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7일 백화점 디너쇼

이틀동안 머리를 감지 말라는 주문에 찝찝한 기름덩이 머리로 오후까지 버텼다.

덕분에 외출도 삼가하고 친구들이 모처럼 놀러 온다길래 집에서 점심 준비를 했다.

김치찌개에 김무침, 코다리찜, 갓김치…등등.

꼭 뒷북치는 내 친구 현옥이가 그렇게 사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김밥을 사왔다.

준비한 반찬은 거의 그대로 남았다.

김밥이 상할까봐 김밥부터 먹고나니 다른 건 먹을 엄두도 안났다.

게다가 그 김밥 엄청 컸으니까….

경상도 여자 4명이 만나니까 머리가 울릴 정도로 시끄러워서조용히 쫌~쫌~ 하다시간 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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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기에 모르고 요즘 꽃게철이라고 썼다.

꽃게가 아니고 대게다.

저녁에 대게를 한 마리 사러갔다.

왼쪽이 국산 게이고 오른쪽이 러시아 게이다.

러시아 게 징그럽고 쫌 마니 무섭다.

국산 게 한 마리샀다. 박스가 엄청 크다.

참나물 1400원 어치랑 톳도 1700원 어치 샀다.

E-마트에서 세탁소 주인부부를 만났는데 아저씨는 여전히 퉁명하다.

웃으면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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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에 H백화점서 몇 분의 고객을 초대해서 디너쇼를 했다.

난 태진아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친구따라 강남갔다.

태진아는 히트곡이 많은 가수라고 소개가 되었다.

TV보다 실물이 10배 정도 괜찮았다.

동반자, 옥경이, 사모곡, 사랑은 아무나 하나, 가버린 사랑, 아줌마…등등을 불렀다.

뚱뚱한 아줌마들이 확실히 박자에 맞춰 춤은 잘 추는 것 같았다.

아들의 첫 콘서트 선전을 5분 정도 하는 모양이 어째 아버지는 언제나 변함없다.

트로트 4인방이 목욕탕 간 이야기를 하는데 쫌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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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가수 클레이션(?)이 먼저 나와서 흥을 돋구는데 가창력이 상당했다.

그러나 비디오형 외모는 아니었다.

게다가 관객들한테 흥을 돋구는 폼이나 말투가 고급스럽지도 귀엽지도

그렇다고 섹시하지도 않았다.

거칠고 지저분하고 영…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야한 말도 경우에 따라 하게되면 상대방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말투로 해야한다.

뭐–그렇게 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태진아의 가버린 사랑이라는 노래 탓인지 우울한 모드로 접어 들었다.

수퍼를 돌아도 영~꿀꿀한 게 외로웠다.

까르페 디엠에서 커피나 한 잔하고 가려고 들렀는데 갑자기 권샘도 워커힐인데

오겠다고 하고, 란이도 진주시골땅콩(껍질) 준다고 갖고 오겠단다.

이쁘게 하고 나왔는데 갈 때 없다고 미경도 커피 한 잔 하잖다.

혼자 씹을 고독을 방해하는 귀여운 무리들이다.

외로울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10시쯤 뭉쳐서 우리는 수다를 떨며 발렌타인도 한 잔씩 했다.

11시쯤 미경이 남편들어 온다는 전화받고 가고 우리도 슬슬 가자는데

Mr. 술이 들어오고 곧 이어 친구인 욕쟁이가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내 옆에 앉는다.

그 후로 1시간동안 죽다가 살아났다.

욕쟁이 오빠도 부산에 권샘과 란이는 진주..너무너무 웃겨서 뒤집어졌다.

정말 재미있었다.

많이 웃다보니 얼굴에 웃음선이 새로 하나 추가된 느낌을 받는다.

오늘 내추럴하다는 말을 두 번이나 들었다.

내추럴하다는 말…좋다.

요즘들어 가끔 내 순수가 이제 시들고 있다는 것에 우울함에 빠지곤 한다.

8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1월 18일 at 1:22 오전

    참나물과 톳을 …
    아이들이 톳을 어색해 하기에..사게되면,
    저혼자 다 먹게되요..그러다 보니 안사게 되고..
    오늘은,이사가기전에..사다가..혼자라도 먹고 싶네요..

    ^^    

  2. 박산

    2008년 1월 18일 at 1:44 오전

    ‘리사님은 결코 뚱뚱하지 않다’

    그걸 읽어 확인하고 갑니다    

  3. 래퍼

    2008년 1월 18일 at 1:49 오전

    내츄럴한 리사님..

    주방에서의 바쁜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귀여워요..ㅎ   

  4. 김현수

    2008년 1월 18일 at 7:36 오전

    요즘 풍기는 모습이 자연스럽다는 것인지 원시스럽다는 것인지 모르 겠지만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 하겠습니다.

    경상도 아지매들 넷이 모이면 엄청 조용할 텐데 ? ㅎㅎ,    

  5. Lisa♡

    2008년 1월 18일 at 2:20 오후

    진아님.

    톳을 아이들이 잘 먹지 않거든
    밥에다 넣어서 톳밥을 해보세요.
    그러면 잘 먹을 거 같아요.
    고구마도 넣고 밤이나 은행도 넣고..
    살짝 삶아서 초고추장에 무쳐서 먹으삼~   

  6. Lisa♡

    2008년 1월 18일 at 2:20 오후

    박산님.

    저 통통합니다.
    키는 162구요…ㅎ.   

  7. Lisa♡

    2008년 1월 18일 at 2:21 오후

    래퍼님.

    전 주방에서는 무지 빠르거든요.
    뭐든 빨리빨리 하지요.
    잘난 척이랍니다.
    히히…많이 춥지요?   

  8. Lisa♡

    2008년 1월 18일 at 2:22 오후

    현수님.

    네추럴하다는 건 겉으로는 적어도 순수해보인다는 거지요.
    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것만으로도 행복~~
    경상도 아줌마 4명 넘넘 시끄러울 수도 있고
    아니면 넘넘 무뚝뚝하기도 하고…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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