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 앉아서

꽃밭.jpg

작가 최인호가 10년동안 발표해 온 글들을 모아 연작 소설형태를 취한 글모음과 곳곳에 10cm의 예술의 화가

김점선이 암투병 중에 그림을 그려서 넣은 예쁘고 편안한 책이다.

‘오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선화도 한창입니다’

노랫말처럼 화가 김점선과 오누이가 된 심정으로 만든 한 권의 책.

전반적으로 인생의 경지에 이른 작가의 고백과 같은 글이다.

다작의 작가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나 가장 사랑스러운 주인공 등을 물으면

참 난처하다고 하는데 그래도 그 중에 ‘경아”경허스님”임상옥’ 이 많이 사랑스러운가보다.

다행하게도 셋 다 내가 읽은 주인공들이다.

나도 그 옛날 경아로 인해 가슴이 아팠고, 경허스님을 생각하며 불교를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

또 임상옥은 어떠한가..계영배…진짜 상인으로서 존경할만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작가는 미래에 태어날 아기들이 더 기대가 되고 사랑스럽다니 앞으로도 괜찮은 주인공을

기대해본다.

이 글들 속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글은 절친한 친구이나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

괜찮은 놈으로 자리하고 있던 수억이라는 친구의 죽음 앞에서 느끼던 감정과 잘 쓰지않던

편지를 세 번씩이나 써서 카톨릭으로 귀의하게 한 숙연할 수도 있는 글이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처음 만났던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이 왔습니다. 밤이 거의 새어 낮이 가까워왔습니다. 그런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카톨릭 사상 최고의 지성인이던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한 말이다.

작가는 사도 바울과 아우구스티노의 이 말에 용기를 얻어 친구에게 빛의 갑옷을 진정 입기를 원했다.

그 친구가 그 편지를 수 십번 읽고 울었다는 말을 듣고 또 두 번째 편지를 쓰고세 번째는 친구의 누이동생

부탁으로 편지를 썼다고 한다.

편지….참 좋은 말이다.

친구의 죽음을 듣고는 ‘오늘은 그대, 내일은 내 차례’ 라고 중얼거렸단다.

우정에 대해서도 남자보다 여자들의 우정이 더 고귀하다고 썼다.

남자들은 사회적인 체면이나 배경, 또는 위치에 의해 우정이 많이 좌우되고

진지한 상태에서는 거의 우정은 찾아 볼 수가 없을 때가 많다고 한다.

작가 자신도 그런 사람이라고 예를 들어놨다.

하지만 아내를 보면서 느끼는 여자들의 잔잔한 우정에 감탄한 모양이다.

나는 여자들 보다는 남자들의 우정이 더 강하다고 느낀다.

그러니 서로가 그렇게 이성을 바라보는 부분이 있다만 정답은 남녀를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뭐든 사람 나름이라는 거…..

교황 바오로 2세에 대한 실화는 언제들어도 감동적이다.

파티마의 기적에서 언급된 세 가지의 메세지 중에 3번째인 교황의 총격 사건.

그 총을 네 발이나 맞고도 살아난 교황은 깨어나자마자 ‘저는 전부 당신의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는 교황 바오로 2세를 상당히 존경하는 것 같았다.

뭐..나도 좋아하는 성인이지만.

그는 정진석 추기경이 추기경에 임명됨을 상당한 은총으로 생각했다.

글에서 교황 바오로 2세와 정진석 추기경과 마더 테레사에 대해 언급해놓았다.

성당에 가면 주보를 나눠준다.

그 주보에 박완서님과 최인호님의 글이 자주 실려서 참 행복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카톨릭 신자인 것이 자랑스럽다.

18 Comments

  1. 소리울

    2008년 1월 6일 at 2:48 오후

    저도 제 세례명 안또니아가 자랑스럽습니다.
    ㅎㅎㅎ
    좋은 발견을 했군요. 기발님, 아니 작명가 님.   

  2. 김진아

    2008년 1월 6일 at 5:26 오후

    최인호님의 글을..책을..본적이 없어요..
    음..
    지금일 해결한 후에..
    꽃밭에서..정말 꽃밭에서..편안하게..읽겠습니다.

    ^^
       

  3. Lisa♡

    2008년 1월 6일 at 10:43 오후

    소리울님.

    기발님과 작명가님이라해서
    저 아닌 줄 알고..한참을 생각했네요.
    가끔 기발함이 아둔함으로 번지거든요.
    안토니아님.
    반갑습니다.
    저는 리사가 세례명이랍니다.   

  4. Lisa♡

    2008년 1월 6일 at 10:44 오후

    진아님.

    주보에서는 많이 읽으셨지요?
    꽃밭에서는 곧 읽게 됩니다.
    제가 이 책 진아님 드리려구요.
    꽃밭에서란 책 자체가 편안한
    그런 책입니다.
    진아님이 읽으시면 좋을 거 같아요.   

  5. 거당

    2008년 1월 6일 at 11:37 오후

    리사님 반갑습니다. 먼저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
    언제나 리사님의 글은 생동감이 있으며 활기차고 좋습니다.
    시상식 글을 읽으며 역시 리사님 이구나 했었지요.
    변함없는 따뜻한 마음 잘 간직 하시고 가내 평안 하시기 바랍니다.   

  6. 광혀니꺼

    2008년 1월 7일 at 12:55 오전

    리사님~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무자년엔 부지런히 살려고
    또 다시 마음 다잡습니다.
    ㅎㅎ

    최인호작가의 소설인가보네요.
    저두 함 사봐야겠습니다.
    머리가 덜 아플까 해서요~
    ㅋㅋ

    어디서가 보았던
    내가 앉은 자리가 꽃방석인것을….
    하던 책도 생각나구요~

    오늘도 충만한 하루되시길^^*

       

  7. cyHub

    2008년 1월 7일 at 2:07 오전

    2008년.

    그대에게…하느님의 축복과 평화를 …..

    계영배의 술잔처럼 원하시는 것을 가득 채우시지 말고 조금 남겨 두세요 *^*   

  8. 래퍼

    2008년 1월 7일 at 3:21 오전

    꽃밭에 앉아서..

    제목이 주는 편안함과 잔잔한 음악의 어우러짐..
    글에서 느껴지는 리사님의 인간성까지..

    제가 지금 꽃밭에 앉아 있는거져~? 참 좋으네요..   

  9. 아멜리에

    2008년 1월 7일 at 10:38 오전

    김점선씨도 최인호선생님도 내가 다 좋아하는 분들이라
    으와 나 책 구입 안할라는데,
    자꾸 갈등 느낀다. 이 책도 사고싶네.
    최인호씨 글은 아주 달필이야, 문장이 쓰윽쓰윽 밀려나간다는 느낌을 주지.
    난 경허스님 이야기가 제일 좋아요.

    김점선씨 그림이 많이 실려있는지?
    처음 김점선씨를 본게 고등학생 때였는데..
    남몰래 선망했던 사람이야,
    세상에 그 당시에 남자처럼 고무장화 신고 불란서문화원 앞에 서있는데
    내 눈엔 얼마나 멋져 보였던지…
    발가벗고 영화 찍기도 했고, 암튼 대단한 분!
       

  10. 호수

    2008년 1월 7일 at 12:09 오후

    카톨릭이면서
    불교의 향기가 많이 나는 최인호씨
    이분의 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경허스님
    김점선씨와 두분이서…^^

    아직 책도 보지 않았는데
    내용이 그려져요
    오늘도 덕분에   

  11. 임부장

    2008년 1월 7일 at 1:13 오후

    이 책 이번주에 구입해서 보겠습니다.
    새 해 계획중 책 좀 꾸준히 사 읽자가 있거든요…^^

    4년전쯤 그동안 읽고 모아 두었던 한 무더기의 책을
    이사때 치우는 심정으로 어디에 기부를 해 버렸는데
    요즘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있어 가끔 후회 될 때가 있습니다…^^
    대충 500여 권 쯤 되는데…   

  12. Lisa♡

    2008년 1월 7일 at 3:59 오후

    어머나…………
    거당님.
    어디에 숨어 계셨어요?
    그동안 잠수타시고 행복했었나요?
    정말 반갑습니다.
    이렇게 다시 보이시기도 하는군요.
    블로그의 재미랄까..그런 걸 요즘 느낍니다.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지요?
    호호호…새해에 얼굴 좀 많이 보여주세요.   

  13. Lisa♡

    2008년 1월 7일 at 4:00 오후

    광혀니꺼님.

    사서 빨리 보고 임부장님한테 드리세요.
    왜냐하면 사서 혼자 보기엔 좀 그래요.
    저도 누구 줬거든요.
    다 사지말고 사서 돌려보면 될 듯 합니다만..
    책값도 싼 건 아니잖아요.
    야무지지요?   

  14. Lisa♡

    2008년 1월 7일 at 4:01 오후

    앗…………….허브다….

    허브님.
    게영배를 아시는군요.
    ^^* 오랜만입니다.
    잘 시시는 거지요?
    덕담 감사합니다.   

  15. Lisa♡

    2008년 1월 7일 at 4:02 오후

    래퍼님.

    지금 앉아 게시는 곳이 꽃밭 맞습니다.
    다아..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
    너무 고리타분한 대답이지요?   

  16. Lisa♡

    2008년 1월 7일 at 4:04 오후

    아멜리에님.

    그렇군요.
    김점선님이 빨가벗고 영화도 찍었나요?
    싸울 때 서서 오줌까지 눈다는 건 알지만.
    얼마 전 모호텔에서 바로 옆자리에서 밥먹었는데
    어찌나 머리가 수세미같던지…여자라고는 하기가
    영~어색하던데 그림은 어찌나 좋은지..ㅎㅎ
    박완서샘님 집에도 작품이 있더라구요.   

  17. Lisa♡

    2008년 1월 7일 at 4:05 오후

    호수님.

    경허스님…참 …대단하신 분이지요?
    최인호씨는 갈수록 글이 편하고 잘 읽어져요.
    불교와 카톨릭을 다 섭렵하신 듯하지요?
    이 분의 ‘나도 스님이 되고 싶다’라는 책을 좋아서
    웃으며 읽은 적도 있답니다.   

  18. Lisa♡

    2008년 1월 7일 at 4:06 오후

    임부장님.

    500권?
    그럼 엄청난 독서량이신데..
    진작 알아서 모실 껄…
    책 좋아하시는구나.
    이 책 사지 마세요.
    광혀니꺼님이 사서 읽고 드린답니다.
    제가 정한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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