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6일 전신맛사지

공짜표가 생겼다.

전신맛사지를 할 수 있는 쿠폰이다.

청담동의 유명한 에스테틱인데 오랄 때 어서 갔다.

아침 9시반에 예약이 겨우 되었다.

홀랑 옷을 다벗고 일회용 팬티로 갈아 입는다.

난 맛사지를 좋아하긴 하지만 겨우 목욕탕 맛사지로 만족하는

편이라 부담스런 이런 종류의 맛사지는 호강에 속한다.

한마디로 좋았다.

두세 명이 들러붙어서 하는 통에 제대로 감각을 느끼지 못했지만

뭔가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았다.

세수도 하지않고 갔다…환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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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에 삼성의료원에서 유언기록 장소에 증인으로 갔다.

증인이 제일 많이 떠들었기에 변호사의 눈치가 보였다.

이유인즉 큰아버지가 못 알아듣고, 상대편도 큰아버지의 말을 역시 못 알아들었다.

내가 중개자로 나서서 대화를 이끌다보니 나선 것같은 추함에 미안타.

하지만 내가 나서지 않았으면 1시간에 끝난 일이 3~4시간 걸릴 뻔 했다.

1시간이 걸렸는데 끝나니 엄청 피곤하다.

신경쓰고 긴장한다는 게 이리도 피곤한 줄 몰랐다.

재산은 거의 다 새엄마에게로 갔다.

아예 편하다.

기분이 좋아야 나머지 기간도 잘 할테니까~

며칠 간의 사바사바가 꽤나 환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나보다.

큰엄마의 눈웃음이 새롭다.

차라리 잘된 것 같다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

우울하다.

피곤함이 우울로 변하는건지.

나의 욕심이 우울함을 촉발시키는 건지.

나의 삶에 대한 자세가 피곤한 건지.

가치가 추락하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내세울만한 가치도 없다.

남에게는 용기를 주면서 때론 삶이 무의미해진다.

무엇을 위해 사는 건지 모르겠다.

가끔 상대방을 피곤하게 하는 친구가 있다.

난 이제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않다.

그냥도 바쁘고 할 일이 많은데 피곤함까지 감싸주고 싶지않다.

그 시간이면 차라리 책과 행복하게 지내겠다.

생강차와 파뿌리차가 감기나 겨울용으로는 특효가 확실하다.

귤껍질이 농약이 많고 스며든다는 기사가 났다.

나의 귤은 무공해라고 자부해본다.

먹거리가 주는 기쁨도 점점 상실되는 이런 현실이 지친다.

어제의 파마로 인해 머리를 감지 못했다.

내가 나를 봐도 지저분하고 못생겼다.

창피하다.

숨고 싶다.

이상하게 생겼다고 보니 더 이상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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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1월 16일 at 5:12 오후

    전신 맛사지 이야기에..놀라고,
    솔직하신 리사님의 마음에 또 놀라고,
    이쁘신데..이쁘지 않다고 ..하셔서 또또 놀라고..

    맨끝으로..선물 주심에..더욱 놀랐습니다.
    ^^

    고맙습니다. 네잎 클로버..!!   

  2. Lisa♡

    2008년 1월 16일 at 10:55 오후

    진아님.

    놀라움을 주고픈데
    잘 됐네요.
    나는 사람들이 놀라는 게 재밌답니다.
    나도 놀라는 일이 재밌게 있는 거
    좋아한답니다.
    써프라이즈~~
       

  3. 블랙맨

    2008년 1월 17일 at 1:24 오전

    비싼 데 가서 피호 쫘~~ㄱ
    중요한 증인 임무 완수
    좀 우울하게 맹랑꼴리두 한 번~~
    미국엔 땅이 틀려서 그런지 네 잎 흔한데….. ^^
    우짜건 오늘도 you are beautiful~~ (ㄴ ㅗ ㄹ ㅐ 제목이지만..ㅎ)
       

  4. 2008년 1월 17일 at 1:24 오전

    비만전문의인 제 친구가 겸업하는 에스테딕에 평생회원으로
    등록해준 덕분으로 시간이 허락하면 경락을 받곤 한답니다.
    특히 저처럼 어깨 근육이 잘 뭉치는 타입에겐 ‘특별한 혜택’
    이 아닐 수 없지요.^^ 이게 중독성이 있어서 문제긴 하지만요.^^
    가끔은 제 몸에 대해 호사를 누릴 권리를 제게 부여합니다.
    왜냐면.. 아무도 그럴 권리를 제게 주지 않으므로. 흑. –;;

    유언장 관련일이 마무리되어 홀가분 하시겠어요.
    어쨌거나 살아있는 사람의 뜻이니까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지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남의 일기를 읽고 이렇게 ‘재밌어’한 건 파이일기 다음으로 두 번째예요.
    이러다 정말 중독되면 어쩌죠? 하하.. )   

  5. 엘리시아

    2008년 1월 17일 at 1:38 오전

    라시님 덕택에 고급스런 생활을 늘 가까이서 맛보는군요. ^^
    그런데 새어머니 때문에 큰 아버님 자제분들은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일년 365일 빠지지 않고 꼬박 쓸 각오가 되었기에 시작하셨겠지만
    정말 대단하세요.
    그런 리사님의 마음이 모두에게 해피하게 전달된답니다.
       

  6. 임부장

    2008년 1월 17일 at 3:11 오전

    리사님의 일기를 맘 놓고 들여다 봐도 되는건지…
    맨 입으로 보려니 미안해서요…^^   

  7. 래퍼

    2008년 1월 17일 at 3:25 오전

    행운..감사합니다~~~

    오래 우울하지 마시고 퍼뜩 기쁨모드로 전환하셔요..
    누가 리사님을 기쁘게 해 드릴려나..^^*   

  8. 네잎클로버

    2008년 1월 17일 at 5:53 오전

    선물… 반갑고 감사합니다~ ^^

    그동안 밀린 글들이 많아
    제가 진도 맞추려면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리사님,
    우울해하지 마시고
    얼른 따스함과 유쾌함이 가득한 리사님의 분위기로요~ ^^
       

  9. Lisa♡

    2008년 1월 17일 at 11:34 오후

    블랙맨님.

    오늘의 품평은 아주 노말합니다.
    순서에 압각한 나름대로의 품평..
    후후.
    밝고 가볍게 받아들이게 되는군요.   

  10. Lisa♡

    2008년 1월 17일 at 11:36 오후

    길님.

    좋겠따….
    너무 부러워요.
    난 맛사지 받는 걸 너무 좋아하지만
    그런데는 비싸서 못가거든요.
    내가 만일 그런 곳을 드나들면
    벌 받을 겁니다.
    수준을 모른다고 말이지요.
    그대신 부유한 내 친구가 한 번씩
    데꼬 가분다고 했으니 그녀의 티켓으로
    받는 방법이 최선이지요.
    하지만 공짜라고 다 좋을 순 없으니..슬픔!!
    히히히..그러나 언젠가 내게도 볕들 날이
    오겠지요?
    중독은 확실합니다.   

  11. Lisa♡

    2008년 1월 17일 at 11:37 오후

    엘리시아님.

    이제 365일간 안쓰면 몇 명의 사람들이 피켓들고
    데모하게 생겼네요~~ㅋㅋ
    써야지요–암요~~써야지요.
    말없는 시위랄까..모종의 여성해방운동 같은
    그런 깊은 저의도 있거든요.
       

  12. Lisa♡

    2008년 1월 17일 at 11:38 오후

    임부장님.

    마스크쓰고 보세요.
    아니면 껌 씹으면서
    보면 맨 입 아니죠?   

  13. Lisa♡

    2008년 1월 17일 at 11:38 오후

    래퍼님.

    제가 우울해봤자지요.   

  14. Lisa♡

    2008년 1월 17일 at 11:39 오후

    클로버님.

    잘 다녀 오셨군요.
    선물…ㅋㅋ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리고 자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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