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7일 가락시장서 횟거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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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창작과 비평, 문예중앙, 문학사상..등에 나온 작가의

단편소설을 엮어 만든 소설집이다.

윤성희는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레고로 만든 집’ 이

당선되어 작가로 접어 들었다.

‘감기’ 제목이 신선했으나 내가 좋아하는 소설류가 아니었다.

암호, 순환, 존재, 진실…뭐 다양하게 표현할 글이나 단어는 많지만

그리 머릿속에 남지 않는 글들이라고 할까.

내가 문학 평론가는 아니지만 내게는 적어도 그랬다.

읽는데 꽤 오래 걸렸다.

빨리 읽어지지도 않지만 쉽게 다음이 궁금해지지도 않는 그런 글이다.

박민규나 김애란이나 박현욱과는 좀 다른…

읽으면 언제나 잠이 왔다.

내가 수준이 좀 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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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료원에 갔다 오는 길에 가락시장을 들렀다.

남편은 언제나 회에 집착한다.

주말에는 가락시장의 주차료가 항상 공짜였는데 언제 바뀌었는지

15분 이후부터 2시간까지 1000원을 받았다.

우리는 해삼, 매생이, 석화를 사고 우럭을 뚱뚱한 놈으로 골랐다.

남편이 생선값을 흥정하는 동안 나는 생선을 건져 올린 뜰채에 걸려있는

구부러진 숟가락이 너무 궁금했다.

"아저씨, 이 거는 여기 왜 달려있어요?"

남편이 날더러 한참 가격흥정하는데 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는 듯 본다.

아저씨는 별 걸 다 묻는 아줌마는 첨이야~~라는 표정으로

"아..이 거요? 그냥 수족관에 잘 걸어 놓으려구요"

ㅎㅎㅎ….마냥 궁금한 나…뭐든 물어야 직성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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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무게를 저울하는 것과 시장 안의 곳곳에 피워 놓은 난로.

이상하게 저러한 것들이 정답다.

어쨌든 우리는 1키로에 25000원 하는 우럭을 2키로 짜리로 33000원에 샀다.

남편이 흥정하면 짭짤하다, 결국 나중에 날더러 너같이 멍청한 아줌마는 아마 45000원에

사고 말았을 거라며 내가 사고말 가격까지 정해 버린다.

반드시 그러고 말았을 광경이 안봐도 비디오이긴 하다.

정말 쫀득거리는 우럭이 맛이 괜찮았다.

국향과 함께….우리의 식탁을 빚내 준 우럭아~고마워어어어~~`

대신 지갑에 단 돈 1000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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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비타민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꽁치가 정력증강제란다.

싸서 쉽게 조려먹던 꽁치까지 이제 비싸질라 걱정된다.

내일 아침 반찬이 꽁치조림인데…

두가지를한 번에하는 리사–아셨죠?

꽁치가 좋으니 과메기도 당근 좋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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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당미사에서 2차 헌금이 있었다.

해외원조 주간이라는 이유이다.

요즘은 해외라고 하면 어쩐지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에 무슨? 이라는 생각이 먼저든다.

나와 같은 머리가 많은지 신부님이 어느 새 그런 말씀을 하시며 아직도 도울 곳이 많다신다.

강론은 여지없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손금을 한참동안 쳐다봤다.

약지 아래로 없던 선이 하나 더 생겼다.

그래서 손금은 변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운명선과 사업선 사이에 태양구를 향해 뻗은 하나의 손금이 왠지 행운으로 느껴진다.

한참을 보고 있는 내게 남편이 집중하라고 툭~친다.

평화를 빕니다.

미사 중에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는 순서가 있어 ‘평화를 빕니다’ 라며 옆, 앞, 뒤로 인사하는데

일단 남편과 먼저 한다.

남편은 항상 내 손을 잡거나 내 등을 두드리며 평화를 빈다.

난 왠지 어색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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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여운 고기들이다.

진짜 귀여워서 한참을 쳐다봤다.

내 조카 중에 광훈이는 열대어를 키운 뒤로 생선을 먹지 않는다.

위의 사진에 있는 녀석들 정말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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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를 통 못봤다.

오늘만해도 클로버 필드나 우생순을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모자랐다.

아침은 누나가 정성들여 끓여준 고깃국에 떡국과 압구정 만두집의

만두를 넣어서 먹었는데 맛있었다.

점심은 삼성의료원 가는 길에 벽제갈비에 가서 봉피양 냉면 먹었다.

이 집 설렁탕은 식객에 주인공으로 나올만큼 유명한 집인데 내가 서울서 먹은 갈비 중에

제일 맛있다고 자부한다.

내일부턴 은희경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읽을 예정이다.

17 Comments

  1. 블랙맨

    2008년 1월 27일 at 3:33 오후

    아직도 가락 시장등 시장에선 가격 흥정을 하는군요
    즉, 사람 봐서 값을 부른다 는 말이네요
    허술하게 아니면 귀부인같이 차리는 게 가격 흥정에 좋은가요?
    한 번 실험해 보시고
    (딴 청 부리면서 돈 잘 쓰시는 리 ㅅ ㅏ 님한텐 어려운 부탁… ㅎ),
    빈 자리나 목 좋은 자리는 점방값이 얼마인지도 알려주세요… ㅋ
    아니, 어떤 눈 삔 아름다움이 리 ㅅ ㅏ 님을 능멸하나요?….ㅋㅋ
       

  2. 좋은 하루

    2008년 1월 27일 at 8:38 오후

    그렇담, 꽁치는 아침반찬이 아니라 저녁에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 아침부터 힘쓸 일이 있다구요? 하하하.   

  3. 흙둔지

    2008년 1월 27일 at 8:39 오후

    2008년도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는데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지가 않더군요…
    흡입력이랄까…
    요즈음 작가들은 그런게 떨어지는거 같더군요.
    책한권 읽는데 그렇게 지루하게 읽은건 처음이지 싶습니다.
    그러니 기존 작가들 작품만 읽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손금이야 당연히 변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사냐가 중요한거 아닐까요? ^_^
       

  4. 오드리

    2008년 1월 27일 at 9:31 오후

    벽제갈비 땡기네요. 그집 냉면이 아주 맛있다고 칭찬한 사람이 있어서.

    자칭 냉면 마니아인데 서울의 네곳을 꼽더라고요.    

  5. 좋은 하루

    2008년 1월 27일 at 10:04 오후

    리사님은 콩나물 값도 깍아서 사야 직성이 풀리는 대한민국의 ‘아줌마’가 아닌가 봐.
    지하철 역에 "단 1초 때문에 스타일 구기시겠습니까?"라는 포스터에 보면,
    한 아줌마가 가방을 휘두르면서 남자들을 제끼고 뛰어드는 용감무쌍한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아, 리사님은 ‘줌마’과가 아니라 ‘공주’과라구요?
    그럼 그런 공주를 데리고 다니면서 흥정하는 남편은 시종인가 왕자인가?
    아, 고것이 알고 싶다, 하하하.
       

  6. Lisa♡

    2008년 1월 27일 at 10:48 오후

    블랙맨님.

    가락시장은 아직 흥정이 가능하고
    지나가면 잡아끄는 히빠리(?) 장사가
    아직 유효한 곳입니다.
    대걔 지나가는 손님의 팔짱까지 낄 태세이지요.
    어제는 어느 남자가 침까지 튀겨 가며 따라 붙더라구요.
    바가지 쓰기 쉽상이랍니다.
    저는 아예 그런 곳은 안가는 게 낫지요.
    가게세는 전혀 모르고…눈 삔 아름다움을
    읽고나서 얘기해드릴께요.   

  7. Lisa♡

    2008년 1월 27일 at 10:51 오후

    좋은 하루님.

    꽁치는 언제든 가리지않고 드시면 되옵니다.
    오메가3랑 …잡다하게 좋은 영양소가 많이 있더라구요.
    대한민국 아줌마를 누가 말리겠습니까?
    1초때문에 스타일 구기는 아줌마들 엄청 많거든요.
    정말 싫어요.
    저는 공주과라기 보다는 왕비꽈이고 우리 신랑은 언제나
    자기는 시종이라고 못박고 다니지요.
    항상 나에게 불만이 많은 시종이지요.
       

  8. Lisa♡

    2008년 1월 27일 at 10:54 오후

    흙둔지님.

    진짜 그렇지요?
    그 이상문학상 책에도 윤성희의 단편이 실려 있어요.
    이상 문학상에 실린 작품들은 진도가 본래 잘 안나가요.
    진도가 안나가는 책 중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버릴 게 없어서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야 하는 경우이고
    하나는 읽어도 읽어도 다음 줄로 내려 갈 기미가 안보일 정도로
    재미면에서 제로인 경우이지요.
    제 경우엔 전자의 책을 즐기지요–아무나 다 그렇겠지만~ㅎㅎ
    손금 확실히 변하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는 중입니다.   

  9. Lisa♡

    2008년 1월 27일 at 10:56 오후

    오드리님.

    서울의 네 곳?
    음….벽제갈비 냉면, 한일면옥? 우래옥?
    어딜까? 궁금해지네요.
    울 식구들이 냉면을 워낙 좋아해서요.
    제 경우는 최고로 꼽는데가 양평 옥천냉면이지요.
    오드리님 오시면 벽제냉면 먹으러 가요.
    갈 때 많네…..후후후….
    땡기면 가야지요.   

  10. 제임스

    2008년 1월 28일 at 12:51 오전

    원초적 본능에 충실하신 리사님?

    성당에서 손금보는 리사님?

    재밌습니다. ㅎㅎ

       

  11. 김진아

    2008년 1월 28일 at 12:55 오전

    재래시장이나,가락시장같은 곳에 가면..저도 그냥 뒤에 따라다녀요..
    흥정은 남편이 하고,돈은 제 지갑에서 나오고 ㅎㅎ
    흥정 잘 못해요..손해보는 것도 있겠지만, 아주 못된장사꾼아니라면,
    웬만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믿고,그냥 좋으면 적당하게 사거나,말거나 하지요..

    ^^
    하루일과가 빼곡하신것 같은데도..여유있는 리사님..   

  12. Lisa♡

    2008년 1월 28일 at 2:27 오전

    제임스님.

    원초적 본능이 뭐니뭐니해도 제일 아닙니까요?

    재밌다고 느끼는만큼 재미있는 여성이랍니다.

    아…제임스님 곧 태안 갈 거 같아요.

    가게되면 올릴까 말까요?ㅎㅎ   

  13. Lisa♡

    2008년 1월 28일 at 2:28 오전

    진아님.

    진아님도 바보 진아구나.
    나도 흥정에는 바보 리사랍니다.
    하지만 또 엉뚱한데서 어찌나 알뜰한지..
    술좌석에서 맥주 남으면 갖고 옵니다.(안 딴 병)
    그리고 비닐봉지 다 모아서 갖고 가서 돈 받습니다.
    그리고 주유소에서 주는 휴지 모아서 기름때 닦는데
    쓰거든요~~   

  14. 오드리

    2008년 1월 28일 at 7:07 오전

    그 사람이 꼽은 곳은 벽제냉면, 강서면옥, 그리고 옥천냉면(서울아니네) 한곳은 생각이 안나네요. 우래옥같기도 하고.
    난 공항에 내리면 짐 질질끌고 가서 인천공항에 있다는 벽제 냉면을 먹을가 생각중인데요. ㅎㅎ   

  15. 玄一

    2008년 1월 28일 at 7:54 오전

    역시 책을 많이 보시는 분이라
    어휘가 참 풍부하고 다양, 특징이 있어서 재미있어 자주 기웃거리게 됩니다
    ..뚱뚱한 놈(생선), 사고 말았을 .. 사고말 가격 등등
    그런대얘 그가운데 "귀여운 고기" 이름은 멈니껴?
    묵어바스예?(먹어보았는지요)   

  16. Lisa♡

    2008년 1월 28일 at 11:06 오후

    오드리님.

    절대 안됨.
    거기서 먹으면 재대로 몰라요.
    저는 뭐니뭐니해도 옥천냉면이 좋구
    오드리님오시면 갈 때 넘 많아서 클났네요.   

  17. Lisa♡

    2008년 1월 28일 at 11:07 오후

    현일님.

    귀여운 고기요?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게르치라는 고기같아요.
    물론 저는 에전부터 맛보긴 했어요.
    양식이 없는 고기라는 말도 들었는데 정확한 건 아니예요.
    무거바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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