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 한 번 하시렵니까? (1)

여자들 동창회라고 하면 점심 때 쯤 만나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떠는 게 대부분이다. 그것도 모자라면 노래방에 가서 지칠 때까지 노래 부르다 가는 게 고작이다. 얘기내용도 거의 자녀 문제나 시댁 험담, 아니면 자랑이나 하다가 실속도 없이 헤어지며 수다가 건강에 좋네, 어쩌네 하며 스스로들 위로를 한다. 더러는 수준미달인 애들을 바라만 보다가 자기의 고양됨을 확인하고 가는 잘난 애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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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획기적인 이벤트를 마련하고 싶던 나는 회장을 맡은 김에 새로운 승부를 걸어 보기로 했다. 평범한 것에 알러지를 일으키는 나로선 당연지사였다고나 할까? 먼저 만나는 장소를 미술관으로 멋을 내어보았다. 결혼 후 문화의 혜택과는 거리가 멀게 살던 친구들로선 상당히 신선할 뿐 아니라 퍽 고무적인 뉴스였나 보다. 다들 상기된 표정으로 "재미난 일 뭐 없냐?" 는 글씨를 얼굴에 마구 써대며 나와 있었다. 미술관에 딸린 식당서 식사를 하고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 감상까지 한 후에도 돌아갈 생각들 없이 나만 따라 다녔다. 많은 식구들에게 짜낼 국물도 없는데 더 화끈한 엑기스라도 한 방울 있길 바라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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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은 조조할인 영화를 볼 수 있게 아침 댓바람에 영화관 앞을 장소로 정했다. 다들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즐거운 얼굴로 나와서 나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 후에 처음으로 영화를 본다는 믿을 수 없는 발언을 하는 애도 있었다. 하필 고른 내용이 성불구자인 남편이 짐이 된 유부녀의 이야기였다. 다들 동감하는 눈치였다. 어느 덧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나 싶었다.

‘불쌍한 것들, 쯧쯧. 안되겠다. 이참에 일을 벌여서 쟤네들을 확실하게 즐겁게 해 버릴거야’ 라는 다짐으로 귀여운 사건 하나를 저지르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바로 ‘조인트 망년회’ 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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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는 부산여고와 경남고교가 이웃사촌이다. 같은 버스로 등교를 하다보니 얼굴 익히기에 더 할 수 없이 좋은 사이인 내밀한 관계였다. 그 때, 그 얼굴들이 보고 싶었다. 모습이 떠오르는 남학생도 몇몇 있긴 있었다. 곧 바로 실행에 돌입! 재경 경남고교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같은 학번의 동기생 회장의 전화번호를 알아낸 순간 야호하고 내심 쾌재를 불렀다.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동창들을 기쁘게 하려면 뻔뻔스러워져야만 했다. 이 한 몸 바쳐서 그녀들을 즐겁게 해주리라.

"저, 부산여고 재경 동창횐데요 이번 망년회를 조인트로 한 번 해보면 어때요?"

"…."

상대는 뭔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하는 뜨악한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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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Comments

  1. 봉천댁

    2007년 3월 22일 at 1:26 오전

    빨랑 (2)편~

    빨랑 빨랑~~~ ^^

       

  2. 쉬리

    2007년 3월 22일 at 1:28 오전

    와…리사님…대단한 리더쉽에 카리스마다….
    남자회장 깜짝 놀랐겠네요. 그 사람들 부부 망년회하려다 부랴부랴 취소했겠지..?   

  3. 이영혜

    2007년 3월 22일 at 1:33 오전

    "리사 님 쵝오!"라 했겠네요~ㅎㅎㅎ
    개봉 박두 제 2탄………….    

  4. Lisa♡

    2007년 3월 22일 at 1:36 오전

    봉천댁.

    왜그리 보채남?
    재밌지?
    했게? 안했데?
    당근했찌~~
    억수로 웃겨….   

  5. Lisa♡

    2007년 3월 22일 at 1:37 오전

    쉬리님.

    당연지사입니다.
    저–그 후로 영구회장입니다.
    아직도 회장입니다.
    죽겠습니다.
    나..이 거 원 참~~~   

  6. Lisa♡

    2007년 3월 22일 at 1:37 오전

    영혜님.

    개봉박두..언제 할까요?
    내일 쯤?   

  7. 파이

    2007년 3월 22일 at 1:38 오전

    재미있어요!
    역시, 리사님! ^^   

  8. Beacon

    2007년 3월 22일 at 2:04 오전

    가능할 일이고 재밌는 일이겠는데,,
    리사님 아님 상상도 못할 일… ㅎㅎ   

  9. ariel

    2007년 3월 22일 at 2:33 오전

    망년회 나두 끼워줘요..ㅋㅋㅋ   

  10. 김진아

    2007년 3월 22일 at 2:39 오전

    미소짓게 만드는…
    건강한 웃음을 만들어주시는 리사님…^^
    ……저도 2편이 기다려 집니다….   

  11. 공룡

    2007년 3월 22일 at 4:35 오전

    빨랑빨랑~~~~~ 내일~~ㅎㅎㅎㅎㅎ (두눈이 반짝반짝****)   

  12. xue

    2007년 3월 22일 at 5:50 오전

    on line 이나 off line 이나

    리사님의 카리스마는 익히알았지만 역시나…^^

    빨리 대강 써요….ㅎㅎㅎㅎ   

  13. 화창

    2007년 3월 22일 at 7:25 오전

    우리학교 옆에는 여고가 없었나?   

  14. 뽈송

    2007년 3월 22일 at 8:10 오전

    이럴 땐 나같은 이방인은 뭐하고 있어야 하는감?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라…?   

  15. Lisa♡

    2007년 3월 22일 at 8:40 오전

    파이님이 재미있었다면
    정말 재미있었나보다.
    역시 미팅은 남녀불문 관심사이군요~~
    파이님.
    미팅 한 번 하시렵니까?   

  16. Lisa♡

    2007년 3월 22일 at 8:41 오전

    비콩님.

    그러니까 내가 즉..
    재미있는 사람 맞찌요?
    나를 만나면 엔돌핀이 돌긴 도나봐요.
    엔돌핀 회사를 차리던지 해야지…one.
    좀 잘난 척 했지요? 지쏭~~   

  17. Lisa♡

    2007년 3월 22일 at 8:42 오전

    아리엘님.

    망년회가 이미 끝났으니
    이제는
    조블 망년회를 미리 기획할까요?
    해외동포들 망년회로~~   

  18. Lisa♡

    2007년 3월 22일 at 8:43 오전

    김진아님.

    건강한 웃음이라니 지나친 과찬입니다.
    하지만 기분은 점점 더 건강해지는군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진아님 땡큐~~   

  19. Lisa♡

    2007년 3월 22일 at 8:43 오전

    공룡님.

    아니 두 눈 반짝이는 빛이 여기까지

    아이고 눈부셔라.

    기다리시라~~대충대충..ㅋㅋ   

  20. Lisa♡

    2007년 3월 22일 at 8:44 오전

    슈에님.

    알랐쪄요.
    대충 써볼께요.
    근데 웃기는 일이
    억수로 많았는데
    어찌 다 옮기지?   

  21. Lisa♡

    2007년 3월 22일 at 8:44 오전

    화창님.

    잘 찾아보셈~~   

  22. Lisa♡

    2007년 3월 22일 at 8:45 오전

    뽈송님.

    뽈송님이 왜? 왜?
    이방인입니까?
    다 세월따라 동질의
    인간으로 변해가는데요.
    ㅎㅎㅎ
    알았죠?
    일단 굿이나 …   

  23. 오공

    2007년 3월 22일 at 9:21 오전

    리사님!
    나,부산여고 졸업으로 해주면 안될까?
    까짓 것 나이 몇 살 더 먹는 거 안 억울해.^^   

  24. Lisa♡

    2007년 3월 22일 at 9:49 오전

    오공님.

    하긴 그 말도 남성나왔으면서
    낑긴 간 큰 내 친구 시누이 있었는데
    내가 그냥 간이 크다고 용서해주었지요.
    게다가 얼굴도 별로이고해서…
    오공님은 안되겠따..
    얼굴땜에~~   

  25. 광혀니꺼

    2007년 3월 22일 at 10:13 오전

    역쉬~~~

    근데 경남여고가 그케 유명하나요?

    저 전에 차공부 가르치던 선생님게서
    하두
    경여고
    경여고 하시길래~
    ㅋㅋ
    ㅎㅎ

    암튼 그분도 대단하셨어요~
    지금 70의 나이에도 차선생님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계시거든요~

    찾아뵌지 한참 되었네여~

    ^^*

       

  26. 오공

    2007년 3월 22일 at 10:18 오전

    리사님
    요즘은 한달이 무섭게 늙어가고 있어요
    걱정마요..폭탄처리반으로 들어 가겠습니다.   

  27. 래퍼

    2007년 3월 22일 at 10:30 오전

    오 마이 리싸~~~미쵸요~ㅋㅋㅋ
    어딜가나 훨씬 연로해 보이는 사람 있게 마련..
    얼굴이 별로인 저..간 투엑스 라지로 키우께 낑가주세요..ㅋ   

  28. 이은우

    2007년 3월 22일 at 10:38 오전

    이왕 저지른 김에

    서울, 대전, 대구 찍고 목포까지 가 보세요.^^

    일을 내려면 확~~~ 저질러야지요.

    전국구로 통 크게 활보해서

    대한민국 최초의 전국고교 동창회장으로 등극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네요.

    혹시… 출마하실 적에

    자본이 딸리면 제가 팍팍 밀어 드리리다.

    그라고,,,

    설마…3부작에서 꼬랑지 말고 종치는 건 아니겠지요…

    리사님아 괜히 웃음이 나온다.

    어디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통통 나올까?

    우헤헤헤헤헤~~~~   

  29. Lisa♡

    2007년 3월 22일 at 10:53 오전

    오공님.

    폭탄처리반은 나인데.
    미팅가면 언제나 변함없이…
    가장 큰 폭탄이 내게로.

    래퍼님.
    간을 함 키워보세요.
    얼마나 커지나 보게요..ㅎㅎ
    글쎄–한 번 팅구는 맛도 있어야하니
    맘 편한 래퍼님꼐 팅구어 볼께요.   

  30. Lisa♡

    2007년 3월 22일 at 10:55 오전

    은우님.

    3부작으로 꼬랑지 말지 않을께여..
    음….행복의 척도도 그 중 일부인데—
    계속되어야지요.

    제가 아이디어 뱅크이긴한데 늘
    돈이 되진 않으니 경제는 은우님께서
    팍팍~~밀어보세요,,그럼~~go다.   

  31. Lisa♡

    2007년 3월 22일 at 10:56 오전

    광혀니꺼님.

    음……….

    경여고.

    명문이지요.

    우리때는 다 뺑뺑이니 별 볼일 없이 평준화이지만
    아무래도 예전에는 좀 하는 사람들이 다녔답니다.
    70세이시면 꼬장꼬장할만도 하군요.
    차선생님이시라….궁금해집니다.
    어디서요?   

  32. 푸른갈매기

    2007년 3월 22일 at 11:51 오전

    우와~~~~~파격적이당….
    리사님! 푸갈미는 재경 경여고 랑 부산고 한번 주선 해볼까나….(새가슴이라 못혀~~)
    재경경여고 동창회 모임에 오라고 문자 와서라 귀찮두먼….ㅋㅋ
       

  33. Lisa♡

    2007년 3월 22일 at 12:21 오후

    푸갈님.

    그러잖아도 경여고 친구들이
    자기네도 하겟다고 하긴 하던데
    아무나 하는게 아닙니더…
    마,,,꿈깨이소~~^^*
    왜냐면 우리를 보고 부산서도 추진하다가
    다 깨졌다더만요.
    시도도 못해보구요.
    나잘난 척해서 지송~~해요.   

  34. e-기원

    2007년 3월 22일 at 1:18 오후

    ㅎㅎㅎ   

  35. 東西南北

    2007년 3월 22일 at 2:25 오후

    이 참에 조블 회장도 맡아 하이소!
    글구, 다음에 그 노무 대통령 바뀌면 여성부 장관에 적극 추천 하겠슴다!   

  36. 임부장

    2007년 3월 22일 at 3:06 오후

    흥미진진!
    2부 언제 나와요?^^   

  37. 김현수

    2007년 3월 22일 at 10:17 오후

    제목부터가 엄청 솔깃하고 내용도 흥미롭습니다만,
    조블팅 같은건 읎~나요 ? ㅎㅎ,   

  38. Lisa♡

    2007년 3월 22일 at 11:09 오후

    기원님.

    오랜만에 오셔서 삐지고 말테닷~~~

    잘 지내시죠?   

  39. Lisa♡

    2007년 3월 22일 at 11:10 오후

    동서남북님.

    저 장관은 절대사양합니다.
    온 국민의 날라리화 만들일 있나요?
    클 납니다.
    그리고 정치에 여성들의 적극관심화에는
    신경을 쓰기는 합니다.   

  40. Lisa♡

    2007년 3월 22일 at 11:10 오후

    임부장님.

    개봉박두!!   

  41. Lisa♡

    2007년 3월 22일 at 11:12 오후

    현수님.

    저의 제목에 많이 속습니다.
    가끔 진짜 솔깃한 제목 달고픈데
    많은 사람들 실망시킬까봐 참는거지요.

    조블팅요?
    조블은 단체모임 정도로 만족합시다.
    삼삼오오….   

  42. 東西南北

    2007년 3월 23일 at 2:21 오전

    날라리화가 아니고 신바람 나는 정치, 살맛 나는 정치를 하자 이말 입니다.
    장관이 맘에 안드시면…총리자리를 맡아 하시다가 다음번에 신바람 정치를 모토로 해서
    대통령에 출마 하시는게…. 그 때는 저도 발벗고 리사님 선거운동에 나서겠습니다.   

  43. Lisa♡

    2007년 3월 23일 at 9:05 오전

    아고 나 퇴출당할라~~

    동서님.

    저 숨어버릴낍니더…

    고마하이소~~   

  44. 청포도

    2007년 3월 31일 at 12:04 오전

    재경 동창회에서의 조인트 망년회는 다 좋은데 말입니다.
    누렁이 사진을 자세히 보니
    압권입니다. ㅎㅎ
       

  45. Lisa♡

    2007년 3월 31일 at 1:06 오전

    청포도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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