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로 가려고 했어요, 거기서 그물의자에 앉아서 펠리칸을 보고 싶었어요"
막스는 췌장암이라는 선고를 받고 불법 자동차 중고매매상으로 있는 친구 한스의 돈을 훔쳐서
역시 훔친 차인 재규어를 타고 빗속에 달아나다가 어느 순간 핸들에서 손을 놓고만다.
공중으로 붕~뜬 자동차, 돈과 함께 차는 엠마가 사는 한적한 농장으로 떨어진다.
막스를 구해낸 엠마는 자동차 안에서 돈을 발견하고 숨긴다.
모든 게 지저분하기만하고 제 멋대로인엠마의 생활 속으로 들어 온 막스는 자기식으로
하나씩 집도, 마당도 정리해 놓으며 어색한 동거가 시작된다.
결국 돈을 훔치게 된 걸 아는 막스에게 돈은 돌려주지만 빚에 쫒기는 엠마의 농장을 위해
막스는 기꺼이 돈을 내어 놓는다.
순수한 사랑이 익어 가지만 죽음의 그림자는 결코 만만치가 않다.
막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여기는 엠마의 농장에서 세상의 종말을 맞이한다.
행복한 엠마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에의 여운을 안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다.
행복한 돼지들이 주변을 돌아 다니는 가운데…
막스를 위해 그물침대를 만들어 주는 엠마.
엠마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헤너와 늘 담배를 피우는 헤너의 엄마.
막스와 결혼한 엠마의 순수한 사랑에 도취된 수퍼마켓 주인.
돈을 갖고 도망간 친구를 찾아와 결국 그를 도와주는 친구 한스.
그 돈은 엠마에게 썼다는 막스에게 "무슨 돈?" 이라고 묻는 한스의 우정.
기꺼이 헌신적으로 모든 걸 다해 막스를 위해 노력하는 엠마.
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의 손에 행복하게 죽어가는 돼지들.
결벽증이던 막스가 엠마에게 동화되는 그 진실한 교감.
그러나 무엇보다도…
클라우디아 슈라이버의 소설 속에서 걸어 나온 것같은 엠마역의 조디스 트라이벨.
그녀의 자연적이고 편안한 연기에 절로 몰입되어지는 관객이다.
썩어가는 막스의 다리를 아프게 바라보는 엠마의 눈을 잊기 어렵다.
마지막 장면, 막스를 떠나 보내고 돌아서는 엠마의 시선.
소리내어 울게 되는 라스트 신.
독일 영화를 보면 그들의 영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 영화와도 또 다른 깊은 심연을 노크하는 독일영화를 어찌 싫어하리~
그들의 국민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출연자 하나하나가 다 멋진 캐릭터이다.
첫 장면이 엠마가 날카로운 칼로 돼지에게 얘기를 다정하게 해주며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며
순식간에 목을 따고 하나, 둘…하고 수를 센다.
숫자는 9를 넘기지 않고 끝난다.
행복한 돼지.
진정한 사랑의 존재를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는 영화다.
엠마는 자연과동일한 인간으로 순수함의 결정체이다.
다소 커다란 덩치에 남자를 번쩍 드는 힘센 여자이지만
아주 아름답고 목숨을 가진 모든 것을 천사처럼 사랑한다.
꾸미지 않아도 지저분해도 그 자체가 자연스러움으로 압도한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영화다.
*소설을 쓴 작가가 직접 각본을 쓰고 글루미 선데이의 시나리오 작가가
같이 작업한 영화이다.
감독은 1974년생으로 젊은 감독으로 앞날이 퍽 기대된다.
공룡
2008년 2월 1일 at 3:02 오후
작년 가을에 씨네큐브에서 봤어요.
아주 따뜻한 영화..
시선이 참 따뜻해서 좋았어요.
영화보고나서 도서관에서 원작도 읽어봤는데
전 영화가 훨씬 좋았어요.~~
그리 나쁜 사람도 없고 좋은 사람도 없이 표현된 영화~
섹스라는 것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건
이 영화가 첨이에요. ~~ 아름다운 사랑의 몸짓~~
그랫어요 제가 보기엔~~
잘자요 ~~
주일미사도 잘드리고…. 다음주가 재의 수요일이네요.
사순 잘 맞이하시고 …은총의 시간이 되길 …함께 노력하고
기도하고…희생하고….. 침묵하고 ~~~
굿나잇 ~~
엘리시아
2008년 2월 1일 at 3:14 오후
잘된 영화라지만 라스트신이 슬퍼서 안볼까봐요.
아주 때론 너무 감동적인 영화도 부담이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미스터 빈’ 류의 영화가 좋더라구요.
김진아
2008년 2월 1일 at 4:16 오후
독일영화는..어두워서..부러 보질 않았는데요..
프랑스영화도 대부분..회색으로 결말이 되고해서..
그냥..마음편한 영화가 제일 만만한것 같아요..
요즘은..
아이들때문이라서도..미스터빈의 홀리데이,
서핑업?인가..가필드 2..방학내내..외울정도예요..
좀더..시간적 여유가 살짝이 다가오면..그때나..어두운 영화도,
눈돌리지 않고 볼수 있을것 같아요..
그전에..이렇게, 리사님의 영화이야기로..대신하구요..
정말 고맙습니다.
^^
호수
2008년 2월 2일 at 12:14 오전
좋은 영화 소개
고마워요^^
소개받은 영화를
다 볼 기회는 쉽지 않지만
어쩌다
리사님 소개의 영화를 볼때면
이렇게 전해준 감상에
효과가 두배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Lisa♡
2008년 2월 2일 at 12:50 오전
공룡님.
다들 좋은 사람으로 보이던데..출연자 대걔가.
그래–시선이 너무 따스하지요?
엠마와 막스 외에도 다른 이들의 시선조차
죄다 따스하게 처리되었어요.
공룡님이 미리 보셨구나.
세종커무니티에서 선전을 엄청했는데
이 번이 첫 개봉인 줄 알았어요.
다음 편이 잠수종과 나비던데 내 생각에는
그것도 엄청 감동을 줄 거 같아요.
일미니스트도 보러 갈까하고 있어요.
5일까지 하더라구요.
공룡님.
내일은 성가지를 갖고 가야하지요?
Lisa♡
2008년 2월 2일 at 12:51 오전
엘리시아님.
제일 마지막 장면 말도 못하게 슬퍼요.
옆의 친구는 어엉~소리내며 울더라구요.
정말이지 보기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퍽 감동적이고 따뜻한 영화이지요.
미스터 빈은 비행기 안에서 많이 보게 되지요.
참…그러고 보니 이 번에 뉴욕갈 때 비행기 영화메뉴가
뭔지 궁금해지는군요.
Lisa♡
2008년 2월 2일 at 12:54 오전
진아님.
서핑업…펭귄나오는 거?ㅎㅎ
나도 애들 땜에 영화는 어지간한 것까지 다 봐요.
가필드도 좋아하구요.
특히 에니매이션은 상당히 좋아합니다.
독일영화 절대 어둡지 않아요.
주로 인간애를 애기하는 영화가 많아요.
그리고 아주 감동적인 경우가 많구요.
물론 안 본 것중에 이상한 영화도 많겠지만
프랑스 영화보다는 저는 독일 영화가 좋아요.
이 영화는 아주 밝고 따스한 영화랍니다.
시종일관 웃겨 만드는데 라스트에 갈수록 아프지요.
진아님.
애들데꼬 영화보러 갈까요?
Lisa♡
2008년 2월 2일 at 12:56 오전
호수님.
집에서 다운 받아서 보세요.
아이들한테 물어 보면 알아서 다운 받아 줄텐데..
부산엔 인디영화관이 없잖아요.
있어도 한군데 뿐일 겁니다.
저도 못보는 영화는 다운받아서 보거든요.
말만하면 남편이 다운받아주거든요.
호수님께서도 노력해보세요.
정말 괜찮은 영화 많거든요.
김현수
2008년 2월 2일 at 6:25 오전
리사 님,
이 영화보고 많이 울었소 ?
다음엔 <Water Horse> 라는 영화를 아이들과 함께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Lisa♡
2008년 2월 2일 at 2:42 오후
현수님.
네 많이 울었답니다.
보시라고 하신 영화는 꼭 찾아서 볼께요.
아이들과요?
다이몬
2008년 2월 2일 at 3:28 오후
그런 영화가 있었군요…
좋은 영화평 잘 봤습니다.^^
Lisa♡
2008년 2월 2일 at 3:38 오후
다이몬님.
다이아몬드몬스터인가요?
뭐 눈에는 뭣만 보인다고
다이..하니까 다이아몬드 생각이 간절합니다.ㅎㅎ
반갑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꼭 보시면 후회없습니다.
몇 군데서 안하는데 찾아서 가까운 곳으로 …
테러
2008년 2월 3일 at 1:21 오전
뭐 눈에는 뭣만 보인다고…ㅎㅎ
저는 요즘 마구 부시는 영화 외엔 눈에 들어오질 않습니다…-_-;;
어제는 극장에서 봤던 <다이하드 4.0>을 디비디로 또 봤다는거….
Lisa♡
2008년 2월 3일 at 9:58 오전
테러님.
크하하하하….어머..내 웃음….호호호!!(입 가리고)
다이하드는 저도 좋아합니다.
특히 4.0 재미있게 봤어요.
딸의 보이쉬한 명석함이 기억에 남구요.
ㅌㄹ님.
이름따라 가는 건가요?
Shafran H. Jang
2008년 5월 3일 at 5:34 오전
저도 작년 가을 쯤 이거 시네큐브에서 봤어요. 큰 감동은 없었으나 나름대로 재밌더군요.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되는 거 참 좋죠
Lisa♡
2008년 5월 3일 at 8:49 오전
샤프란님.
반갑습니다.
재미있었지요?
전 많이 울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다양함이 좋지요.
제가 워낙 다양하다보니–ㅋㅋㅋ