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가 시누이표 전을 부쳐오고 카나페 준비를 해왔다.
달걀을 삶고 파인애플 통조림과 올리브랑 체리를 썰어서 브로콜리를 조금 데쳐 각각
칸이 쳐있는 통에 넣어 왔다.
큰아버지가 아프셔서 와인은 복분자 와인으로 하나로 마트에 가서 사왔단다.
거기다 생쵸코렛과 딸기랑 청포도를 준비해왔다.
나는 믹스된 쿠키랑 달걀 자르는 줄이 나갔다고 해서 백화점에 둘러 작은 선물과 달걀커팅기를 샀다.
누나가 준비해 온 것들로 부지런히 카나페를 만들고 큰엄마가 샐러드만 준비해서
조촐하니 큰아버지랑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나이야 가라~~"
우리는 조용히 그리고 즐겁게 와인을 마신다.
누나가 나의 선물로 라코스테 양말 두켤레랑 책을 두 권 사왔다.
아버지 선물로는 라코스테 회색니트 잠바와 엄마 선물로는 꽃무늬의 예쁜 잠옷과 실내화 세트.
난 큰아버지에게는 정관장 엑기스, 큰엄마에게는 닥스 장갑을 3만원 주고 샀다.
누나에게는 CD에서 나온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크리스마스용 목걸이형 립그로스를 샀다.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이 박혀서 제법 고급스럽다.
그 외에 아주버님 댁의 늦둥이를 위해서는 세계사 책과 허리를 얼마 전에 다친 아주버님을
위해서는 대만가서 산 라텍스 허리 받침대를 선물로 준비했다.
나는 이 거다 싶은 물건이 싸게 나올 때는 몇 개를 여분으로 사둔다.
이럴 때 요긴하게 쓰여지니 가끔 나의 유비무환에 스스로 감탄하기도 한다.
시누이는 키우는 쿠키를 루돌프로 만들어 와서는 흐뭇해서 미소짓고 있다.
우리는 산타 모자를 각자 쓰고 음식을 준비하고 와인을 마셨다.
그런 게 사는 재미라고 여기면서 말이다.
누나는-나는 시누이를 누나라고 부른다- 아버지를 바라보며 눈가에 이슬이 촉촉해지곤 한다.
그걸 바라보는 나도 전염이 되어 금새 글썽해진다.
한 인간이 마지막으로 뭔가를 한다는 기분이…참 그렇다.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이런 걸까?
나 또한 비껴가지 못할 운명이고보니 남의 일이 아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나의 인생에서 마지막이라고 느껴진다면 어떤 심정일까?
큰아버지는 모르시는 분이 아니라 확연하게 느끼시는 것 같았다.
하나씩 준비를 하면서도 슬퍼하거나 절망하지 않으시는 걸 보니 그래도 다행이다.
영민하신 분이라 잘 거두리라 본다.
시누이는 나더러 누나라고 부르는 건 좋지만
남들이 너보고 트렌스젠더라고 보면 어쩌니? 하면서 놀린다.
누나는 카페나 레스토랑에 들어가도 금연석을 직원이 권하면
"너 괜찮겠냐? 참을 수 있어?"
하며 놀리면 나도 웃으며 "참을께" 하며 맞장구치기도 한다.
우리는 완전 환상의 콤비라 어느 친한 친구보다 죽이 잘 맞는다.
우리부부를 위해 양희은 콘서트 표를 준비하고
스핀 오디세이까지 VIP석으로 예약해서 연말 분위기를 돋군다.
하여간 폼생폼사라니~~
우리는 곧바로 시내로 진출.
루미나리에를 보기로 의기투합한다.
근처에 근무하시는 시누부님이야 매일 출퇴근시에 보겠지만
그래도 바로 코 앞에서 보는 기분은 다르다.
아니…서울에도 요상한 자전거 택시 등장?
세 대가 나란히 있다니 이 건 사진 찍으라는 거 맞잖아~~
제일 은행 건물에 트리가 이색적이다.
시청 주변의 모든 건물들이 이 때만큼은 빌딩을 저렇게 꾸며도 괜찮지 않을까.
그러면 관광객도 이맘 때 많이 몰리텐데…
밤을 즐겁게 해주는 조건들 속에서.
인파에 떠밀려 다니지만 그것 또한 쏠쏠한 재미.
구세군 남비가 덜 찼다니 한 손이라도 넣어보고.
태안반도에 보낼 면의류를 누나랑 같이 이것저것 생각도 해보고.
뭐든 실행이 중요하다.
생각만으로 끝나면 그건 실수다.
여행도, 봉사도, 자선도 실천, 실천이 중요하다는 거….또 되새기고.
이상하게 연말이 바쁘다.
언제나 한가했는데….
그래서 크리스마스나 명절이 싫었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애들이 없는데도 별로 모르고 지나간다.
애들한테서는 자기들 걱정은 말라는 메세지만 전해온다.
굿바이~~2007의 Christmas여~~~
김진아
2007년 12월 26일 at 2:19 오전
생각만으로 끝나면 안되는데..
제가 늘..느린것이 탈이지요..
뭐든 계획한대로 줄그어가며 정리하는데도..
늘상..늦게서야 마무리 되는 일들이
꼭 한두가지씩은 발생을 합니다..ㅎㅎㅎ
마음따뜻한 연말..보는이도..함께하니 좋습니다.
건강유의하세요..포근했다가..주말쯤 다시 기온이 내려간다고 해요..
세쌍둥이..예쁜 자녀분들..궁금해지네요..
*^^*
좋은 하루
2007년 12월 26일 at 2:30 오전
가는 년은 잘 보내고,
오는 년을 또 잘 맞이 하면…
아이구, 이것이 어찌 이상타?
한국와서 좀 지냈더니 한국말이 엉겨붙나봐요, 하하하.
즐겁고 건강한 연말년시가 되길 바랍니다.
박산
2007년 12월 26일 at 5:57 오전
루체비스타 보러 갔다가
네온사인이 요상한 이상한 자동차 행열 무언가 보았더니
나이트 클럽 왜이터들 선전용 차량들
그것도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 + 구경에 그만이었어요
보셨지요 ?
동서남북
2007년 12월 26일 at 6:40 오전
천사표 리사님~~~~
깃털
2007년 12월 26일 at 9:08 오전
그러셨군요.
그날….
전 수업도 하고
가족과 저녁도 먹고
혼자 원고 쓰느라 고민도 좀 하고
그랬더랬는디…
부럽당….
건강조심하시구, 잘 지내시고 계셔요!!
소리울
2007년 12월 26일 at 2:01 오후
좋은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십시요. 리사님
ariel
2007년 12월 26일 at 2:18 오후
난 택시비 6000 원 정도 거리에 사는데도
안 가본 곳 다 다니셨네요..
하여튼 리사님은 언제나 앞으로 나가고
나는 그냥 있고.. 그래서 사실은 뒤로 가고
있겠죠?^^
오드리
2007년 12월 26일 at 2:59 오후
나는 갈비 굽고 잡채, 사라다, 젖갈, 김치 알탕, 연어 이런거해서 손님 치뤘는데 자기는 나보다 더 외국 사는 것 같네. 암튼 폼생폼사 맞어. ㅎㅎ
오드리
2007년 12월 26일 at 4:44 오후
난 산타가 선물도 안주더만, 심통나 죽겟네.
위 사진들이 너무 예뻐서 또 보러왔어요. 쿠키도 너무 귀엽고.
난 언제 개한마리 길러볼수있을까. 로즈박은 잡아먹지 못하는 개는 싫대니…..ㅎㅎ
라센
2007년 12월 26일 at 8:27 오후
멋집니다!
행복이 느껴지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0:58 오후
진아님.
새해에는 저도 계획은 목표한 바를 실천하는 걸로 정했어요.
저도 실은 게으르거든요.
게으름 추방에 실천, 실천….그게 나의 2008년의 컨셉입니다.
진아님 정도면 게으름과는 거리가 멀지요.
진아님처럼 산다는 거 힘들거든요.
어쨌든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고 더 바지런하게~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1:00 오후
좋은 하루님.
갈 년 가?
올 년 와?
ㅋㅋㅋ…
갈맨가~올맨와~~
이래서 언어희롱이 재밌나봐요.
아직 한국이세요?
새해에는 좀 더 많이 행복하세요.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1:01 오후
박산님.
그럼 저 자전거 차가 나이트 클럽 선전차량이예요?
나는 그것도 모르고 시내관광 차인 줄 알았지 모예요.
ㅎㅎㅎ…모르면서 아는 척 해버렸구나.
어쨌든 저 정도면 선번해도 용서해줄 수 있답니다.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1:02 오후
동서남북님.
연말에 웬 아부??
귀여운 동서님.
나도 답장은 해야지요…ㅎㅎ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1:04 오후
깃털님.
자기는 돈많이 버니까 내가 더 부럽지.
나는 돈 많이 버는 사람이 제일 부럽더라.
자기 일 열심히 하고..
가족과 같이 저녁먹는 거 그 거 요즘은
아무나 하는 거 아니거덩요~~후후.
깃털님.
우야던동 건강 챙기구요….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1:04 오후
소리울님.
같이 복 많이 받읍시다.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1:06 오후
아리엘님.
6000원 거리면 슬슬 걸어서 나가봐도 괜찮겠네요.
가까운데 구경 한 번 하러 가세요.
난 광화문이 너무 좋던데….
광화문, 정동길, 안국동…그 체인이 너무 좋아요.
루체비스타 이후엔 더 밤이 좋아졌어요.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1:10 오후
오드리님.
쿠키는 아주 근사한 개랍니다.
짖지도 않고 너무 겁도 많고 착하고
정말 잘 생겼답니다.
ㅎㅎㅎ,,,,,잡아먹는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름을 ‘얼크니’라고 짓거나 ‘냠냠이’
뭐 이렇게 짓기도 한다고 하네요.
^^*
크리스마스에 뭘 그리 맛있는 음식을 거하게
하신거예요?
Lisa♡
2007년 12월 26일 at 11:11 오후
와~~~~~~~~~라센님.
새해에는 뉴욕 2배로 즐기시구요.
돈도 많이 버세요…부자되세요~~
뽈송
2007년 12월 27일 at 1:00 오전
Lisa님은 역시 X-Mas도 남들과는 차별화를 해서
아주 Luxury하게 보내셨군요. 그나마 나중에라도 구세군
자선남비에 손을 넣어서 마무리를 아주 잘했지만.
내년에는 얘쁜 손 더 많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써 주면
Lisa님은 거기다가 더 아름다워 질텐데…
데레사
2007년 12월 27일 at 1:48 오전
우리도 어젯밤에 청계천을 다녀왔어요. 불빛에 감탄한 사위
연신 샤터를 눌러대드니만 아직까지 자고 있네요.
동아일보 앞에서 광교까지 갔다가 되돌아 와서 시청앞으로 해서
롯데와 신세계의 조명도 구경하고 남산타워도 쳐다보고…..
행복하세요.
래퍼
2007년 12월 27일 at 2:29 오전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동분서주하신 리사님의 알찬 한 해..
마무리도 멋지게 하시는군요..
저는..성탄절 예배 마치고 서울 나들이 가려했더니만
양심없는 인사가 주차장에서 차를 망가뜨려 놓고 뺑소니를..
그 마음의 짐을 지고 새해를 어떻게 맞으려는지 되려 걱정이 되네요..
이래저래 끝까지 막대한 수업료를 지불하는 해로 마무리하고 있답니다..ㅎ
하지만 리사님 덕분에 올해 내내 많이 행복했어요..감사~~~^^*~
생각만하다가 미련 남지 않도록..
새해엔 실천하기를 애써볼께요.
해피 뉴 이어~~~!!!
광혀니꺼
2007년 12월 27일 at 5:14 오전
멋진 시누이님과
멋진 올케네여~
저두 이번주말엔
루체비스타 보러가려 합니다.
토욜 당직근무니
끝나고 가야겟지여~
행복한 연말연시 보내시길…
김현수
2007년 12월 27일 at 7:55 오전
시누이면 형이라고 해야지 ~ㅎㅎ,
가족들이 모여서 즐건 성탄절을 잘 보냈으니 복도 마아니 받으시고,
새해에는 더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Lisa♡
2007년 12월 27일 at 12:44 오후
뽈송님.
럭셔리하게 보여도 사실은 별로 럭셔리한 것도 없답니다.
경비도 얼마 안들이고 폼만 나지요?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랬던가?
후후후…
그렇게 표시나게 하면 미안시러븐데…
전 언제나 남을 위하는 일이 더 많아
새해에는 실속 좀 차리려고 하는데요??? 띠용~~
Lisa♡
2007년 12월 27일 at 12:46 오후
데레사님.
자칫 잘못 부딪히기라도 했는데
그 분이 만약 데레사님이시라면 어쩌지요?ㅎㅎ
그냥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아하..어제요?
26일요?
신세계 조명도 멋지죠?
저도 사진은 찍었고 낮에도 찍기는 했는데
올려볼까요?
Lisa♡
2007년 12월 27일 at 12:47 오후
광혀니꺼님이
나시면 아마 사진이 파노라마로 찍혀서’훨씬 넓은 범위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겠군요.
기대합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광화문으로.
루체비스타로~~
Lisa♡
2007년 12월 27일 at 12:48 오후
시누이라면 형님인가요?
잘 알긴 합니다, 현수님.
하지만 그냥 그렇게 불러요, 말도 놓구요.
말 높이기라도 하면 삐져요, 자기 싫어한다면서.
숲. 나무
2007년 12월 27일 at 10:48 오후
와.. 넘 근사해요.
까나페를 준비하고 쿠키를 산타로 만들어 오신 시누이님의 센스와
그 센스에 어울리는 모든 만반의 준비를 갖추신 리사님.
멋져요.
블랙맨
2007년 12월 27일 at 11:36 오후
티끌 하나 없는 백옥같은 리사님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거침 없는 …
무한정 투자만 잘 모르는 리사님
상과를 안 다녀서 주판질에 서투른 리사님
마음씨 착해서 제비과를 모르는 리사님
보기 좋습니다
진작 제비과를 들어가서 리사님 돈 다 꾸는 건데…
일부러 안 갚아도 암말 못 하시는 리사님
놓쳤다 !!! ^ ^
Lisa♡
2007년 12월 27일 at 11:58 오후
숲, 나무님.
우리 누나는 센스빼면 시체랍니다.
근데 실은 자런 거 신경 조금만 쓰면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고 돈도 많이
드는 것도 아닌데 일상생활에서 까닭없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지요.
별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외국생활을 오래하다보면 몸에
배이는 일이지요?
Lisa♡
2007년 12월 27일 at 11:59 오후
블랙맨님.
어찌 아셨어요.
상과 안 다녀서 주판질 서투르다는 걸.
투자는 전혀 모르는 걸 말입니다.
소비만 알아요.
하지만 갈수록 점점 속물과로 되어
가고 있다는 거…모르시죠?
마일드
2008년 1월 3일 at 5:52 오전
아니….이거…멈미까? 이거…
이렇게….우아를 떠셔두 대는 거예여? ㅋㅋㅋㅋ
말이 너무 과격해쓰믄 용서허세여
Lisa♡
2008년 1월 26일 at 11:38 오전
마일드님.
ㅍㅍㅍ…ㅋㅋㅋ…ㅌㅌㅌ….
이제야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