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9일 은희경과 윤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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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집에 놀러왔다.

우리는 귤을 까먹으며, 커피를 마셔가며 S를 씹었다.

S는 지나치게 타인의존형이다.

수치심이나 양보심이라고 눈꼽만큼도 없다보니 자꾸

당하는 쪽에서 봐주다가 봐주다가 결국 두 손 들고만다.

밥 사준다고 나오라고 하면 3명 자녀들을 주루루 데리고

나오질 않나~

늘 남에게 얻어서 생활하려고 엄청 노력하고 공짜라면

진짜 양잿물도 마실 사람 중에 일 순위다.

그래서 우리 둘은 씹고 또 씹었다.

친구를 씹는다는 건 자존심 상하는 문제이지만 하도 심하니까

어쩌다 한 번씩은 씹어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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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반에 토토르가 자기 집으로 오면 김치 한 통을 준단다.

알맞게 맛있게 익었다며 빨리 오란다.

택시타고 오라길래 양순한 척 하느라 시키는대로 택시를

타고갔다.

기사아저씨가 많이 엄숙했다.

3500원이 나오길래 지나친 분위기를 의식해서 4000원을 주며

거스름은 됐어요~라고 했더니 그제야 안녕히 가세요~란다.

불친절한 양반같으니라구~

별로 멀지도 않은 같은 구이고 금방 가는 곳인데도 차비가 만만치 않다.

이제 택시비도 좀 아끼고 기름값도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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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르가 나랑 권샘을 같이 초대했었다.

코나커피를 한 잔 하고는 갈치조림을 먹으러 송파에 있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성게 미역국과 갈치조림을 시켰다.

저녁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불러내니 안먹고 견디기 힘들다.

저녁 약속을 될 수 있는 한 줄이는 방향으로 해봐야겠다.

토토르는 저녁도 푸짐하게 사고 수퍼에 가서 딸기 요쿠르트도

사주었다.

우리는 J의 전화를 받았고 다같이 까르페디엠으로 가서 예전에 남겨 둔

발렌타인을 과일과 함께 마저 마시고 엄청스레 깔깔대다가

집으로 10시에 들어왔다.

오늘의 웃음 주제는 전화 목소리 흉내였는데 내가 거의 압권으로

흉내를 내는 통에 다들 자빠지며 웃었다.

나의 목소리는 때로 지나치게 애교스럽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닭살스럽다고 앞으로 자주 그러면 때린단다.

말도 내맘대로 못하고 미친다.

내가 은희경이 윤성희보다 재미있다고 하자

권샘이 자기는 은희경은 너무 식상되었다고

윤성희 쪽이 훨씬 낫단다.

우리 둘의 간격이 좁아지지 않는다고해서 끝까지

자기 주장을 내세울 수는 없었다.

취향나름이니까~~

내일부터는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읽을 예정이다.

8 Comments

  1. 오드리

    2008년 1월 29일 at 3:18 오후

    나도 은희경이 좋아요. 하이 화이브!

    지금은 김진규의 달을 먹다 읽는 중.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데 괜찮네.
       

  2. 玄一

    2008년 1월 29일 at 3:27 오후

    역시 먹는게 문제이군요
    귤 커피..한번은 씹는거..또 커피..갈치 미역국 요쿠..바랜타인 과일…
    저도 마찬가지로 이 입이 항상 문젭니다..먹는것 뿐이 아니라 나오는것(생각)도
    ..야교스럽다(?) 무슨 뜨십니껴?   

  3. 김현수

    2008년 1월 29일 at 9:52 오후

    너무 오래 씹으면 고운 이빨 상하니까
    대충하고 삼키시지요. ^^   

  4. Lisa♡

    2008년 1월 29일 at 10:57 오후

    오드리님.

    은희경이 우리들의 정서와 좀 비슷하지요?
    마이너리그 봤어요?
    ‘아름다움이..’ 中에 날씨와 생활이라는 글이 있는데 옛날의
    내 유년의 상상을 보는 거 같아서 웃으면서 봤어요.
    김진규의 그 소설은 상받는 거 보고 읽을까? 생각했어요.
    ‘달’이 들어가는 소설이 히트치는구나…싶었어요.
    저도 읽어볼께요.   

  5. Lisa♡

    2008년 1월 29일 at 10:59 오후

    현일님.

    야교는…모르고 애교라는 걸 잘못썼답니다.
    잠이 오는데 쓰느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야교라는 말을 좀 써먹어야겠어요.
    제 친구 중에 야교를 쓰는 애가 있네요.
    야한교태…후후후.
    이 건 어다까지나 저의 단어입니다.   

  6. Lisa♡

    2008년 1월 29일 at 11:00 오후

    현수님.

    제 이빨………….
    절대 안 고운 이빨이고
    약하고 상했고 임플란트 투성이고
    흑흑…이빨 이야기를 젤로 싫어합니다.
    다시는 이제 다시는—고만!!!   

  7. 블랙맨

    2008년 1월 30일 at 2:57 오전

    현실을 외면하지 마시고
    냉철하게 정면으로 보시길~~~ㅎ
    조금 있으면 애들 대학 가는데요
    미국 예일 포함 Ivy League 대학들은요
    일 년에 학비 의무 기숙사비 용돈 해서
    적어도 일 년에 5 만 달라
    그것도 foreign student 은 국제 금융 기관에서
    보증하는 10 만 달라 저축 보관증이 있어야 하구요
    내국인 아니면 에누리가 1 전도 없어요 …
    실력보다도 돈이 더 급하다구요
    택시비래도 아껴서 걸어다니세요~~~ ㅎㅎㅎ   

  8. Lisa♡

    2008년 1월 30일 at 11:27 오전

    블랙맨님.

    냉철하게 보고 판단하고 아낄께요.
    아이비는 못가겠지만…후후.
    걸어다닐께요~~흑흑.
    차도 팔고 말입니까?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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