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식객-오대산을 쏘다

45 명의 현대백화점 동호인 식객클럽.

3,40대~70대에 이르기까지

온통 얼굴엔 가을이 물든다.

산_194.jpg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아…진짜 편지쓰고싶은 가을이다.

하루하루가 아쉽다시는 70대 회원의

씹듯 뱉는 말에서 인간이 겪어야

하는 숙명이 슬프기만하다.

산_104.jpg

오대산 월정사.

한암스님, 탄허스님이 느껴진다.

9층 석탑의 풍경 몇 개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정겹다.

성보박물관 안의 사진촬영이 금지라

그저 사람좋아보이는 관상의

인상적인 석상 하나를 놓쳤다.

3,4 번째 갔지만 갈 때마다

그저 푸근하기만하다.

산_108.jpg산_105.jpg

회원 중에 비교적 어린 것에 속하는 내 주위의 멤버들.

진영, 미경, 상미, 희주, 지연엄마, 새내기 한 명.

날더러 같이 찍자는 인간 한 명없으니…헛 살았다니까~~흑흑.

꺼멍 고무신 두 짝.

성보 박물관 앞의 임자있는 고무신.

하얀 색이던 검정 색이던 고무신은 반갑다.

점심으로 산채나물을 곁들인 밥 한 상.

동동주를 끝없이 마시던 우리 곁에 정신없이 바쁘던 주인 아저씨가 자기도 한 잔 달란다.

그러더니 엄청나게, 자꾸 동동주 서비스를 주는 거…후후후.

저 쪽 윗분들이 저 아저씨는 가도 꼭 젊은 것들한테 가서 저런다고 푸념.

아저씨는 들은 척 만척 우리 곁에 머물더니 자기 싱글이란다.

어쩌라고~~

시력 한 번 좋다고 한 마디씩.

산_119.jpg산_109.jpg

아기자기 예쁘다.

먼저 지리산 함양으로 가려고 했으나 올해 단풍이 늦다길래

갑자기 오대산으로 급회전.

다음 달에 함양으로 갈 예정이란다.

산뜻하게 물든 단풍과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긴 사찰 한 쪽의 색.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듯 어디서나 아름답게 변해간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산_124.jpg

상원사는 문수동자와 관련이 깊다.

문수상은 지혜의 상이다.

그래서인지 고 3 수험생들의 건투를 비는

각양각색의 등들이 달려 있다.

욕심많은 나는 우리 애들 생각에

학년과 관계없이 하나단다.

산_129.jpg산_123.jpg

상원사는 풍수지리학 상으로 좋은 명당이라 그냥 가보는 것만으로도 기를 충분히 받는다고한다.

오른 편 건너 산에 주목과 어울린 단풍이 가슴을 울렁이게끔 한다.

살아도 100 년, 죽어서도 100 년이라는 주목.

오래도록 우리강토를 푸르게만 해준다면 아니 사랑할 수가~~

언제부터 단풍을 이리도 즐겼던지….나도 이제 자연과 동화되어가나보다.

산_130.jpg

상원사의 법당 안은 수험생들을 둔 부모를 위한

방석들이 오밀조밀 놓여있다.

무늬만 카톨릭인 나도 마음 속으로

내 새끼들의 건강과 학업이 덜 힘들길 빌어본다.

그러나 기도는 잠깐 금방 무엇을 기도하는지 모르겠다.

텅 빈 마음이 된다.

아무래도 단풍 탓이다.

산_134.jpg산_135[1].jpg

상원사는 세조와 관계가 깊다.

고양이 상은 세조를 괴한으로 부터 살린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오른 쪽 관대걸이는 세조가 저기에 관대를 걸어놓고 문수동자로 부터

피부병에 시달리는 등을 맡겨 피부병이 나았다는 설이 있다.

자기에게 나타난 문수동자의 특별함을 알아보지 못한 세조.

문득 뒤를 돌아보니 온데간데 사라진 문수동자.

가부를 떠나 이런 전설은 두고두고 많은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산_166[1].jpg

우리 45 명의 일행을 인솔한 이종원 여행작가.

모나지 않게, 별나지도 않고

시종일관 편하게 우리를 리드하며

신선함마저 잃치 않는다.

그러기도 쉽지 않다.

여심을 찍고있다.

39 Comments

  1. 김진아

    2007년 10월 19일 at 12:25 오후

    단풍속에 푸욱 빠지신 모습이..보이네요..^^

    오대산…상원사…
    아직은 먼 곳입니다.

    리사님..^^

    건강하세요..   

  2. 오공

    2007년 10월 19일 at 12:30 오후

    노래랑 포스트랑 어울리네요~
    리사님은 구석구석 알아서 알뜰 여행 쫓아 다니시네요…
    그 사진 찍은 지연엄마는 저보다 이뿌대요,안 이뿌대요?
    우리 지연이한테 일러줘야겠어요.   

  3. Lisa♡

    2007년 10월 19일 at 12:46 오후

    진아님.

    오대산의 월정사, 상원사에는 막내가 초딩 6학년 정도로
    클 때쯤 가시면 좋을 것 같네요.

    진아님 대신 감상하세요….사진으로..싱싱하고 따끈따끈한
    단풍입니다.ㅎㅎ
       

  4. Lisa♡

    2007년 10월 19일 at 12:48 오후

    오공님.

    저는 알뜰살뜰한 면이 많답니다.
    저 여행도 일인당 3만원이 경비지요.
    3 만원에 모든게 다 이루어지거든요.
    어쩔 땐 거의 공짜 여행도 많이 합니다.
    많이 웃으면 그렇대나….ㅎ

    저기 지연엄마도 이뻐요.
    아주 멋쟁이구요.
    오공님보다는 키가 작답니다.
       

  5. 네잎클로버

    2007년 10월 19일 at 12:48 오후

    오대산 월정사…
    몇년 전 여름에 갔었는데,
    가을 단풍 고운 지금의 그곳에 가보고 싶네요.

    욕심 많은 리사님?
    아이들 생각하면 엄마는 당연~히 욕심 많아지는데요~ ^^   

  6. Lisa♡

    2007년 10월 19일 at 12:51 오후

    네잎클로버님.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욕심이 많나봐요.
    어딜가나 그저 애들이 잘 되길 바라거든요.
    애들이 그만한 수준도 안 되는데 말입니다.
    뉴스에서 원스 CD가 판매 일위했다네요.
    잠시 클로버님 생각에 웃음이..빙그레……   

  7. 블랙맨

    2007년 10월 19일 at 10:46 오후

    맨날 세상 속에서 살다가
    컴에서라도
    동양의 세상 밖(?) 구경 잘 합니다
    잠시 속세를 떠나봤습니다
    근데 절에서도 세속적인 욕심인지 희망인지…
    버리고 싶으면서 버리지 못하는 세상 속   

  8. 김현수

    2007년 10월 19일 at 11:27 오후

    님 덕분에 오대산 구경 잘 했습니다.

    좀 있다가 지리산에도 다녀 오시지요.
    이남 최고의 산이라 느김이 색다를 것입니다.    

  9. 미리

    2007년 10월 20일 at 1:15 오전

    리사님 블로그는 여행블로그같아요^^
    덕분에 저도 가을산 구경 잘 했어요..

    여기 올려주신 포스트 보니까.
    저도 산에 오르고싶단 생각이 불끈!들어요ㅎ

    공기도 좋고..바람도좋고..
    무엇보다 운동도 되고..
    또,기분전환도 되지싶고요^^

    다음주엔 가을가기전에
    가까운 산에 다녀와야겠어요.ㅎ

    리사님,이번 주말엔
    어디(좋은곳)로놀러가시는지요?^^

       

  10. 봉천댁

    2007년 10월 20일 at 1:33 오전

    저런데 갈라믄..

    얼마나 필요할까나 궁금했는데..

    역시 리사님은 가려운델..

    아주 시원하게 긁어주네요.. ^^

       

  11. 카타

    2007년 10월 20일 at 3:25 오전

    월정사 상원사 방아다리 약수터…

    아이들이 요만할 때 약수터에가서 하루밤 잤으니 얼마만일까… 한 20여년전인가 보다.

    그 약수터의 소나무가 지금까지 내가 본 소나무 중에서 제일 잘생겼던데 또 한번 가볼까…ㅎㅎㅎ   

  12. 좋은 하루

    2007년 10월 20일 at 6:17 오전

    주인 아저씨는 가을 바람이 정겨운 산사에서도
    불심대신에 여심을 보는 시력을 가졌고,
    여행작가는 아름다운 단풍이 지천이건만
    여심을 찍는 실력을 가졌고, …

    여심은
    산채 나물에,
    동동주에,
    단풍구경에,
    산사 관광에
    분주한 것을 어이하리, 하하하.   

  13. Lisa♡

    2007년 10월 20일 at 10:42 오전

    블랙맨님.

    동양의 가장 동양스러운 곳이 사찰이지요.
    잠시라도 즐거우셨다면 만족입니다.
    단 한 분이라도 거기서 뭔가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블로그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다행입니다.   

  14. Lisa♡

    2007년 10월 20일 at 10:43 오전

    현수님.

    다음 달 두 번째 수요일에 함양으로 가서 지리산을
    관찰?? 아니 관고아하고 옵니다.
    등산의 주제로는 못가구요—관광차원으로.
    갔다와서 또 올릴께요.^^*   

  15. Lisa♡

    2007년 10월 20일 at 10:44 오전

    미리님.

    저는 이 번 주말은 토욜은 현대백화점에서..
    일요일인 내일은 수서에 있는 대모산으로..
    등산갑니다.
    미리님 댁이 어디신지는 모르지만 아차산도
    산책처럼 다녀오기는 괜찮습니다.   

  16. Lisa♡

    2007년 10월 20일 at 10:53 오전

    봉천댁님.

    식구들 4식구가 가시려면 얘기는 달라지지요.
    차경비를 제외하고라면 밥값과 입장료정도…
    아마 일박하지않으면 거의 일인당 그 정도면 될겝니다.   

  17. Lisa♡

    2007년 10월 20일 at 10:55 오전

    카타님.

    방아다리 약수터 약 2 년전에 가봤는데
    그 이쁜 소나무는 잘 생각이 안 나는군요.
    근처에 소나무밭이 많았지 않나요?
    가보세요..애인은 없을테니 두 분이 호젓하게
    댕기오시라요~~^^*
       

  18. Lisa♡

    2007년 10월 20일 at 10:56 오전

    좋은 하루님.

    시조시인인 줄 알았습니다.
    박사님 아니랠까봐 그렇게
    으뜸으로 시적으로 말씀을
    풀어 나기시는지요?
    잘 지내시지요?
    불교에서는 여여하시지요?
    이렇게 표현한답니다.
    참 좋은 하루님께선 교회시지요.
    그래도 괜찮죠?   

  19. Beacon

    2007년 10월 20일 at 12:28 오후

    윗쪽에는 벌써 단풍이 꽤 들었네요.. 여긴 아직입니다만,,
    아직이나마나 올해는 어디 가까운 곳에 단풍구경이라도 함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심더..   

  20. 색연필

    2007년 10월 20일 at 12:43 오후

    리사님^^

    좋은 곳 다녀 오셨네요…

    가을에 물든 여심…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아…나는 그냥 일상에 빠져 있는데…^^

    사진 한장 한장이 참 좋은 가을 엽서 같아요.
    예쁜 엽서 한장 챙기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폈습니다^^

    마음으로 한장 뚱쳐 갑니다~
    오늘 저녁은 정말 차가운 바람이 불더군요..
       

  21. ariel

    2007년 10월 20일 at 12:52 오후

    신세계에도 이런 것 있나 알아봐야 겠네요.
    너무 멀리 가는 곳 은 못가고..
    다음에 갈 때 꼭 알아봐야 겠네요.
    즐거운 시간 보내는 리사님..
    가을의 행복이 듬뿍하기를 바래요..^^   

  22. cecilia

    2007년 10월 20일 at 8:43 오후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앞에 서면 괜히 마음이 설레이면서 행복하다는 느낌에 젖어들죠.   

  23. 호수

    2007년 10월 21일 at 1:17 오전

    백화점의 행사
    몇해전부터 내내 받아보았건만
    떠날수 없었던 여행길
    구석구석
    야무지게도 가을을 챙기는 리사님
    참 잘 살고 있다는 생각
    순간을 충실히!!
    부러워라~~ㅎ   

  24. 이종원

    2007년 10월 21일 at 4:58 오전

    제 칭찬을 해주셨으니..저도 가을 선물 하나 드립니다.
    http://www.monol.co.kr/photo/ljw/kita/kita/IMG_0236.jpg

    클릭하세요   

  25. 데레사

    2007년 10월 21일 at 5:34 오전

    오대산의 가을
    잘 구경하고 머물 다 갑니다.
    덕택에 오대산을 다녀온듯한 기분입니다.
    건강하세요.   

  26. 이종원

    2007년 10월 21일 at 5:52 오전

    http://www.monol.co.kr/photo/ljw/mv/oh.wmv

    단풍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두 번째 가을 선물입니다.   

  27. Lisa♡

    2007년 10월 21일 at 6:30 오전

    비컨님.

    단풍구경 별 거 있나요?
    집 앞에 은행나무라도..어때요?
    흐흐흐…..약 오르지요?
    나도 단풍구경 간 거 얼마 안되거든요.   

  28. Lisa♡

    2007년 10월 21일 at 6:30 오전

    색연필님.

    엽서 한 장 뚱쳐 갔다구요?
    잘 하셨습니다.   

  29. Lisa♡

    2007년 10월 21일 at 6:31 오전

    아리엘님.

    신세계에도 있습니다.
    신세계의 프로그램이 더 좋다는 말
    들었습니다.
    잘 활용해 보세요.
    ^^*   

  30. Lisa♡

    2007년 10월 21일 at 6:31 오전

    세실리아님.

    아름다운 자연만이 영원히 변치않는
    우리들의 보루이지요.
    자연만한 진실함이 어디있겠어요?   

  31. Lisa♡

    2007년 10월 21일 at 6:33 오전

    호수님.

    저도 내내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다가
    가리늦까 이용해 봅니다.
    것두 남에 의해서…그런데 참 괜찮은 거 같아요.
    저는 본래 즐겁게 살지 않으면 못 견딘답니다.
    요리저리 알뜰살뜰 다 즐기러 다니지요.   

  32. Lisa♡

    2007년 10월 21일 at 6:34 오전

    어머나….탈렌트 아니신가요?

    종원씨.

    두가지 선물 감사합니다.

    제가 막 들어왔구요(대모산 정상갔다가)
    곧 나가야 하거든요.
    금수복국집에서 가족모임있어요.
    준비하고 나가려구요..
    갔다와서 클릭할께요——^^*   

  33. Lisa♡

    2007년 10월 21일 at 6:35 오전

    부지런한 데레사님.

    오대산 언제 가실래요?
    더 나이들기 전에 다녀오셔야지요..^^
    암만 생각해도 나이들어서 못 다니면
    상당히 억울할 거 같아요~~   

  34. 천왕

    2007년 10월 21일 at 7:56 오전

    리사님~
    오대산에 다녀오셨군요?
    저도 딸과 몇일전에 오대산에 다녀왔습니다.
    상원사가 너무 좋았구요, 월정사도 좋았습니다.
    자연을 닮아가는 리사님은 단풍냄새가 나겠군요..이가을에..ㅎㅎ…..   

  35. Lisa♡

    2007년 10월 21일 at 11:25 오전

    천왕님.

    단풍냄새가 솔솔…납니다.
    오대산에 시간차로 다녀오게 되었네요.
    따님과라니 더욱 좋았겠습니다.   

  36. 雨淵

    2007년 10월 22일 at 12:54 오전

    무늬만 가톨릭….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3~4주에 한 번씩 미사에 참여하면서 뻔뻔스레 영성체까지 하죠.^^
    혹여 비난에 대한 논리는 백개도 넘게 갖춰서 말이죠.
    "한 말씀만 하소서 불쌍한 이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37. Lisa♡

    2007년 10월 22일 at 1:15 오전

    아하….우순님.

    그러시군요.
    그럼 저도 약간의 위안은 받겠습니다.
    불쌍한 영혼이니까요.
    날씨가 좀 풀렸다고 친구의 문자가 방금 도착하네요~~   

  38. 뽈송

    2007년 10월 23일 at 1:55 오전

    천방지축 Lisa님이 오대산까지 왔으니
    단풍들이 많이 놀랬겠다. 시끄러워 아니면 귀여워서.
    너무 좋아하진 마세요…   

  39. Lisa♡

    2007년 10월 24일 at 4:46 오후

    뽈송님.

    나를 뭘로 보고는….ㅋㅋ
    좋아하기는 엄청 쓰러지지요.
    아…..천방지축이 왜이리 부담없이 좋은거야?
    나 이기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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