21 오전
주주님.
아는만큼 보이는 건 진리죠?
언제나 어디서나 아는만큼은 보이지만
그냥 휙 둘러보다가도 감동과 따악~
마주치는 순간은 있기 마련이지요.
걷던 보던 투지해서 남는 건 언제나 있다 주의입니다.
오늘밤엔 꼼장어가 먹고 싶군요.
지글지글…현재 배고픈 중!
Lisa♡
2007년 1월 29일 at 10:22 오전
공룡님.
사교계의 마담.
으흐흐흐~~되곱다.
품격과 품위?
껍데기만 그래볼라고~~ㅎㅎ
라면이나 왕사발면으로 하나를..
나 실은 라면 싫어하는데…..
래퍼
2007년 1월 29일 at 12:34 오후
사교계의 여왕..
뭣 하나 빠질 거이 없으므로..
그래서..
사진도 좋다마는..
리사님의 막히지 않는 글이 더 멋지다..에 한 표~!!!
리사님~
작정하고 글 쫌 마이 써서 올리주이소~~야~~~~???
Lisa♡
2007년 1월 29일 at 2:10 오후
래퍼님.
감사감사하옵나이다.
글이 긴 글이 많아서리…
하여간 알았습니다.
노력을 해볼께요~~
색연필
2007년 1월 29일 at 2:34 오후
리사님..제가 조선시대 기생 엽서를 몇장 가지고 있는데…
음…전시회를 한번 해야 하나…
제가 찍은게 아니라…
그래도 언제 한번 시간나는대로 올려 볼께요~
조~위에 여인보다 훨씬 예쁜 사진…ㅋㅋ
곧 보여드릴께요~^^
근데…전시회는 시간 관계상…못가고~
요기서 만족!!!~
Lisa♡
2007년 1월 29일 at 4:08 오후
연필님.
그러시군요.
한 번 올리세요~
조블의 사진 전시회랄까?
아니 엽서 전시회라도 한 번..ㅎㅎ
전시회대신 제 이야기로 만좃하3!
화창
2007년 1월 30일 at 2:01 오전
참 바쁘게도 사시네요!
문화, 예술에는 너무나 멀리 서있는 나…………….
예술을 모르는 사람은 영혼이 불쌍하다는데………….
어떤 사람은 지르박을 예술이라고 하는데…………….그 예술도 할줄 모르고………
그래도 사진작품은 쉽게 감동이 오니 좋아요!
Lisa♡
2007년 1월 30일 at 2:40 오전
화창님.
ㅋㅋ 지르박…쿠웨이트 박이 외치던 "누님, 에술 한 번 하실까요?"
저도 그거이 에술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예술만이 영원히 변치 않는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저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변하기 마련이지만 예술은 영원하지요.
결국은 사랑도, 평화도, 자연도 조금씩은 변하는데—-
화창님.
밤새 눈이 조금 내렸군요.
바람은 불지만 햇살에 눈이 녹고 있어요.
Mitchell
2007년 4월 21일 at 6:08 오전
자매님 건강하시죠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이곳 주립대학은 봄 축제로 들 뜬 분위기이고
모두가 바쁩니다. 다행이 나의 동료교수,
선배교수, Dr. Carter 등등 그리고 미국인 학생 그누구도
그리고 St. Cecilia 성당의 미국인 교우들(성당에 한국인은
우리외에는 없어요)
어느 한명도 Virginia Polytech 의 일을
묻지도 않고 한마디도 꺼내지 않아 신기하기도
하고 마음속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저사람들이
속으로는 어떤 생각을 할까
나에 대한 또 다른 선입견을 갖는 것은 아닌지
일 주일 내내 동료 미국인 교수들이 Blacksburg
이야기는 꺼내지도 아니하니까요
나도 주일 내내 모른척했는데 괴로웠어요
사과할 수도 안할 수도 없고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어요 앞으로
더 이상 우리나라 자랑도 하지않기로 내심 마음
먹었어요. 앞으로 자랑할 수도 없고
지난해 Virginia Polytech 에 가서 특강형식으로
두시간 강의를 하엿는데 캠퍼스는 참 아름다웠어요
안타깝기만 합니다.
모레 주일에 성당에 가서 열심히 기도를 봉헌하고자
해요. Lisa 자매님 주님께서 보살펴 주시는 은총
과 축복의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나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합니다. 샬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