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블로거의 대만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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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사람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떻게 그들을 바라보고 나를 다스리나 하는 것도 다 여행에서 얻는 것이다.

우리 일행은 11명이였다.

파이와 나.

갓 50 이 된 여성으로 친구사이인전남 광주출신의 두사람.

무용과에 다니는 쭉쭉빵빵 그녀들이 3 명에 그녀들의 엄마들이 세 명.

그러니 도합 10명인데 문제의 남성이 한 분 계셨다.

66세의 까칠한 아저씨….기피대상 1 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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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광주 아줌마 두 명이 싸가지가쩜 없었고 방향감각도 부재 중으로 보였다.

그러니 버스에 모이는 시간을 대체적으로 지키지도 못하기 일쑤이고 둘 다 키가 작았다.

긴 머리가 옷이 쩜 튀었는데 신발을 3박동안 4켤레를 갖고 왔다.

짧은 머리가 똥배가 항 개도 없었는데 무뚝뚝하기는 일등이었고 신발 3켤레를 갖고 왔다.

그녀는 집이 광주인데 10만원이 더 드는 경비에 대해 웃음기 섞인 불만을 친구에게 토로했다.

긴 머리는 은평구 갈현동에서 양품점을 하는데 몽고 여자도 단골이 있다고 했다.

첨에 그녀들이 밥맛이었는데 올 때는 헤어지기 싫어질 뻔 했다.

파이는 그녀들 덕에 자기의 단점이 가려져서 다행이라는 이기적인 발언을 해서 나의 가슴을 오그라들게 했다.

그녀들도 우리를 부를 때 파이더러는 긴머리라고 , 날더러는 이쁜 언니라고 했다.

시력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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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과 이뿌니 들은 S대 한국무용이 전공인데 셋 다 그럭저럭 한 인물하는 편이었다.

사랑스러웠고 몹시 부러웠다, 롱 다리에 쭉쭉빵빵 뻗은 곧은 다리, 가는 허리가.

가는데마다 뭇 남성들의 시선집중 현상이 일어났다.

파이는 자연미인 하늬를기중 이쁘다고 뽑았고 나는 기 중 귀엽고 발랄한 주현이를 뽑았다.

첨엔 나도 하늬였는데 자꾸보니 귀여운 쪽으로 밝은 성격 쪽으로 시선이 간다.

간택이 안 된 윤나는 제일 부티나고 가장 글래머러스한, 시집 잘 가게 생긴 아이다.

50보 100보 라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는 학생들이었다. 그녀들은 남들 다 자는 기차에서는

부리나케 노래 부르고 떠들다가 정작 우리끼리 있는 버스에서는 입을 함구하는 그녀들과 그녀의 맘들.

맘들은 대체적으로 착하게 보였고 파이더러 노처녀로 보인다고 했다.

이 게 다 그 파이의 긴 머리 때문이라니까….

보통 11명이 먹는 식탁에서 아줌마들 끼리는 반찬이 모자란다.

이 세처녀들의 식사 덕분에 언제나 반찬이 남았다.

그래서 파이가 좋아라했다, 나는 더 좋아라….

그녀들과 그녀의 맘들은 여행지의 문물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도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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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10명의 여자들과 3박4일동안 여행한다는 거…

글쎄 쉽지않다.

"까다로운 편^^* 맞지요?"

나중에 맥주 탓을 하며 리사 특유의 편안함으로 슬쩍 물어봤다.

"아니야…정확한 거지"

그는 까다로움과 정확한 것은 엄격하게 말해 차이가 크다고 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보인다.

우리도 그를 다 꺼려했다.

다만 나만 그를 위해 자리를 나의 옆으로 앉혀 본다.

왜?

우리 식구 중에 비슷한 유형이 있으니 마음이 안되어서이다.

쯧!

파이는 아예 나를 보고는 그런 것쯤은 포기한 듯.

그는 10년 간 마누라 병간하다 얼마 전 저 세상으로 보내고 마음을 달래고

자기의 인생설계를 위해 나름대로 마음먹고 떠난 거란다.

숙연함…인지상정이라 뭐라 할 말이 없음.

역사를 꿰차는 폼이 심상치 않더니만 역시나 사학과 교수 출신이란다.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게셔서 그 부분에 나랑 합치.

어쨌든 우리는 다 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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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이 맥주를 같이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다같이 제창할

구호를 제의해서 "나이야가라"를 했다.

한 명이 "나이야~" 하면 나머지가 "가라~~" 하는 거였다.

재미있었고 같이 건배를 하는 게 은근히 사람사이를 친근하게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파이랑 나랑은 도저히 내숭이라고는 없는지 둘 다 술도 거절 안코 잘 마셨다.

같이 다녀본 여자 중에 쫌 마음에 마니 든다.

갔다 와서도 내내 파이가 마음에 남아돈다.

차분한 파이. 경제적인 파이, 남 이해100% 파이, 수더분하지 않으며 수더분하게 사는 파이.

모든 것에 조용히 당당한 파이츠녀.

근데 진짜 츠녀인지는 확인해보지 않았다.

법적으로 신체적으로 확인이 불가능했기에 그냥 그려러니 한다.

마일드님이 그렇게 부르므로 나도 그렇게 부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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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Comments

  1. 김진아

    2007년 12월 23일 at 12:19 오후

    리사님..파이님..
    기억에 오래남을 좋은 여행을 다녀오셨네요..
    ^^

    더불어 함께하는 글 읽기가..행복합니다.

       

  2. Lisa♡

    2007년 12월 23일 at 12:27 오후

    진아님.

    ^^*
    지금 개그 콘서트 보는 중이랍니다.
    보면서 답글 달아요.   

  3. shane

    2007년 12월 23일 at 9:49 오후

    니하우마…….   

  4. Lisa♡

    2007년 12월 23일 at 11:27 오후

    쉐인님.

    하오~   

  5. 님프

    2007년 12월 24일 at 12:18 오전

    왕비 두상..티비에서 몇번 보았었는데…

    대만에 있구나요..

    잘 보고갑니다..   

  6. Lisa♡

    2007년 12월 24일 at 12:27 오전

    님프님.

    대만 아류공원에 있쪄요.
    이쁘고 우아하지요?
    저 거 보러 갔쪄요.
    하지만 박물관이 더 볼 게 많아요.   

  7. 024

    2007년 12월 24일 at 1:40 오전

    이쁜언니! 대만이야기와 파이 그리고 공이사와 비슷한 아저씨 이야기
    1 ~ 3 편 단숨에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어쩜 그리 알고 싶은 것도 많고
    기억하고 있는 것도 많은지…시력이 10.0은 되나봅니다. ㅎㅎ   

  8. Lisa♡

    2007년 12월 24일 at 1:51 오전

    024님.

    비슷한 아저씨…ㅋㅋ
    진짜요?
    그 분이 저보고 귀엽다고 했는데…맞네.
    이쁜 언니라고 하셨으니 진짜 이쁜 여자가
    아니라서 이쁘다는 말 들으면 기분이 업되요.ㅎㅎ   

  9. 공룡

    2007년 12월 24일 at 2:13 오전

    저도 어제 개콘 보고 막 웃었는데 ~~~ ㅎㅎ

    아주 큰 장점을 가진 리싸님 ~
    오늘 미사 드릴꺼죠 ?

       

  10. Lisa♡

    2007년 12월 24일 at 2:38 오전

    공룡님.

    미사는 보려구요.
    ^^*
    개콘의 밥묵자 너무 재밌어요.
    변선생하고요.   

  11. 래퍼

    2007년 12월 24일 at 4:50 오전

    로그인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 주시는 리사님..ㅎㅎ   

  12. 무무

    2007년 12월 24일 at 5:30 오전

    즐거우셨겠어요.^^

       

  13. 마일드

    2007년 12월 24일 at 6:01 오전

    "시집 잘 가게 생긴 아이"..ㅋㅋㅋ
    너무 너무 훌륭한 표현.   

  14. 깃털

    2007년 12월 24일 at 7:26 오전

    잠시 쉬면서 즐겁다 갑니다.
    그나저나 올해 가기전에 얼굴 좀 뵈야 하는디
    힘드네요.
    혹시 이쪽으로 오실일은 없나요.
    연구소에 짐이라도 실으러…
    왠지 별로 스케쥴도 없으면서 그래도 바쁜 건 뭘까요??
    저 요새는 역사논술책 쓰느라 몰입 중이네요.
    리사님도 빨리 책 내세요.
    진짜 보장한다니까요.!~!!
    어째든 오늘은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나중에 만나면 선물 드리도록 노력할게요.-잊을까봐 확답하기엔 좀 부담 ㅋㅋ-
       

  15. 2007년 12월 24일 at 7:39 오전

    덕분에 대만 여행, 즐거웠습니다.
    사진 파일이 조금 더 컸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요. ^^
    과장하면 여행기의 절반쯤은 파이님에 관한 얘기인데 참 재미있어요.
    이러저러할 거란 상상이 맞아 떨어졌을 때의 유쾌함이라고 할까요?
    암튼 두분의 여행기, 즐겁게 읽었습니다.
    행복한 성탄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16. Lisa♡

    2007년 12월 24일 at 2:03 오후

    래퍼님.

    사랑시러버요…   

  17. Lisa♡

    2007년 12월 24일 at 2:04 오후

    오우…

    무무님.

    덕분에 더 즐거우려고 합니다.   

  18. Lisa♡

    2007년 12월 24일 at 2:04 오후

    마일두뉨.

    진쫘?
    우헤헤헤~~
    약시나 내 편이라니까~~
    고마버여~~쩝!!   

  19. Lisa♡

    2007년 12월 24일 at 2:05 오후

    깃털님.

    역사 논술책을 한 권 선물로 주세요.
    정말로..
    제게 책을 내라는 건 진짜 쪽 팔리는 일.
    깃털님.
    빨리 뵈요.
    쉬엄쉬엄 건강 챙기면서..살기.   

  20. Lisa♡

    2007년 12월 24일 at 2:07 오후

    길님.

    저는 본래 여행에서 인간을 제일 먼저 봅니다.
    그러다보니 그만…..
    파이는 제가 블로그 인기관리상 많이 올려야
    할 거 같아서이지요~~^^*

    길님도 즐거운 성탄 맞이하시고
    모쪼록 사업에 복이 깃들길 빕니다.   

  21. 블랙맨

    2007년 12월 25일 at 11:44 오후

    즌차 츠녀는
    어느 나라 마리래요 ?
    모르는 새 마알 너무 마너요 … ㅎ   

  22.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18 오전

    츠녀는 우리나라 말이 잘못 발음된 경우로 이뢰오.
    블랙맨님은 그런 거 따라하믄 안됩니다.
    혀짧은 남자 한 분께서 이루어 낸 단어입니다.
    예전에 살던 어떤 남자분이 어떤 처녀를 부를 때
    "츠녀" 혹은 "츠자"
    하던데서 유래했다는 말도 안되는 전설이~~ㅋㅋ   

  23. 피드

    2007년 12월 27일 at 4:05 오전

    그래서 나이아~가라군요….   

  24. Lisa♡

    2007년 12월 27일 at 12:54 오후

    피드님.

    간만입니다.
    나이야가라~~
    캐나다에 있지만
    한국서 많이 써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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